북한 핵심층 군인들도 왜곡된 가요 불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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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북한은 어디로> 시간입니다. 최근 북한 당국이 주민들 속에서 남한 드라마를 시청하고, 남한 상품을 사용하는 현상, 그리고 머리를 염색하거나 길게 기르는 현상, 남자들이 바지 가랭이가 좁은 바지를 입고 다니는 현상을 반사회주의 현상, 비사회주의적인 사상풍조라고 강력히 단속하고 있습니다.

하지만, 북한 내무군을 비롯한 핵심권력기관 군인들 속에서 출처없는 노래와 노래를 왜곡해 부르는 행위가 노골적으로 나타나 내부 단속을 강력 주문하고 나서 주목됩니다. 이와 관련해 정영기자와 함께 <북한은 어디로>시간에 알아보겠습니다.

진행자 : 먼저 북한에서 북한 내부 강연자료가 입수됐다고 하는데 어떤 내용이 포함되어 있습니까,

정영: 네, 대북소식통으로부터 입수한 북한 강연자료의 내용은 “출처가 없거나 외곡된 노래를 부르면서 대오의 건전한 분위기를 흐려놓는 현상들을 철저히 뿌리뽑기 위한 일대 사상전을 드세게 벌려나가자”입니다.

이 자료는 북한 노동신문이나 조선중앙통신에는 공개되지 않고, 북한 주민들에게 비공개 침투되는 내용입니다. 그것도 북한 주민들을 대상으로가 아니라, 북한 체제를 수호하는 임무를 수행하는 내무군 군인들 속에서 나타나 충격을 주고 있습니다.

진행자 : 단속기관에서 기강이 해이되었다는 소린데요. 구체적으로 어떻게 나타나고 있습니까,

정영: 이 비공개 자료에는 “최근 인민내무군 안에 어느 한 단위 군인들이 오락회를 하는 대중 장소에서 불순한 내용으로 된 ‘만담’과 출처가 정확하지 않고 심히 외곡된 노래를 불러 대오의 건전한 분위기를 심히 흐려놓았으며, 이것으로 하여 경애하는 최고사령관 동지께 또다시 걱정을 끼쳐드렸다”라는 내용이 있습니다.

진행자 : 최고사령관이면 김정은을 뜻하는 것 같은데요. 불순한 내용으로 된 만담과 출처가 정확하지 않다는 노래는 어느 나라 노래인가요?

정영: 북한 당국이 지적한 불순한 내용으로 되었다는 ‘만담’은 북한 체제나 북한 최고지도자를 비화하는 내용일 가능성이 높고요. 출처가 정확하지 않는 노래는 남한 노래로 보입니다.

북한 청소년들 속에 남한의 김광석 가수가 부른 ‘이등병의 편지’등이 널리 애창된다는 사실은 이미 우리 방송을 통해서 밝혀진 내용인데요. 그외 요즘에는 남한 드라마에서 나오는 가요가 북한 청소년들 속에서 널리 애창되고 있는 현실입니다.

진행자 : 북한당국이 현재 북한 내부에서 반사회주의 비사회주의 행동을 타파하자는 사상 캠페인을 벌이고 있는데 이런 특수기관에서 어떻게 이런 게 나타날 수 있습니까.

정영: 네, 북한도 이런 핵심계층들 속에서 왜곡된 노래를 부르거나 출처없는 노래를 부르는데 대해 상당히 충격이라는 반응을 보였는데요. 북한 자료에는 “계급투쟁의 제1선에서 당과 수령을 결사보위해야 할 우리 인민보안원들과 군인들의 머리속에 쉬가 쓸고 있다는 것을 보여주고 있다”고 지적했는데요. “우리당의 사상과 의도에 배치되는 행위가 다른 기관도 아닌 인민 내무군 대오에서 나타나게 된 것은 매우 엄중한 문제가 아닐 수 없다”고 경종을 울렸습니다.

북한당국은 이처럼 내무군들 속에서 왜곡된 노래를 부르는 행위와 관련해, “인민보안일군들과 내무군 군인들이 우리의 건전한 사상정신 상태를 마비시키려는 적들의 사상문화적 침투 책동에 완전히 무장해제 당하고 있다고 볼 수 있다”고 비판하면서, 과거 소련이 붕괴될 때도 구 소련과 동구권 사회주의 나라 청소년들이 서방국가들이 퍼트리는 재즈음악과 진바지에 놀아나면서 사회주의가 망했다고 엄중성을 열거하기도 했습니다.

진행자 : 청취자분들의 이해를 돕기 위해 인민내무군이란 어떤 조직인지에 대해 소개를 좀 해드세요.

정영: 북한 내무군은 김정은 집권 이후 나타날 수 있는 군중 시위나 내란 같은 것을 진압할 목적으로 약 10만명 규모로 조직되었습니다. 대표적으로 중국에는 중국 인민무장경찰부대가 있고, 북한에는 있는 조선인민내무군도 이와 유사한 조직입니다.

진행자 : 그러니까, 경찰과 같은 존재이군요.

