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동병상련’ 김정은-아사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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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북한은 어디로> 진행에 정영입니다. 무고한 주민들에게 화학무기를 사용해 수많은 인명을 살상시킨 시리아의 바샤르 알 아사드 정권에 대한 미국 주도의 군사적 공격이 지난 주말 이뤄졌습니다.

전 세계가 아사드 정권의 화학무기 사용에 대해 분노하고 있지만, 북한의 최고 지도자 김정은은 오히려 “지지한다”는 상반된 축전을 보냈습니다.

화학무기를 거래하는 나라, 독재자가 장기 집권하는 나라, 화학무기로 세계를 위협하는 나라, 자국민들을 가혹하게 탄압하는 나라, 미국의 표적이 된 나라 등등 북한과 시리아는 여러 면에서 닮았습니다.

그래서 오늘 <북한은 어디로> 시간에는 동병상련하는 두 나라의 지도자에 대해 전해드리겠습니다.

<사운드 바이트> 미사일 비행 소리, 잇단 폭음

고요했던 시리아의 수도 다마스쿠스 상공을 시뻘건 불줄기들이 가릅니다. 이어 폭음이 울리고 삼단 같은 불기둥이 곳곳에서 솟구칩니다.

CNN 등 미국 방송에 따르면 미군 주도하의 영국, 프랑스 연합군은 시리아의 수도 다마스크스와 화학무기 저장소와 연구소를 향해 100여발의 미사일 타격을 가했습니다.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은 지난 4월 13일(미 현지시간) 대국민 방송 연설을 통해 이같은 공격을 지시했다고 밝혔습니다.

트럼프 대통령: 조금전에 미군에게 시리아의 독재자 바샤르 알 아사드 정권의 화학무기와 연관된 표적을 정밀 타격하라고 명령했습니다.

이 공격은 지난 7일 시리아의 아사드 정부가 시리아의 반군 장악지역을 향해 화학무기를 사용한 데 따른 것입니다. 시리아 반군과 인권단체 주장에 의하면 아사드 정권의 화학무기 공격으로 40명이 숨지고, 500명이 부상당했습니다.

트럼프 대통령은 8일 아사드를 '짐승'이라고 맹비난했습니다. 그리고 곧바로, “잔혹한 행위를 허용할 수 없다”며 군사공격을 강력히 시사했습니다.

하지만, 국제사회의 시리아 화학무기 사용을 반대하는 여론이 높아지는 분위기에 걸맞지 않게 17일 조선중앙통신은 북한 김정은이 알 아사드 수리아(시리아) 대통령에게 축전을 보냈다고 보도했습니다.

김정은은 "당신의 올바른 영도 밑에 최근 친선적인 귀국 정부와 인민이 나라의 자주권과 안전을 수호하기 위한 투쟁에서 커다란 성과를 이룩하고 있는데 대하여 기쁘게 생각한다"고 전했습니다.

수백명의 사상자를 낸 시리아의 화학무기 사용에 세계가 아사드에게 저주를 보내고 있지만, 북한 김정은은 축전을 보낸겁니다.

김정은이 아사드 대통령에게 편지를 보낸 사례는 이번이 아닙니다. 김 위원장은 시리아 독립 71주년인 작년 4월 17일에도 아사드 대통령에게 축전을 보내면서 "최근 귀국에 대한 미국의 난폭한 침략 행위를 규탄한다"며 당시 미국의 시리아 공습을 규탄했습니다.

이 축전은 미국 트럼프 대통령이 화학무기를 사용한 시리아에 대한 토마호크 미사일 59발을 발사한 다음에 이뤄진 것입니다. 북한이 이처럼 시리아에 지지와 연대를 보내는 것은 함께 미국과 맞서고 있다는 공동 연대감에서 비롯된 것입니다.

동병상련. 즉 “같은 병자끼리 가엾게 여긴다는 뜻으로, 어려운 처지에 있는 사람들끼리 서로 불쌍히 여겨 동정하고 서로 도와준다”는 한자말입니다.

북한과 시리아는 서로 화학무기를 거래하는 나라, 독재자가 장기집권하는 나라, 화학무기로 세계를 위협하는 나라, 자국민들을 가혹하게 탄압하는 나라, 미국의 표적이 된 나라 등등 비슷한 면이 많습니다.

우선 김정은은 20대에 권력을 넘겨 받았고, 아사드는 시리아의 철권통치자로 불리던 아버지 하페즈 알아사드가 2000년 갑자기 사망한 뒤, 30대에 권력을 넘겨 받았습니다.

두 나라는 화학무기를 밀거래했다는 혐의를 받고 있습니다. 지난 2월 미국 폭스 뉴스는 김정은이 최근 시리아 아사드 정권에 화학무기 50톤을 밀매했다고 보도했습니다.

아사드 정권에 대한 미사일 공격은 화학무기와 인권탄압에 대한 경고의 메시지도 있지만, 북한을 비롯해 화학무기 사용을 꿈꾸는 기타 나라들에게 주는 경고의 의미도 있다고 영국의 테리사 메이 총리는 지적했습니다.

테리사 메이 총리: 이번 공격은 시리아를 목표로 한 것이지만, 화학무기를 사용해도 된다는 모든 이들에 대한 경고이기도 합니다.

북한과 시리아는 화학무기로 인명을 살상시켰다는 점에서도 비슷합니다. 북한은 지난해 2월 말레이시아 공항에서 화학무기 일종인 신경자극제인 VX로, 김정은의 이복형 김정남을 살해한 것으로 판명났습니다. 북한에서 ‘1호 가계’ 살해는 그 누구도 할 수 없습니다. 김정은 위원장의 지시 없이는 절대로 이뤄질 수 없는 것이 탈북민들의 증언입니다.

