북 나선시 선봉지구, 당시 홍수피해는?

지난 8월, 홍수 피해가 발생한 나선시 선봉지구의 모습. 지난 9월 6일에 촬영한 위성사진을 보면 당시 선봉지구 전역에 걸쳐 대규모 홍수 피해가 발생한 것을 확인할 수 있다.
지난 8월, 홍수 피해가 발생한 나선시 선봉지구의 모습. 지난 9월 6일에 촬영한 위성사진을 보면 당시 선봉지구 전역에 걸쳐 대규모 홍수 피해가 발생한 것을 확인할 수 있다. (사진-구글 어스 캡쳐/ 커티스 멜빈 제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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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립과 은둔의 나라로 알려진 북한,

하지만 오늘날, 인공위성이 촬영한 위성사진으로 어느 누구나 북한 전역을 세밀하게 들여다볼 수 있게 됐습니다. 이제 위성사진은 북한의 변화를 발견하고, 이해하는 데 매우 중요한 수단이 됐는데요, 'RFA 주간프로그램 - 하늘에서 본 북한', 북한을 촬영한 위성사진 분석을 통해 오늘의 북한을 살펴봅니다.

위성사진 분석에는 미국 존스홉킨스대학 한미연구소의 커티스 멜빈 연구원입니다.

- 미국의 상업위성이 촬영한 북한 나선시 선봉지구의 홍수피해 현장이 최근 공개됐습니다. 지난 8월, 태풍 '고니'의 영향으로 당시 나선시는 큰 홍수피해를 입었는데요, 실제로 위성사진을 확인해보니 도로와 다리, 철도 등이 부서지고, 주택과 농경지 등이 흔적 없이 사라졌는가 하면 농업․산업 시설도 파괴돼 온전한 사회 기능을 할 수 없을 정도였습니다.

"위성사진을 보면 홍수피해를 입은 선봉지구는 많은 주택과 교통시설이 파괴됐고, 산업시설도 홍수피해를 입었습니다."

지난 9월 18일, 김정은 국방위원회 제1위원장이 홍수피해를 입은 나선시 선봉지구를 직접 시찰하고, 당 창건 기념일인 오는 10일까지 복구를 마칠 것을 명령한 것으로 알려진 가운데 최근 공개된 당시 큰물피해 현장이 주목을 받고 있습니다.

- 선봉지구 주택과 도로, 산업시설 등 파괴

- 라진-선봉 연결하는 다리 유실되고, 철도․도로 사라져

- 일반 주택과 아파트, 비닐하우스 등 생활기반도 피해

- 댐 붕괴, 선박 수리공장 피해 등 산업시설도 강타


북한의 김정은 국방위원회 제1위원장이 지난 8월 홍수 피해를 입은 나선시를 직접 방문해 현지 점검을 실시하고, 오는 10일 노동당 창건 70주년 기념일 이전에 홍수 피해 복구를 마칠 것을 지시했다고 북한의 언론매체들이 지난 9월 18일 보도했습니다.

북한의 조선중앙통신은 김정은 제1위원장이 나선시의 홍수 피해 현장을 시찰한 내용을 전했으며 북한 노동당 기관지인 노동신문은 나선시 선봉지구의 모든 공장이 홍수 피해복구를 마치고 생산을 재개했다고 설명했는데요,

북한의 나선시는 지난 8월 22일과 23일, 태풍 '고니'가 강타하면서 큰 홍수피해를 입었습니다. 북한 당국의 설명에 따르면 당시 홍수 피해로 40여 명의 인명피해와 1천70여 동, 5천240여 세대의 주택이 파손됐는데요, 이런 가운데 미국의 상업위성이 지난 9월 6일에 촬영한 나선시의 모습이 인터넷 매체인 구글어스에 공개됐습니다.

미국 존스홉킨스대학 한미연구소의 커티스 멜빈 연구원의 분석에 따르면 위성사진에 나타난 당시 나선시 선봉지구가 입은 홍수피해는 매우 심각한데요, 선봉지구를 중심의 도로와 다리, 철도 등이 파괴됐고, 일반 주택과 아파트도 홍수로 붕괴했으며, 댐이 부서지고 비닐하우스와 공장 시설 등이 물에 휩쓸려 가는 등 당시 피해규모가 상당했던 것으로 확인됐습니다.

멜빈 연구원의 설명입니다.

[Curtis Melvin] 나선시는 크게 나진과 선봉지구로 나뉘는데, 주로 선봉지구에서 피해가 발생했습니다. 대부분 경제구역과 기반시설 등은 나진에 집중돼있고요, 위성사진을 보면 홍수피해를 입은 선봉지구는 많은 주택과 교통시설이 파괴됐고, 산업시설도 홍수피해를 입었습니다.

실제로 위성사진을 자세히 살펴보면 당시 피해규모가 얼마나 큰지 한눈에 확인할 수 있습니다.

