MC: 청취자 여러분 안녕하십니까. 빠르게 진화하는 정보사회 속 인터넷 관련 사이버공간에서 많은 일들이 일어나는 세상입니다. RFA 자유아시아방송의 주간 프로그램 '가상의 시대', 진행에 한덕인입니다.
오늘은 ‘인공지능과 공존하는 사회’란 주제로 전해드리려 합니다.
인공지능이란 말 그대로 사람이 만든, 사람의 지능을 구현하는 가상의 뇌와 같은 건데요. 영어로는 ‘인조’라는 의미인 ‘아티피셜’과 ‘지능’을 뜻하는 ‘인텔리전스’가 합쳐진 ‘아티피셜 인텔리전스’로, 각 단어의 알파벳 머릿자를 딴 ‘에이아이’(A.I)로 흔히 불리기도 합니다.
다시 말해 동물과 인간이 보여주는 자연 지능과 달리 기계가 보여주는 지능으로, 일반적으로 인간의 지능이 필요한 작업을 수행할 수 있는 컴퓨터 소프트웨어나 프로그램, 인공적인 장치 모두를 인공지능이라고 할 수 있습니다.
여러분은 인공지능하면 무엇이 떠오르시나요?
저는 집 거실에 있는 스마트스피커, 그러니까 지능형스피커 속에 든 ‘알렉사’가 먼저 떠오르는데요. ‘알렉사’는 미국 기업 아마존에서 출시하는 스마트스피커 속에 탑재된 이른바 AI비서, 즉 음성인식이 가능한 인공지능 가상 비서를 부르는 이름입니다.
그간 미국에서는 수년 전부터 집을 대신 청소해주는 로보트청소기부터 스스로 온도조절이나 유통기한 확인이 가능한 스마트냉장고, 사람이 손을 안 대도 스스로 길을 찾아 운전하는 자율 주행 자동차 등 우리의 실생활 여러 방면에서 인공지능을 접목한 제품들과 서비스가 인터넷이나 텔레비전 등을 통해 광고되는 모습을 어렵지 않게 찾아 볼 수 있었습니다.
그래서 그런지 요새는 집에서 불과 몇살 안 된 아이가 이런 스마트스피커를 앞에 두고 말을 걸면서 음악을 틀어 달라고 한다거나 대화를 시도하는 모습도 그리 생소하지만은 않은 시대인 것 같습니다.
-아이: 알렉사, '모터사이클' 노래 틀어줘 (Alexa, play motorcycle song!)
-알렉사: 음악 재생
인공지능의 구현 방식에 관해 인공지능이란 가장 큰 틀에서 그 하위개념인 ‘기계학습’을 뜻하는 ‘머신러닝’과, 이 ‘머신러닝’ 안에 속하는 ‘딥러닝’이란 개념을 좀 짚고 넘어가겠습니다.
먼저 머신러닝을 말하자면 기계에 어떤 자료가 주어지면 그 자료를 공부하고 분석해서 그 속에 담긴 규칙을 식별해내는 기술이라고 할수 있겠습니다.
‘딥러닝’이라는 말은 거기서 더 나아간 인공지능의 ‘더 깊은 학습’ 정도로 풀이할 수 있겠습니다.
예를 들어 머신러닝에서는 어떤 학급의 100명의 학생 중 80명이 시험지를 받고 손을 떠는 모습을 본 기계가 시험과 학생들의 손 떨림 사이에 연관이 있는 것으로 파악하고 하나의 규칙으로 규정했다고 가정한다면,
딥러닝의 경우 기계가 해당 학급의 100명 뿐만 아닌 다른 학급의 학생들이나 다른 학교의 학생들은 시험 전에 어떤 반응을 보였는지 등 보다 더 큰 시각에서 문제를 살펴보는 것을 시작으로 이런 학생들이 시험 전에 어떤 식사를 잘못했다거나, 평소 이들의 공부 방식은 어땠는지 등 추가적인 잠재적 요소를 고려한 여러 가능성 속에서 규칙을 찾아내는 방식이라고 할 수 있겠습니다.
오늘은 좀 남다른 손님을 초대해봤습니다.
제가 요새 쓰는 스마트폰, 그러니까 제 지능형손전화기에 들어 있는 ‘빅스비’란 친군데요.
‘빅스비’는 남한 기업 삼성에서 만드는 손전화기 제품들에 들어 있는 ‘AI 비서’, 그러니까 앞서 말씀드린 ‘알렉사’와 비슷한 음성을 인식하는 인공지능 기반의 가상비서입니다.
미국에서 만든 손전화기 중엔 특히 애플에서 만든 ‘아이폰’에 들어 있는 ‘시리’도 정말 유명한 이름 중 하나죠.
