랜선 라이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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청취자 여러분, 안녕하세요. <음악 산책> 윤하정입니다.

9월의 끝자락입니다. 맑고 쾌청한 하늘을 자꾸만 올려다 보게 되는 요즘인데요. 예전 같으면 덥지도 춥지도 않은 날씨에 주말이면 산으로 바다로 떠나는 분들 많았을 텐데, 다음주 추석 연휴를 앞두고 고향 찾아갈 계획마저 변경해야 한다는 게 안타깝습니다. 신종 코로나바이러스로 인한 일상의 변화가 6개월 이상 이어지면서 특히 IT, 정보기술과 인터넷이 발달한 한국에서는 많은 것이 온라인으로 이뤄지고 있는데요. 그래서 요즘 '랜선 라이프'가 더욱 활성화되고 있습니다.

북한에서도 인트라넷은 사용한다고 들었는데요. 인터넷 사용을 위해 공유기와 컴퓨터를 연결하는 선을 '랜(lan) 케이블'이라고 하죠. 한국에서는 '랜선'이라는 표현을 많이 쓰는데요. 요즘은 노트북이나 휴대전화 등으로 무선으로도 인터넷 사용이 가능하지만 '랜선 여행, 랜선 공연, 랜선 면접, 랜선 연애' 등 오프라인, 그러니까 실제 현장에서 이뤄지는 것이 아니라 온라인으로 이뤄지는 다양한 활동 앞에 '랜선'이라는 수식어를 붙이곤 합니다. 인터넷의 대대적인 보급과 함께 기존에도 있었던 표현이지만 올해 바깥 활동이 어려워지면서 그 분야가 더욱 확대되고 있습니다.

추석을 앞두고 '랜선 제사'라는 표현까지 나오고 있는데요. 지금까지는 여기저기 흩어져 사는 가족들이 한자리에 모여서 제사를 지냈다면 이번 추석에는 대표로 한 집에서 제사 지내는 모습을 휴대전화로 생중계하고 다른 친척들은 각자 집에서 화면을 보면서 함께 차례를 지내는 겁니다. 서로 떨어져 있지만 실시간으로 함께 제사를 지내면서 대화도 나눌 수 있는데요. 어릴 때 공상영화에서나 봤던 모습이 현실이 된 지금이 신기하기도 하네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