김정은의 러시아 방문 전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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매주 화요일 북조선 내부의 소식과 정보를 전해드리는 ‘북조선 인민통신’, 진행에 전수일입니다.

북한의 일반 주민들이 접하기 어려운 여러 가지 사건, 사고, 동태, 동향에 관한 소식과 자료를 입수해 청취자 여러분에게 전달하고 설명할 강철환 ‘북한전략센터’ 대표와 이 시간 함께 합니다. 북한전략센터는 북한 내부의 민주화 확산사업과 한반도 통일전략을 연구하는 탈북자 단체입니다.

전. 지난 10월 27일 북한 외무성 부상 신홍철이 러시아를 찾았습니다. 이번 방문이 세계 언론의 주목을 끈 건 북한 김정은 위원장이 러시아를 머지않아 방문할 것이란 관측에 힘을 실어 주고 있습니다.

강. 저도 그렇게 생각합니다. 이번 신 부상이 모스크바를 방문한 것은 김정은 위원장의 러시아 방문을 조율하기 위한 사전작업이라는 외신 보도도 있었는데요, 사실 김정은 위원장이 남북정상회담과 북중 정상회담을 수 차례 치르면서도 러시아와는 정상회담을 하지 않았습니다. 러시아가 한반도 주변 강국으로서 소외된 것 아니냐는 얘기도 나올 만 합니다. 그런데 지난 9월 9일 러시아 상원 의장 발렌티나 마트비엔코 의장이 평양을 방문해 김정은을 면담하면서 푸틴 러시아 대통령의 친서를 전달했고 김정은이 곧 러시아를 방문해줄 것을 요청한 것으로 알려졌습니다. 겉으로 보기에는 러시아가 점잖게 북한의 김정은을 러시아로 부른 것처럼 보이지만 러시아가 북한에 대해 아주 불편한 심기를 감추지 않고 압박했을 가능성이 크다고 봅니다.

전. 러시아가 북한에 대해 불편한 감정을 가졌다는 말은 북한이 한반도 문제와 관련해 주요 관련국 중에 러시아만 홀대하고 있는 것으로 판단했다는 말씀인가요?

강. 사실 푸틴 대통령은 마초 스타일에 강한 러시아를 표방하며 가장 강력한 지도자 중 한 사람으로 각인되어온 사람입니다. 그런데 최근 한반도 비핵화 협상을 둘러싸고 급박하게 돌아가는 상황에서 러시아는 상당히 소외된 것은 사실입니다. 김정은이 문 대통령을 세번이나 만나고 중국도 세차례나 방문했습니다. 북-미 정상회담까지 숨가쁘게 진행되어온 국제무대에서 러시아는 주변 강국중에서 유일하게 소외되어 한번도 정상회담을 하지 않았습니다. 이런 상황에서 러시아의 푸틴 대통령이 김정은에 대해서 상당히 서운한 감정을 가졌을 가능성이 커 보입니다. 한반도 문제에서 러시아가 장외로 밀려났다는 그런 소외감이나 자존심이 상했을 것이라는 관측도 있습니다.

전. 북한이 유엔제재를 받고 있음에도 러시아는 북한 노동자들의 파견 근무를 당장 중단시키지 않았고 또 북한 국경을 통한 교역은 부분적으로 지속되고 있다고 하던데요, 러시아로서는 중국 못지않게 북한을 두둔하는 전통적 우방 역할을 해오고 있다는 점에서도 북한의 인사를 받아야 한다고 생각할 것 같지 않습니까?

