평양은 여전히 ‘전시성’ 건설 사업 중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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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립과 은둔의 나라로 알려진 북한, 하지만 오늘날, 인공위성이 촬영한 위성사진으로 어느 누구나 북한 전역을 세밀하게 들여다볼 수 있게 됐습니다.

이제 위성사진은 북한의 변화를 발견하고, 이해하는 데 매우 중요한 수단이 됐는데요, 'RFA 주간프로그램 - 하늘에서 본 북한', 북한을 촬영한 위성사진 분석을 통해 오늘의 북한을 살펴봅니다.

위성사진 분석에는 미국 존스홉킨스대학 국제대학원(SAIS) 산하 한미연구소의 커티스 멜빈 연구원입니다.

- 평양의 현대화 건설사업은 지금도 현재 진행형입니다. 김정일 국방위원장에 이어 김정은 노동당 위원장도 자신의 취향에 맞게 평양 건설사업에 주력하고 있는데요, '평양시 제1 인민병원', '평양화장품공장', '조선기자동맹' 건물 등 곳곳에서 재건축∙확장 공사가 진행 중입니다. 물론 이 같은 건설 사업이 일반 주민의 생활과 거리가 먼 '전시성' 사업이라는 지적도 여전한데요,

특히 국제사회의 대북제재가 더 강화하면서 앞으로 평양과 전국에 걸친 건설 사업에 적지 않은 영향을 줄 것이란 관측이 지배적인 가운데, 자재와 물자에 대한 공출∙상납 등의 부담을 진 북한 주민의 불만도 계속될 것으로 예상됩니다.

- 평양시 제1 인민병원 재건축, 하지만 공사 지연

- 김정은 시찰한 평양화장품공장은 확장 공사 중

- 조선기자연맹 건물도 철거, 재건축 중

- 김정은 취향에 맞는 현대화 건설 사업, 전시성이란 지적 여전

- 국제사회 대북제재 속, 건설사업 지속될까?


미국의 상업위성이 2016년 10월 4일에 촬영한 북한의 수도 평양시의 모습입니다.

당시에도 평양 곳곳에서는 다양한 건설 공사가 계속 진행 중인 것을 알 수 있는데요, 기존 건물이 철거됐는가 하면 새로운 모습으로 탈바꿈하거나 이전에 없던 건물이 새로 생기기도 했습니다.

여전히 평양 곳곳에서 건물에 대한 재건축, 확장 공사 등이 진행되고 있다. 김정은 정권에서도 평양의 현대화를 위한 건설 사업은 계속되고 있다. 사진-구글 어스 캡쳐/커티스 멜빈 제공
여전히 평양 곳곳에서 건물에 대한 재건축, 확장 공사 등이 진행되고 있다. 김정은 정권에서도 평양의 현대화를 위한 건설 사업은 계속되고 있다. 사진-구글 어스 캡쳐/커티스 멜빈 제공

이번에 촬영한 위성사진을 보면 개선문 옆에 있는 ‘평양시 제1 인민병원’이 철거됐습니다. ‘평양시 제1 인민병원’은 북한의 첫 인민병원으로 평양 시민이 치료를 받던 곳인데요, 건물이 너무 오래돼 외관과 내부 시설이 노후화됐습니다. 이후 한국 민간단체의 지원으로 건물을 보수하고 의료장비를 도입하는 등 현대화를 추진했지만, 2015년에 병원 건물을 철거한 겁니다.

철거된 평양시 제1 인민병원. 낙후된 인민병원을 철거하고 새 병원을 지을 것으로 예상되지만, 자재공급의 우선순위에서 밀린 탓인지 한동안 재건축이 되지 않고 있다. 사진-구글 어스 캡쳐/커티스 멜빈 제공
철거된 평양시 제1 인민병원. 낙후된 인민병원을 철거하고 새 병원을 지을 것으로 예상되지만, 자재공급의 우선순위에서 밀린 탓인지 한동안 재건축이 되지 않고 있다. 사진-구글 어스 캡쳐/커티스 멜빈 제공

미국 존스홉킨스대학 산하 한미연구소의 커티스 멜빈 연구원의 설명입니다.

[Curtis Melvin] 이 병원은 매우 오래됐습니다. 2015년에 본관 건물이 철거됐고 새 건물을 지을 것으로 예상됐지만, 우선순위에서 밀린 탓인지 공사가 좀처럼 진척되지 않았습니다. 여전히 새 병원 건물은 완공되지 않은 상황입니다.

평양화장품공장도 확장 공사가 한창입니다.