선봉지구에서 라진을 잇는 다리가 홍수 피해로 붕괴된 모습. 그 옆의 철도도 토사물로 중간에 끊겨 있는 것을 확인할 수 있다. 사진-구글 어스 캡쳐/ 커티스 멜빈 제공
선봉지구에서 라진을 잇는 다리가 홍수 피해로 붕괴된 모습. 그 옆의 철도도 토사물로 중간에 끊겨 있는 것을 확인할 수 있다. 사진-구글 어스 캡쳐/ 커티스 멜빈 제공

우선 나진과 선봉을 연결하는 다리는 형체를 알아볼 수 없을 만큼 파괴됐습니다. 쓸려온 진흙과 토사물 등은 이곳이 홍수 피해의 현장임을 말해주고 있고요, 그 옆의 철도도 중간에 끊어졌습니다.

라진과 중국을 잇는 도로도 형체를 알아볼 수 없을 정도로 홍수 피해를 입었다. 사진-구글 어스 캡쳐/ 커티스 멜빈 제공
라진과 중국을 잇는 도로도 형체를 알아볼 수 없을 정도로 홍수 피해를 입었다. 사진-구글 어스 캡쳐/ 커티스 멜빈 제공

뿐만 아니라 라진부터 중국까지 연결되는 도로도 홍수 피해로부터 자유롭지 못했는데요, 토사물이 도로로 밀려들면서 도로의 기능을 상실했습니다.

홍수로 많은 집들이 휩쓸려간 것을 확인할 수 있다. 일반 주택뿐 아니라 아파트도 홍수로 붕괴된 것을 위성사진에서 확인할 수 있다. 사진-구글 어스 캡쳐/ 커티스 멜빈 제공
홍수로 많은 집들이 휩쓸려간 것을 확인할 수 있다. 일반 주택뿐 아니라 아파트도 홍수로 붕괴된 것을 위성사진에서 확인할 수 있다. 사진-구글 어스 캡쳐/ 커티스 멜빈 제공

홍수가 할퀴고 간 주택단지의 피해는 참혹하기까지 합니다. 논밭을 끼고 잘 정리돼있던 선봉지구의 주택단지는 물과 진흙 등에 휩쓸려 절반 이상이 파괴됐습니다.

골목마다 밀려든 토사물과 흔적도 없이 사라진 가옥의 모습은 당시 홍수 상황이 얼마나 심각했는지를 다시 깨닫게 하는데요, 일반 주택은 물론 아파트도 홍수로 붕괴한 흔적을 찾아볼 수 있다고 멜빈 연구원은 덧붙였습니다.

[Curtis Melvin] 당시 홍수는 선봉지구를 강타하면서 주택들을 파괴했고, 선봉지구 중심으로 물이 밀려들어 큰 도로와 연결하는 다리도 무너뜨렸습니다. 또 선봉지구의 주요 도로가 범람했고, 큰물이 선봉지구를 관통하면서 북쪽에서 남쪽, 그리고 결과적으로 동해 방향으로 각종 토사물과 쓰레기 등이 퍼져나갔습니다.

홍수는 선봉지구의 농촌과 산업시설에도 적지 않은 피해를 끼쳤다. 비닐하우스 농장이 흔적도 없이 사라졌다. 사진-구글 어스 캡쳐/ 커티스 멜빈 제공
홍수는 선봉지구의 농촌과 산업시설에도 적지 않은 피해를 끼쳤다. 비닐하우스 농장이 흔적도 없이 사라졌다. 사진-구글 어스 캡쳐/ 커티스 멜빈 제공

실제로 전체적인 위성사진을 보면 선봉지구의 북쪽에서 남쪽으로 내려갈수록 피해규모는 점점 커지고, 선봉지구 중심부에 건물과 댐, 주택 등이 큰 피해를 본 것을 알 수 있습니다.

나선시의 선박수리공장도 홍수피해를 입었다. 사진-구글 어스 캡쳐/ 커티스 멜빈 제공
나선시의 선박수리공장도 홍수피해를 입었다. 사진-구글 어스 캡쳐/ 커티스 멜빈 제공

당시 나선시의 홍수피해는 농업시설은 물론 산업시설까지 파괴했습니다.

비닐하우스 단지가 흔적도 없이 사라졌는가 하면 나선시의 선박 수리공장도 가동을 멈추는 등 당시 홍수피해는 나선시의 일상생활과 산업 활동 등 전반적인 사회적 기능을 마비시켜 버렸습니다.

한편, 당시 홍수피해가 컸던 선봉지구와 달리 나진구역에는 눈에 띈 피해를 발생하지 않았습니다. 물론 나진구역이 선봉지구보다 더 산업화됐고 주요 경제활동이 활발히 이뤄지며 인구도 더 많기 때문에 만약 나진구역에도 큰물피해가 발생했다면 피해규모는 더 컸을 것으로 예상됩니다.

이미 유엔과 유럽연합 등 국제사회는 나선시의 홍수피해를 돕기 위한 지원에 나섰으며 북한도 나선시의 홍수피해 복구에 전력을 다하고 있습니다.

북한의 언론매체에 따르면 이미 선봉지구의 모든 공장이 복구를 마치고 생산을 재개했는데요, 김정은 제1위원장이 노동당 창건 기념일인 오는 10일까지 복구를 마칠 것을 지시했기 때문에 홍수피해의 복구 작업이 막바지에 이르렀을 것으로 관측됩니다.

<위성사진 - 하늘에서 본 북한> 오늘 순서는 여기서 마칩니다. 지금까지 진행에 RFA 자유아시아방송, 노정민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