이미 김정은은 사실상 ‘1호 가계’나 다름없는 고모부 장성택을 처형함으로써, 전세계에 잔인함이 잘 알려졌습니다.

북한은 반미 성향의 아사드 정권에 핵무기 제조 기술을 전수하고, 화학무기를 밀거래 함으로써, 국제사회의 감시를 받고 있습니다. 때문에 시리아에 대한 공격은 북한에 대한 경고의 의미가 크다는 것입니다.

트럼프 대통령이 표면적으로는 시리아 정권의 화학무기 사용에 대해 응징했지만, 김정은에게 던지는 경고가 크다는 겁니다. 미북정상회담에서 ‘비핵화 담판’이 잘 이뤄지지 않을 경우, 혹은 합의가 나오더라도 비핵화 이행 과정에서 문제가 발생할 경우, 대북 군사적 옵션까지 취할 수 있다는 것을 보여주었다고 전문가들은 지적했습니다.

신인균 남한 자주국방네트워크 대표의 지적입니다.

신인균 남한 자주국방네크워크 대표: 일단 북한 입장에서는 2~3개월 시간을 벌겠다고 안심할 수 있습니다. 왜냐면 미국의 관심이 시리아로 갔기 때문에 그다음에는 북한을 공격할 가능성이 더 높아지는 겁니다. 왜냐면 시리아를 공격하는 명분이 뭐냐면 대량살상 무기인 생화학 무기를 사용했지요. 사린 가스, 그리고 인권문제, 북한이 화학무기를 가지고 김정남을 죽였지요. 인권문제, 생화학 문제는 절대로 용납하지 않겠다는 것이 트럼프 대통령의 입장입니다. 인권문제, 생화학무기가 가장 심각한 북한을 공격한다는 신호를 주는 겁니다.

더욱이 핵물질이 테러분자들에게 넘어가는 것을 최대로 경계하고 있는 미국으로선, 만일 북한이 핵무기를 보유한다면 화학무기 밀매와 마찬가지로, 테러분자들에게 핵물질을 밀매할 경우 미국의 본토가 공격당할까봐 걱정하고 있습니다.

그래서 북한의 핵을 절대로 용납하지 못한다는 의지를 갖고 있습니다. 김정봉 한중대학교 석좌 교수의 지적입니다.

김정봉 교수: 금년초부터 북한이 시리아에 생화학 무기를 만들 수 있는 장비를 수출했다고 언론에 보도됐습니다. 그 자체가 미국이 북한을 군사적으로 공격하기 위한 명분으로 봐야 합니다.

미국의 시리아 공격은 화학무기로 공격했다는 명백한 증거가 있다고 밝힌지 며칠만에 이뤄졌습니다. 그만큼 트럼프 대통령의 말이 빈말이 아님을 보여준 계기로 됐습니다.

또 북한과 시리아는 국제적 분쟁 지역으로 자국 영토를 만드는 점도 닮았습니다. 현재 시리아는 미국을 주축으로 한 서방진영을 한축으로 하고, 자신의 동맹국인 러시아와 팽팽하게 대치된 전쟁 마당으로 되었습니다. 거기에 사우디아라비아, 이란도 시리아 분쟁에 적극 뛰어들어 대리전을 벌이고 있습니다.

북한도 핵문제, 화학무기 문제 등으로 미국과 중국, 러시아가 개입하는 분쟁지역으로 되어 있습니다. 만일 한반도에서 전쟁이 발발한다면 3차 세계 대전으로 확전될 가능성이 높다고 보는 관측이 우세합니다.

북한 김정은은 집권후 중국 시진핑 주석 맹비난해왔습니다. 하지만, 미국의 핵폐기 압박이 강화되고, 자칫 군사적 공격 움직임이 보이자, 갑자기 중국의 품안으로 들어간 것으로 전문가들은 분석하고 있습니다.

시리아의 무고한 주민들은 지금도 어디서 날아 오는지 모르는 미사일과 독가스에 질식되어 죽어가고 있습니다. 이러한 가운데서 바샤르 알 아사드 대통령은 흑해의 별장에서 여름 휴가를 즐기는 모습이 공개되어 세계인들의 공분을 샀습니다.

북한은 6.25전쟁때 “미제가 독가스와 생화학무기를 사용해 조선인민을 학살했다”고 주장해왔습니다. 하지만, 한국 국방부에 따르면 몰래 화학무기를 생산해 5천톤 이상 보유한 것으로 알려졌고 화학무기로 김정남을 암살하고, 중동의 시리아에 팔아 외화벌이를 하고 있습니다.

때문에 미북정상회담에서 화학무기 거래와 인권문제 등을 거론되어야 한다는 지적이 인권전문가들 속에서 나오고 있습니다.

그렉 스칼라튜 미국 북한인권위원회 사무총장입니다.

그렉 스칼라튜 총장: 오래전부터 화학무기, 생물학 무기가지고 있었지요. 그 량이 아주 많습니다. 하지만, 북한은 인정하지 않습니다. 아직까지 VX가 있다는 그만큼 투명성이 필요하고, 현지 조사를 하게끔 허락해야 하고, 북한의 모든 이슈가 그렇습니다. 대한민국 주민들을 협박하는 핵과 미사일뿐 아니라, 화학무기 생물학 무기도 있습니다.

<북한은 어디로> 오늘 동병상련의 두 지도자, 북한과 시리아의 독재자에 대해 전해드렸습니다. 이상, RFA 자유아시아방송 정영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