정영: 그렇습니다. 경찰과 비슷한 군사조직이지만, 군대 형식입니다. 체제유지를 위해 사상적으로 투철해야 하는 조직에서 출처없는 노래나, 왜곡된 노래를 부른다는 것은 북한 핵심층 내부의 기강해이가 얼마나 심각한 지경에 이르렀는가를 엿볼 수 있다는 것입니다.

진행자 : 그러면 구체적으로 어떤 노래가 왜곡되어 불리우고 있는지 밝혀진 게 있습니까,

정영: 북한 자료에는 정확히 어떤 노래를 왜곡해서 불렀다는 내용은 없습니다. 다만, 북한 소식통은 북한 보위부가 ‘그리움은 끝이 없네’를 왜곡해 부르지 말라고 긴급 포치(지시)하고, 산하 조직망을 총동원해 주모자 색출에 나섰다고 자유아시아방송에 전했습니다.

이 노래는 김정일 국방위원장 사망 직후에 창작된 노래인데, 그의 갑작스런 사망을 아쉬워하는 절절함이 노래 가사에 묻어 있습니다. 하지만, 언제부턴가 사람들이 가사를 고쳐 부르기 시작했는데, 대표적으로 ‘불타던 천만심장’이라고 되어 있던 것을 ‘메마른 천만 심장’으로 바뀌어 노래의 전체 뜻이 달라졌다고 소식통은 설명했습니다.

진행자 : 그러면 이전에는 북한에서 노래를 개사해서 부르지 않았습니까,

정영: 북한에서는 1990년대 중반에는 “홀로 홀로 외로워하신 우리 장군님 생각”이라는 노래도 돌았습니다. 이 노래는 신의주시를 비롯한 국경일대 주민들 속에서 많이 불려졌는데요, 바닷가 조개잡이 나간 주민들이 캄캄한 밤에 부르곤 했습니다. 사실 김일성 생전에는 김정일 국방위원장이 공동통치 했기 때문에 힘을 받았지만, 한쪽이 먼저 가니까 다른 쪽이 외로워하고 있다는 의미였습니다.

진행자 : 그러면 어느 장소에서 이런 노래를 부릅니까,

정영: 특히 일부 평양시 청소년들은 노래 반주기가 있는 학교 음악실에서 이렇게 왜곡된 노래를 공공연히 불러 보안당국을 놀라게 했다는 겁니다. 북한 내무군들도 그런 노래들을 전국의 노래방이나, 각 기관의 노래 반주기가 있는 곳에서 불렀다는 것으로 됩니다.

진행자 : 노래 내용이 보기에는 선전찬양으로 일색된 노래같지만, 가사만 조금 바꾸면 완전히 다른 노래로 변하는군요. 왜 이렇게 북한에서도 최고 엘리트 그룹이라고 하는 내무군에서 이러한 일탈 행위가 나올 수 있습니까,

정영: 현재 북한에는 컴퓨터와 스마트폰이라고 하는 통신기술이 도입되면서 사람들이 쉽게 USB 메모리를 통해 각종 내용을 접할 수 있습니다.

북한 인민보안성, 인민내무군 등은 북한에서 중상류층에 속하는데, 이들은 한국 드라마나 노래 같은 것을 쉽게 접할 수 있습니다. 한마디로 좀 산다는 사람들이 한국 드라마나 노래를 접할 수 있다는 소린데요.

이들은 고등중학교 대학생 시절에 외부문물에 노출됐다가 졸업한 이후에 보안성, 내무군 같은 기관에 입대합니다. 이들은 이미 한국 드라마나 노래를 가장 많이 접하고 시대적 변화에 민감한 세대이기 때문에 북한 권력층 내부에 자본주의 날라리풍이라고 하는 외부 문물이 퍼진 것은 어찌보면 당연한 일이라고 볼 수 있습니다.

진행자 : 그러면 북한 내부에 만연된 이러한 비사회주의 사상을 뿌리뺄 수 있을까요?

정영: 북한 내부에서 남한 드라마나 가요 등을 가장 많이 보고 부르는 사람들이 사람들이 아마, 북한 상류층, 그리고 상류층과 연결된 북한 권력기관 종사자들이라고 볼 수 있습니다.

현재 북한이 자본주의 사상을 뿌리빼야 한다고 하는데, 그러자면 북한 권력기관원들의 가택부터 뒤져서, 남한 냉장고, 남한 텔레비전, 남한 삼성 휴대전화, 남한 쿠쿠 전기밥가마 등을 먼저 회수하여 폐기시켜야 할 것입니다. 그렇게 해야 북한당국이 추구하는 목적을 실현할 수 있습니다.

진행자 : 네 자기들은 다 현대과학과 기술 문명을 다 누리면서도 다른 주민들에게 쓰지 말라고 하는 것은 말이 되지 않는다고 봅니다. 그런 경우를 보고 '내로남불' '적반하장'이라고 하지요. 북한 내부 자료를 통해 북한권력층 내부에서는 어떤 일이 벌어지고 있을까하는 데 대해 알아보았습니다.

다음 시간에도 또 기대됩니다 . 감사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