북한 연구기관들 자동번역프로그램 개발 경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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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러분 안녕하십니까, 우리 생활과 친숙해진 과학과 기술을 알기 쉽게 풀어보는 <북한 IT와 과학기술> 시간입니다. 진행에 정영입니다. 오늘도 현대 과학기술 지식에 관해 북한 김책공업종합대학에서 컴퓨터를 전공했던 김흥광 'NK지식인연대 대표'와 함께 알아보겠습니다.

진행자: 김흥광 박사님, 안녕하십니까,

김흥광 박사: 안녕하십니까,

진행자: 인공지능의 발달로 요즘, 전세계적으로 구글이라는 인터넷 회사가 자동번역기를 만들어 무료로 제공하고 있습니다. 번역 정확도도 상당히 높은 것 같은데요. 하지만, 북한도 일찍이 이러한 자동번역기 개발을 시도한 것으로 알려졌습니다. 북한의 자동번역기 개발 실태는 어떻습니까?

김흥광 박사: 네, 북한의 자동번역기 개발 역사는 다소 좀 오랩니다. 1990년 이후에도 자동번역기에 대한 연구 주제는 과학원이나 김일성종합대학, 김책공업종합대학, 평양정보센터를 주축으로 해서 여러 기관들이 제각각 연구를 해왔지요. 이때 연구는 초기 단계에서 단어들을 일대일로 외국어 단어와 일치시켜서 그것을 배열하고 찾아내는 단순한 방식이다 보니까, 당시 컴퓨터 처리 능력도 크게 떨어지는 상황에서 연구는 많이 했지만, 그러나 바람직한 상품은 나오지 않았지요.
그러다가 2015년 이후로 국제사회가 엄청난 속도로 성능 높은 자동번역프로그램들이 나오면서 북한이 어느 정도 축적된 노하우도 있기 때 이 기술을 좀 더 발전시켜서, 세계적인 경쟁력 있는 상품을 만들어보자고 현재 발빠른 연구를 하는 단계라고 볼 수 있습니다.

진행자: 2000년대 북한의 자료를 보니까, 일본어를 조선어로 번역하는 <해돋이>, 또 영어를 조선어로 번역하는 <무지개> 이런 자동번역기가 개발되었다고 했는데요. 구글의 자동번역기를 보면 전세계 언어 200여개 언어를 한 틀에서 자동번역하는 것으로 되어 있지 않습니까, 하지만, 북한의 경우에는 일본어 영어 이렇게 따로 따로 하는 겁니까?

김흥광 박사: (웃음) 아, 그건 초기 단계이기 때문에 그런 것 같은데요. 2012년 노동신문에서 밝힌 것인데요, 조선어 중심 다언어번역체계 '별'을 개발했다고 했습니다. 여기서 보면 다언어라는 것이 재미 있는데요. 단일 언어번역기라고 할 때는 앞서 진행자님이 언급한대로 조선어를 중국어로, 조선어를 영어로 번역하는 것을 의미하는 것으로 보입니다.
그런데 다언어인 경우에는 우리말로 한다면, 다양한 여러 나라 외국어로 번역할 수 있는 프로그램을 만드는데, 북한이 초기 단계에서는 단일 언어로 했다가 아마 2012년 경부터는 국제적 추세가 다중 언어다 보니까, 북한도 연구 방향의 폭을 좀 넓힌 것이지요.
그 첫 상품이, 즉 소프트웨어가 아마 '별'이라고 볼 수 있습니다. 그런데 단일 언어에 있어서는 무지개, 해돋이 라는 프로그램들이 완성된 프로그램이 아니라, 연구 과정에 성과 보고로 나왔던 것으로 보입니다. 그런데 오늘날 와서는 무지개, 해돋이 라는 프로그램은 쓰지도 않고요. 찾아볼 수도 없고 오히려 별이라고 하는 다언어 쪽으로 발전시키는 것으로 보입니다.

