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핵보다 위험한 북한의 생화학무기”

말레이시아 일간 뉴스트레이츠타임스에 실린 맹독성 화학물질로 살해된 김정남의 모습.
말레이시아 일간 뉴스트레이츠타임스에 실린 맹독성 화학물질로 살해된 김정남의 모습. (사진-연합뉴스 제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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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북한은 어디로> 진행에 정영입니다. 요즘 미국에서는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과 북한 김정은이 언제 어디서 만날 것인가가 주요 관심사가 되고 있습니다.

그것도 북한이 실제로 핵을 폐기할 의사가 있는지 없는지에 따라 정상회담이 성사될 수도 있다는 여론으로 바뀌고 있는데요,

만일 정상회담이 이뤄진다면, 북한의 화학무기 문제를 빼놓지 말아야 한다는 의견이 전문가들과 탈북민들 속에서 나오고 있습니다.

최근 미국 정부도 북한 김정은의 이복형 김정남이 화학무기에 의해 살해됐다고 공식 결론을 내렸고, 유엔은 북한과 시리아(수리아)간 화학무기 거래가 있다고 보고했습니다.

미북 정상회담 분위가 속에 고개를 둔 북한의 화학무기 사용과 밀거래는 북한에게는 불길한 여론일 수 밖에 없습니다.

그래서 오늘 <북한은 어디로> 시간에는 북한의 화학무기 생산 능력과 보유, 그리고 시리아간 화학무기 밀거래에 대해 알아보겠습니다.

<사운드 바이트> 미국 정부가 지난해 2월 김정남 피살사건과 관련해 "북한이 맹독성 화학물질로 김정남을 살해한 것'으로 결론 내렸습니다. 북한을 불량국가로 더욱 낙인찍어 북한을 압박하려는 메시지로 해석됩니다.

이 녹음은 지난 3월 2일 미 국무부가 북한이 화학무기로 김정남을 암살했다고 결론지었다는 언론 보도입니다.

바로 1년전 북한 공작원들의 사주를 받은 외국인 여성 2명은 말레이시아의 수도 국제공항에서 비행기 탑승권을 발매하려던 김정은의 이복형 김정남에게 달려들어 맹독성 신경가스인 ‘VX’를 얼굴에 발라 살해했습니다.

화학무기 사용은 국제법에 의해 엄격히 금지되어 있습니다. 1991년에 제정된 ‘생화학무기 통제와 생화학전쟁 배제법’ (Chemical and Biological Weapons Control and Warfare Elimination Act)에 따르면 생화학무기를 사용한 국가에 대해 미국은 대외 원조와 무기 판매, 금융 지원 등을 금지시키고 있습니다.

현재 북한과 시리아, 앙골라, 이집트, 남수단 공화국 등 5개국은 1997년에 발효된 ‘화학무기금지협약’(CWC)에 가입하지 않고 있기 때문에 화학 및 생물무기 생산과 은닉, 유통시키는 불법 국가들로 지목됐습니다.

특히 시리아(수리아)는 최근 화학무기로 수천명의 민간인을 살해해 국제적 공격 대상으로 되고 있습니다. 이에 관한 언론 보도를 들어보시겠습니다.

동영상 녹취 : 최근 유엔 보고서를 통해서 북한과 시리아가 군사적 동맹관계가 있을 수 있다는 정황이 속속 드러나고 있고요, 미국 뉴욕타임스를 통해서 까지 보도됐습니다.

아시겠지만, 시리아정권, 아사드 정권은 북한 김정은 정권과 굉장히 유사성이 있습니다. 일단 세습정권이고요, 민간인들, 반군 진영에 있는 민간인들을 잔인하게 학살하는 것으로 국제적인 비난을 많이 받았습니다. 지금나오는 것처럼 화학무기 같은 것들도 마구 사용했다는 의혹이 있는데, 그 화학무기와 관련한 자원과 기술을 북한이 지원했다는 정황이 속속들이 드러나고 있습니다.

현재 내전중에 있는 시리아의 아사드 정권은 반군을 향해 화학무기를 꺼리낌없이 사용하고 있습니다. 2013년에는 유독성 화학무기인 사린가스를 살포해 민간인1천300여명을 살해했습니다.

올해 들어서만 최소 7차례의 염소가스 공격을 저질렀다고 미국 언론은 보도했습니다. 뉴욕타임스는 지난달 27일 유엔 대북제재위원회 보고서를 인용해 시리아가 북한으로부터 화학무기와 탄도미사일 기술을 넘겨받았다고 집중 조명했습니다.

이 신문에 따르면 북한과 시리아는 2012년부터 5년동안 탄도미사일 부품과 화학무기 제조에 필요한 장비들을 거래했습니다.

이 때문에 국제사회는 북한의 화학무기 수출을 막기 위해 해상을 봉쇄하고 북한 화물을 검색해야 한다고 목소리를 높이고 있습니다.

그러면 북한의 화학무기 제조 능력과 화학무기 사용목적은 어디에 있을까요?

북한의 화학무기 원조는 리승기 박사로 알려집니다. 1905년 전라남도 담양에서 출생한 리승기는 일본 교토제국대학에서 화학을 전공한 뒤, 1939년 첫 비날론을 발명했습니다. 그후 서울대학교에서 교편을 잡고 활동하다 6.25 한국전쟁때 북한군을 따라 월북했습니다.

그후 리승기박사는 북한에서 최고의 지위를 누리면서 화학무기 개발에 동원됐다고 탈북민들은 증언했습니다.

