청취자 여러분, 안녕하세요. <음악 산책> 윤하정입니다.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확산을 막기 위해 한국의 각종 봄꽃축제들이 잇따라 취소되고 있는데요. 올해는 꽃들에게도 잔인한 봄인 것 같습니다. 행사가 취소됐는데도 찾아오는 사람들을 막기 위해 벚나무나 산수유나무 등이 대단위로 심어진 곳은 진입로를 차단하고 주차장을 폐쇄했는데요. 다른 봄꽃들은 아예 없어지기도 합니다. 제주, 창원, 삼척 등지에서는 노란 유채꽃밭을 갈아엎고 있고요. 전남 신안에서는 행여나 예년처럼 상춘객이 몰려들까 탐스럽게 꽃을 피운 100만 송이 튤립을 아예 잘라내고 있습니다. 싱그러운 꽃들이 제대로 피지도 못하고 사라지는 모습이 무척 안타까운데요.
그런가 하면 또 한쪽에서는 봄꽃 명소들이 차단과 폐쇄 등을 해제하고 있습니다. 남부지방의 경우 벌써 벚꽃 대부분이 졌기 때문인데요. 그러고 보니 서울 거리 곳곳에서 연분홍 자태를 뽐내던 벚꽃도 절반은 모습을 감춘 것 같습니다. 바이러스 확산을 막기 위해 '사회적 거리 두기', 외출을 자제하고 사람이 몰리는 곳에 자발적으로 가지 않는 운동을 하다 보니 올해는 봄꽃을 제대로 감상하지도 못한 채, 아니 몇 번 보지도 못한 채 이렇게 떠나 보내게 됐는데요.
요즘 집 안에만 오랜 시간 머물다 보니 눈치 없이 화창한 봄 날씨가 얄궂기도 하고, 다시 오지 않을 2020년의 봄을 붙잡고도 싶네요. 그리고 해마다 봄이면 듣던 이 노래도 노랫말이 새삼 와닿는데요. 정말 끝인가 봅니다.
버스커버스커의 '벚꽃엔딩'으로 오늘 <음악 산책> 출발할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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