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러분 안녕하십니까, 우리 생활과 친숙해진 과학과 기술을 알기 쉽게 풀어보는 <북한 IT와 과학기술> 시간입니다. 진행에 정영입니다.
오늘도 현대인들의 생활에 필수적인 가정용 전자제품들에 관해 북한 김책공업종합대학에서 컴퓨터를 전공했던 김흥광 'NK지식인연대 대표'와 함께 알아보겠습니다.
진행자: 김흥광대표님 안녕하십니까, 지난 시간까지는 세탁기에 대해서 이야기를 나눠보았습니다. 이번 시간부터는 사람과 소통하는 냉장고가 있다는 재미있는 주제가 있는데, 이에 대해 이야기를 나눠보겠습니다. 보통 북한에서는 음식물을 안전하게 보관하거나, 시원한 음식을 먹고 싶을 때 어떻게 하지요?
김흥광: 물론 여러가지 방법들이 있습니다. 일단 농촌에서 산다고 하면 귀한 음식이 생겼을 때 떡이나 고기 같은 음식이 생기면 찬물에, 냇가의 찬물에 보관하는 방법도 있고요. 또 큰 대야에 물을 떠놓고 찬물에 보관하는 방법이 있습니다.
그리고 정말 진짜로 이것도 저것도 없는 곳에서는 굴을 파가지고, 집에 큰 지하창고 같은데, 큰 움을 파고 음식물을 보관했지요. 이건 아주 아주 옛날 고조선때부터 쓰던 방법이고, 도시 주민들의 경우에는 지금은 전기 사정이 조금 나아졌다고 하지만, 아마 평양시를 제외한 가정 집에는 냉장고가 있어도 전기가 없어 쓰지 못하고, 책이나 옷가지나 보관할 수 있는 보관창고로 쓸 수 있다고 보거든요.
그러나 평양시만큼은 적어도 여기 주민들이 쓰는 냉장고, 북에서는 그걸 냉동기라고 하거둔요. 냉동기를 설치하고, 거기다 얼리지 말아야 할 것은 냉장고에, 그리고 얼려도 될 식품을 냉동실에 넣겠지요. 그런데 오늘 제가 들려드릴 이야기는 평양시민들 속에서도 생활이 괜찮다고 하는 사람들이 사용하는 냉장고에 대해 말하려고 하는데요, 이런 냉장고는 남한에서는 지금 정말 보기 힘들어요. 아주 정말 구식 냉장고입니다.
진행자: 제가 좀 덧붙일 말이 있는데요. 저도 들은 이야기 입니다만, 평양시 같은 경우에는 잘사는 사람들이 냉장고를 쓰는데요. 그런데 전기 사정이 좋지 않아서요. 그래서 한때 국방위원회 전기 검열단이 전기검열을 다녔습니다. 어느 하루는 검열원이 전기검열 나와 보고, "왜 냉장고를 돌리는가"고 물어보니까, 한 주인은 "아, 그러면 냉장고가 있는 데 어떻게 안돌리냐. 음식물을 어디다 보관하겠느냐"하고 물었더니 "거, 시원한 베란다에 쌓아두라, 당의 방침엔 11월부터 3월까지 전기를 쓰지 못하게 되어 있다"고 말했답니다. 그러자, 그걸 듣던 주인이 너무 어처구니 없어 했다고 합니다.
김흥광: (웃음)저도 기억납니다. 그런 검열은 주민들의 입장에서는 정말로 할 이야기를 하는 게 아니겠습니까, 그걸 국가상점에서 특히 낙원 백화점에서 외화벌이를 하는 회사들이 아주 비싼 돈으로 냉장고를 팔고 있는데, 팔아놓고도 그걸 쓰지 못하게 하면 그걸 파는 국가도 잘못된 것 아니겠습니까,
검열하는 작자들도 할말이 없을 겁니다. 하지만, 그냥 무작정, 나라의 전기사정이 어려운데 쓰지 말라는 것이겠지요.
진행자: 한때 평양시에서는 냉장고가 있는 집이 돈을 번다는 말도 있었습니다. 여름에 그걸 경험하지 않았습니까,
김흥광: 그렇지요. 개별적인 집에서는 얼음을 꽝꽝 얼리지 못하지만, 전기를 안보내주니까, 그러나, 기관 기업소 옆에 붙어 있는 가정 집들에서는 그 기관에 은밀히 돈을 주고 '코걸이' 합니다. '코걸이'라는 것은 공장에 들어간 전기 선에 자기네 집 전기선을 걸거나, 아니면 땅을 파고 전기선을 묻어서 연결합니다.