김정은 위원장이 시찰해 생산능력의 향상을 강조한 이후 대부분 오래된 건물을 철거하고, 확장 공사가 진행 중이다. 김정은 위원장의 시찰 이후 재건축, 확장 공사를 하는 군부대 시설, 공장 등이 많다. 사진-구글 어스 캡쳐/커티스 멜빈 제공
김정은 위원장이 시찰해 생산능력의 향상을 강조한 이후 대부분 오래된 건물을 철거하고, 확장 공사가 진행 중이다. 김정은 위원장의 시찰 이후 재건축, 확장 공사를 하는 군부대 시설, 공장 등이 많다. 사진-구글 어스 캡쳐/커티스 멜빈 제공

평양화장품공장은 2015년 2월, 김정은 노동당 위원장이 직접 시찰해 '화장품을 더 많이 생산해야 한다"고 지시하기도 했는데요, 같은 해 8월부터 공장 대부분 건물을 허물고 현재 확장 공사를 진행 중입니다.

특히 북한에서는 김정은 위원장이 시찰한 이후 기존 건물을 부수고 다시 짓거나, 확장∙보수 공사를 하는 곳이 많은데요, 평양화장품공장도 같은 모습을 보였습니다.

철거된 조선기자연맹 건물. 재건축을 위한 기초공사가 진행 중이다. 사진-구글 어스 캡쳐/커티스 멜빈 제공
철거된 조선기자연맹 건물. 재건축을 위한 기초공사가 진행 중이다. 사진-구글 어스 캡쳐/커티스 멜빈 제공

뿐만 아니라 평양에 있는 '조선기자동맹' 건물도 철거됐는데요, 새 건물을 짓는 듯 기초공사가 한창인 모습도 확인할 수 있습니다.

멜빈 연구원은 김정은 위원장이 아버지의 뒤를 이어 자신의 성향에 따라 평양을 꾸미는 데 주력하고 있다고 지적했는데요, 평양뿐 아니라 북한 전국에 걸친 건설사업은 김정은 정권의 특징입니다.

[Curtis Melvin] 김정은 위원장도 자신의 취향에 따라 현대화된 도시, 새로운 모습으로 평양을 재건설하고 있는데요, 특히 살림집 건설, 만수대거리, 미래과학자거리, 은정과학자거리, 여명거리 등의 조성은 물론, 많은 공장과 문화 시설 등을 탈바꿈하는 데 주력하고 있습니다.

하지만 꾸준히 계속되는 건설 공사가 일반 주민의 생활과는 여전히 거리가 멀다는 지적이 적지 않은데요, 특히 평양에서는 '전시성' 공사가 주를 이루고 있다는 비난이 커지고 있습니다.

실제로 한국 통일부도 최근 북한 여명거리의 건설 사업에 대해 "그것이 민생에 도움이 되느냐?"라고 물은 뒤 노동당 고위층을 위해 만드는 여명거리는 일반 주민의 삶의 질을 높이는 데 아무런 도움이 되지 않는다고 꼬집었는데요,

여명거리뿐 아니라 각종 건설 사업도 자신의 능력과 의지를 과시하고자 하는 의도일 뿐 결국 북한 특권층만을 위한 사업이기 때문에 전체 민생을 생각해서 하는 일을 아니라고 통일부는 평가했습니다.

또 멜빈 연구원은 경제적 침체와 강화되는 국제사회의 대북제재로 건설 공사가 원활히 이뤄지지 않을 가능성도 제기했는데요, 앞서 소개한 평양시 제1 인민병원의 재건축이 늦어지는 이유도 건설 자재 공급의 우선순위에서 밀리기 때문으로 풀이됩니다.

[Curtis Melvin] 김정은 위원장이 집권한 지 5년 동안 평양을 새로 단장했고, 새 살림집 건설, 새 기간시설 확충, 자연과학 강조, 새 보육원과 애육원 건설과 물놀이장. 극장, 공원, 학교 등을 지었습니다. 그리고 재래식 군사력의 증강과 함께 참전용사를 위한 군대 복지 시설까지 확대하고 있는데요, 하지만 오늘날 중국 경제가 어렵고, 국제사회의 대북제재가 강화된 때에 북한의 건설공사 추이를 계속 지켜봐야 할 것 같습니다.

실제로 북한은 국제사회의 대북제재가 시작된 이후 각종 건설사업에 필요한 자금과 물자가 부족해지자 이를 북한 주민으로부터 강제로 거둬들이는 것으로 알려졌는데요,

일반 주민의 생활과는 거리가 먼 전시성 건설 사업으로 각종 부담을 떠안은 일반 주민 사이에서 김정은 정권에 대한 불만과 비난은 점점 커지고 있습니다.

<위성사진 - 하늘에서 본 북한> 오늘 순서는 여기서 마칩니다. 지금까지 진행에 RFA 자유아시아방송, 노정민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