청취자 여러분, 안녕하세요.
<음악 산책> 윤하정입니다.
10월입니다. 이제 달이 두 자릿수로 바뀌었고요.
한낮 기온은 아직 좀 덥지만 반 소매 옷을 입는 사람은 찾아보기 힘들 정도로
옷차림도 확연히 달라졌습니다.
아침저녁으로는 꽤 쌀쌀하더라고요.
해도 짧아졌고, 벌써 단풍 얘기가 나오고 있습니다.
이미 지난 9월 30일 설악산에서는 올해 첫 단풍이 관측됐다고 하네요.
이렇게 가을은 하루가 다르게 깊어질 테고
그러다 보면 또 어느새 겨울이 성큼 다가오고
눈 깜짝할 사이에 2021년도 끝맺음을 할 것 같아
조금은 겁이 나는 새로운 달의 시작입니다.
시간이 흐르는 게 마냥 좋지 않은 건 그만큼 나이가 들었기 때문일 수도 있고요.
코로나 상황이 길어지면서 뭔가 뚜렷하게 해놓은 일 없이 또 한 해가 지나갈까 봐
두려운 마음도 있을 겁니다.
계절은 예전처럼 지나가고 또 찾아오는데 우리 일상은 멈춰 있는 것 같으니까요.
그래서 오늘 <음악 산책>은 ‘소확행’을 주제로 꾸며볼까 합니다.
소확행히 뭐냐고요?
성악가 김동규 씨가 부르는 ‘10월의 어느 멋진 날에’ 듣고 알려드릴게요.
BM 1. 김동규 - 10월의 어느 멋진 날에
‘10월의 어느 멋진 날에’… 노랫말이 잘 전달됐는지 모르겠습니다.
창밖에 앉은 바람 한 점에도 사랑은 가득한 걸
널 만난 세상 더는 소원 없어
살아가는 이유, 꿈을 꾸는 이유, 모두가 너라는 걸…
청취자 여러분 이런 경험, 아마 한 번쯤은 해보셨을 겁니다.
누군가로 인해 바람 한 점에서도 사랑이 느껴지고,
힘든 상황에서도 살아갈 이유와 새로운 꿈을 꾸게 되죠.
이렇게 소중한 사람이 곁에 있다면 그 누구보다 행복할 겁니다.
앞서 ‘소확행’이라는 단어를 언급했는데요.
‘작지만 확실한 행복’이라고 말할 수 있습니다.
대한민국에서는 몇 년 전부터 이 소확행이라는 표현을 쓰고 있는데요.
서울을 중심으로 집값도 너무 비싸고, 취업, 그러니까 직장을 얻는 것도 쉽지 않고,
경쟁이 심한 사회에서 너무 큰 벽이 많다 보니 좌절감을 느낄 때가 많아집니다.
그래서 이렇게 거창한 목표가 아니라
일상에서 작지만 성취하기 쉬운 소소한 행복을 추구하는 경향이 두드러지고 있는데요.
‘소확행’이라는 표현은 일본의 인기 작가 무라카미 하루키가
1986년에 발표한 한 수필집에 적혀 있고요.
스웨덴에서는 ‘라곰’, 프랑스에서는 ‘오캄’, 덴마크에서도 ‘휘게’ 등의 비슷한 말이 있다고 합니다.
다들 바쁘고 치열하게 살아가고 있고,
그만큼 스스로를 다독일 일상의 작은 행복이 필요하다는 말이겠죠.
구름 한 점 없는 높은 가을 하늘, 더울 때 시원하게 불어오는 바람 한 점,
또는 재밌는 영화 한 편, 친한 친구와의 편안한 대화, 맛있는 식사 한 끼도
모두 소확행에 해당될 겁니다.
여러분의 소확행은 어떤 건가요?
스탠딩 에그의 ‘소확행’ 들으면서 생각해 보시죠.
BM 2. 스탠딩 에그 – 소확행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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진행자 : 달이 바뀌어 10월이다.
박성진 : 이제 가을이다.
좀 있으면 1년이 지나가고, 필요 없이 나이 한 살 더 먹을 테고.
진행자 : 필요 없이(웃음).
박성진 : 그런 말이 있지 않나. 세월은 자기 나이만큼 빠르게 지나간다고.
진행자 : 30대는 시속 30km, 50대는 50km.
박성진 : 정말 뭐 한 것도 없이, 코로나 코로나 하다 10월이 됐다.
진행자 : 재택근무도 많아지고 외부 활동도 줄면서
대부분의 시간을 집에서 생활하는 분이 많은데,
집 안에서는 시간이 느리게 가는데 어느덧 2년 가까운 시간을 이렇게 보내고 있더라.
그런데 이 상황이 빨리 끝날 것 같지 않다는 분석이 많으니까 많이들 답답해 하고.
박성진 : 그래도 국가가 코로나 지원금을 주지 않나.
돈의 많고 적음을 떠나 뿌듯하더라.
