청취자 여러분 안녕하세요. 여기는 서울 <즐거운 나의 일터> 진행에 이승재입니다. 매주 이 시간에는 점점 더 세분화되고 다양해지고 있는 남한 사회의 직업을 살펴보고 있습니다. 전망 좋은 직업부터 탈북민들이 선호하는 직업 또 막 새롭게 생긴 직업까지 지금부터 여러분을 직업의 세계로 안내합니다. <즐거운 나의 일터>는 남북하나재단 취업지원센터 장인숙 선생과 함께합니다.
이승재: 장인숙 선생님 안녕하세요?
장인숙: 네. 안녕하세요.
이승재: 코로나19가 언제쯤 가라앉을까요? 각국의 의료진들 고생이 크겠어요.
장인숙: 그렇습니다. 저는 이 사태를 보며 의료진만큼이나 중요한 분들이 바로 '응급구조사' 라고 생각합니다. 환자가 발생하면 현장을 찾아가 긴박하게 병원에 이송하는데요. 감염이 우려되는 상황에서도 애쓰고 계시잖아요. 그래서 오늘 직업을 응급구조사로 정해봤습니다.
이승재: 네. 오늘은 응급구조사군요.
장인숙: 그렇습니다. 심장마비, 혹은 교통사고 등으로 부상을 입거나 그 외에 어떤 상황이든지 사람에게 위급한 일이 발생했을 때 찾아가 생명을 구하는 분들입니다.
이승재: 저는 그동안 응급구조사가 그 중차대한 역할에 비해 주목받지 못한다고 생각했거든요. 그래서 코로나 사태가 터져 TV로 이분들이 일하시는 것이 계속 비춰지니까 오히려 다행이라는 생각도 들었어요.
장인숙: 그렇습니다. 응급구조사를 잘 모르는 분들도 많죠. 응급구조사는 구조 신고가 들어오면 신속하게 현장에 출동해서 필요한 응급처치를 합니다. 환자의 상태를 자세하게 파악한 후 의사에게 바로 연락해서 내용을 전달하고요. 의사의 지시에 따라 병원으로 옮기는 차 안에서 2차 응급처치를 수행합니다. 병원에 도착해서는 응급처치 내용과 경과를 진료의사에게 바로 보고해서 빠른 치료가 이뤄지도록 돕습니다.
이승재: 그렇군요. 남한에서는 요즘 의사를 주제로 하는 드라마가 인기를 끌고 있는데요. 북한에서도 보신 분들이 있을지 모르겠어요. ‘낭만닥터 김사부’, ‘슬기로운 의사생활’ 이런 드라마요. 거기 보면 구급차에서 내려서 의사에게 환자를 인계할 때, 그 어려운 의학용어들을 줄줄 말하는 장면들이 자주 나오거든요. 그분들이 바로 응급구조사 맞죠?
장인숙: 맞습니다. 이렇게 촌각을 다투는 상황에서 생명을 구해야 하기 때문에 한치의 실수도 허용되지 않습니다. 그렇기 때문에 이분들은요. 긴급한 호출에 대비해서 구급차 내의 장비를 언제든지 사용할 수 있도록 수시로 점검하고, 이상이 있는 장비를 정비하거나 교체하고, 의료용품을 보충하는 업무도 놓치지 않아야 합니다.
이승재: ‘위급한 상황에서 생명을 구한다.’ 굉장히 가치 있지만 그만큼 긴장해야 하는 일일 겁니다. 제가 보니까요. 이분들 뭐 낮밤도 없고 장소, 날씨도 관계없이 사고가 일어났다 하면 바로 뛰어가더라고요. 환자를 들었다 놨다 육체적으로도 힘들어 보이고요. 그래서 사람들이 기피하는 직업 아닐까 생각해 봤는데…
장인숙: 무슨 말씀을요. 전혀 아닙니다. 응급구조사는 남한에서 인기가 많은 직업입니다. 매년 응급구조사 시험에 응시하는 사람 수가 지속적으로 증가하는 것이 이를 증명합니다. 응급구조사 시험 응시자는 매년 10%씩 증가해 왔는데요. 2010년에는 1,700여 명, 2014년에는 3,700여명, 2017년 이후에는 한해 4천 명 이상이 응시하고 있습니다.
이승재: 대체적으로 젊은 사람들은 힘든 일을 기피하려는 성향이 있어요. 하지만 이 일은 위험 부담도 있는 일이잖아요? 예를 들어 화재 현장에 달려가서 불 속에 뛰어들어야 하고요. 그런데 왜 그렇게 인기가 많을까요?
장인숙: 쉽게 말하면 응급구호가 필요한 일이 많아졌기 때문입니다. 선박이나 지하철 사고, 각종 생산 및 건설현장의 안전사고와 또 대형 교통사고가 발생하면서 안전에 대한 관심이 커지고 있고요. 여가 및 스포츠 활동도 늘어나면서 자연히 사고발생 위험도 커지고 있어요. 또 인구 고령화에 따른 독거노인들도 많아지고 있죠. 그래서 응급구조에 대한 필요 증가와 함께 안전전문인력을 점점 더 늘리고 있습니다.
이승재: 네. 노인 뿐 아니라 젊은 사람들의 경우도 1인가구가 증가하는 추세기 때문에 응급상황이 발생하면 위험하겠네요. 혼자 해결을 못할 테니까요.
