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러분 안녕하십니까, 우리 생활과 친숙해진 과학과 기술을 알기 쉽게 풀어보는 <북한 IT와 과학기술> 시간입니다. 진행에 정영입니다. 오늘도 현대 과학기술 지식에 관해 북한 김책공업종합대학에서 컴퓨터를 전공했던 김흥광 'NK지식인연대 대표'와 함께 알아보겠습니다.
진행자: 김흥광 박사님, 안녕하십니까,
김흥광 박사: 안녕하십니까,
진행자: 최근 뉴스에 따르면 북한이 돌발적으로 손전화 전화돈 사용을 금지시켰다는 보도가 이어지고 있습니다. 이 때문에 충전카드를 이용해 돈을 벌던 사람들이 크게 낭패를 보았다는 소식이 전해지고 있는데요. 이건 어떤 내용입니까,
김흥광 박사: 말씀하신대로 북한 주민들이 휴대전화를 사용하기 위해서는 요금을 내야 하지 않습니까, 그 요금을 지금까지는 두가지 방식으로 지불해왔습니다. 하나는 직접 전화국에 가서 돈을 지불하는 방식이 있고요. 두번째는 봉사소(대리점)에 자주 가기 번거로우니까, 휴대전화 충전카드를 사가지고, 통화시간을 충전시키는 방법이 있었습니다.
그런데 첫번째 방식에는 변화가 없는데, 두번째 방식, 즉 충전카드를 가지고 통화 시간을 늘이던 방식에 예고도 없이 돌발적인 변화를 주어서 주민들이 화들짝 놀라게 했습니다. 통화시간 연장 절차도 어렵고, 그리고 이것을 가지고 다양한 비지니스를 하던 사람들이 왕창 손해도 보고, 이를 사금융 경제라고 할까요? 돈을 송금하던 사람들이 폭망하는 이런 엄청난 일들이 최근에 벌어졌습니다.
북한에서 이런 조치는 아마 지난 7월부터 실시된 것 같은데요. 남한에 있는 대북전문매체인 데일리엔케이가 처음 보도하면서 잘 알려졌고, 저도 북한 내부 협력자들을 통해 이것을 확인하게 되었습니다.
진행자: 북한에 손전화 사용자가 거의 500만~600만명으로 추산되고 있지 않습니까, 그 사람들이 요금을 어떻게 결제하는지 외부사회는 궁금해 합니다.
김흥광 박사: (웃음)앞서 제가 잠깐 언급했지만, 어느 나라 사람이든 휴대전화를 공짜로 쓰는 나라는 없지 않습니까, 사실 남한에서는 결제하는 방식에 있어서 고민이 크게 없습니다. 왜냐면 전화를 이달에 썼으면 그 전화요금을 다음달 해당 통화자의 계좌에서 인출하면 끝나지 않습니까, 그런데 북한 주민들에게는 은행 계자가 없단 말이지요. 은행 계좌가 뭔지도 모르고요. 전부 다 돈을 가지고 다니면서 밥도 먹고 요금도 냅니다.
일부 평양 사람들 가운데는 나래카드요, 희망카드요 하는 카드를 가지고 은행에 먼저 돈을 예치하고 그 카드로 대성백화점, 낙원백화점 같은 주요 상점에서 아주 느긋하게 장을 보는 고급 생활을 하는 족들도 있습니다만 그런 사람들은 얼마 되지 않지요.
주민들은 기본적으로 현금을 들고 다니면서 요금도 냅니다. 휴대전화도 마찬가지지요. 그런데 이집트의 오라스콤과 휴대전화 사업을 하면서 요금 결제를 함에 있어서 북한도 전화 충전카드를 사용하기 시작했습니다.
보면요. 분기마다 3천원의 기본 요금을 냅니다. 그러면 기본 통화시간이 200분 나오면서 그 사람의 통화 계정에 150원이라고 하는 전화 돈이 충전되거든요. 200분이면 기본 통화는 짧습니다만, 전화는 할 수 있습니다.
쓰다가 200분이 모자라면 재충전할 때 전화카드를 효율적으로 쓸 수 있습니다. 충전할 때 거기서는 체신소라고 합니다. 또는 휴대전화 봉사소라고 하는 대리점에 가서 전화카드를 돈으로 사요. 그걸 가지고 매 분기마다 전화봉사소에 가지 않고도 그 전화 카드에 있는 시리얼 넘버를 넣으면 충전되는 것이지요.
