남한의 냉장고가 커야 하는 이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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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러분 안녕하십니까, 우리 생활과 친숙해진 과학과 기술을 알기 쉽게 풀어보는 <북한 IT와 과학기술> 시간입니다. 진행에 정영입니다.

오늘도 현대인들의 생활에 필수적인 가정용 전자제품들에 관해 북한 김책공업종합대학에서 컴퓨터를 전공했던 김흥광 ‘NK지식인연대 대표’와 함께 알아보겠습니다.

진행자: 김 대표님, 안녕하십니까,

안녕하십니까, 김흥광입니다.

진행자: 대표님이 김책공대에서 공부할때는 냉장고가 아마 일본에서 중고로 들어오지 않았습니까,

김흥광: 제가 냉장고를 처음 본 것은 아마 북한에서 노동당 5차 대회를 했던 1970년 후반인가, 1980년인가, 그때 참석자들에게 백두산 냉장고라는 것을 나누어 주었습니다. 얼마 크지 않았는 데, 그걸 보면서 “야 신기하다. 저게 어떻게 얼음이 얼지?”하고 놀랐던 적이 있습니다.

그 이후로 북한 백두산 냉장고의 크기가 커지기도 했는데, 1980년대부터는 일본에서 중고 냉장고가 들어왔지요. 그런데 일본의 전력방식은 110볼트이고, 북한은 220볼트이기 때문에 도란스라고 하는 변압기가 있어야 했습니다. 그래도 일본 냉장고는 괜찮았습니다. 잘 얼고, 그런데 오면서 프레온 가스가 빠져서 계속해서 그걸 보충해넣고, 그랬는데, 저희 집에도 일본에서 중고로 들어온 것이 있었는데, 전기가 없어서 저희 딸애가 책이나 넣는 보관함으로 썼습니다.

진행자: 좀 미안한 말씀이지만, 신발장으로 사용된다는 이야기도 있지 않습니까,

김흥광: 그렇지요. 좋은 신발들을 넣지요.

진행자: 자, 그러면 남한의 냉장고는 북한에 들어가지 못한다고 볼 수 있습니다. 왜냐면 거기에 삼성이나 LG라는 상표를 부착시키기 때문이니까요. 그래서 지금도 중국산 냉장고를 쓰지 않냐고 생각되는데요.

김흥광: 북한이 여러 차례 선구자 대회요. 지식인대회요 하면서 큰 대회때마다 중국산 냉장고를 한두번 나누어준 적이 있었습니다. 일본에서 신품 냉장고는 들어오지 않으니까, 그렇다고 해서 대회 참석자들에게 중고품을 줄 수 없지 않습니까, 그래서 중국에서 냉장고를 일부 수입해서 들여오는 것을 보기도 했습니다. 그런데 중국산 냉장고는 나쁘다기 보다 둔중하고, 소리가 세고, 그리고 골고루 얼지 못하는 제한성이 있었습니다.

진행자: 제가 북한에 있을 때 한 인민군 군관이 중국산 냉장고를 사왔는데요, 그런데 사오자마자 고장이 났습니다. 북한에는 AS(판매후 수리)가 안되어서요. 동관을 해체하고, 전동기를 떼어가지고 왔다갔다 하던 모습이 눈에 선합니다.

김흥광: 그게 어떤 무슨 문제냐면요, 남한이나 일본에서 만드는 냉장고의 전동기들은 입구로 들어오는 전압이 240볼트에서 150볼트까지 막 출렁거려도 안정시켜서 전동기를 무례없이 돌릴 수 있는 안정화 장치가 있는데, 중국 사람들은 가격을 떨군다고 하면서 자기 나라 전기는 별로 변하지 않으니까요.

그래서 그 안정화장치가 없습니다. 그래서 전압변동에 아주 전동기가 약합니다. 취약하지요. 그리고 질적 측면에 있어서는 중국이 약합니다. 중국이 자본주의 경제를 시작한지 30년 정도 된다고 하지만, 책임적이고, 깐깐하게 최대의 질을 보장하지 않거둔요. 그러니까, 불량이 많지요.

진행자: 남한의 보통 가정들에서는 냉장고의 크기가 200리터 이상 큰 용량을 쓴다고 하는데, 그러면 보관해야 할 음식이 얼마나 많아서 큰 냉장고를 써야 할가요?

김흥광: 네, 보통 중형이 200리터이고요. 엄청 큰 것은 400리터가 들어가는 것도 있습니다. 북한에 있는 냉장고는 문이 하나, 또는 아마 두개일 것이라고 봅니다.

진행자: 그리고 저는 북한 냉장고 높이도 1미터~1미터 20정도를 보았습니다.

김흥광: 1미터 정도 그 아래도 있습니다. 문짝의 개수에 따라서 크기를 가늠할 수 있습니다. 북한 주민들은 문짝이 네개라고 하면 그런 것을 외화상점이나 백화점에 가서 봤을 수 있습니다. 문짝이 네개라고 하면 리터수가 엄청 크거든요.