장인숙: 그래서 응급상황 발생시에 대처하는 책임이 가정에서 사회로 바뀌어 가고 있습니다. 이렇게 응급구조사에 대한 사회적 필요성이 증가하기 때문에, 자격 취득 후에 취업 걱정이 없다는 것도 이 직업이 인기 있는 이유입니다.
이승재: 네. 일단 남한의 보건, 의료 관련 직업의 취업률이 높다는 건 알고 있는데 응급구조사도 그렇군요. 응급구조사들과 얘기해 보면 ‘보람 있다’는 표현을 많이 하세요.
장인숙: 응급구조사의 직업만족도는 약 70%를 차지합니다. 상위권에 속하는데요. 위기 현장에 출동하고 긴급상황에 대처해야 하니 위험할 수도 있지만 생명을 구하는 사명감과 사람을 돕는 보람이 있는 일이기에 만족도가 높다고 여겨집니다.
이승재: 지금은 코로나19로 응급구조사들이 바쁘게 일하시지만, 몇 년 전에는 남한에서 포항 지진도 있었고요. 각종 재해, 전염병, 재난 시에 응급구조사가 활약하시면서 TV인터뷰하시는 걸 종종 봤습니다. 제복 입은 모습이 멋있어 보이기도 하고요. 그럴 때마다 저 일은 어떻게 하는 건지 궁금하더라고요.
장인숙: 네. 그러시죠? 일단은 응급구조사 자격증을 따야 합니다. 응급구조사가 되기 위해선 2~3년제 전문대학이나 4년제 대학에서 응급구조학을 전공하거나, 대학을 가지 않는다면 응급구조사 양성기관이 있어요. 이런 곳에서 1년여 정도 공부를 해야 합니다. 대학에서 응급구조학과를 졸업하면 응급구조사 1급 시험을 볼 수 있고요. 그 외에 응급구조사 양성기관에서 교육을 받으면 응급구조사 2급시험을 볼 수 있는 자격이 주어집니다.
이승재: 저는 남한에서 가장 훌륭한 시스템 중 하나가 바로 119 구급대라고 보거든요. 저는 몇 차례 승강기에 갇히는 경험을 했는데 119구급대에 신고하니 정말 10분 안에 도착해서 구조해 주시더라고요.
장인숙: 남한의 응급구조시스템은 세계적으로 손꼽히는 수준입니다. 119로 전화만 하면 누구라도 신속한 도움을 받을 수 있습니다. 119구급대의 출동범위는 매우 폭이 넓습니다. 과거 119구급대는 화재 시에만 출동해서 불을 끄는 역할만 담당했던 적도 있었습니다. 하지만 지금은 화재, 재난, 사고 등 모든 위급한 상황에서 구급활동을 할 수 있습니다. 119구급대의 출동 시에는 반드시 응급구조사 1인 이상이 탑승하는 것이 법으로 규정되었습니다.
이승재: 듣다 보니 북한에도 갑자기 위급상황이 발생하면 어떻게 해결하는지 궁금하네요.
장인숙: 북한에도 우리 119과 같은 조직이 있기는 합니다. 인민보위부 소속으로 화재발생시에 110으로 전화하면 출동하는데요. 110은 화재진압 업무만 수행하고 있습니다. 탈북민들의 얘길 들어보면 북한은 응급치료 서비스가 매우 제한적이어서 사고를 당하거나 질병에 걸려도 병원으로 구급차를 불러 가는 것은 기대하기 어렵다고 말합니다. 남북간의 교류가 활성화되어, 세계적으로도 인정받은 남한의 응급의료시스템과 장비 등을 북한에도 전해줄 수 있었으면 좋겠습니다.
이승재: 북한에도 어서 좋은 시스템이 생기길 바라고요. 네 응급구조사, 이렇게 없어서는 안될 분들입니다. 선생님이 방금 119구급대에 대해 말씀해 주셨는데, 만약 응급구조사가 되면 119구급대 말고 또 어디서 일할 수 있을까요?
장인숙: 응급구조사가 되면 119구급대와 해양경찰청 구조대, 산림청의 산악구조요원, 법무부의 교정직 같은 국가기관에서 근무할 수 있고요. 또 종합병원, 대형병원 같은 의료기관의 응급실, 수술실에서도 근무할 수 있습니다. 또 민간기업으로 응급전문이송업체가 있는데요. 여기서도 일할 수 있습니다.
이승재: 지금 말씀하신 것은 공무원이나 병원, 아까도 제가 얘기했는데 제복을 입고 일하시는 분들이죠. 이런 곳 말고도 일반 회사에서도 응급구조사를 필요로 하죠?
장인숙: 그럼요. 안전에 대한 사회적 요구 수준이 높아지면서 응급구조사에 대한 수요도 다양한 분야로 확대되고 있습니다. 학교, 보건소, 민간기업 및 항공사 등의 의무실에서도 일할 수 있고 각종 행사장의 안전관리요원, 수영장 같은 운동 시설의 안전요원 그리고 응급처치 강사로도 일할 수 있습니다.
이승재: 네. ‘위급한 상황에서 생명을 구한다’ 그야말로 세상에서 가장 가치 있는 직업이 아닐까 생각합니다. <여기는 서울> 오늘은 여기까지 하겠습니다. 다음주에도 응급구조사에 대한 얘기 이어갈 텐데요. 어떤 사람이 이 일을 하면 좋을지, 장인숙 선생이 왜 탈북민에게 이 직업을 추천하는지 또 들어보죠. 장인숙 선생님 오늘도 수고하셨습니다.
장인숙: 네. 감사합니다.
이승재: 지금까지 <여기는 서울> 진행에 이승재였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