진행자: 북한은 남한과 미국처럼 후불제가 아니고, 선불제이기 때문에 전화카드가 필요 없는데, 북한에서는 그 전화카드가 사용자와 전화봉사소가 연결된 하나의 계좌로 볼 수 있군요.
김흥광박사: 그래서 북한에서 머리 좋은 사람들이 충전카드에 눈을 돌리기 시작했습니다. 저걸 잘 쓴다면 돈을 벌 수 있겠고, 저걸 가지고 은행을 대신하는 사금융을 실현할 수 있지 않을까, 여기까지 생각이 미친 겁니다.
진행자: 그 전화카드가 어떻게 사금융 결제 수단으로 되었는지 궁금합니다.
김흥광박사: 돈을 버는 방법은 두가지 입니다. 하나는 미리 전화봉사소에 가서 전화카드를 여러 장 사다 놓는 것이지요. 전화카드를 여러 장 사는 데는 제한이 없었습니다. 그러면 전화카드가 필요한 사람들이 있지 않겠습니까, 그 사람들이 체신소나 봉사소에 가면 줄을 길게 서야 하고, 오래 기다려야 하고, 곳곳에 있는 것이 아니라 도시에 한두 군데 있어서 번거롭고, 그게 품이 많이 드는 것이지요. 그래서 시장에 가서 사는데, 시장에는 전화 카드를 파는 매대가 있는데, 그들은 웃돈을 주고 전화카드를 사는 것입니다. 이렇게 전화카드를 미리 사서 돈을 더 붙여서 되팔아 돈을 버는 방식이 있고요.
또 다른 경우는 은행을 대신하는 겁니다. 예를 들어서 전화카드에 얼마나 충전할 수 있는지 액수는 얼마전까지는 제한되지 않았습니다. 한국 돈으로 100만원, 최대로 500만원까지 충전할 수 있었다고 하는데요. 북한돈으로 어마어마한 돈이거든요.
진행자: 네, 미화로 5천 달러 정도면 굉장히 큰 돈이지요.
김흥광박사: 그 돈을 충전할 수 있고, 또 전화 카드에 있는 돈을 현금으로 바꿀 수도 있었습니다.
진행자: 예를 들어서 저와 김 대표님 사이에서 제가 천달러를 보낼 돈이 있습니다. 그때 전화 카드를 통해 어떻게 보내는 것입니까,
김흥광박사: 그건 전화카드를 통해서 충전을 하는 방식입니다. 거간 군이 있는데, 가운데 대리자라고 볼 수 있습니다. 그는 체신소와도 잘 통하고, 일정한 권력도 있는 업자입니다. 만약 내가 평양에 간다고 합시다.
그러면 현금을 가방에 넣고 갈 수 없지 않습니까, 옛날에는 물론 그랬습니다만, 그런데 휴대전화 카드가 나온 다음에는 그 업자에게 돈을 줍니다. 그러면 그 업자는 수수료를 떼고, 그 돈을 자기 휴대전화 카드에 충전시킵니다. 그 다음 그 돈을 평양에 있는 다른 업자에게 넘겨줍니다.
그러면 순식간에 함흥에서 평양으로 돈이 송금되는 효과가 나타나는 것이지요. 그러면 나는 빈 몸으로 평양에 가서 함흥의 업자가 알려주는 평양의 상대 업자의 집에 가서 돈을 찾으면 됩니다.
진행자: 그러니까, 전화카드가 결국에는 전자은행 역할을 했군요.
김흥광박사: 사실상 돈이 흘러가야 물류가 흐르고, 물류가 흘러야 사람들의 생활도 이뤄지고, 경제도 발전하는 것 아니겠습니까, 그 역할을 은행이 해야 하는데, 북한의 은행은 그런 역할을 하지 못하고 아주 죽어 있는 은행이란 말이지요. 그러니까 바로 전화카드를 이용한 송금업자들이 북한에서 실질적인 은행, 즉 시장을 돌리는 은행 역할을 했다는 것입니다.
진행자: 그렇군요. 결국 이집트 오라스콤에서 만든 전화요금 결제 시스템이 북한의 자금이 순환되는 거대한 바람을 불어 넣었다고 볼 수 있겠군요.
김흥광박사: 바로 그겁니다.
진행자: 네, 오늘은 북한이 돌발적으로 전화 돈 사용을 금지시킨 이유에 대해 김흥광 박사님과 대담으로 알아보았습니다. 다음 시간에도 계속하여 북한에서 전화요금을 선불제로 하려면 어떻게 해야 하는지에 대해 이야기를 나눠보겠습니다. 오늘 말씀 감사합니다.
김흥광박사: 네 감사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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