요즘 상점에서 돈을 쓰면 재난지원금에서 결제된다고 휴대전화 문자로 오는데
기분이 좋다(웃음).
진행자 : 거의 대다수 국민이 1인당 25만 원, 250달러 정도를 받았다.
이번이 5차 지원일 것이다.
박성진 : 그렇다. 북한에서라면…
남한에서 250달러는 큰돈이 아니지만 북한에서는 어마어마한 돈이다.
국가가 잘사니까 국민들도 이런 혜택을 보는 게 아니겠나.
북한 주민들은 국가가 주는 혜택은 받지 못하면서 늘 국가가 하라는 것을 해야 한다.
나도 북한에서 30년 이상을 그렇게 살았다.
남한에 와서 국가로부터 다양한 지원을 받았지만 특히 이번에 코로나 상황을 겪으면서,
우리 딸도 25만 원을 받았다. 10살인데.
자기 돈이라고 상점에 가서 과자도 사먹고 그러더라.
진행자 : 소득 상위 10~20%는 제외됐다.
전체 국민의 80% 정도가 지원금을 받았다고 생각하면 되는데
미성년자에게도 개인당 25만 원이 지급되니까
아이들도 ‘이건 내 돈’이라며 챙겼다고 하더라(웃음).
박성진 : 맞다. 1인당 지급되니까 아이들도 권리가 있는 셈이다.
진행자 : 생활비로 같이 사용할 것 같은데
아이들이 이 건 내 몫이라고 각자 챙겼다고.
국민지원금 얘기 한참 했는데, 오늘은 어떤 노래 준비했는지(웃음)?
박성진 : 돈에 관련된 노래가 상당히 많더라.
뭐니뭐니해도 머니 아니겠나. 영어로 돈이 머니인데.
그래서 가수 왁스가 부른 ‘뭐니’ 골라봤다.
진행자 : 돈이 전부는 아니지만, 돈이 많으면… 좋다(웃음).
북한에서도 마찬가지 아닐까 싶다.
왁스의 ‘머니’ 들어보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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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M 3. 왁스 - 머니
왁스의 ‘머니’ 함께 하셨는데요.
돈이 주는 기쁨도 확실히 있죠.
통장에 한 달 동안 열심히 일한 대가로 목돈의 월급이 입금 됐을 때,
그 돈으로 사고 싶은 무언가를 구입할 때,
주머니에 생각지도 못한 돈이 있을 때도 금액에 상관없이 기분이 좋잖아요.
돈보다 더 쉽게 접할 수 있는 일상의 소확행은 음악일 겁니다.
물론 북한에서는 이 음악을 즐기는 데도 제한이 많지만
<음악 산책> 시간을 통해서도 작은 행복을 느끼고 있는 분들이 분명히 계실 거예요.
지금 준비한 노래도 확실한 행복이 아닐까 합니다.
영국 출신의 록밴드 콜드플레이와 한국 출신의 그룹 방탄소년단이 함께 부른
‘마이 유니버스’라는 곡인데요.
지난 9월 30일 공개된 뮤직비디오, 그러니까 노래하는 모습이 담긴 동영상에는
음악이 금지된 미래의 우주를 배경으로 콜드플레이와 방탄소년단이
서로 다른 행성에서 공간을 뛰어넘어 합주하며 금기에 도전하는 모습이 담겼습니다.
콜드플레이는 2000년에 음악활동을 시작한 영국 출신 4인조 록밴드로
전 세계적으로 엄청난 인기를 누리고 있는데요.
한국에서는 지난 2017년 딱 한 번 내한 무대를 마련했습니다.
서울 잠실주경기장에서 이틀 동안 진행된 공연에는 무려 10만 명 이상이 참여했는데요.
인터넷으로 예매를 시작한 지 1분여 만에 이 모든 입장권이 팔렸던 기억이 납니다.
방탄소년단의 인기야 지금 그 누구에게도 뒤지지 않지만
콜드플레이와 함께 음악을 발표했다는 소식에
그들의 엄청난 성장을 새삼 느끼게 되는데요.
이번 곡은 오는 10월 15일 발표될 콜드플레이 정규 9집에 수록됩니다.
콜드플레이 노래에 한국어 가사가 들어간 거죠.
콜드플레이는 신곡을 발표할 때마다 영국 음악순위 1위를 놓친 적이 없는데요.
방탄소년단의 경우 미국 빌보드 차트에서는 여러 차례 1위를 차지했지만
영국 순위에서는 정상에 오르지 못했습니다.
두 팀의 협업이 새로운 돌풍을 일으킬 수 있을지
그 기대만으로도 미소를 짓게 되는 건, 작지만 확실한 행복 맞죠?
‘마이 유니버스’ 전해드리면서 오늘 <음악 산책> 마무리 할게요.
작은 행복이 가득한 주말, 또 10월 열어가시기 바랍니다.
지금까지 윤하정이었습니다.
청취자 여러분, 고맙습니다.
BM 4. 콜드플레이+방탄소년단 – My Universe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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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자 윤하정, 에디터오중석, 웹팀 최병석