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북한은 어디로> 진행에 정영입니다. 마이크 폼페이오 미국무장관이 5일부터 7일까지 북한을 방문해 구체적인 비핵화 과정을 논의할 것으로 알려졌습니다. 싱가포르 미북정상회담이 있은지 3주가 지나도록 북한에서 핵사찰 검증대상과 시간표가 나오지 않는 것과 관련해 미국 정계와 언론에서는 북한의 비핵화에 대한 진정성이 보이지 않으며, 과거처럼 지연전술에 매달리고 있다는 우려의 목소리가 나오고 있습니다.
이와 때를 같이해 북한 내부에 비핵화에 부정적인 강경파, 보수파가 있다는 주장이 나오고 있습니다. 과연 북한에 김정은 국무위원장의 의지에 대들만한 보수파 강경파가 존재하는지 오늘 <북한은 어디로> 시간에 알아보겠습니다.
<녹취: 미 백악관 대변인> 폼페이오 미국무장관이 다음 주말 북한을 방문하게 됩니다. 우리의 대화는 계속 될 것입니다.
이 녹음은 오는 5일부터 마이크 폼페이오 미국무장관이 세번째로 평양을 방문하게 된다는 미국 백악관 대변인 발표입니다.
이와 관련, 노동신문과 조선중앙통신을 비롯한 북한 관영매체들은 폼페이오 장관의 방북에 대해 일절보도하지 않고 있습니다.
전 세계를 대상으로 하는 미국의 외교수장이 세번째로 평양을 방문하는 것은 그만큼 북한의 비핵화를 미국이 중요하게 다루고 있음을 보여주는 것으로 풀이해볼 수 있습니다.
현재 대화를 중시하는 트럼프 미국 대통령의 의지에 따라 마이크 폼페이오 국무장관은 북한 핵문제의 평화적 해결을 위한 미국 실무팀을 진두지휘하고 있으며, 지난 6월 12일 싱가포르 미북정상회담을 이끌어낸 주역으로 알려졌습니다.
비록 CVID, 즉 완전하고 검증가능하며 되돌릴 수 없는 비핵화 문항이 미북정상회담 공동성명에는 빠졌지만, 미국은 여전히 북한의 핵시설을 임의로 검증할 수 있는 명단 제출과 언제까지 비핵화를 할 것인지를 북한 측에 강하게 요구하고 있습니다.
하지만, 북한이 싱가포르 회담 이후 3주가 넘도록 구체적인 답장이 나오지 않게 되자, 북한 내부에 비핵화 방법을 둘러싼 의견 갈등이 있지 않냐는 관측이 나오고 있습니다.
즉 김정은 위원장의 비핵화 의지에 제동을 거는 북한 내 보수파, 강경파가 있지 않냐는 그런 여러가지 해석이 나오고 있습니다.
북한의 강경파 발언에 불을 지핀 것은 김정은 국무위원장이 미국과 남한 측에 했다는 이른바 ‘강경파’ 발언에서 시작됐습니다. 존 볼턴 미국 백악관 국가안보회의(NSC) 보좌관은 1일(현지시각) 미국 '폭스뉴스 선데이' 인터뷰에서 김정은이 볼턴 보좌관에게 사진 촬영을 요청하면서 “내가 (북한에 있는) 나의 강경파들에게 당신이 그리 나쁜 사람이 아니라는 걸 보여줄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고 밝혔습니다.
존 볼턴 백악관 국가안보 보좌관은 북한에 ‘리비아식’ 비핵화 방식을 제시한 대표적인 강경파입니다.
미국과의 비핵화 협상 방법을 두고 반기를 두는 보수 강경파가 존재한다는 의미로, 그들로 인해 정책 결정에서 어려움이 있다는 고민을 표출했다는 분석입니다.
김정은 위원장은 지난 4월 27일 남북정상회담 때도 김영철 노동당 통일전선부장을 가리켜 "저 사람 때문에 안 되는 일이 많았다”고 발언한 것으로 전해집니다.
김영철 통일전선부장은 1990년대초부터 미국과 남한을 상대로 강온 협상술을 구사하는 정통 보수파라는 색채가 짙습니다.
또 미국과의 협상에 앞서 북한이 인민군 총정치국장, 인민무력부장, 총참모장 등 군부 3인방을 모두 교체한 것도 군부 강경파를 길들이기 위한 사전 작업이라는 분석이 한국언론에서 나온바 있습니다.
즉 김정은 위원장이 핵 포기를 결단하면 군부 내 강경파가 불만을 가질 수도 있어 사전에 '군부 강경파’들을 손봤다는 의미로 해석되었습니다.
하지만, 북한에 강경파 보수파가 존재하지 않는다고 고위 탈북인사들과 전문가들은 지적했습니다.
우선 김정은 집권 6년동안 군 고위간부들에 대한 대대적인 숙청을 단행하면서, 김정은의 뜻을 거부하는 보수 강경파가 존재하지 않는다는 것입니다.
김성민 자유북한방송 대표의 말입니다.