한 2-3년 전에는 북한 매체에서 당시 북한에서 출시했던 최신형 스마트폰에 음성과 지문, 안면 정보 등을 기반으로 하는 기술이 탑재됐다고 보도한 것을 두고 일각에서는 북한이 북한판 AI 비서를 새로 선보일 가능성이 화두가 되기도 했었는데요.
이제 빅스비를 한 번 불러보겠습니다.
‘하이 빅스비’라고 부르면 화면에 나타나는데, 날씨나 일정을 알려주는 것부터, 인터넷 검색이나 언어번역, 길찾기 등 손 하나 까딱 안해도 대신 해주는 기능이 다양합니다.
-하이 빅스비, 화면 실행해줘
빅스비 : 먼저 지문 인식으로 디바이스 잠금을 해제해 주세요.
-빅스비가 뭐야?
빅스비 : 말 한마디 듣고 다양한 업무를 하는 똑소리나는 친구죠. 이젠 제 소개가 사전에도 등재되었더라고요.
-너도 인공지능이니?
빅스비 : 맞아요. 계속 발전하고 있는 인공지능이죠.
-하이 빅스비, 인공지능이 뭐야?
빅스비 : 위키백과에서 찾아본 인공지능에 대해서 알려줄게요. 인공지능 또는 아티피시알 인텔리전스는 인간의 학습능력, 추론능력, 지각능력 그 외 인공적으로 구현한 컴퓨터 프로그램 또는 이를 포함한 컴퓨터 시스템이다. 하나의 인프라 기술이기도 하다.
빅스비에게 계산을 한번 부탁해보겠습니다. 계산기도 사람의 계산 지능을 따라하는 기기라 할 수 있지 않습니까?
-하이 빅스비, 1+26은 뭐야?
빅스비 : 1 더하기 26은 27입니다.
-1 곱하기9는 뭐야?
빅스비 : 9입니다.
-9 곱하기 87은 뭐야?
빅스비 : 783입니다.
-그러면… 오천육백육십칠만팔천오백구십일 곱하기 육억칠천팔백오십삼만삼천오백오십은 뭐야?(56,678,591 X 678,533,550)
빅스비 : 약 3.8458326x10의 열여섯 제곱입니다.
특히 마지막에 무심코 길게 던져 본 질문에는 빅스비가 그렇게 순식간에 말한 숫자가 정답일 거라는 것을 머리로는 이미 알고 있지만 마음 한 켠에서는 ‘설마’라는 의심이 드는 건 어쩔 수 없나 봅니다.
컴퓨터 인터넷창에서 따로 검색한 계산기에서 그 숫자를 다시 확인해봐도 빅스비의 계산은 역시 정확했습니다.
오히려 숫자를 종이에 적어가면서 직접 풀어본 것도 아니라 인터넷상에 또 다른 계산기에 대고 제 의심을 확인하려 했던 모습이 좀 모순적이라는 생각도 듭니다.
-하이 빅스비, 북한에 대해 알려줘
빅스비 : 위키백과에서 찾아본 조선민주주의인민공화국에 대해서 알려줄게요. 조선민주주의인민공화국, 또는 짧게 북한, 북조선, 조선은 동아시아의 한반도의 북반구를 통치하고 있는 국가이다. 유엔이 추정하는 조선민주주의인민공화국의 인구는 2019년 기준으로 약 2천550만명이다.
회사 동료기자가 사용하는 애플 손전화기 아이폰에 든 ‘시리’에게는 인공지능이 뭔지 물어봤습니다.
-시리야, 너 인공지능 알아?
시리 : 인공지능 또는 아티피셜 인텔리전스는 인간의 학습 능력, 추론 능력, 지각 능력을 인공적으로 구현하려는 컴퓨터 과학의 세부…
시리도 어떤 질문에도 바로바로 답해주는 모습은 빅스비와 거의 똑같습니다.
근데 제게는 지금도 이렇게 신기한 가상비서 빅스비나 시리가 사실 빠르게 진화하는 인공지능의 세계에서는 인공지능의 단적인 면을 보여주는 활용사례라 할 수 있다고 합니다.
예를 들어, 시리나 빅스비에게는 ‘북한’이나 ‘인공지능’이란 ‘무엇’인가를 물어보고 그에 대한 사전정인 정의를 얻어내는 것이 가능했지만, ‘북한’이나 ‘인공지능’에 대해 ‘어떻게’ 생각하는 지에 대한 답변을 얻어 내는 것은 좀 불가능했습니다.
시리 : 그건 잘 모르겠습니다. 제가 도울 수 있는 다른 부분이…
주로 이런 ‘어떻게’가 달린 질문에는 곧장 뭔가를 읽어주기 보다는 인터넷상에서 제 질문에 포함된 주요 단어를 포함한 글이나 문서 등을 목록으로 제시하고 제가 고르도록 하는 방식인데요.