문제는 냉장고가 용도별로 정확히 자기 기능을 하는가 하는 것입니다. 지금 냉장고들은 그냥 꽉 얼리는 것, 선선한 것 이렇게 두가지로 구분하는 게 아니라, 신선한 남새, 신선한 육류보관, 그리고 용도별로 되어 있습니다. 앞에 스탠드 바 라는 것이 있어서 냉장고 문을 열지 않고도 앞에 있는 조그만 문을 통해서 시원한 물이라든지, 단물이나 시롭 같은 것을 꺼낼 수 있게 되어있습니다. 그래서 정말 편리하게 만들어졌습니다.

진행자: 참, 우리가 이게 라디오 방송이어서 그렇지 텔레비전으로 방송을 한다면, 사진을 찍고 동영상으로 보여주면서 이거 이렇게 쓰고, 저렇게 쓰고 이렇게 북녘 형제들에게 소개해드리면 좋겠는데, 좀 안타깝습니다. 과연 어떻게 설명을 해드려야 할지요.

김흥광: (웃음)네 설명을 좀 잘 하도록 노력해보겠습니다.

진행자: 상상을 할 수 있게끔 설명을 좀 해드려야 겠는데요. 냉장고의 키가 집의 문틀 사이즈보다 더 크면 안되니까, 규격에 맞아야 하는데, 얼마나 큽니까?

김흥광: (저의 집에서 쓰는) 냉장고 높이가 제 키를 넘어서니까, 180cm이고, 폭은 제 가슴 넓이를 훨씬 넘어서니까, 1미터 20~30센티미터 정도 입니다. 엄청난 거구입니다. 원래 보관해야 할 음식이 많으니까요.

진행자: 바로 그 질문을 드리려고 했었는데요. 200리터짜리라고 말하면 물이 두톤이 들어가고, 400리터짜리라고 하면 물이 4톤이라고 상상하실 수 있는데요. 거기에 꽉찬다는 게 아니라 용량이 그만큼 크다는 겁니다. 그렇게 냉장고가 커야 하는 이유를 좀 설명해주세요.

김흥광: 첫째로 여기서는 한번에 매장에 가려면, 여기서는 마트라고 하지요. 그보다 좀 더 작은 곳은 편의점이라고 하지요. 아주 큰 것은 백화점이라고 하겠지요. 여기서 장을 볼 때 사람마다 다 차이가 있겠지만, 평양에도 슈퍼마켓이 있으니까, 북한 주민들도 아마 밀차를 끌어봤겠는데, 여기서는 카트라고 하지 않습니까,

거기다 가득 담으면 보통 300달러 정도 되거든요. 거기에 무슨 게 많이 들어가냐면 사람들은 남새를 많이 드십니다. 채소를 많이 드시기 때문에 여기에는 파부터 시작해서, 배추, 상추, 고추, 호박 등 별의별 제철에 맞게 남새가 많이 나옵니다.

또 과일을 많이 들다 보니까, 과일이 많습니다. 그것들은 잘 보관하지 않으면, 겉이 변질되고 그렇지요. 그리고 만드는 음식이 많습니다. 한번 먹고 남기는 게 많으니까, 그리고 주류가 많이 들어가거둔요. 맥주를 비롯해서 주류가 들어갑니다. 그리고 물고기, 수산물도 많이 들어갑니다.

북쪽에 없는 수산물도 있고, 북쪽에만 있고 남한에는 없는 수산물도 있는 것 같은데, 주로 있을 것은 다 있고, 갈치라고 하는 것은 아마 북한에 있는 주민들도 드셔보지 못했을 수 있습니다. 마트에 가면요. 그저 사람들이 바글바글 하는데, 그 사람들이 다 이렇게 카트마다 곡상으로 사가지고 갑니다. 그리고 물건을 사러 갈때는 손에다 들고 절대 가지 못합니다. 차가 있어야 하거둔요. 가지고 간 승용차에 다 넣다보면 아마 좀 차지요. 그런데 미국 같은 곳에서는 마트가 그렇게 가까운 곳에 없기 때문에 한번 장을 볼 때는 카트로 가득 사는 것으로 아는데, 실제로 그런가요?

진행자: 그렇습니다. 저희가 마트에 간다고 하면, 북한 주민들은 농민시장처럼 생각하실 수 있는데요. 여기는 큰 식품 전문 매장에 가는데, 거기 상품들은 전부 공업화가 되어서 식료품이 드러난 게 없습니다. 전부 밀봉하고 진공포장한 것들이고, 그런것들을 사러 가는데, 보통 10마일 이상, 북한으로 치면 약 50리정도 가야 하거둔요. 거기서 1주일 2주일동안 먹을 음식을 사는데, 4인 가족 기준으로 약 300~500달러를 구입해야 하거둔요.

김흥광: 그렇지요. 그 음식을 냉장고에 다 넣자면 냉장고가 커야 하겠지요.

진행자: 자, 북한에 있는 냉장고와 남한에 있는 냉장고를 비교해주다가 어느덧 마무리해야 할 시간이 되었습니다. 다음 시간에는 인공지능이 들어간 냉장고에 대해 이야기를 나누어보겠습니다. 오늘 도움 말씀 감사합니다.

네 감사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