청취자 여러분 안녕하세요. 여기는 서울 <즐거운 나의 일터> 진행에 이승재입니다. 매주 이 시간에는 점점 더 세분화되고 다양해지고 있는 남한 사회의 직업을 살펴보고 있습니다. 전망 좋은 직업부터 탈북민들이 선호하는 직업 또 막 새롭게 생긴 직업까지 지금부터 여러분을 직업의 세계로 안내합니다. <즐거운 나의 일터>는 남북하나재단 취업지원센터 장인숙 선생과 함께합니다.
(INS, 카센터)
“시동 걸어봐요” “오케이! 스탑!”
“확인해보니 점화 계통에 문제가 있어요. 배선 쪽에서 전기가 샜어요. 그래서 차가 덜덜 떨리는 거네요. 고객님, 이제 수리 끝났습니다”
이승재: 장인숙 선생님 안녕하세요.
장인숙: 네. 안녕하세요.
이승재: 방금 자동차를 수리하는 곳, 남한에서는 ‘카센타’라고 부르는데요. 현장의 소리를 들어봤습니다. 목소리만 들어도 친절하시네요.
장인숙: 네. 요즘은 자동차를 수리하는 ‘자동차 정비원’도 친절해야지 더 많은 고객들을 모을 수 있다고 합니다. 저도 자동차 수리점에 가끔 가는데 가면 그렇게 친절할 수가 없더라고요.
이승재: 좋네요. 지난주에 이어서 오늘도 ‘자동차 정비원’ 이야기를 이어갑니다. 북한은 보통 운전하는 분들이 직접 차를 수리하는 경우가 대부분이지만 남한에서는 자동차 수리, 자동차 정비는 전문가의 영역입니다. 방금처럼 자동차 수리 업체가 따로 있고요. 거기서 자동차 정비원들이 차를 고치죠.
장인숙: 그렇습니다. 한국은 지금, 등록된 차량만 해도 2,360만대를 넘어섰습니다. 요즘은 한 가정 당 2대 이상 차를 가지기도 해서 자동차 정비원은 앞으로도 꼭 필요한 직업일 것 같아요.
이승재: 가만 보면 탈북민들 특히 남성 분들은 차를 참 좋아하는 것 같아요. 지난주에도 말씀드렸지만, 남한에 와서 바로 차부터 사는 분들이 꽤 있거든요.
장인숙: 북한은 자동차가 희소하기 때문에 자동차를 소유하는 것이나 운행하는 것 또한 특권과 권력을 상징합니다. 북한 분들에게 자동차 운전은 동경의 대상이죠. 남한에 온 탈북민 중에 버스운전사가 되고 싶다거나… 남한에 정착하자마자 자동차를 제일 먼저 구입하는 분들을 많이 볼 수 있습니다. 아마도 특권층만 누릴 수 있었던 것에 대한 보상심리라고도 생각됩니다.
이승재: 그렇군요. 지난주 내용을 간단히 정리하면 자동차 정비원… ‘되기는 쉬운데 잘 되기는 어렵다’ 이런 얘길 했어요.
장인숙: 네. 자동차 정비원이 되는 길은 다양합니다. 대학에서 공부하는 방법도 있고요. 자동차 정비를 가르치는 사설학원이나, 직업훈련기관에서 나이와 학력에 상관없이 배울 수도 있어요. 또 자동차회사에 보조로 취직해서 정비기술을 배워도 됩니다. 다만 어떤 길로 가더라도 자동차정비기능사 자격시험을 봐야 하는데요. 이 자격증을 취득하려면 평균 6개월에서 2년 정도 걸린다고 말씀드렸습니다.
이승재: 자격을 갖추는 것이야 짧은 시간에도 가능하지만 정말 실력있는 정비원이 되려면 개인의 경험이나 실력을 출중하게 갖춰야 할 겁니다. 저도 차가 고장나서 수리점을 가보면 어떨 때는 정비원이 그 원인도 잘 파악 못하는 경우들이 종종 있었거든요.
장인숙: 네. 그렇죠. 그래서 오래, 꾸준히, 계속 연구하고 경험을 쌓아야 하는 일입니다. 그래서인지 빨리 직업을 구하려 하는 탈북민들에겐 좀 인기가 없기도 합니다. 하지만 이 일은 천천히 꾸준히 잘 해두면 나이가 많아서도 일을 할 수 있습니다. 탈북민에겐 정말 안정적인 선택일 수 있다고 생각합니다.
이승재: 맞습니다. 기술은 쌓일 수록 값어치가 더 올라가는 것일 테니까요. 네. 그럼 여기서 자동차 정비원들의 얘기를 들어보죠. 이분들이 생각하는 나의 직업, 어떤지 한번 들어보겠습니다.
인터뷰 (1) : 지금은 타이어 고치는 것 같은 경정비 부터 시작하고 있는데요. 조금씩 어려운 것으로 들어가고 있어요. 솔직히 힘들지만, 스스로 고치면 정말 뿌듯하더라고요.
