청취자 여러분 안녕하세요. 여기는 서울 <즐거운 나의 일터> 진행에 이승재입니다. 매주 이 시간에는 점점 더 세분화되고 다양해지고 있는 남한 사회의 직업을 살펴보고 있습니다. 전망 좋은 직업부터 탈북민들이 선호하는 직업 또 막 새롭게 생긴 직업까지 지금부터 여러분을 직업의 세계로 안내합니다. <즐거운 나의 일터>는 남북하나재단 취업지원센터 장인숙 선생과 함께합니다.
이승재: 장인숙 선생님 안녕하세요.
장인숙: 네. 안녕하세요.
이승재: 제가 탈북민들을 보니까 여성분들은 생활력도 강하시고 남한에서 할 수 있는 일도 많아 보이는데요. 오히려 남성분들이 직업 찾기를 어려워 하시더라고요.
장인숙: 그렇습니다. 보통 탈북민들이 자신이나 가족이 탈북할 때 비용을 갚아야 해서 바로 일을 시작해야 하는 경우가 많은데요. 아무래도 남한 사회에서 교육을 받지 못해 노동현장에서 몸 쓰는 일들을 주로 하십니다. 하지만 본인이 좋아서 하는 일이 아니라면 쉽게 그만 둘 수 밖에 없고요. 또 금세 몸이 망가져 힘들어 하세요. 그래서 오늘은 남성분들이 하기 좋은 기술 직업을 준비했습니다. 바로 용접을 하는 '용접원'입니다.
이승재: 아, 오늘 ‘용접원’이군요. 그래요. 인정받는 기술 하나만 제대로 가지고 있어도 이 사회에서 든든히 일어설 수 있겠죠. 오늘은 남성분들에게 유용한 정보가 되겠습니다.
장인숙: 물론 여성이라고 해서 용접을 못할 이유는 없습니다. 그래도 남성이 이 일에 더 많이 종사하고 있는데요. 한국의 용접원은 2017년 기준으로 6만 6천여 명으로 추정되는데 그중 남성이 96%를 차지한다고 합니다. 용접은 기계나 금속구조물 등을 제작하기 위해 두 개 이상의 물체를 접합부분 일부를 녹여 하나로 붙이는 작업을 말합니다. 용접원은 용접에 앞서서 도면 또는 작업지시서를 검토하고 용접 물체의 재료, 두께, 형태에 따라 용접 방법을 결정합니다. 용접 후에는 접합 부위의 이상 유무를 검사하고, 결함이 있을 경우에는 보수 용접을 수행합니다. 이렇게 일을 하는 것이죠.
이승재: 서로 다른 두 물체를 붙인다? 뭐 말은 쉬워 보이지만 이게 종이도 아니고요. 금속재료를 녹일 정도의 고온의 열과 강한 빛 속에서 하는 작업이라 위험할 것 같아요.
장인숙: 그렇습니다. 그래서 자신이 다룰 기계와 장비에 대한 전반적인 지식이 필요하고요. 도면과 작업지시서를 따라서 아주 정밀한 작업을 하는 경우가 많기 때문에 꼼꼼하고 섬세한 분들이 적합합니다.
이승재: 기술에도 다양한 종류가 있겠습니다만 제가 듣기로 이 용접 기술, 굉장히 대우가 좋다고 들었어요. 기술 인력에게 후하게 대하는 서양에서도 한국의 용접원들은 최고로 쳐준다고 하더라고요.
장인숙: 맞습니다. 용접원은 대체로 전체 직업의 평균보다 다소 높은 수준의 로임을 받습니다. 2018년 6월 기준으로 볼 때 월 평균임금이 3000달러가 넘고요. 같은 노동현장에서도 용접 기술자는 일반 노동자 보다 2배 이상 로임을 받는다고 합니다. 취업 경쟁이 심하지도 않고 고용도 안정적인 편이고요. 학력과 경력보다는 자격증과 기술력으로 인정받는 직업이기 때문에 탈북민들이 도전한다면 성공 가능성이 높다고 저는 생각합니다.
이승재: 저도 동의합니다. 기술하면 또 북한분들이거든요. 어, 용접 기술이 있다면 보통 노동현장에서 일을 하겠죠?
장인숙: 용접 관련 자격증을 소지하고 있다면 일자리 찾기는 어렵지 않습니다. 정부, 지방자치단체 등 기계분야 공무직으로 일할 수 있고요. 한국가스안전공사, 한국전기안전공사 등 공기업에서도 일할 수도 있고요.
이승재: 방금 말씀하신 분들은 용접 관련 자격증 외에, 공무원 시험을 또 봐야하는 분들이고요.
장인숙: 네. 또 이외 일반 기업 중에서는 일반 기계 제조업체, 철골건축업체, 선박건조업체, 자동차제작업체, 전기전자기기제조업체, 보일러제작업체, 항공기관련업체 등 산업 전반에 걸쳐 용접원을 필요로 합니다. 경력이 쌓이면 각 공정을 책임지는 조장이나 반장, 전체 공정을 감독하는 위치로 승진하게 되고요. 경영능력이 있다면, 소규모 금속제품제조업체 등을 직접 운영할 수도 있습니다.
