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북한은 어디로> 진행에 정영입니다. 집권 8년차를 맞는 김정은 국무위원장이 미국과 중국의 정상들과 활발한 정상외교를 펼치고, 지난해에는 남한 대통령과 3번이나 만나는 등 정상국가 지도자의 이미지를 굳혀가고 있습니다.
나라를 비우고 외국방문을 할만큼 권력안정에 성공했다는 평가도 받고 있지만, 김정은은 여전히 자신의 생모인 고용희에 대한 우상화를 금기시하고 있는데요.
그 배경에는 고용희의 출신성분이 ‘째포’라는 이유가 부담으로 작용하는 것으로 알려지고 있습니다. 하지만, 최근에는 고용희의 출신지가 일본이 아니라, 남조선이라는 주장도 제기되어 이러한 주장이 북한에 알려질 경우, 파장이 클 것으로 예상됩니다.
최근 탈북한 북한 주민들에 따르면 북한이 한때 고용희 우상화를 하다가 갑자기 중단한 것도 외부 언론이 보도하면서 북한사회에 퍼졌기 때문이라는 주장도 나오고 있는데요.
북한의 우상화도 외부 언론의 영향을 받는다는 사실, <북한은 어디로> 시간에 알아보겠습니다.
<더 팩트 녹취> (노인들 대화) 고용희는 목포에서 낳았어, 아, 고용희가 목포에서 낳았어? 역사는 솔직해야 되요. 거짓이 없어야 해.
이 녹음은2004년 작고한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의 친모 고용희의 출생지가 기존에 알려진 일본 오사카가 아니라 전라남도 목포시라고 보도한 남한 언론의 내용입니다.
지난해 12월 17일 남한의 ‘더 팩트’는 고용희 어머니의 조카며느리인 현모(92)씨로부터 고용희가 일본이 아니라 전라남도 목포시 유달산 근처에서 태어났다는 증언을 확보했다고 보도했습니다.
그동안 언론에는 고용희의 아버지 고경택은 1913년 태어나 16세 때에 일본으로 건너갔고, 고용희는 1952년 6월 오사카에서 태어났으며, 그의 가족은 1962년 ‘북송선’을 타고 북한으로 간 것으로 알려져왔습니다.
하지만, 고용희의 출생지가 일본이 아니라, 남한이라는 주장은 기존에 알려진 고용희의 ‘째포설’을 뒤집는 것으로 됩니다.
특히 김정은 국무위원장의 서울 답방과 한라산 방문 가능성이 제기되면서 고용희의 부친 고경택의 고향인 제주도가 부각되는 와중에 이러한 증언이 나와 주목을 받았습니다.
하지만, 그러나 더팩트는 이같은 증언을 확보했다면서도 증언을 한 할머니의 이름과 얼굴을 밝히지 않았습니다.
그동안 김정은 생모인 고용희에 대한 연구를 진행해온 남한의 세종연구소 정성장 연구기획본부장도 “할머니들이 증언하는 것을 보면, 상당히 신뢰 할 만한 것들이 있는 것 같다"며 더 팩트에 여지를 남겼습니다.
1952년 생으로 알려진 고용희의 일본 오사카 출생등록 시점이 1961년으로 되어 있기 때문에 그 9년의 공백 기간에 일본 출신이 아니라, 남한 출신일수도 있다는 가능성이 존재한다는 지적입니다.
이러한 주장이 사실일 경우, 김정은 국무위원장의 생모 우상화는 또 다른 변수를 맞게 됩니다. 출신성분을 중시하는 북한 체제 속성상, 김정은 위원장 생모 출생지가 남한이라는 것은 김정은 우상화에도 돌이킬 수 없는 흠집으로 된다는 분석이 나오고 있습니다.
북한은 이미 두차례나 고용희 우상화를 시도하다가 포기한 바 있습니다.
지난해 남한으로 탈북한 40대의 남성은 “2012년에 북한에서 고용희에 대한 우상화를 하다가 갑자기 중단했다”면서 그 이유로 남한 언론을 꼽았습니다.
40대 남성 녹취: 그 전까지만 해도 2010년까지만해도 주민들이 다 몰랐습니다. 한국 텔레비전, 라디오를 통해서 듣고, 사람들 속에서 많이 돌았습니다. 항간에 민심에 흉흉해지자, 그게 갑자기 없어졌습니다. 그래서 제 짐작인데, 북한이 선전을 자꾸 해야 거짓말로 될 것 같다는 생각에 그만둔 것 같습니다.
북한은 지금까지 고용희에 대한 우상화를 2차례에 거쳐 시도했습니다. 처음에는 2004년 경에 인민군대와 노동당 등 권력기관을 중심으로 시작했습니다. 하지만, 김정일 위원장이 “후계자 논의를 금지하라”는 지시를 내린 이후 중단됐습니다.
