보험설계사 (2)

청취자 여러분 안녕하세요. 여기는 서울 <즐거운 나의 일터> 진행에 이승재입니다. 매주 이 시간에는 점점 더 세분화되고 다양해지고 있는 남한 사회의 직업을 살펴보고 있는데요. 전망좋은 직업부터 탈북민들이 선호하는 직업 또 막 새롭게 생긴 직업까지 지금부터 여러분을 직업의 세계로 안내합니다. <즐거운 나의 일터>는 남북하나재단 취업지원센터 장인숙 선생과 함께합니다.

이승재: 장인숙 선생님 안녕하세요.

장인숙: 네. 안녕하세요.

이승재: 지난주에 이어 오늘도 보험설계사에 대해 알아봅니다. 직업 이야기에 앞서 보험제도에 대해 말씀드려야겠네요. 청취자 분들께는 조금 생소할 수도 있을 것 같아요.

장인숙: 네. 보험이란 미래의 예측할 수 없는 재난이나 사고를 대비해서, 지금 가지고 있는 여유자금을 미리 투자해 놓는 것이고요. 혹 사고가 난다면 그때에 보상을 받는 제도입니다.

이승재: 그렇죠. 저도 몸이 아플 때를 대비해서 매달 70달러 정도 보험료를 내고 있습니다. 20년을 내야 하는데 지금 9년정도 지났어요. 이렇게 꾸준히 보험료를 내면 제가 80세가 될 때까지 병원에 입원하거나 수술을 받거나 할 때에 병원비를 내지 않아도 될 만큼 보험금을 받을 수 있습니다.

장인숙: 그렇습니다. 방금 ‘몸이 아플 때’를 말씀해 주셨는데요. 그 외에도 다양한 경우를 대비해 보험에 가입할 수 있습니다. 암에 걸렸을 때, 갑자기 사망했을 때, 또 화재가 났을 때라던가 자동차 사고가 났을 때… 개인은 물론이거니와 기업들도 보험에 가입할 수 있습니다.

이승재: 방금 말씀하신 것들은 아주 일반적인 것들이고 요즘은 신기한 보험도 많아요. 그렇죠?

장인숙: 영국의 축구선수 데이비드 베컴 아시죠?

이승재: 네. 베컴 잘 알죠.

장인숙: 이 선수는 자신의 다리를 다칠 때를 대비해서 7,000만 달러의 보험금을 받을 수 있는 보험에 가입했다고 합니다.

이승재: 와! 7,000만 달러나요? 정말 금다리네요 금다리. 이렇게 다양한 보험들, 저는 각종 보험들을 보험설계사의 안내와 설명을 듣고 가입했는데요. 네. 오늘의 직업이죠?

장인숙: 그렇습니다. 보험은 전문가가 아니면 쉽게 알 수 없습니다. 보험의 종류가 너무도 다양하고, 그 보험에 가입하는 고객 각각의 상황과 조건도 다 다르기 때문이죠. 예를 들어볼까요? 기자님과 저는 성별이 다르잖아요?

이승재: 그렇죠.

장인숙: 저는 위가 약한 편이어서요. 자주 복통을 앓는데 기자님은 어떠신가요?

이승재: 저는 위는 건강한 편인데요. 기관지가 좀 안 좋습니다.

장인숙: 네. 지금처럼 고객들의 조건은 모두 다르기 때문에 가입해야 하는 보험의 종류도 다릅니다. 보험설계사는 자신의 고객에게 여러 보험 항목들을 조합해서 자신의 고객에게 딱 맞는, 즉 자신의 고객만을 위한 하나의 보험상품을 만들어야 합니다. 그리고 고객에게 판매하는 거죠. 이렇게 보험 항목들을 조합하는 것을 남한에서는 ‘보험을 설계한다’라는 표현을 씁니다. 그래서 이 직업을 ‘보험설계사’라고 하는 것입니다.

이승재: 남한에는 지금 40만명 이상의 보험설계사가 있고 또 탈북민 보험설계사도 늘어나는 추세입니다. 지난주에 말씀드렸듯이, 보험설계사는 계속 사람을 만나야 하는 일이니까 말을 잘해야겠죠?

장인숙: 당연합니다. 중요한 것을 짚어주셨는데요. 보험설계사는 남을 설득하는데 능력이 있어야 해요. 언어와 화술이 중요합니다. 수백, 수천 가지의 보험항목에 대해 설명을 잘 해야 하거든요. 또 말을 잘하는 것 만큼이나 중요한 것이 대인관계에서의 자신감입니다. 사람을 대하는 일은 어려운 일이에요. 사실 남한에 오신 탈북민들 중엔 언어나 문화차이로 자신감도 떨어지고 사람 만나기를 꺼려하는 분들도 많습니다. 이런 분들이 보험설계사를 한다면 아마 스트레스가 엄청나겠죠.

이승재: 제 생각엔 탈북민들은 어릴 때부터 단체 생활에 익숙하고 조직활동을 한 경험이 많아서 대인관계가 원만하다면 괜찮을 것도 같네요.

장인숙: 그럼요. 탈북민 중에도 뛰어난 능력을 발휘해서 ‘보험왕’이 되신 분들도 많습니다.

이승재: 지금 ‘보험왕’이라고 말씀하셨는데요. 청취자 여러분들이 이 보험왕에 대해 많이 궁금해 하실 것 같아요.

장인숙: 네. 보험왕은요. 남한에는 60여 개 정도의 보험회사가 있습니다. 각 회사에서는 일정 기간에 한 명씩 그 회사에서 보험을 가장 많이 판매한 보험설계사를 뽑아서 상을 주는데요. 이달의 보험왕, 올해의 보험왕… 이런 식입니다. 보험설계사들에게는 영광스러운 상이죠.