김성민대표 : 김정일때부터 정권 이양시기에 북한에 반발 요소 같은 것들이 있었지만, 싸그리 청산했다고 봅니다. 이런 군부에 무슨 매파가 있고, 무슨 강경파가 있습니까, 오로지 충성파 밖에는 없다고 봅니다.
김 대표는 “북한이 군 수뇌부 3인방을 모두 교체한 것은 싱가포르 정상회담을 앞두고 그나마 있을 수 있는 군부내 인맥을 끊어버리기 위한 사전 정리작업으로 볼 수 있다”고 지적했습니다.
박영식 인민무력부장과 김정각 총정치국장, 리명수 총참모장과 연결된 인맥을 끊어놓고, 그나마 있을 수 있는 소요를 차단하기 위한 정지작업이라는 겁니다.
김정은은 6년 집권기간 북한 인민무력부장은 6번이나 교체했습니다. 김일성 주석은 집권 46년동안 인민무력부장이 5명 교체했고, 김정일은 집권 17년동안 3명을 교체된 것에 비해 김정은은 1년에 한명 꼴로 교체한 셈이라고 한국 언론은 분석했습니다.
인민군 총참모장도 자주 교체됐습니다. 2012년 리영호 총참모장에서 현영철로, 김격식에서 리영길로 교체되었다가, 얼마전에는 리명수에서 다시 리영길로 바뀌었습니다.
게다가 인민군 총정치국은 지난해 말 노동당 조직지도부의 전면적인 검열을 받아 와해상태에 달했다고 미국 동부에 정착한 한 대북 소식통이 최근 자유아시아방송에 밝혔습니다.
소식통은 “지난해 10월 인민군 총정치국 간부 90여명이 처형 또는 강등, 혁명화 되는 최대 수난을 겪었다”면서 “최근 황병서가 간신히 복권되긴 했지만, 그가 몸담았던 총정치국은 완전 쑥대밭이 되었다”고 주장했습니다.
그에 따르면 금강개발총회사(KKG) 총사장 황영식을 비롯해 무역간부들과 결탁된 총정치국 간부 여러명이 처형되고, 수십명의 장령들이 위급, 좌급으로 강등되어 어렵고 힘든 전연 2군단과 5군단으로 좌천됐습니다.
이러한 내용은 지난해 한국 국가정보원이 발표한 북한군 총정치국 검열내용과 맥락이 비슷해보입니다.
<녹취: 김병기 더불어민주당 의원> 김원홍을 비롯한 총정치국 소속 정치장교들이 처벌받았다는 첩보가 입수돼 주시하고 있다고 했습니다.
북한 소식통에 따르면 미국의 전방위적인 압박으로 북한군에 대한 물자조달이 어려워지고, 군인들이 헐벗고 굶주리게 되면서 불만이 터져 나오기 시작했고, 김정은이 이를 군 총정치국의 책임으로 돌렸다는 게 소식통의 전언입니다.
결과 최룡해를 필두로 하는 노동당 조직지도부가 총정치국에 대한 전면 조사를 단행했고, 황병서는 혁명화 교육을 받고, ‘저승사자’로 악명을 떨쳤던 김원홍은 총정치국 조직부국장직에서 해임, 출당 철직된 것으로 알려졌습니다.
이 소식통은 “총정치국은 노동당으로 치면 인민군대 중앙당이라면서 이러한 중앙당이 초토화됐다는 것은 인민군이 무너졌다는 의미로 봐야 한다”고 말했습니다.
김정은 집권 6년동안 자신의 지지세력으로 물갈이를 완성한 시점에서, 김정은의 ‘강경보수파’ 발언은 미국의 비핵화 협상 압박을 피해가기 위한 면피술로 봐야 한다는 게 김성민 대표의 지적입니다.
김정은의 부친 김정일도 개성공단 부지를 놓고 “군부 강경파의 반대하고 있다”고 언급한 바 있습니다.
이와 관련해 1997년 한국으로 망명한 황장엽 전 노동당 비서는 “북한 군부에는 강경파와 온건파가 존재하지 않는다”고 자신의 ‘민주주의 강좌’에서 말했습니다.
황 전비서는 북한에서는 파벌형성을 경계하기 때문에 노동당과 군부에도 파벌이 절대로 존재하지 않으며, 북한 군부는 대남 전략을 세울 자유 없다고 강조했습니다.
북한군은 제의서를 지도자에게 올려보내 승인받고 집행할 뿐, 맘대로 했다가는 그냥 그대로 목이 날아나기 때문에 누구든 맘대로 할 수 없다고 황 비서는 강조했습니다.
미국 해군분석센터의 켄 고스 국제관계국장은 “김정은은 자신의 주변 주요 인물들 누구도 지나치게 힘을 키우지 못하도록 통제하는 전략을 사용해 왔다”고 지적했습니다.
<북한은 어디로> 오늘 시간에는 북한 내부에 김정은 국무위원장의 비핵화 의지에 대들만한 보수파 강경파가 존재하는지 알아보았습니다. 이상, RFA 자유아시아방송 정영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