보육교사 (1)

0:00 / 0:00

청취자 여러분 안녕하세요. 여기는 서울 <즐거운 나의 일터> 진행에 이승재입니다. 매주 이 시간에는 점점 더 세분화되고 다양해지고 있는 남한 사회의 직업을 살펴보고 있는데요. 전망 좋은 직업부터 탈북민들이 선호하는 직업 또 막 새롭게 생긴 직업까지 지금부터 여러분을 직업의 세계로 안내합니다. <즐거운 나의 일터>는 남북하나재단 취업지원센터 장인숙 선생과 함께합니다.

이승재: 장인숙 선생님 안녕하세요.

장인숙: 네. 안녕하세요.

이승재: 신종코로나바이러스, 코로나19라고 하죠. 세계적으로도 그렇고 한국에서도 코로나19의 확산으로 불안감이 커지고 있습니다. 크고 작은 모임이나 행사들도 다 취소되고 있고요. 지금 초, 중, 고 대학교에서는 개학이 3주나 연기됐는데요. 이런 일은 처음 보네요.

장인숙: 그렇습니다. 그래서 부모들 한숨이 늘었습니다. 요즘 젊은 부부들은 맞벌이를 많이 하잖아요? 그러다 보니 아이를 맡길 곳이 없는 거예요. 저희 회사도 이 문제를 고민하는 분들이 많습니다. 그래서요. 오늘은 제가 보육교사라는 직업을 준비해 봤습니다.

이승재: 코로나사태가 아니어도 평소 아이를 어디에 맡길 것인지는 부모에게 있어 심사숙고할 문제입니다. 제가 어릴 때만 해도 아이 돌보는 곳은 예닐곱살에 다니는 유치원이 전부였는데 요즘은 돌이 안된 아이도 ‘어린이집’이란 곳을 다녀요. 보육교사가 이런 어린이집에서 일하는 분들이죠?

장인숙: 맞습니다. 보육교사는 공공 또는 사설 어린이집과 그 외 탁아기관에서 영유아의 양육을 담당하는 분들입니다. 어린이집은 태어나서부터 초등학교에 들어가기 전까지 다닐 수 있는데요. 보육교사는 영유아의 신체적, 사회적, 정서적, 지적 발달이 균형적으로 이뤄지도록 교육방법을 연구하고 또 적용하는, 바로 선생님들인 거죠.

이승재: 북한에는 보육원이 있잖아요. 이 직업이 인기도 많다고 들었고요. 남한의 보육교사가 북한의 보육원과 비슷하다고 이해하면 될까요?

장인숙: 네. 비슷합니다. 다만 남한에선 보육교사들이 정치사상교양 즉 이데올로기 교육을 하지는 않아요. 또 다른 차이가 있다면… 이건 남한의 어린이집과 북한의 탁아소의 차이인데요. 북한 탁아소엔 일하는 엄마들이 아이를 맡기지만, 남한은 엄마가 직장을 다니지 않아도 아이를 어린이집에 보내는 경우가 많다는 점, 그런 차이가 있다고 보시면 되겠습니다.

이승재: 그렇습니다. 남한은 만3세, 유치원에 가기 전에는 부모가 자율적으로 어린이집에 보내기도 하는데, 요즘은 맞벌이 부부가 많아서 어린이집에 안 가는 경우가 없을 정도입니다. 또 맞벌이가 아니어도 국가에서 보육료를 지원해주니까 부담없이 아이를 어린이집에 보내는 경우도 상당수더라고요.

장인숙: 네. 그렇습니다. 요즘 어린이집은 아이가 성장해가는 과정에 필수코스처럼 자리 잡아가고 있습니다. 국가에선 가정의 양육부담을 덜어주기 위해 영유아 보육료를 지원하는데요. 보육료는 초등학교 입학 전의 아동에게 연령에 따라, 또 이용하는 보육시간에 따라 차등 적용되고 있습니다.

이승재: 그렇다면 저는 이런 어린이집에서 일하는 보육교사의 필요도 앞으로 더 커지지 않을까 싶어요. 부모들이 이용을 많이 하니까요.

장인숙: 네. 이러한 사회적 분위기 속에 전국 어린이집이 최근 몇년 사이 급격하게 증가했습니다. 제가 조사해보니 한국사회엔 지금 4만여 개의 어린이집과 30만명 정도의 보육교사가 있는데요. 그렇다면 어린이집 1곳에 7~8명 정도 교사가 근무한다는 얘기입니다. 보육교사 1인이 돌볼 수 있는 아이 수는 돌 이하의 경우는 3명, 돌부터 만2세까지는 7명, 만2세부터 만3세까지는 15명, 만3세 이상의 미취학 유아는 20명으로 구성됩니다.

이승재: 그렇군요. 직장에 다니다보면 어린이집에 아이를 맡겨놓은 부모들이 아이를 데리러 가야 해서 퇴근시간마다 전전긍긍하는 모습을 많이 봤어요. 밤에 어린이집이 열지는 않는 걸로 아는데, 이 보육교사들은 근무를 어떻게 하나요?

장인숙: 네. 어린이집은 부모의 출근시간에 맞춰야 하니까 일찍 업무를 시작합니다. 대부분 직장인 근무시간이 오전 9시부터 오후 6시까지 잖아요. 이에 맞춰 어린이집은 오전 7시 30분부터 오후 7시 30분까지 운영합니다. 하지만 야근을 하는 부모들이 있기 때문에 일부 어린이집은 저녁 늦게까지 아이를 돌봐주기도 합니다. 이중 보육교사들은 평균적으로 8시간 정도 근무합니다.

이승재: 네. 일찍 나오면 일찍 퇴근을 하는 것이고요. 늦게 출근하면 늦게 집에 가는 것이고요.