이승재: 보험왕이라면 뭐 수입도 어마어마하지 않나요?

장인숙: 남한의 보험설계사들 평균 연 수입이 5,600만원, 미화로는 54,000달러 정도 된다고 하는데요. 이런 보험왕들은 한달에 10만달러 이상 버는 분들도 많고요. 버는 수입이 왠만한 작은 기업에서 버는 매출 정도 된다고 합니다.

이승재: 저도 10년 전에 모 회사의 보험왕을 통해 보험을 가입했는데 그분은 워낙 바쁘셔서 개인 비서들도 몇 명씩이나 있고 그러더라고요.

장인숙: 맞습니다.

이승재: 자! 그러면 여기서 탈북민 보험설계사 한 분을 만나보겠습니다. 30대의 청년이고요. 대구에서 일하는 윤광남 씨입니다. 이분의 꿈은 내일의 보험왕!

윤광남: 제가 남한에서 태어난 친구들보다 보험판매를 잘 했어요. 저는 대한민국 어디든지 고객이 부르면 갑니다. 제주도까지 갑니다. 처음에 입사할 때는 한 달에 고정적으로 300~500만원 정도 벌면 좋겠다고 생각했는데 작년부터는 제 꿈이 월 1천만원 버는 것으로 바뀌었어요. 아자! 아자! 할 수 있다! 하면 된다!

장인숙: 정말 활력이 넘치시네요.

이승재: 네. 월 1천만원이라면 10,000 달러 정도를 꿈꾼다는 얘기인데… 대단합니다. 이건 남한에서도 높은 수준의 월급에 속하죠.

장인숙: 윤광남 씨는 생활이 어려운 분들의 보험설계에 아주 뛰어나다고 합니다. 이 분의 평소 좌우명이 “내가 떳떳해야 남도 나를 존경한다”인데요. ‘북한에서 여길 왔는데 못할 게 뭐가 있겠어’라고 생각하고 열심히 뛰었다고 하네요. 3년간 남한 전역을 다니며 지금은 200명 이상의 고객을 모았다고 합니다.

윤광남: 처음 고객들에게 상담할 때는 눈을 쳐다봐야 하는데 그것이 잘 안 되었어요. 고객이 전화하는 것도 두려웠어요. 제가 북한에서 왔으니까 이것을 해도 안 될 것 같고 저것도 안 될 것 같고…

이승재: 그렇군요. 사실 남한에서도 북에서 오셨다고 하면 아직 살짝 선입견을 가진 분들도 계십니다. 그래서 어렵기도 했을 텐데요. 잘 이겨내셨네요. 선생님! 이 방송 듣고 보험설계사에 대해 더 궁금하신 분들도 계실 텐데요. 이 일 시작하기가 그리 어렵지 않다고 들었어요.

장인숙: 보험설계사가 되기 위해 특별히 요구되는 학력, 성별, 나이 등의 제한은 없습니다. 많은 보험회사에서는 다양한 보험을 판매해야 하기 때문에 수시로 보험설계사도 많이 뽑고 있고요. 이 직업은 한달에 고정급여가 나오는 것이 아니라 내가 보험을 판매한 만큼의 수당을 받는 직종이기 때문에 시작하기는 쉽습니다. 그리고 본격적으로 보험설계사로 활동하려면 보험설계사 등록시험에 응시해서 합격해야 하는데요. 이 시험은 보통 보험설계사가 되겠다고 마음먹고 회사에 먼저 입사하면 회사에서 교육도 해주고요. 교육을 받은 이후 수시로 시험을 치를 수 있습니다.

이승재: 시험은 어떤 과목들을 보게 되나요?

장인숙: 보험설계사 등록시험은 보험상품 지식, 컴퓨터 활용능력, 판매화법이라고 해서 고객과 대화하는 방법 등을 보는데요. 보험에 대해서 잘 모르는 분들도 시도할 수 있을 만큼 비교적 쉬운 시험입니다.

이승재: 보험설계사 보면 천차만별인것 같아요. 하다가 거의 수익 없이 일을 포기하신 분들도 있고요. 아까 보험왕 같은 분들도 봤고요.

장인숙: 보험설계사는 정말 많은 노력이 필요한 직업입니다. 아까 제가 남한의 보험설계사들 평균 연 수입이 54,000달러 정도 된다고 말씀드렸는데요. 그러나 처음부터 이런 큰 수익을 내긴 어렵습니다. 오랜 시간 공을 들이고 고객을 넓혀가고, 지속적으로 고객들을 관리해야 하죠. 또 고객에게 적합한 보험상품을 찾아주기 위해 고객의 생활과 관심사를 잘 알아보고 분석도 할 수 있어야 합니다. 부지런히 경험을 쌓이면, 충분히 실력도 증가할 것입니다.

이승재: 한치 앞도 모르는 게 사람 인생이라고 하죠. 언제 어디서 어떻게 다가올지 모를 사고나 사건, 질병에 대비하는 방법으로 사람들은 보험을 선택합니다. 그 선택의 길잡이가 되어주고, 난관에 부딪친 사람들에게 가장 먼저 도움을 줄 수 있는 보험설계사, 이 일을 하고 있는 탈북민들도 자부심이 크지 않을까 싶습니다. 장인숙 선생님 오늘도 좋은 말씀 감사합니다.

장인숙: 네. 감사합니다.

이승재: 지금까지 <여기는 서울> 진행에 이승재였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