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향의 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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청취자 여러분, 안녕하세요.

<음악 산책> 윤하정입니다.

한민족의 명절인 추석을 앞두고 있습니다.

추석 준비, 북한에서는 어떤 것부터 하시나요?

가족 맞을 준비, 음식 장만에 가장 신경 쓰지 않을까 싶은데요.

대한민국에서는 이에 못지 않게 고향 오가는 길, 그 방법을 해결하는 게 중요합니다.

남한의 경우 서울과 경기도에 인구의 2/5인 2천만 명이 생활하기 때문에

특히 명절 때면 수도권에서 고향을 오가는 인파가 몰리면서

‘민족대이동’이라는 말이 나올 정도인데요.

한국에서는 이미 추석 연휴가 시작됐습니다.

각급 학교와 대다수 회사가 주5일제라서 원래 토요일과 일요일은 쉬는 날이고요.

추석 당일 전후로 하루씩 더 쉬기 때문에

오는 9월 22일까지 닷새간의 추석 연휴를 맞아

기차로, 버스로, 비행기와 배로, 또 집집마다 자동차로 고향집을 찾아 나서고 있는데요.

올해 추석 연휴 동안 고향을 찾는 방문객은 3천2백만 명 정도로 추산되고 있습니다.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이 발생되기 전 추석보다는 줄었지만

지난해 추석보다는 3.5%, 올해 설보다는 31.5% 늘어난 수치라고 하네요.

고향, 이 단어를 소리 내어 보는 것만으로도 왠지 그립고 따뜻한 감성이 묻어나죠.

그래서 그렇게들 열심히 찾아가나 봅니다.

남상규 씨의 ‘고향의 강’으로 오늘 <음악 산책> 출발할게요.

BM 1. 남상규 – 고향의 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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진행자 : 남한에서는 추석 연휴가 시작됐다.

대부분의 직장인, 학생이 토요일부터 쉬니까 추석 다음날까지 총 5일 연휴다.

아직 북한은 추석을 앞두고 있는 느낌이겠다.

박성진 : 그렇다. 북한에서는 토요일은 쉬지 않고,

일요일도 사회노동으로 한 달에 1번이나 쉴까.

진행자 : 추석을 준비하는 마음은 같지 않겠나.

박성진 : 물론이다.

그런데 한국도 작년부터 명절에 고향을 찾지 못하는 분들이 많지 않나.

북한은 봉쇄가 더 심하니까 가족이 다 함께 모이는 추석은 아닐 듯하다.

진행자 : 예전에는 남한에 있는 탈북민이나 실향민 등이

휴전선 인근 통일전망대 등에서 제사도 지내곤 했는데, 작년부터는 그것도 쉽지 않다.

한국의 경우 지난 설, 작년 추석과 비교하면 코로나 백신 접종률이 높아지면서

모일 수 있는 가족 수가 조금 늘었다.

또 이번이 아니더라도 주말이나 다른 날을 잡아 고향에 가서 부모님을 뵐 수 있는데

항상 갈 수 없는 분들의 마음은 어떨까…

명절이 좋으면서도 그보다는 슬픔이 크지 않을까 싶다.

박성진 : 가족과 함께 온 탈북민의 경우 그나마 나은데, 혼자 오신 분들은…

‘추석만 같아라’라는 말이 있는데,

그분들에게는 추석이 가장 가슴 아픈 날이지 않을까 생각된다.

진행자 : 듣는 것만으로도 마음이 아프다.

북한에서 이 방송을 듣는 분 중에도 남한 가족, 남한의 고향을 생각하는 분들이 있을 텐데

어떤 노래로 위로할 수 있을까?

박성진 : 그렇다. 나도 남한에 와서 이산가족들 앞에서 공연을 많이 했는데,

북한에도 남한이 고향인, 이곳에 가족이 있는 분들이 있지 않겠나.

그래서 강산에가 부른 ‘라구요’를 골라봤다.

나도 이 노래를 들으면 눈물이 난다.

진행자 : 첫 가사가 ‘두만강 푸른 물에’이지 않나.

박성진 : 내가 그 두만강을 건너,

이름도 국적도 없이 중국에서 헤매다 대한민국에 오게 됐다.

남한에 있는 3만여 명의 탈북민도 마찬가지일 텐데.

그래서 북한에서는 두만강을 ‘도망강’이라고 한다더라(웃음).

진행자 : 이 노래를 만들고 부른 강산에 씨의 아버지가 북한에서 오신 분이라

술 한 잔 드시면서 늘 하던 말씀을 노래로 만든 거라고.

그래서 더 절절하게 들리는 게 아닐까.

