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러분 안녕하십니까, 우리 생활과 친숙해진 과학과 기술을 알기 쉽게 풀어보는 <북한 IT와 과학기술> 시간입니다. 진행에 정영입니다. 오늘도 현대 과학기술 지식에 관해 북한 김책공업종합대학에서 컴퓨터를 전공했던 김흥광 'NK지식인연대 대표'와 함께 알아보겠습니다.
진행자: 김흥광 박사님, 안녕하십니까,
김흥광 박사: 안녕하십니까,
진행자: 북한의 해외 인터넷선전매체 '조선의 오늘'이 11월 7일 노동당 창건 75주년을 맞아 중앙산업미술전시회에 출품된 작품들을 소개했습니다. 거기서 눈길을 끄는 것이 북한 김정은도 관심을 가지고 있는 고속철도입니다. 북한이 11월 7일 기사를 통해 고속철의 새 꿈을 제시했다고 했는데요. 이에 대해 말씀 부탁드립니다.
김흥광 박사: 말씀한 대로, 지난 10월 6일이었습니다. 노동신문이 당창건 75주년을 맞아 '중앙산업미술전시회를 열었다'고 짧게 보도한 바 있는데요. 그 뒤에 11월 7일 북한의 해외선전매체 "조선의 오늘"이 중앙산업미술 전시회에 출품됐던 작품들에 대해 아주 상세하게 사진과 보도 기사를 곁들여서 올렸는데요. 많은 도안과 모형들이 나왔습니다.
아마 특별히 강조해야 할 것은 이 전시회가 당창건 75돌을 맞아 진행된 것으로, 2012년4월부터 2020년 7월까지 거의 8년간에 거쳐 창작된 980여점의 도안들과 그리고 지난 전시회에서 우수한 평가를 받은 580여점의 각종 산업기계기술 과학에 대한 도형이 전시되었다는 것입니다.
그런데 방금 말씀하신대로 사람들이 너무 예쁘다. 그리고 너무 멋지네 하며 우리도 한번 탈수 있을까 하고 참석자들이 다 같이 입을 모은 것이 바로 쏜살같이 날아가는 독수리마냥 아주 앞이 뾰족하고 유선형처럼 아름답게 설계된 고속열차 도안이었습니다. 그냥 어떤 그림 한 장 만이 아니라, 상세한 설계도안까지 나와서 고속철도에 대한 북한의 꿈과 의지를 엿볼 수 있다는 것입니다. 최근에 이렇게 광범하게 공개하는 것을 보면 그들도 고속철도를 놔야 하겠다고 하는 논의와 진척을 해보지 않을까 기대를 해봅니다.
진행자: 북한이 고속철도에 대한 부푼 꿈을 이번 행사를 통해서 보여주었다고 볼 수 있겠군요. 저희가 지금까지는 북한의 아이티 주제에 대해 다루었는데요. 그런데 고속철도와 아이티 기술은 서로 동떨어진 기술은 아니겠지요?
김흥광 박사: 네 아시는 것처럼 오늘날 현대 첨단 기술, 산업도 반드시 아이티와 연결되지 않고는 절대로 어떤 기능도 성능도 낼 수 없는 것입니다. 철도에서 가장 아이티 기술이 적극적으로 도입된 것, 그 완성 작이 바로 고속열차라고 볼 수 있습니다. 고속 열차는 모든 상황들이 실시간 중앙관제센터에 날아옵니다.
각 부분의 어떤 미세한 부분까지도 말입니다. 시간당 200킬로미터 이상 달리는 고속열차에서 무슨 일이 일어나는지 정확히 확인되고 제어되지 않으면 열차는 갈 수 없거든요. 아이티와 기존 철도 기술이 융합 되어서 지금의 고속열차를 만들었다고 볼 수 있을 것 같습니다.
진행자: 고속열차가 어떤 열차일까 하고 북한 주민들도 상당히 관심이 높을 텐데요. 그러면 현재 고속철도의 성능과 북한의 철도와 비교가 가능하겠습니까.
김흥광 박사: 네, 고속철도라고 하면 이름 그대로 아주 속도가 빠른 이런 철도를 말하지요. 사람을 싣고 나르는 그런 운송수단 가운데 가장 빠른 운송수단을 비행기라고 볼 수 있는데, 그 다음에는 아마 철도입니다. 결국 자동차도 철도에 밀렸습니다. 북한 사람들은 어떻게 기차가 자동차보다 더 빠를 수 있을까라고 생각할 수 있겠습니다만, 정말 북한 주민들은 자동차 속도보다 훨씬 빠르고, 비행기보단 속도가 뜬 이런 고속열차의 속도가 얼마일까 하고 궁금해 하실 것 같은데, 국제사회에서 공용으로 시간당 200킬로미터 이상 속도를 내는 그런 철도를 고속철도라고 부르고 있습니다.