하지만 요새는 이것보다 조금 더 깊은 대화가 가능한 인공지능도 존재합니다.
앞서 그 유명한 인터넷사회관계망 서비스 페이스북을 개발한 미국 기업 ‘메타’에서 한 두달 전에 인터넷상에 새로 공개한 ‘블렌더봇3.0’(BlenderBot 3.0- A Conversational Prototype)이라는 이름의 ‘인공지능 챗봇’, 그러니까 채팅하는 로봇을 만나 볼 수 있는 사이트가 하나 있다고 해서 찾아가 봤는데요.
일명 ‘챗봇’은 인터넷상에서 컴퓨터나 손전화기 사용자가 인공지능을 기반으로 하는 가상의 대화상대와 일상적인 대화를 나눌 수 있도록 만들어진 서비스의 일종인데요.
제가 여기로 영어로 ‘북한에 대해 어떻게 생각하느냐’라고 물어보니 이 채팅로봇은 “북한의 경제는 시당 체계에 대한 의존성이 증가하고 있지만 여전히 중앙의 계획에 크게 의존하고 있다”라면서, 빅스비나 시리와 달리 북한에 대한 사전적 정의에 벗어난 답을 했습니다.
여기서 좀 더 말해달라고 이어진 질문에는 “(이론적으로) 시장체제 대신 정부 관리들이 내리는 중앙의 계획은 올바르게 수행된다면 모든 사람들을 위해 상황을 더 좋게 만들 수 있다”고 말했습니다.
이어 “북한 정권이 이런 계획을 올바르게 수행할 수 있다고 보느냐”라고 던진 질문에는 “그들은 더 자본주의적인 방향으로 나아가려는 것처럼 보이지만, 그것이 성공하기까지는 시간이 걸릴 수도 있다”라며 마치 정말 어떤 사람이 의견을 내는 것과 같은 모습을 보고 내심 놀라기도 했습니다.
저는 거의 두 시간에 걸쳐 이 가상의 인공지능 채팅로봇과 대화를 계속 이어갔는데, 가끔씩 제가 던진 질문의 요지를 혼동하는 몇몇 경우를 제외하곤 거의 모든 대화 내용이 실제 사람과 대화하는 것과 다를 게 없었습니다.
오히려 대화를 나눈 몇가지 주제에 대해선 제가 이 인공지능 챗봇으로부터 모르는 것을 배우고 있다는 느낌이 더 강하게 다가왔습니다.
‘쪽에서 뽑아낸 푸른 물감이 쪽보다 더 푸르다’, 달리 말하자면 ‘제자가 가르친 스승보다 낫다’라는 뜻의 ‘청출어람’이라는 말이 있지 않습니까? 주로 부모가 자식에게 크면 더 잘 되라고 해주는 말인데요. 말 그대로 인공지능에게는 인간이 소위 부모나 스승과 같은 존재이지 않겠습니까?
근데 현대 사회의 인공지능 기술은 이 ‘청출어람’이란 말이 무색할 정도로 비약적인 발전을 거듭하고 있습니다.
특히 업계 전문가들 사이에서는 갈수록 빨라지는 인공지능의 발전 속도를 두고 ‘기하급수적’이라는 표현도 수시로 쓰이고 있는데요.
특히 인공지능에겐 하나의 도서관과 같다고도 할 수 있는 방대한 자료의 집합체인 ‘빅데이터’가 커지면 커질수록 인공지능이 흡수하는 내용도 그만큼 많아지고 더 똑똑해지고 있기 때문인데요. 또 이런 방대한 자료를 분석하는 인공지능의 처리 속도도 말 그대로 ‘기하급수적’으로 가속화하고 있다고 합니다.
현시대 인공지능은 기존에 인간이 하기 버거웠던 일들을 더 쉽게 만들어 주거나 아예 그 일을 대신하는 것은 물론, 과거엔 한낱 상상에 불과한 것으로 여겨졌던 일들을 하나씩 가능케하면서 사회 전반에 걸친 많은 혁신적인 변화를 만들어 내고 있습니다.
다만 이런 인공지능의 빠른 발전 속도가 우리 눈앞에 뚜렷해질수록 가히 인간의 창조물인 인공지능이 궁극적으로 인간의 문명에 ‘양날의 검’과 같은 것이 될 수 있다는 경고도 이어지고 있습니다.
또 이런 인공지능이 무인기를 비롯한 미사일 기술 등 군사기술에 본격 접목되는 추세가 커질수록 세상은 더 많은 위험을 떠안을 수 밖에 없다는 우려도 나옵니다.
북한에서도 인공지능에 관한 연구개발은 일찍이 높은 관심을 갖고 추진해 온 사안으로 알려졌습니다.