박성진 : 내 경우는 북한에 있을 때 아버지가 남한의 고향을 그리워했다.

남한에 오니 아버지는 고향을 찾았지만 나는 잃게 된 셈이다.

그래서 이 노래를 들으면 먹먹하고 눈물이 난다.

진행자 : 이러다 박성진 씨도 노래 한 곡 만드는 거 아닌가(웃음)?

박성진 : 준비하고 있다(웃음).

진행자 : 이렇게 웃으면서 마무리하자.

추석은 남북한 모두 같으니 밝은 보름달 보면서 풍성한 한가위 맞이하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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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M 2. 강산에 – 라구요

고향을 생각하면 인근의 산과 바다, 강이 함께 떠오르곤 합니다.

아마도 고향처럼 항상 그 자리에 있기 때문일 텐데요.

그래서인지 한 번도 가보지 못했지만 백두산, 금강산, 묘향산,

그리고 두만강, 압록강, 대동강 등이 그렇게 낯설게 느껴지지는 않는 것 같습니다.

청취자 여러분에게 설악산, 지리산, 한라산, 또 한강, 섬진강, 낙동강 동도 마찬가지겠죠.

특히 강은 우리 일상에 접해 있어서인지 더 친숙한데요.

예로부터 마실 물이 있는 강 주변에는 사람들이 모여 살았고,

기름진 평야가 형성되기도 했습니다.

그래서 강을 두고 ‘젖줄’이라는 표현을 많이 쓰죠.

강마다 사연도 많고 특징도 다른데요.

두만강이 한국, 중국, 러시아의 국경을 흐른다면 압록강은 한반도에서 가장 긴 강이고요.

압록강 다음, 남한에서 가장 긴 강은 낙동강입니다.

낙동강이 영남지역을 가로지른다면

호남에는 가장 깨끗하다는 섬진강과 대한민국 4대강 중 하나인 영산강이 흐르는데요.

한반도 끝자락까지 닿는 영산강, 노래로 만나볼까요?

영산강, 안치환이 부릅니다.

BM 3. 안치환 - 영산강

두만강부터 영산강까지 강을 따라 한반도 구석구석을 함께 흘러 들어가 봤는데요.

도심을 가로지르는 강도 있습니다.

그래서인지 이들 강은 여느 강에 비해 굉장히 도시적인 느낌인데요.

대도시에 있는 한강과 대동강이 대표적이겠죠.

특히 한강은 서울을 가로지르기 때문일까요?

그 어느 강보다 노래로 많이 만들어졌고요.

특히 지금까지 들은 곡들과는 달리 현대적인 감성이 묻어나는 곡이 아주 많습니다.

그도 그럴 것이 자동차로 버스로, 전철로 하루에도 몇 번씩 한강을 가로지르고,

한강을 따라 지어진 고층 빌딩과 아파트, 그 주변에 들어선 식당과 찻집,

또 한강변에 마련된 산책로와 공원에서 하루를 보내는 사람이 많다 보니

매일의 이야기와 그 일상에서 느끼는 수많은 감정이 노래로 만들어지는 거겠죠.

어떤 이야기들인지, 후디가 부르는 ‘한강’ 들어볼까요.

BM 4. 후디 – 한강

후디의 ‘한강’ 함께 하셨는데요.

대동강을 소재로도 많은 이야기가 쏟아지고 있는지,

또 여러분 주변에는 어떤 강이 흐르고, 지금 어떤 모습인지 궁금하네요.

남북한의 오랜 분단으로 가장 짙은 그리움과 안타까움이 녹아든 강은

임진강이 아닐까 생각해 봅니다.

함경남도 덕원군마식령 산맥에서 발원해

황해북도 판문군과 경기도 파주시 사이에서 한강으로 유입돼 황해로 흘러가는 강인데요.

남북한이 임진강과 맞물려 있다 보니

강 너머로 차마 갈 수 없는 고향, 만날 수 없는 가족을 그리는 분들이 많습니다.

떨어져 있던 가족들이 한자리에 모이고, 며칠 동안 바쁘게 준비한 음식을 함께 먹으면서

서로 이런저런 감정을 나누는 풍성한 추석.

그런 추석에 오히려 더 외롭고, 평소 눌러놓은 그리움이 차오른다면

이 강에 쏟아내 보시죠.

양희은의 ‘임진강’ 들으면서 오늘 <음악 산책> 마무리하겠습니다.

지금까지 윤하정이었습니다.

청취자 여러분, 추석 잘 보내십시오.

BM 5. 양희은 – 임진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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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자윤하정, 에디터이현주, 웹팀 최병석