진행자: 제가 여기서 좀 덧붙일 것은 김정은이 2019년 2월 베트남 수도 하노이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을 만나기 위해 열차를 타고 갔을 때, 열차의 속도가 시간당 60킬로미터였습니다. 북한에서는 시간당 60킬로미터라고 하면 상당히 잘 달리는 편이거든요. 그런데 대표님 말씀하신대로, 고속철도의 속도가 시속 200킬로미터 이상이라고 하면 북한보다 3~4배 빠른 열차라고 상상해보면 되겠네요.
김흥광 박사: 우리가 사는 남한에도 고속철 외에도 시속 100킬로미터 미만으로 다니는 그런 철도도 있습니다. 그런데 고속철보다 뜬 열차가 운행되는 것은 과거에로의 여행이 필요했던 부분이 있습니다.
즉 사람들이 오랫동안 쌓인 추억들, 도시풍경을 떠올리면서 아주 느린 속도로 가면서 지방과 자연을 감상하면서 가기 위해서 운행됩니다. 그리고 한편으로는 고속철도가 가격이 좀 비싸요. 천천히 가도 괜찮다고 생각하는 사람들을 위해서, 시속 200킬로미터 나가는 고속철도 보다는 좀 더딘 열차를 타라고, 선택할 수 있도록 운행시키기도 합니다.
그러나 북한의 경우 김정은이 탄 열차가 시속 60킬로로 중국 대륙을 관통했다는 것은 그 견인차가 시속 60킬로미터 밖에 낼 수 없는 수준이고요. 그리고 아무리 견인차가 빨리 끌어도 그 뒤의 화물열차가 60킬로미터 이상 달릴 수 없습니다. 그걸 보면서 전세계가 많은 이야기를 했습니다. "거부기 열차"라고 표현할 수 밖에 없지요.
진행자: 북한에서 1열차, 2열차, 5, 6열차라고 하는 급행열차가 있지 않습니까, 평양-두만강, 평양-무산행 같은 경우에는 이틀 정도 가면 정시라고 볼 수 있는데요. 지금은 어떻습니까?
김흥광 박사: 지금은 좀 나으리라고 생각했었는데, 최근 북한에서 들려오는 소식에 따르면 지금도 북한의 철도 상황이 전혀 변하지 않았다고 합니다. 제가 탈북한 게 2004년인데, 그때 제가 살던 함흥에서 평양까지 가는데, 남한 교통상황이라면 두 시간 내로 도착할 것입니다. 그런데 제가 며칠 걸렸는가?
빨리 가면 이틀이면 가는데, 양덕고개에 떡 걸쳐놓고, 오도가도 안하니까, 제가 식사 한두 끼를 준비하고 가다가 갑자기 차가 움직이지 않으니까, 거북이 열차라고 표현할 수 밖에 없지요.
진행자: 제가 살던 곳에서는 예를 들어 신의주 청진행 열차가 너무 느리게 다니기 때문에 행동이 느린 사람을 보고 "신의주 청진행"이라고 놀려주던 기억이 납니다. 북한 열차에 대한 소중한 추억도 있지만, 오히려 안쓰러웠던 기억이 더 많았던 것 같습니다.
김흥광 박사: (웃음) 오늘 고속철도에 대해 이야기를 하는데, 아이티 기술의 융합으로 탄생한 그런 최첨단 열차를 타보면 정말 편안합니다. 서울에서 남해 부산까지 약 500킬로미터가 넘는 거리인데, 그것을 열차에 올라 불과 4시간도 되기 전에 당도하거든요.
진행자: 서울서 부산까지 거리가 평양에서 청진까지 거리가 되겠지요?
김흥광 박사: 엇비슷한 거리이거든요.
진행자: 아, 그렇군요. 결국 북한에서는 일주 일동안 가는 거리를 남한에서는 고속 열차로 4시간 동안 간다는 것이 남과 북의 차이인 것 같습니다. 시간상 관계로 오늘은 여기서 마치고 다음 시간에는 북한이 고속철도를 건설하기 위해서는 어떻게 해야 하는지 이야기를 나누겠습니다. 오늘 말씀 감사합니다.
김흥광박사: 네 감사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