장인숙: 맞습니다. 또 부모들은 자기 상황에 따라 시간을 정해서 아이를 맡길 수 있습니다. 집에 돌봐줄 가족이 있는 아이들은 아침에 어린이집에 나왔다가 3시쯤 집으로 돌아가고, 그렇지 않으면 부모의 퇴근시간까지 어린이집에서 보내죠.

이승재: 그렇군요. 예전에 제가 이런 탁아기관에서 아르바이트를 한 적이 있는데, 아이들을 데리고 놀아보니 정말 정신이 없더라고요. 이처럼 보육교사들 정말 바쁘겠죠?

장인숙: 그럼요. 쉬운 일이라고 생각하시면 안됩니다. 보육교사의 역할은 정말 다양합니다. 첫째는 먹이고, 재우고 씻기는 등 기본적인 생활관리를 담당합니다. 일정한 시간에 식사, 간식을 먹이고 수면과 휴식을 취할 수 있도록 돌보는 일, 이것이 바로 아이들이 몸과 맘이 건강하게 자랄 수 있도록 돕는 일이죠.

이승재: 가장 기본적인 일, 그야말로 아이 돌보는 일이네요. 그런데요. 아이를 돌보는 건 물론 힘든 일이지만 기저귀 갈고 우유먹이고 이런 일은 사실 저도 하거든요. 그런데 저 같은 사람이 보육교사를 하면 안되는 거잖아요. (웃음)

장인숙: 그렇죠. 보육교사는 돌보는 것 뿐 아니라 교육을 하는 일입니다. 아이 발달 수준에 따라서 인사하는 법을 가르치기도 하고, 물건 정리하는 습관을 키워주고, 바른 말 고운 말 사용하는 방법도 알려주고, 친구와 어울려 노는 법 등 다양한 것을 가르칩니다.

이승재: 네. 예의를 가르치는 일, 교육을 하고…

장인숙: 다음은 놀이입니다. 다양한 도구를 활용해 집단 놀이를 하면서 신체와 지능발달이 고르게 이뤄지도록 지도합니다. 이런 놀이 외에 아이들이 예방접종은 잘 받고 있는 지, 아픈 곳은 없는 지 기본적인 건강상태도 관리하죠.

이승재: 저희 회사 직원 한분을 보니까 점심시간이나 오후에 꼭 한 번씩 보육교사들에게 휴대폰 문자메시지를 받더라고요.

장인숙: 네. 그렇습니다. 보육교사는 아이가 어린이집에서 어떻게 생활하는지 관찰기록과 당일 교육내용을 자세하게 정리해서 부모에게 매일 제공합니다. 밥은 잘 먹었는지, 친구와 싸우지는 않는지, 아이의 장점은 무엇인지, 이렇게 아동의 보육상태를 부모들과 상담하는 것도 보육교사의 중요한 역할입니다. 보육활동 외에도 보육교사분들은 할 일이 많습니다. 연간, 월간, 주간 보육 계획을 수립하고 좀 더 효과적으로 교육을 할 수 있도록 아이들의 흥미를 유발할 교재교구를 직접 제작하는 일, 이런 것도 보육교사가 직접 담당하고 있습니다.

이승재: 이 일이 종일 사람을 대하는 일이고, 또 말 못하는 아이들을 대하는 일이잖아요. 모든 일이 다 그렇겠지만 이 일은 더욱 본인이 좋아해야 할 것 같습니다. 적성에 안맞는 분들이 일하다가 크고 작은 실수를 하시기도 하고, 가끔 뉴스에 종종 그런 소식들이 들리더라고요.

장인숙: 맞습니다. 이 일은 기본적으로 아이를 좋아하는 분들에게 적합한 일입니다. 또 돌봄과 교육을 동시에 제공하기에 아이의 눈높이에서 바라보고 가르칠 수 있는 능력이 요구됩니다. 뿐만 아니라 부모들과는 자녀의 성장 발달에 대한 상담과 대화의 시간이 늘 있기 때문에 원만한 대인관계와 사교성도 필요하죠.

이승재: 생각보다 하는 일도 많고 아이를 그냥 잘 보기만 한다고 되는 게 아니네요. 우리 탈북민들이 도전해 보기에도 무리가 없을까요?

장인숙: 탈북여성들은 누구보다 자녀에 대한 교육열이 강하고 자녀를 위해 기꺼이 희생을 감수하려는 모성본능이 강합니다. 최근 탈북민들의 탈북 동기를 살펴보면 자녀에게 더 나은 삶, 교육 기회를 주고 싶어서라는 응답 비중이 점차 증가하고 있습니다. 이러한 탈북여성들은 보육교사에 가장 적합할 것으로 생각되고요. 실제 남북하나재단을 통해서 보육교사로 취업하시는 분들도 점차 증가하고 있는 추세입니다.

이승재: 네. 그렇군요. 벌써 방송 마칠 시간이 다 되었습니다. 다음시간에는 좀 더 구체적으로 이 일에 대해 알아볼 텐데요. 보육교사로 일하고 계시는 탈북민에게 어떻게 이 일을 시작하셨는지, 힘든 일은 없는지, 이 일이 과연 탈북민들에게 추천할만한 직업인지 더 자세히 들어보겠습니다. 장인숙 선생님 오늘도 감사합니다.

장인숙: 네. 감사합니다.

이승재: 제 주변을 보니까 살면서 좋은 선생님 한 사람만 제대로 만나도 그 사람의 인생이 달라지더라고요. 어쩌면 누군가의 첫 선생님이 될지 모르는 보육교사, 가치있고 정말 훌륭한 일이 아닐까 생각합니다. 지금까지 <여기는 서울> 진행에 이승재였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