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북한은 어디로> 진행에 정영입니다. 오는 5월 예정된 미북정상회담에도 불구하고, 여전히 북한 매체는 비핵화에는 침묵으로 일관하고 있습니다.
오히여 잠시 멈추었던 미국을 다시 비난하기 시작했고, 대륙간탄도미사일 발사 장소에 기념비를 세운다는 보도도 나오고 있습니다. 때문에 남한 대통령특사단이 밝힌, 북한의 비핵화에 대한 입장이 확실한지 의심스럽다는 반응도 나오고 있습니다.
한편, 영변 핵발전소가 다시 가동했다는 외신 보도가 나오고, 북한에 억류됐던 3명의 미국인들이 곧 석방될 것이라는 보도도 있습니다.
북한인권 전문가들은 북한의 이러한 움직임들이 미북정상회담을 위한 포석으로 해석하면서, 만일 트럼프 대통령이 김정은과 정상회담을 한다면 북한의 핵포기는 물론, 20만명이 수감되어 있는 정치범수용소 해체를 반드시 논의해야 한다고 강조하고 있습니다.
그래서 오늘 <북한은 어디로> 시간에는 최근 북한에서 나타나고 있는 일련의 움직임과 미북정상회담에서 북한인권문제를 논의해야 한다는 미국내 인권전문가들의 의견을 들어보시겠습니다.
(보도) 미국 보도를 보니까, 북한이 영변 핵시설을 다시 가동하고 있다는 보도가 나오네요. 북한과 스웨덴은 한국계 미국인 3명을 미북정상회담 이전에 석방하는 것을 논의하는것으로 관측됩니다.
첫번째 보도는 북한 영변핵발전소에서 연기가 피어오르고 있다는 외신 보도이고, 두번째 녹음은 북한에 억류되어 있던 3명의 한국계 미국인들이 곧 석방될 것이라는 언론 보도입니다.
이러한 북한의 움직임은 남한 대통령특사단이 평양을 방문하고 온 다음에 벌어지고 있는 현상들입니다.
지난 16일 영국의 군사전문지 제인스(Jane’s)는 영변에 있는 실험용 경수로가 이르면 올해말에 어떠한 경고도 없이 가동할 수 있다고 보도했습니다.
닉 한센 스텐포드대학교 국제안보협력센터 객원연구원의 분석에 따르면, 북한 영변 원자로 주변에서 소형 트럭과 기중기 등이 활발히 움직이고, 구룡강 물을 끌어다 냉각수로 공급하는 공사를 하는 등 영변원자로 재가동 움직임을 보이고 있다는 것입니다.
미국의 북한 전문인터넷 매체인 38노스도 영변 5MW 원자로에서 증기가 배출되고 주변에 있는 눈이 녹아 있는 것이 확인됐다고 설명했습니다. 북한이 영변 원자로를 재가동했음을 시사한다고 이 매체는 분석했습니다.
이 같은 상황을 접한 북한 전문가들은 “북한이 미북정상회담을 앞두고 협상카드로 쓰기 위해 영변 원자로를 재가동시키고 있는 것 같다”고 지적했습니다.
김정봉 남한 한중대학교 교수의 말입니다.
김정봉 교수 : 북한이 미국과 협상할 때 잘 돌아가지 않는 공장이라도 돌아가게 하고, 협상카드로 쓸려고 하는 것 아니냐, 우리가 이 공장을 폐기할 테니까, 뭘 해달라, 단계별로 요구할 수 있기 때문에 그래서 돌리지 않는가고 생각할수도 있고요.
북한은 지금으로부터 10년전인 2008년 6월에도 세계 언론이 지켜보는 가운데, 영변 냉각탑을 폭파시켰습니다. 당시 북한은 미국과 2.13합의와 10.3 합의를 통해 핵시설 폐쇄와 봉인의 대가로 중유 5만톤을 제공받고, 테러지원국 지정 해제를 약속했습니다. 또 핵시설 불능화를 달성하면 중유 100만 톤에 달하는 에너지 지원을 약속받았습니다.
하지만, 북한은 핵시설에 대한 사찰 검증 방법을 가지고 의견을 달리하다가, 미국과의 합의를 깼습니다. 그로부터 1년 뒤인 2009년 북한은 2차 핵실험을 진행했습니다.
때문에 북한이 10년전과 마찬가지로 영변 냉각탑 폭파와 같은 이벤트를 연출하려는 의도에서 지금까지 가동이 중단됐던 영변 원자로에 불을 지핀 것 아니냐는 관측이 나오고 있습니다.
남한의 NK지식인연대 김흥광 대표는 이미 북한은 상당한 핵기술을 확보했고, 다량의 핵물질을 보유했기 때문에 영변 원자로는 허상에 불과하다고 최근 자유아시아방송에 말했습니다.
김흥광 대표 : 비핵화 회담을 하겠다고 하면서 구체적인 목표도 없고, 북한이 비핵화한다고 해서 예전처럼 굴뚝 파괴하고, 미사일 몇 개 버리고 정말 비핵화에 대해서 뭔지 생각해봐야 합니다. 북한 과학자들 머리에 다 있는 것이고, 그리고 동굴밑에 들어가 있는 것들을 어떻게 찾아냅니까, 정말 비핵화라는 것이 무엇인지 생각해봐야 합니다.
영변 핵발전소는 평안북도 영변군에 위치하고 있는 5MW급 실험용 원자로로, 북한은 1980년대 원자탄의 원료인 핵물질을 추출하기 위해 만들었습니다. 그때부터 이 영변 원자로는 북핵 위기의 상징처럼 되어왔습니다.