그리고 냉동기로 밤새 얼굽니다. 뭘 얼리냐면 카카오라고 하는 얼음을 얼굽니다. 그걸 다음날 아침에 한통만 팔아도, 밥을 먹을 수 있는 돈이 나옵니다. 그런식으로 밤새 2~3통만 얼려도 돈을 벌지 않습니까,
그런식으로 식료공장에서는 질소를 쓰는 냉동창고를 만들어가지고 얼음을 얼구는데, 그거 전기를 많이 잡아 먹습니다.
그런 냉동창고를 만들어가지고 여름 한철에 카카오나 얼음을 얼려서 팔아서 많은 돈을 벌었습니다. 그런 옛날과 비교해보면 고조선부터 내려오는 방법은, 음식물 등을 변질되지 않게 보존하는 것이 국사중에 국사였습니다.
제가 서울에 와서 한 고장의 이름을 알게 되었는데, 저도 북에서는 잘 몰랐습니다. 서빙고라는 곳입니다. 그곳은 뭐냐면 한강의 얼음을 사각형으로 따가지고 서빙고라고 하는 큰 지하창고에 얼음을 보관하는 곳이었는데, 벼겨 속에 얼음을 넣어서 여름내껏 보관했다는 것 아니겠습니까,
진행자: 저도 그런 것을 북한에 있을 때 보기도 했습니다. 청천강에서도 얼음을 사각형으로 까서는 병원으로 실어가거든요. 청천강이 얼때는 두께가 80센치미터, 그리고 1미터 가량 두껍게 어는데, 사람들이 그걸 잘라서 날라다가 여름내 병원에서 쓰던 모습이 생각 납니다. 병원에서 의약품들을 냉동시켜야 하지 않겠습니까.
김흥광: 네 그렇지요. 지금도 북한에서는 차라리 고조선때 쓰던 방법을 사용해서라도 음식물을 보관하던 방법을 써서라도 사람들의 욕구들을 풀어주기 위한 근본적인 대책이 있어야 하겠는데, 그냥 전기가 없으니 참고 살라고 하니 어떻게 보면 삶의 질적 측면에서 볼때는 고조선때보다 못하지 않습니까,
진행자: 네 지금 북한의 냉동시설 그리고 냉장의 운영에 대해서 알아보고 있는데요. 북한의 잘사는 가정들에도 국산품, 중국산 냉동기를 쓴다고 알려졌는데, 남한의 냉장고와 어떻게 다릅니까,
김흥광: 네, 냉장고를 한 세 단계로 구분해 본다면 제일 첫단계가 적어도 2000년 초반까지 나온 것이라고 볼 수 있는데요. 그게 지금 평양의 잘사는 사람들이 쓰는 보통의 냉장고라고 볼 수 있습니다.
그런데 남한에서는 2000년 이후에는 그런 냉장고를 더 이상 생산하지 않습니다. 2단계 냉장고는 얼구는데만 쓰는 게 아니라, 신선한 남새를 보관하기 위한 프레쉬룸이라는 곳이 있고요. 또 고기도 얼렸다 녹였다 하면 맛이 없지 않습니까, 그래서 며칠동안 신선하게 보관할 수 있는 육류 보관실이라는 것도 있고요.
그리고 그 안에 얼리는 방식에 있어서도 프레온 가스를 돌리는 게 아니라, 바람개비라는 것이 있어서 냉장실 전체를 온도가 똑 같게 통풍시키는 다기능이 들어갔지요,
이런 다기능뿐아니라, 2010년 이후에는 어떤 것이 생겼나면요. 냉장실에 얼리고 보관하는 것뿐이 아니라, 얼음이 생산되고요. 버튼을 누르면 얼음이 나오고, 그리고 거기서는 탄산수가 나온단 말이지요. 버튼 누르면요. 그런데 요즘에는 인공지능 기능이 붙어가지고 사람과 사람이 서로 말하듯이 "야, 냉장고야 지금 무슨 음식이 있어?"라고 물어보면 그러면 냉장고는 자기가 가지고 있는 식품에 대해 쭉 이야기 하고, 이건 조금 나중에 이야기 하고요.
이렇게 3가지 단계까지 나왔는데, 그런데 북한의 가정에서 쓰는 냉장고는 이제는 대한민국에서 생산도 안하는 냉장고가 일부 보급될 것이라고 예상하고 있습니다.
진행자: 네, 냉장고가 3단계까지 발전했는데 북한의 가정에는 여전히 1단계 냉장고를 사용하고 있다는 이야기 잘 들었습니다. 다음 시간에도 계속해서 인공지능 냉장고에 대해 이야기를 계속 나누겠습니다. 오늘 감사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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