북한 주민 전화비용 후불제로 지불하려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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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러분 안녕하십니까, 우리 생활과 친숙해진 과학과 기술을 알기 쉽게 풀어보는 <북한 IT와 과학기술> 시간입니다. 진행에 정영입니다. 오늘도 현대 과학기술 지식에 관해 북한 김책공업종합대학에서 컴퓨터를 전공했던 김흥광 'NK지식인연대 대표'와 함께 알아보겠습니다.

진행자: 김흥광 박사님, 안녕하십니까,

김흥광 박사: 안녕하십니까,

진행자: 지난 시간에는 북한이 돌발적으로 손전화 카드 전화돈 사용을 금지시켰다는 이야기를 했습니다. 오늘 시간에는 북한도 다른 나라처럼 후불제 방식을 사용하면 전화카드가 필요 없을 것 같은데, 그 후불방식을 도입하자면 어떻게 해야 하는지 알아보겠습니다. 먼저 후불제는 어떤 방식인지 설명 부탁드립니다.

김흥광: 네 전세계적으로 휴대전화 요금 결제 방식에는 북한이나 중국처럼 먼저 돈을 내고, 낸 돈만큼 전화기를 쓰는 선불방식이 있고요. 남한, 미국, 일본처럼 먼저 전화기를 쓰고 나중에 돈을 내는 후불방식이 있습니다. 주로 선불방식은 저개발국가에서, 주로 통제사회에서 신용이라는 것이 전혀 없고 은행체계가 망가진 나라들에서 하는 방식이 바로 선불제이고요.
남한에서는 모든 사람이 은행 계좌가 있고, 신용이 어느 정도 다 보장되기 때문에 먼저 휴대전화를 쓰고 나중에 돈을 갚는 후불제를 이용하고 있습니다.

진행자: 자, 북한도 남한이나 외국처럼 전화요금을 후불방식으로 하면 안되겠습니까,

김흥광 박사: 아 후불제로 넘어가기 위해서는 모든 사람들이 은행에 계좌가 있어야 하거든요. 그에 따라서 신용카드가 있든지, 결제 카드가 있어서 그 해당 사람이 먼저 (전화기를)쓰고 나중에 돈을 갚을 수 있다는 담보가 있어야 전화 회사들도 먼저 돈을 빌려줄 것 아니겠습니까,
그런데 아시다시피 북한에는 일반 주민들이 접근할 수 있는 조선중앙은행이 딱 하나 있고, 물론 무역은행, 대성은행, 통일발전은행 같은 것은 김정은의 통치자금 때문에 오직 중앙당과 무역 기관 같은 곳에서 쓸 수 있고요. 일반 주민들이 찾아갈 수 있는 창구는 중앙은행밖에 없는데, 거기에는 계좌 라는 게 없고, (돈을 맡길 때) 이름을 적을 뿐이고, 그리고 거기에 돈을 넣었는데 찾기가 어렵습니다. 돈을 넣기는 쉽고, 빼기가 힘든 것입니다. 이런 은행을 주민들은 신뢰하지 않습니다. 그래서 주민들은 돈을 맡기지 않지요.

진행자: 우리가 북한에 있을 때 경험해 보았지만, 은행에 돈을 맡기는 것은 얼마든지 맡기는데 하지만, 찾지는 못한다. 블랙홀이지요. 빠지면 다시는 나오지 못하는 함정같은 것이지요.

김흥광 박사: (웃음)그렇지요.여기서는 모두 자동으로 빠져나가지 않습니까, 모든 전화 통화자의 계좌에서 자동으로, 물론 본인이 승인해야 합니다. 자동으로 빠져나가기 때문에 특별히 전화회사들이 어려움이 없단 말이지요. 그런데 북한 같은 경우에는 북한 주민들에게 은행계좌가 없다 보니까, 남한처럼 전혀 안되는 것이지요.
그래서 고려링크나 강성네트와 같은 전화 회사들이 먼저 쓰고, 나중에 전화요금을 내지 않고 먹고 튀는 사람들을 모두 붙들어서 돈을 받기는 너무 어렵습니다. 중국에도 개인들이 계좌가 있는데, 그런데 중국 사람들의 소득이 안정치 못하거든요. 그리고 하도 땅이 넓으니, 그래서 국가가 선불제를 선호하는 것이지요.

진행자: 북한에서도 후불방식이 도입 되자면 개인들의 신용이 있어야 하는데, 국가 은행의 신용이 더 없기 때문에 이 신용을 회복하기 전에는 어렵다는 소리군요.

김흥광박사: 그리고 또 한 가지는 전화기를 쓰는 사람들의 소득이 일정해야 합니다. 이번 달에는 많이 벌고, 다음달에는 적게 벌고 그러면 무슨 수로 먼저 쓴 전화요금을 내겠습니까, 이것은 전화기 회사도 믿을 수 없고, 쓰는 사람도 담보가 없고, 그러니까, 제일 낙후한 선불제 방식을 쓸 수 밖에 없는데, 북한 주민들의 삶을 향상시키기 위한 이런 노력들이 있어야만 후불제로 넘어갈 것 같습니다.