하지만, 2012년에는 사정이 달랐습니다. 김정은 집권 초기 고용희 우상화가 다시 시작됐지만, 결국 얼마후 또다시 중단됐습니다.
<북한 기록영화 ‘위대한 선군 조선 어머니’ 녹취> 고용희(김정은 생모) : 장군님과 함께 기쁨도 영광, 슬픔도 어쩌면 영광. 시련도 영광으로 생각하며 보내온 30년 세월을 돌아보면서..
그 이유는 남한 언론과 외부 방송을 통해 고용희 ‘째포설’이 북한 주민들에게 알려지게 되면서 북한의 선전이 거짓으로 드러나자, 중단한 것으로 보인다고 이 탈북 남성은 말했습니다.
이후 북한은 고용희의 묘를 대성산 일대에 크게 조성했지만, 일반인들에게는 공개하지 않고 있습니다.
<남한 언론 KBS 녹취> 평양 대성산 일대, 거대한 묘지가 눈에 들어옵니다. 가로 20미터, 새로 10미터 정도의 대리석으로 조성된 초호화 묘지입니다. 한 가운데에는 커다란 봉분이 자리잡았고 낮에도 조명이 켜져 있습니다. 영국 외교관이 2년 전 촬영한 김정은의 생모, 고용희 묘지입니다.
미국의 상업위성이 2015년 10월 26일에 촬영한 북한 평양시 대성산 일대에도 고용희의 무덤이 드러나있습니다.
미국 존스홉킨스대학 산하 한미연구소(SAIS)의 커티스 멜빈 연구원은 고용희의 무덤을 소개하면서, 지금까지 북한의 언론매체가 이곳을 소개하거나 북한 주민이 방문했다는 기록은 없다고 설명한 바 있습니다.
그는 북한이 이처럼 김정은 생모의 묘지를 호화롭게 조성하고도 일반에 공개하지 못하는 것은 출신 성분이 모든 것을 결정하는 북한 사회의 폐쇄성 때문이라고 지적했습니다.
북한 노동당 간부 출신 탈북 인사는 최근 자유아시아방송과의 전화인터뷰에서 “북한이 고용희에 대해 선전을 주저하는 것은 그가 째포출신이기 때문”이라면서 “북한은 내부적으로 째포를 간첩 취급했는데, 김정은의 생모가 째포라는 것이 알려지면 북한 권력층에도 큰 충격이 될 것”이라고 말했습니다.
북한은 지난 1959년부터 약 9만 3천여명의 재일교포들을 북한으로 데려가는 이른바 재일교포북송 사업을 진행했습니다.
재일교포 북송 사업은 당시 노동력과 재력을 필요로 했던 북한과 또 일본 정부로선 대부분 일본 강점기에 끌려와 불만을 가진 한국 사람들을 돌려보낼 필요가 있었던 이해관계가 맞아떨어진 결과였습니다.
더욱이 남북체제대결에서 재일교포를 흡수해 한국과의 체제 경쟁에서 앞서겠다는 북한 지도부의 의도도 작용했습니다. 하지만, 자본주의 사회에서 살던 재일동포 귀국자들이 체제가 다른 낯선 북한 사회에 적응하기 어려웠고, 대부분 이방인 취급을 당했습니다.
북한은 보위성이나 인민보안성 등 감시기관을 내세워 재일교포 출신들을 감시 해왔습니다. 더욱이 일본 정보기관과 연결된 정보원으로 취급당하기도 했습니다.
앞으로 고용희의 출생지가 남한 이라는 주장이 확인될 경우, 김정은의 남한 방문도 부담으로 작용할 전망입니다.
남한 정부는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의 서울 답방 시기를 3월 말께로 보고 준비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습니다.
청와대 관계자는 22일 “2차 북-미 정상회담이 예상대로 2월 말쯤 열릴 경우 김 위원장의 서울 답방은 일러야 3월 말이 될 것으로 본다”고 기자들에게 말한 것으로 알려졌습니다.
최근 남한에 나온 북한 군관 출신 남성은 “고용희가 남조선 출신이라는 사실이 북한 주민들 속에 퍼질 경우, 가뜩이나 흔들리는 김정은 위상에 큰 타격이 될 것”이라며 “보위성과 보안성을 동원해 이 소식이 알려지는 것을 막으려 할 것”이라고 지적했습니다.
<북한은 어디로> 오늘은 북한 김정은 국무위원장 생모인 고용희의 남한 출생설과 김정은 위원장의 서울 답방에 미칠 영향에 대해 알아보았습니다. 이상, rfa 자유아시아방송 정영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