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을비, 그리고 한글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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청취자 여러분, 안녕하세요.

<음악 산책> 윤하정입니다.

요즘 장마철도 아닌데 무슨 비가 이렇게 내리는 걸까요.

가을 하면 구름 한 점 없는 높고 파란 하늘이 가장 먼저 떠오르는데,

며칠째 먹구름 가득한 하늘에서 오락가락 비가 오고 있습니다.

10월 8일은 ‘찬 이슬이 맺힌다’는 ‘한로’였는데요.

한낮에 남아 있던 더위는 말끔하게 지워내고 가을을 재촉하느라 이렇게 비가 내리나 봅니다.

요즘 제법 쌀쌀한 기운이 감돌다 보니 한낮에도 겉옷을 챙기게 되고

밤에는 자연스레 이불을 끌어당기게 되는데요.

이번 주말에도 남북한 모두 흐린 가운데 곳에 따라 비가 내리겠고요.

일요일에는 비 오는 곳이 좀 더 확대될 전망입니다.

하지만 다음주에는 한반도 전역에 비구름이 사라지면서

맑고 화창한 가을색 짙은 하늘이 예상되니까요.

눅눅한 몸과 마음은 <음악 산책> 함께 하시면서 털어내 보시죠.

가을방학의 ‘곳에 따라 비’ 오늘 첫 곡으로 준비했습니다.

BM 1. 가을방학 – 곳에 따라 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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진행자 : 10월 들어서면서 가을색도 완연하고,

일조량이 줄어서 그런지 조금 우울감도 느껴지는 듯.

박성진 : 일반적으로 봄은 여자들이 타고, 가을은 남자들이 탄다고 하는데

정말 기분이 우울할 때도 있는 것 같다.

진행자 : 코로나 상황이 길어지면서 아무래도 집에 머무는 시간이 길어지고,

박성진 씨도 그렇지만 하던 일이 중단되는 경우가 많아서 여러가지로 더 힘든 게 아닐까.

요즘 ‘내가 다른 일을 했으면 어땠을까?’ 생각할 수도.

박성진 : 정말 그런 생각을 한다.

음악 아니고 다른 걸 배웠다면 코로나 관련해 뭔가 기발한 걸 할 수도 있었을 텐데.

그런데 아무리 생각해 봐도 배운 게 도둑질이라고 콩나물대가리만 보인다(웃음).

진행자 : 정말로 악기 연주 외에 다른 일을 한다면? 직업이 얼마나 많은데.

박성진 : 많은 분이 상담사를 하면 잘할 것 같다고 말해주더라.

진행자 : 다른 사람의 고민을 들어주고, 도움이 되는 걸 알려주는.

술 마시면서 상담 자주 하시나 보다(웃음).

박성진 : 한국에 와서 보니까 직업이 정말 많다.

가장 놀랐던 건 강아지샵.

진행자 : 강아지 옷도 팔고, 먹을 것, 각종 용품을 파는 상점.

박성진 : 특히 평양에 계시는 분들은 만수대통로에서 토요일 저녁마다

‘썩고 병든 자본주의 사회’가 나오는 걸 잘 아실 거다.

자본주의 사회에서 일어나는 안 좋은 현상을 편집해서 방송하는데

그 방송에서 강아지가 옷을 입고, 선글라스 쓰고, 사람들과 앉아서 음식 먹던 모습을 봤다.

한국에 와서 보니 반려견으로 대하더라.

동물을 이유없이 학대하면 법적으로 처벌을 받을 수도 있다.

진행자 : 그야말로 가족이다.

박성진 : 생명체를 존중하는 사회라는 걸 깨달았고

그러면서도 별의별 직업이 다 있다는 생각을 했다.

진행자 : 앞서 말한 상담사도 북한에는 흔치 않을 듯.

박성진 : 없다고 봐야 한다.

진행자 : 상담사도 개인의 인권이나 복지 개념이 확대되면서

정신건강, 아동의 복지, 탈북민을 대상으로 상담하는 등 다양한 분야에서 일한다.

박성진 : 탈북민들은 북한을 탈출하는 과정에서 겪은 일들로 많이 고통받는다.

나는 10년이 지난 지금도 악몽을 꾼다.

이럴 때 정신상담을 받으면 많은 도움을 받을 수 있다.