진행자: 자, 그러면 북한이 선불제 휴대전화 전화카드 사용을 극력제한하면서 김 박사님은 어떤 생각이 들었습니까?

김흥광박사: 처음에는 그랬을까, 왜냐면 시장이 돌기 위해서는 상품이 있어야 하고, 돈이 유통될 수 있는 통로를 만들어 주어야 하는데, 그런데 국가가 만들어주지 못하는 그런 통로를 주민 스스로 만들어낸 기회인데, 이것마저 못하도록 단속한다면 그러면 북한 시장은 어떻게 돌아가며, 북한 주민들은 과연 어떻게 것인가, 좀 긴가 민가 했습니다.
그런데 알아보았더니 10월까지 거의 두 달째, 북한이 전화카드 사용에 대해 엄격한 제한을 주었습니다. 그 자체를 완전히 없애버린 것이 아니라, 전화충전카드를 이용해서 시간을 늘이는 것은 가능하지만, 예전에 비해서 어떤 변화를 주었는가 하면요. 세가지 변경을 주었습니다.
첫째는 전화카드를 가지고, 하루에 한번밖에 충전하지 못한다고 제한했습니다. 그리고 전화카드 하나를 가지고 여러사람이 나누어서 충전하지 못한다, 오직 한 사람만 충전할 수 있고, 그리고 세번째는 전화 카드에 돈을 넣지 않습니까, 그것을 한번에 500원 이상 넣지 못한다고 제한을 두었습니다. 그러면 어떻게 됩니까,
이것을 가지고 돈을 좀 벌던 업자도 못하게 되었고, 카드 돈도 전혀 찾지 못하니까, 송금 시스템이 완전히 붕괴된 것이지요. 그래서 저는 북한이 도대체 뒷감당을 어떻게 하려고 이렇게 주민들의 마지막 생명줄까지 끊으려고 하는가 하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진행자: 북한이 전화카드 사용을 억제하면서 이걸 쓰던 사람들은 큰 낭패를 보았다고 대북매체들이 보도했는데요. 그런데 혹시 얼마나 손해를 봤는지 알 수 있을까요?

김흥광 박사: 네 여기저기서 피해자들이 땅을 치면서 어려움을 호소하고 있고, 체신소 찾아가서 무용지물이 된 전화카드 샀던 돈을 달라고 과거에 없던 아주 격한 행동과 농성까지 한다고 합니다.
그러면 봉사소나 체신소에서는 야, 우리도 국가에 다 납부했기 때문에 우리도 어쩔 수 없다, 중앙 가서 말하라고 하면 지방사람들이 평양 찾아갈 수 도 없고, 평양사람들은 여기 저기 들고 다니면 평양에서 쫓겨나지 않지 않겠습니까,
굉장히 많은 사람들은 아니겠습니다만, 적어도 장사를 하는 사람들이 어느 도시 군이건 매 지방마다 있거든요. 그래서 피해자가 상당수가 있거든요. 그래서 어떤 사람은1천달러 정도, 많게 피해를 본 사람은 5천 달러까지 떼었다고 합니다.
송금을 위해서 이만한 돈을 휴대전화 계정에 충전을 시키고, 찾으려고 하는데, 그런데 어느 날 예고도 없이 딱 잘라 버리니까, 이걸 사람들이 몰랐단 말이지요. 그래서 엄청난 피해를 봤다고 합니다.

진행자: 결국 언제 실시한다고 알려주면 사람들이 돈을 바로 빼겠는데, 알려주지 않고 막아 놓았기 때문에 넣었던 돈을 빼지 못했다는 말씀이 되겠는데요?

김흥광 박사: 그렇지요. 국가가 뻔히 그런 피해가 있을 것을 알면서 갑자기 아침에 이 전화카드를 한사람 밖에 사용 안된다. 500원밖에 못 찾는다, 이렇게 하니까, 피해자들이 더 억울해 하고, 이건 의도적으로 우리 돈을 약취하는 행위라고 성토한다고 합니다.

진행자: 이런 조치가 북한이 상투적으로 써오던 화폐개혁과 같은 시책으로 보이는데요. 어떻게 보십니까,

김흥광 박사: 똑같은 수법입니다. 2009년 11월인가요. 북한의 화폐개혁 소식을 엔케이지식인연대가 국제사회에 제일 먼저 타전했는데요. 그때도 북한당국은 아무 말도 없다가 11월 30일 12시에 갑자기 딱 발표하지 않았습니까, "이제부터 너희들이 가지고 있는 돈은 다 무용지물이다"라고 선포했는데, 이것과 뭐가 다르겠습니까, 그래서 민심이 악화되자, 중앙당 재정계획부장 박남기가 총살당하고, 그 사람이 모든 것을 하는 게 아니지 않습니까, 김정일이 있는데, 누가 그런 큰 일을 벌이겠습니까, 이번에도 심상치 않겠는데요. 누군가는 또 잘못되겠지요.

진행자: 이것이 결국은 제2의 화폐개혁이 아닌가, 앞으로 어떤 일이 북한에서 벌어지겠는지 새로 알려지는 소식이 있으면 또 북한 청취자들에게 알려주는 그런 시간을 마련해 보겠습니다. 오늘 말씀 감사합니다.

김흥광박사: 네 감사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