진행자: 노동신문이 2018년 보도한데 따르면 평양정보기술국에서 한국어-영어 기계번역 프로그램 '아리랑 4.0', 그리고 김일성종합대학에서는 '룡남산', 김책공업종합대학에서는 '부흥 1.4'를 만들었다고 했습니다. 이게 아마 최신 버전 같습니다. 어떻습니까,

김흥광 박사: 그렇지요. 북한은 해마다 전국의 정보통신부분, 대학연구소, 또 개인들이 포함됩니다만, 자기들이 1년동안 연구한 아이티 새로운 기술들을 가지고 서로 겨루는 정보기술 성과전시회라는 것이 열리거든요.
제가 알기로는 올해가 제31차 전국정보기술성과 전시회가 진행된 것으로 알고 있고요. 언어 번역과 관련해서는 2018년에 열린 제 29차 전시회 때이거든요. 이때 얼굴인식, 음성인식, 기계번역과 같은 프로그램들이 많이 올라와서 그때 저희들도 이 소식을 듣고, "야, 좀 늦었지만, 북한도 빵빵한 아이티 연구인력들이 있는데, 소프트 인력들도 있거든요. 이런 사람들이 있어야 순수 우물 안의 개구리처럼 자기들이 내놓은 방향은 발전 흐름과 맞지 않은 것도 많았거든요. 이걸 국제적 흐름에 맞게 나오니까, 저희들은 바람직하다고 생각했지요.
그때 나온 것이 바로 김일성 종합대학 정보과학 대학에서 만든 룡남산이라는 제품입니다. 제29차 전국정보기술성과전시회에서 김일성종합대학 정보과학대학 지능기술연구소에서 출품한 조선어음성인식프로그램 '룡남산'은 종전보다 인식성능과 정확도 측면에서 상당한 개선을 이뤄냈다고 노동신문은 설명했습니다.
이 대학에는 인공지능기술연구소가 있는데, 여기서는 음성인식프로그램 룡남산이 소개됐습니다. 이는 음성인식에 있어서 사람의 목소리를 알아듣고, 말하는 대로 타이핑 해주거나 사람이 말하는 대로 알아듣는 프로그램인데, 각광을 받았고요.
그리고 평양정보기술국, 아마 이 방송을 들으시는 분들은 평양정보기술국보다 평양정보센터라고 하는 곳이 더 잘 이해가 될 것입니다. 북한에서 소프트웨어만을 만들어 많은 외화를 벌었고 북한에 엄청난 프로그램을 보급한 기관이거든요. 여기서 만든 프로그램이 바로 '아리랑 4.0'이었고요. 그리고 김책공업종합대학도 비슷한 프로그램을 만들었는데, 물론 원리는 좀 다르지만, '부흥 1.4' 등 기계번역 프로그램들이 각광을 받았습니다.

진행자: 북한도 김책공업대학, 김일성종합대학, 각 아이티연구센터에 경쟁을 시켜서 좀 더 좋은 제품을 개발하기 위한 노력들을 기울이고 있다고 볼 수 있겠습니까?

김흥광 박사: 북한은 중앙명령식 경제 시스템이고, 연구도 역시 마찬가집니다. 그래서 얼핏 보면 북한에서 언어번역프로그램이라고 하면, 하나 주제를 놓고 전국의 해당 기술자들이 중앙에 모여서 집체적으로 할 것 같지만, 북한도 과학기술 영역에서 경쟁이 유용하다는 것을 이미 잘 알고 있습니다.
그래서 2000년 이후로 본격적으로 과학연구분야에서도 경쟁체제가 도입되었는데, 말씀하신대로, 김일성 종합대학, 김책공업종합대학, 평양정보센터 기술국이 협력하면서도 서로 경쟁하는 것입니다. 그래서 보시는 것처럼 예를 들어 '아리랑 4.0'을 만들어낸 평양정보센터나 '부흥 1.4'를 만들어낸 김책공업종합대학 팀들은 필요한 기술들을 학술적으로는 교류하지만, 자기 상품에 대해서는 독자적인 기술을 유지하려고 하고, 다른 상대보다는 번역 속도나 정확성, 유연성을 높이기 위해서 각고의 노력을 기울이고 있고, 경쟁도 하고 있습니다.

진행자: 네, 북한이 해돋이, 무지개 라는 단일언어번역프로그램에서부터 성능이 향상된 다중언어번역프로그램으로 발전시키고 있다는 데 대해 들었습니다. 오늘은 시간상 관계로 여기까지 듣고, 다음 시간에는 세계적인 기계번역프로그램의 발전 수준과 이에 대한 북한의 바람직한 과학기술방향에 대한 이야기를 나누겠습니다. 청취자 여러분, 다음 시간을 또 기대해주십시오. 오늘 말씀 감사합니다.

김흥광 박사: 감사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