함흥시가 고향인 남한의 NK지식인연대 김흥광 대표는 리승기 박사는 1980년대 부터는 북한에서 생화학무기와 탄저균과 같은 살인무기 개발에 동원됐다고 말했습니다.

김흥광대표 : 김일성의 끝없는 강요와 지어 공갈속에서 그는 끝내 생화학무기와 탄저균과 같은 생물무기 연구에 돌입하게 됩니다. 그 이후에 비날론의 질을 높이기 위한 연구가 약 20년 정도 진행되고, 80년부터 리승기의 연구는 전적으로 생화학무기와 생물무기 연구에 동원됐다는 사실을 밝힐 수 있습니다.

이승기 박사가1980년대에 함흥자연과학원 분원 원장으로 있으면서 북한의 생화학무기개발을 주도했다는 게 김 대표의 지적입니다. 북한에서도 이승기의 업적을 두고 의심을 품는 사람들이 적지 않다고 남한의 탈북자도 자유아시아방송에 말했습니다.

40대 탈북민: 리승기 박사가 죽을 때까지 이렇다 할 화학적 발명품이나 연구결과를 내놓은 것이 없습니다. 그러나 북한에서는 리승기 박사가 그 하나를 연구했다고 해서 내세울 인물은 아닌데, 그만큼 뭔가 큰 것을 해놓았기 때문이죠.

실제로 이승기는 김일성 훈장 수훈자, 화학분야의 최고 학위인 원사, 박사 칭호를 받고 북한 과학계의 거장으로 되었지만, 그가 발명한 제품은 비날론 외에 알려진 것이 아무것도 없다는 것입니다.

고위탈북민들에 따르면 북한은 화학무기 실험대상자로 정치범 수용소 수감자들을 이용하는 것으로 알려졌습니다.

현재 북한은 2,500톤-5,000톤 규모의 화학무기 및 화학작용제를 보유하고 있으며, 대부분 북한군에 실전배치한 것으로 나타났습니다.

한 북한군 출신 탈북민은 북한군마다 화학대대가 있으며, 이들은 화학무기의 보관 이동 관리 등을 맡아한다고 증언했습니다. 북한이 전쟁이 발생하면, 화학물질을 방사포나, 미사일 등에 장착시켜 남쪽을 향해 발사할 계획을 갖고 있다는 것입니다. 특히 남한은 북한 화학무기 사용의 직접적인 대상으로 되고 있습니다.

김흥광 NK지식인연대 대표의 말입니다.

김흥광 대표 : 핵이나 장거리 미사일보다 이 탄저균이 더 위험할 수 있습니다. 탄저균에 의해 어느날 영문도 모르게 호흡이 곤란하고, 페기능이 약해져서 감기처럼 시름시름 앓다가 며칠만에 사망한다. 그것이 서울시민의 절반이상, 탄저균을 맞은 80퍼센트가 사망한다고 하면 우리가 떠올린다고 하면 상상할 수 있겠습니까,

김 대표는 북한이 1990년대 이미 생화학무기 개발을 완성했고, 미사일뿐이나라 방사포에도 장착해 발사할 수 있다고 지적했습니다.

남한의 해양전략연구소 이춘근 박사는 한 인터넷 강의에서 미국이 북한과 시리아간 화학무기 거래를 예의 주시하고 있다고 지적했습니다.

이춘근 국제정치학 박사 : 2월 28일자 폭스 뉴스는 김정은이 최근 시리아 아사드 정권에 화학무기 50톤을 팔아먹었다고 보도했습니다. 그렇지 않아도 미국이 중동에 화학무기가 가고, 이스라엘이 위험해지고 있다고 걱정하고 있는데, 시리아와 북한이 연계되어 있다는 것은 (위험한 상황을 유발시킬 수 있다는) 이런겁니다.

미국은 화학무기 사용을 국제범죄로 보고 단호히 응징하고 있습니다. 미국 트럼프 대통령은 지난해 4월 화학무기를 사용해 민간인을 살해한 시리아 아사드 정권을 향해 59발의 토마호크 미사일을 발사해 공군기지를 파괴했습니다. 당시 시진핑 중국 국가 주석이 트럼프 대통령을 만나기 위해 미국을 방문했던 때입니다.

이처럼 미국은 화학무기 사용 저지를 위해 필요하면 군사공격도 단행할 수 있다는 선례를 남기게 되었습니다.

최근 시리아에서의 화학무기 사용을 규탄해 프랑스와 영국 등 미국의 동맹국들은 무력개입에 나설 수 있다고 경고하고 나섰습니다.

사태가 이렇게 번지자 북한은 시리아와 화학무기 거래가 없다고 발뺌했습니다. 최근 북한 외무성 미국연구소 공보실장은 “미국은 어용 나팔수들을 내세워 유엔 안전보장이사회 대조선제재위원회의 조사보고서에 우리가 시리아의 화학무기 제조에 협조했다는 억지 주장을 내돌리고 있다”고 비난했습니다.

계속하여 그는 “(북한에 대한)전면적인 해상봉쇄를 기어이 실현하는 동시에 시리아에 대한 군사적 간섭을 정당화해보려는 서푼짜리 술책에 불과하다”고 주장했습니다.

하지만, 북한은 화학무기에 의해 암살된 김정남 사건에 대해서는 철저히 입을 닫고 있습니다. 향후 미북 정상회담이 진행된다면, 미국이 북한의 화학무기 제조와 밀거래를 어떻게 다룰 지 주목되고 있습니다.

<북한은 어디로> 오늘 시간에는 북한의 화학무기 생산 능력과 보유, 그리고 시리아사이 화학무기 밀거래에 대해 알아보았습니다. 이상, RFA 자유아시아방송 정영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