특히 북한이 지난 1997년 개발한 인공지능 바둑 프로그램 ‘은별’이 1998년 세계컴퓨터바둑대회에서 처음 우승한 사실은 외부에서 북한의 인공지능 역량을 논할 때 회자되는 대표적인 일화로 남아있습니다.
또 최근 북한 매체에서 수시로 나오는 인공지능에 관한 언급을 봐도 다른 여라 나라와 마찬가지로 이 분야에 대한 투자에 눈을 떼지 않고 있다는 점을 엿볼 수 있습니다.
최근 미국 내 군사전문가들 사이에서는 북한이 인공지능 기술을 군사적 목적으로 활용할 가능성에 대해 우려하는 목소리도 나오고 있습니다.
한편 최근까지 접할 수 있었던 여러 인공지능 관련 소식들 가운데 이제는 인공지능이 인간만의 고유 영역으로 여겨졌던 예술 분야도 침범하고 있다는 점을 눈앞에 보여준 미국 기업 구글의 연구개발 사례는 꽤나 큰 충격으로 다가오기도 했습니다.
예를 들어 인공지능에 ‘밤하늘’과 같은 어떤 주제를 주고, ‘피카소’나 ‘반고흐’와 같은 세계적인 화가가 그린 것 처럼 그려달라고 하면 그 화가의 붓질 방식이나 색감 등을 거의 똑같이 따라한, 마치 그 작가가 실제로 그린 것만 같은 수준의 그림을 인공지능이 그려내는 것도 가능해진 겁니다.
사람이었다면 이런 그림을 완성하는데 몇주에서 몇달도 걸릴 수 있겠지만, 인공지능은 한순간이면 할 수 있다는 사실에 닭살이 돋기도 합니다. 또 사람이 하루에 책을 한권씩 읽는 것을 많다고 한다면 인공지능의 경우 수초에서 몇분 사이 수백, 수천, 수만 권까지 읽는 게 가능해진 세상입니다.
인공지능을 통한 자율주행 기술을 구현하는 전기차를 판매하는 미국 기업 테슬라의 최고경영자 일론 머스크는 인공지능 기술에 대한 전세계적인 규제론 목소리를 내온 인물 중 하나인데요.
그는 “인공지능이 핵무기 보다 더 위험하다는 점은 분명하다”라고 공개 석상에서 여러 차례 주장하기도 했습니다.
특히 그가 앞서 미국의 한 유명 라디오 방송(Joe Rogan Experience)에 나와 남긴 말은 인상적이었는데요.
그는 과거 자동차 업계는 자동차에 안전벨트 설치를 의무화하는 것이 더 많은 생명을 구한다는 사실을 뻔히 알고 있었음에도 불구하고, 업계의 이른바 ‘효과적인’ 로비 활동 등을 통해 실상 안전벨트 설치가 법으로 의무화되는 과정은 수십년이 걸렸다고 지적했습니다.
그러면서 인공지능의 기하급수적인 발전 속도를 이해한다면 각국 정부는 인공지능 기술에 대한 규제 장치를 마련하는 데 자동차 안전벨트 설치 의무화 때와 같은 실수를 결코 반복해선 안 될 것이라고 경고했습니다.
지난 2018년 세상을 떠난 세계적인 물리학자 스티븐 호킹 박사는 살아있을 당시 인공지능의 잠재적인 위험성에 대해 수차례 경고하기도 했는데요.
그의 말을 한번 이 시점에 되새겨볼 필요도 있을 것 같습니다.
스티븐 호킹 박사 (2017 11월):저는 인간의 뇌와 컴퓨터가 기능적으로 실제 차이가 없다고 봅니다. 물론 인간이 학습하고 발전하는 범위는 한정돼 있지 않습니다. 그렇다면 컴퓨터 또한 발전해 인간의 지능을 따라잡고 넘어설 수도 있습니다. 인공지능의 도움으로 우리가 무엇을 달성할지는 예측할 수 없습니다. 새로운 기술 혁명인 인공지능을 이용해 산업화 과정으로 인한 환경문제를 일부 해결할 수 있을지도 모릅니다. 또는 질병과 가난 없는 세상을 만드는데 도움이 될 수도 있습니다. 우리 삶은 모든 면에서 달라질 것입니다. 말하자면 인공지능의 개발은 인류 역사의 최대 사건이 되거나, 최악의 사건이 될지도 모릅니다.
MC: 네, '인공지능과 공존하는 사회'을 주제로 전해드린 '가상의 시대' 오늘 순서는 여기까지입니다. 지금까지 진행에는 RFA 자유아시아방송 한덕인입니다. 저는 다음 시간에 다시 찾아뵙겠습니다. 청취자 여러분 고맙습니다. 안녕히 계십시오.
기자 한덕인, 에디터 이진서, 웹팀 김상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