강. 그렇습니다. 사실 유엔제재가 강력하게 시행되면서 북한을 목 조르기 할 때 유독 러시아만 유엔제재를 무시하고 북한 근로자들을 철수시키지 않고 그대로 유지하고 있고 지속적으로 북한근로자에 대한 입국을 허용하고 있습니다. 합작기업을 모두 해산시키고 북한노동자들을 북한으로 추방시킨 중국과는 사뭇 다른 행보를 보여온 것입니다. 중국은 북한에 대한 연유공급을 중단하고 축소했지만 오히려 러시아는 공식, 비공식 루트를 통해 북한에 들어가는 전략물자 유입을 막지 않았습니다. 사실상 북한의 숨통을 터준 것은 러시아인 것입니다. 러시아가 아니었으면 북한은 사실상 질식사 당할 상황이었습니다. 미국과 서방세계의 비난에도 북한을 상당부분 커버 해주었는데 돌아오는 것은 냉대와 외면뿐이어서 푸틴 대통령이 느끼는 분노는 예상보다 클 것으로 예상됩니다. 중국이 대북제재에 동참하면서 김정은 위원장이 러시아와의 관계를 확대하면서 돌파구를 열었는데 러시아와의 경제협력은 유엔제재 속에서도 계속해서 진행되어 왔습니다. 지금 블라디 보스토크 , 하바롭스크 등 연해주 지역에는 북한사람들로 넘쳐납니다. 북한 인력이 홍수를 이루고 북한과 거래하는 무역업체들이 즐비하게 늘어서 있습니다. 신의주-단둥과 라선 루트는 한산한데 비해 북-러 변경지역은 양국간 교역으로 활발한 교류가 이뤄지고 있습니다. 러시아는 북한인력들이 러시아 경제에 도움이 된다고 생각하고 기업과 합작한 푸틴 정부는 북한 근로인력에 대한 유엔제재에도 불구하고 한 사람도 줄이지 않았습니다. 내년부터는 오히려 북한 인력을 더 확충하려고 합니다. 북한이 가장 필요로 하는 연유를 공식적으로 수출하고 있으며 일부는 대량으로 밀수되어 북한에 반입되고 있습니다. 심지어는 군사물자에 사용되는 강판, 기계 등도 러시아에서는 큰 제재를 받지 않고 북한에 들어가고 있습니다. 러시아가 유엔제재에 동참했다면 정말 북한은 큰일 날 뻔 한 것입니다. 사실 푸틴 대통령은 그래도 북한의 명줄을 사실상 살려준 사람인데 김정은이 해외순방에 나선다면 당연히 러시아부터 찾아야겠지만 그렇지 않아 상당히 화가 난 것입니다. 그래서 이런 러시아를 달래기 위해 북한 외무성 부상이 직접 찾아 김정은의 방러문제를 조율하는 것으로 알려지고 있습니다.

전. 그럼 김정은 위원장이 모스크바를 진짜 방문할 가능성이 아주 높다는 말로 들립니다.

강. 김정은 위원장의 러시아 방문은 유엔제재가 풀리기 전에는 가장 중요하게 생각해야 하는 전략적 거점 같은 나라인데 지금까지는 중국과 미국, 한국과의 관계 때문에 이들 국가들에 시간을 할애했지만 아무것도 얻은 것이 없는 상황에서 실제적 도움을 받고 있는 러시아로 관심을 돌리는 것은 늦었지만 당연한 수순으로 보입니다. 김정은 위원장도 더 이상 러시아를 외면하기는 쉽지 않습니다. 사실 김정은은 시 주석과의 정상회담을 추진하다가 제대로 되지 않자 푸틴 대통령을 평양으로 가장 먼저 초청하기 위해 온갖 로비를 다했지만 푸틴은 김정은을 먼저 만나는 것을 꺼려해 거부해왔습니다. 김정은의 입장에서는 이런 서운한 감정도 있다고 봅니다. 하지만 지금은 미국의 트럼프 대통령까지 김정은을 만난 상황에서 푸틴 대통령도 김정은 면담을 미룰 수 없다고 생각했을 가능성이 큽니다. 부수적으로 김정은이 만일 러시아를 방문하기로 결정해도 어떤 교통 수단을 이용할 지가 흥미로운 관심사가 될 것 같습니다. 현재 북한이 보유한 여객기는 러시아까지 가는데 무리이기 때문입니다. 싱가포르에 갈 때에도 김정은은 중국 항공기를 이용했습니다. 러시아가 직접 비행기를 평양으로 보내줄지도 알 수 없습니다. 만약 비행기로 가지 않을 경우 김정은은 아버지 김정일처럼 기차로 갈 가능성이 높아 보입니다. 기차여행은 일주일 정도 걸리기 때문에 신변안전만을 고려한다면 기차여행이 적합할 수도 있습니다.

전: 강 대표님, 오늘 말씀 감사합니다.

북한의 일반 주민들이 접하기 어려운 내부 소식과 자료를 입수해 여러분께 전해드리는 '북조선 인민통신' 지금까지 탈북자단체 '북한전략센터'의 강철환 대표와 함께 했습니다. 다음 주 화요일, 같은 시간에 다시 찾아 뵙겠습니다. 저는 전수일 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