인터뷰 (2) : 정비사는 정비지침서를 따라 차를 빠르게 수리해 주는 사람이요. 어느 나라든지 자동차에 대한 정비지침서는 있는데요. 미국이나 유럽에 가면 정비지침서를 보고 스스로 집에서 고치는 경우도 많아요. 하지만 그렇게 하면 시간도 많이 걸리고 차를 고치는데 필요한 특수공구들도 구하기 힘들죠. 비용도 더 많이 들어요. 그 일을 대신해드리는 사람이 정비사예요.
인터뷰 (3) : ‘내가 정말 이 기술을 배우겠다, 정말 정비 일에 발을 들여놓고 싶다’ 생각이 들면 무조건 카센터에서 2~3년은 배우세요. 내가 배운 기술은 돈으로 결코 평가할 수 없거든요. 선배님들이 좋은 장비가지고 잘 가르쳐 주실 거에요.
이승재: 선생님 말씀처럼 기술력을 쌓기까지 인내의 시간이 좀 필요할 것 같네요. 게다가 자동차 수가 많은 만큼 정비소 수도 생각보다 많더라고요. 인터넷으로 검색해보면 집이나 회사에서 멀지 않은 곳에 정비소들이 꽤 있거든요.
장인숙: 맞습니다. 이번에 저도 찾아보면서 놀랐는데요. 모든 수리가 가능한 1급 정비소만 전국에 3,000여 곳이 있고요. 기타 정비소를 포함한 남한의 모든 자동차 정비소는 무려 20,000군데가 넘더라고요. 그래서 자동차 정비를 잘 하는 사람들은 계속 공부를 하시는 것 같아요.
인터뷰 (4) : 요새 자동차들은 육안으로 보고 소리 듣고 정비하는 것으로만은 부족해요. 모든 게 컴퓨터화되어 있기 때문에, 센서와 배선, 릴레이와 관련된 여러 장치들이 어떻게 연결되어 있는지 알아야 하거든요. 각 차마다 다른 이 내용을 잘 공부하고 분석한 후에 차를 점검해야지 원인을 잡을 수 있습니다.
이승재: 방금 말씀하신 분은 요즘 차들이 컴퓨터화 되어있다는 말씀을 하셨어요. 생각해보니까 요즘 새로 나온 차들은 인공지능으로 운전을 알아서 하는 자율주행 기능도 생겼잖아요. 정비원의 분야는 아니겠지만 연료도 기름이 아니라 전기나 수소로 가는 차도 나오고 있고 공부할 게 진짜 많긴 하겠어요.
장인숙: 맞습니다. 남한의 한 자동차시장조사업체에 따르면 2019년 600만대 정도였던 세계 전기차시장 규모는 2020년 850만대로 커지고 2030년까지 연평균 19% 성장할 것으로 전망된다고 합니다. 전기자동차는 매연을 발생시키지 않기 때문에 한국뿐 아니라 여러 나라에서, 전기차 구매자들에게 정보 보조금을 지원해주면서 사용을 장려하고 있는 분위기입니다.
이승재: 맞아요. 그런데 이런 전기차는 기존에 저희가 알고 있는 내연 기관 자동차와는 전혀 다르단 말이에요. 기존 차들이 엔진을 중심으로 돌아간다면 전기자동차는 300V 이상의 고전압 배터리가 주동력원이기 때문에 기본적인 정비 방식이 다를 것 같아요. 자동차 정비원들에게는 이게 좋은 소식인가요. 아쉬운 소식인가요?
장인숙: 네. 맞습니다. 전기자동차의 성장으로, 기존의 자동차를 정비하는 분들이 일자리를 잃을 수도 있다는 말들이 있는 것도 사실입니다. 하지만 전문가들이 진단하는 바로는 전 세계 차들이 전기차, 수소차로 넘어가려면 지금보다 15년 이상은 걸릴 것이라는 진단이 있어요. 더구나 정비원들이 엔진만 수리하는 건 아니니까요. 그래도 새로운 변화에 맞게 이 직업에 관심있는 분들은 앞으로 커갈 전기차 시장에 눈을 돌려본다면 큰 성장이 있을 것입니다.
이승재: 네. 그렇군요. 지난주에 이어서 자동차 정비원에 대해 알아봤습니다. 블루오션이란 말이 있습니다. 영어 단어인데요. 그대로 해석하면 ‘푸른 바다’이지만, 또 다른 의미로는 넓은 바다처럼 현재 잘 알려져 있지 않아 경쟁자가 없는 유망한 시장을 이르는 뜻이기도 합니다. 많은 경험을 통해 시행착오를 겪어야 하는, 어려운 일이지만 어쩌면 계속 변화하는 자동차 시장에서 이 일은 직업을 찾는 누군가에게 블루오션이 될 수 있지 않을까요? 지금까지 <여기는 서울> 진행에 이승재였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