이승재: 방금 말씀하신 분들은 직장에 속해서 로임을 받는 분들인데요. 저는 사실 이런게 더 땡겨요. 남한의 인터넷이 발달했기 때문에 요즘 손전화 앱을 통해서도 사람들이 일을 많이 하거든요. 만약 기업이나 가정에서 1회성의, 단순한 용접이 필요하다면 앱을 통해서 근처에 있는 용접원을 부를 수도 있어요. 만약 연세 드셨거나, 소일거리로 조금만 일하고 싶은 분들은 이런 방법도 좋을 것 같아요.
장인숙: 그렇습니다. 말씀하신 것처럼, 최근에는 다수 용접원들이 인터넷을 활용해서 서로 일자리 정보를 주고받으며 일하는 경우도 늘어났다고 하네요. 일당 금액의 차이, 작업 환경의 차이가 있을 뿐이지 용접원을 필요로 하는 곳은 정말 많습니다. 기술력이 높을 수록 좋은 작업 환경, 높은 일당을 받을 수 있겠죠?
이승재: 좋습니다. 다만… 요즘 코로나 문제로 전 산업이 다 침체기입니다만 그렇지 않더라도 남한의 조선산업 같은 경우는 계속 축소되고 있거든요. 또 여러 산업들이 자동화의 영향을 받아서 혹시 용접원의 일자리가 줄어드는 건 아닐까, 이런 의문도 가져봅니다.
장인숙: 네. 일단 용접은 기초산업에서 최첨단산업 분야에 이르기까지, 두루 사용되는 기술입니다. 용접원이 주로 활동하는 분야가 기계, 조선, 자동차산업분야여서 최근 침체기에 있는 이유로 용접원을 걱정하시는 분들이 많은데요. 하지만 용접은 뿌리기술로써 뿌리산업을 지탱하고 있어요.
이승재: 뿌리 기술이요?
장인숙: 뿌리기술은 용접, 주조, 금형 등 제조업 전반에 걸쳐 근간이 되는 기술로 남한에선 대통령령으로 규정된 기술입니다. 급변하는 환경 속에서 현재 기술경쟁력으로 한국 산업을 떠받치고 있는 주요분야가 바로 제조업인데요. 완제품을 만들기 위한 기초 부품을 생산하기 위해서는 ‘용접’이라는 ‘뿌리기술’이 꼭 필요합니다. 정부는 뿌리기술을 활용한 뿌리산업의 진흥과 첨단화를 위해 정책적으로 계속 노력하고 있기 때문에 용접원의 직업전망은 긍정적이라고 생각합니다. 다만 첨단기술의 발달에 따라 자기 개발에 대한 고민들은 계속 필요하다고 생각하고요.
이승재: 그동안 기술자는 남한사회에서 사회적인 권위가 낮았던 게 사실입니다. 아직도 그런 인식이 남아있고 이런 점은 개선되어야 한다고 생각하는데요. 아, 그런데 요즘 이 용접 기술은 대학 나온 사람들도 많이 한다면서요?
장인숙: 네. 한국도 기술인력에 대한 인식도 바뀌고 대우도 달라지고 있습니다. 용접원이 되기 위해선 보통 공업계열 고등학교에서 기계, 금속을 배우거나 혹은 대학에서 기계공학과, 재료금속공학과 등을 졸업하는 것이 유리합니다. 하지만 학교가 아니더라도 직업전문학교에서 국가로부터 교육비 지원과 훈련수당을 받으며 기술을 배울 수 있어요. 또 저희 남북하나재단에서도 탈북민들에게 교육비를 지원하고 있습니다.
이승재: 숙련공이 되기까지는 시간이 적지 않게 걸리겠지만… 기술은 정직하다고 하죠. 자신이 노력하기 나름입니다. 탈북민들에게 참 좋아보이네요.
장인숙: 용접이란 서로 다른 두 물체를 이어붙이는 일입니다. 성질이 같은 종류라면 쉽게 붙겠지만 물체의 종류와 특성이 다를수록, 경험과 기술이 축적된 용접원만이 붙일 수 있다고 합니다. 남과 북도 분단이 장기화되면서 많이 다른 길을 걸어왔는데요. 세계적으로 알아주는 한국의 용접기술로 분단된 남과 북도 이을 수 있었으면 좋겠습니다. 통일이 되면 남한에서 갈고 닦은 기술력을 북한에 이어 붙이시는 일을 하는 분들이 바로 우리 탈북민 용접원들이 아닐까요? 빨리 통일되어 우리 탈북민 용접원들의 활약을 보고 싶습니다.
이승재: 네. 저도 기대하겠습니다. 다음시간에는 남한에서 대학을 졸업한 용접원의 이야기와 용접원이 된 탈북민의 이야기를 자세히 들어보도록 하겠습니다. 장인숙 선생님 오늘도 고맙습니다.
장인숙: 네 감사합니다.
이승재: 지금까지 여기는 서울 진행에 이승재였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