하지만, 제대군인 출신 탈북자들에 따르면 북한은 1차 핵위기가 터졌던 1990년대에 이미 영변 외에 다른 곳에 핵시설을 갖춘 것으로 나타났습니다.
1990년대 초에 북한군에 복무했던 한 탈북민은 “1993년 3월에 미군 폭격기가 영변지구를 폭격한다고 할 때 2개 집단군 산하 기계화 수송차량들이 동원되어 야밤에 핵시설을 모두 옮겼다”고 말했습니다.
북한이 영변 핵발전소가 미군의 공습대상으로 지정된 이후 핵시설을 분리해 다른 지하로 옮겼다는 것입니다.
북한이 아무 쓸모 없게 된 영변 핵시설을 다시 가동하는 것은 영변핵시설 폐기를 전세계에 보여주면서, 비핵화라는 선물 보따리를 미국에 넘겨주는 대신 보상을 받으려고 한다는 관측이 나오는 이유입니다.
미북정상회담을 앞두고 주목되는 부분은 북한이 현재 억류된 3명의 한국계 미국인들을 풀어주려 한다는 보도입니다.
미국무부 카티나 애덤스 동아시아 태평양 담당 대변인은 지난 16일 자유아시아방송(RFA)에 “미국 시민의 복지와 안전은 국무부의 최우선 순위 중 하나”라고 밝히면서 “우리는 북한에 억류된 미국 시민들이 가능한한 빨리 집에 돌아 오도록 하기 위해 노력 중에 있다”고 말했습니다.
평양을 방문했던 남한 대통령특사단도 “미국에 가게 되면 미국정부에 전달할 북한의 입장을 별도로 추가적으로 갖고 있다”고 밝혀, 그 추가적인 내용이 북한에 억류된 미국인 인질 문제가 아니냐는 추측이 나오기도 했습니다.
북한이 미북정상회담을 앞두고 이미 억류되었던 인질 3명을 풀어주면서 인권문제를 털고 넘어가려는 의도가 아닌가 하는 분석을 낳고 있습니다.
하지만, 북한 인권전문가들은 북한이 미국인 몇 명을 풀어주는 식으로 관심을 보일 것이 아니라 북한의 정치범 수용소의 완전 철폐를 포함해 열악한 인권문제를 근본적으로 해결하는 성의를 보여야 한다고 말했습니다.
그렉 스칼라티우 미국 북한인권위원회 사무총장의 말입니다.
스칼라티우 총장 : 이게 상당히 중요한 기회이지요. 해결책이 시급하게 필요한 부분은 정치범 관리소입니다. 구금시설들도 시급히 해결책이 필요하다고 봅니다. 그래야 김씨일가와의 대화가 어느 정도 가능해지겠지요. 이 정권이 비인간적 반인륜적 범죄를 자행하고 있는 정권입니다. 이런 정권하고 과연 핵과 미사일 이슈도 상당히 중요하지만, 이런 정권과 어떻게 협상을 하겠습니까,
스칼라티우 사무총장은 인권은 정치적 문제와 분리시켜 대응해야 한다면서, 인간의 보편적 권리를 중시하는 트럼프 대통령이 김정은과의 정상회담에서 정치범수용소 문제를 제기해야 한다고 지적했습니다.
이번에 트럼프 대통령이 김정은을 만난다면, 직접 북한정치범 수용소 철폐를 포함해 북한 인권문제를 강하게 주장해야 한다는 의견도 나왔습니다. 미국 뉴욕소재의 재미한인 박진걸변호사의 말입니다.
박진걸 : 지금 북한이 미국인 3명을 풀어주는 것 정도로 북한 인권문제를 미북정상회담에서 해결하고자 하는 것은 과거 북한에 속아왔던 것을 그대로 하는 것으로 생각하고요. 북한이 정상회담에 나온, 이 좋은 기회에 미국 트럼프 행정부 그리고 한미 동맹이 북한 인권문제를 확실히 해결할 수 있는 수준의 강력한 요구를 해야 한다고 생각합니다. 특히 북한인권문제에서 핵심인 북한의 정치범 수용소 해체와 탈북자 북송금지 등 강력한 수준을 요구해야 북한인권문제를 실제로 해결하는 것이지, 미국인 3명을 풀어주는 것은 과거를 되풀이 하는 것이고, 북한인권문제 해결에 전혀 도움이 되지 않는다고 생각합니다.
미국 워싱턴 디씨 소재의 법률회사인Foley Hoag의 토마스 바커 변호사(Thomas Barker)는 자유아시아방송과의 서면 인터뷰에서 “트럼프 대통령은 북한의 핵포기 뿐 아니라 북한 정치범 수용소의 철폐를 주장해야 한다”면서 “그것도 완전하고도 검증 가능한 방법으로 모든 북한 정치범의 석방을 주장해야 한다”고 말했습니다.
토마스 변호사는 “김정은은 더 이상 20만명이 노예처럼 살고 있는 정치범 수용소의 실체를 숨기지 말아야 한다”고 못박았습니다.
그는 다행스러운 것은 트럼프 대통령이 일반 북한사람들의 인권침해에 대해 알고 있다는 것이라며, 올해 연두교서에서 탈북자를 언급했고, 백악관으로 탈북자 8명을 초청하는 등 북한인권에 관심을 촉구한 데 대해 높이 평가했습니다.
오늘 <북한은 어디로> 시간에는 최근 북한에서 나타나고 있는 일련의 움직임과 미북정상회담에서 북한인권문제를 논의해야 한다는 미국내 인권전문가들의 의견을 들어보았습니다. 이상, 자유아시아방송 정영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