진행자 : 또 남북한 사회가 많이 다르다 보니

한국 사회에 적응하는 부분과 관련해서도 상담을 받더라.

한국에 직업이 정말 다양한데, 오늘 준비한 곡이 많은 직업을 알려준다.

박성진 : 그렇다. 인생사 천태만상이라고 표현하지 않나.

윤수현 씨가 부른 ‘천태만상’을 골라봤다.

진행자 : 사람들이 살아가는 다양한 모습을 표현했는데

재판한다 판사, 범인 잡는 형사, 연구한다 박사, 요리한다 요리사 등.

노래 들으면서 남북한의 직업을 비교해보면 재밌을 것 같다.

몇 년 뒤 상담사로 변신해 있을 수도 있는 박성진 씨와는 다음주에 다시 만나자(웃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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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M 2. 윤수현 – 천태만상

요즘 전 세계에서 인터넷을 통해 ‘원화 환율’ 검색이 크게 늘고 있다고 합니다.

원화는 한국에서만 쓰는 화폐 단위인데, 왜 전 세계에서 관심을 갖는 걸까요?

최근 <오징어 게임>이라는 한국 드라마가 세계적으로 인기인데요.

한국 방송사, 그러니까 기존의 텔레비전을 통해 방영되는 드라마가 아니고,

넷플릭스라는 인터넷 매체를 통해 공개된 드라마입니다.

넷플릭스를 이용할 수 있는 83개국에서는 일정 금액의 돈을 내면 쉽게 볼 수 있는데요.

요즘 <오징어 게임>이 83개국에서 모두 시청률 1위를 기록하며 돌풍을 일으키고 있습니다.

이 드라마는 상금 456억 원이 걸린 게임에

목숨을 걸고 참가하는 사람들의 이야기를 담고 있는데요.

그래서 도대체 이 456억 원이 어느 정도 금액인지 궁금해 하는 사람이 많나 봅니다.

구글이라는 전 세계에서 가장 많이 사용되는 인터넷 통로에

‘원화 환율’이 세계 통화 가운데 두 번째로 많이 검색됐다고 하네요.

그런가 하면 드라마 등장인물들이 입고 나온 운동복이나 구슬 같은 게임 소품, 라면 등도

많이 검색되고, 팔리고, 직접 입어보거나 도전하는 사람도 많다고 합니다.

이 드라마에 출연한 배우들은

미국의 인기 텔레비전 쇼에서 화상인터뷰를 진행하기도 했는데요.

한국 대중문화의 세계적인 흐름, 한류의 열풍이 정말 대단하죠.

아시아를 벗어나 전 세계적으로 많은 사랑을 받은 한국의 대중문화,

그 포문은 지난 2012년 가수 싸이가 ‘강남스타일’로 확실하게 열었는데요.

가장 어려운 첫 길을 내준 셈이죠.

듣기만 해도 어깨가 들썩여지는 ‘강남스타일’ 오랜만에 들어 볼까요.

그 전에 456억 원이 어느 정도나 되는 돈이냐고요?

요즘 환율이 1달러에 1200원 가까이 형성돼 있는데요.

지금 시세로 456억 원은 3,818만 달러입니다.

목숨 걸고 게임할 만한가요?

BM 3. 싸이 - 강남스타일

한류, 치맥, 대박, 언니, 오빠…

남한에서는 일상어이지만 북한에서는 잘 사용하지 않는,

하지만 이제 무슨 뜻인지는 아는 단어일 겁니다.

영국 옥스퍼드 대학교 출판부가 최근 옥스퍼드 영어사전에

이들 단어를 포함해 한국어에서 유래한 26개 단어를 추가했는데요.

옥스퍼드는 이번 결정을 두고 ‘한국 문화 콘텐츠에 대한 관심이

한국어에 대한 관심으로 이어졌다’고 설명하기도 했습니다.

실제로 요즘 외국인들에게 한국어는 취미 생활의 하나가 됐다고 하는데요.

외국에서 한국어를 가르치는 세종학당은 올해 기준 82개국에 234곳이 개설돼 있는데

대기자가 넘쳐서 수강하려면 한참 기다려야 하고요.

베트남은 한국어를 제1외국어로 선정하기도 했습니다.

방탄소년단 소속사의 교육 부문 자회사에서는 해외 팬들을 위해

‘BTS와 한국어 배우자’는 학습 교재까지 내놓았는데요.

영국, 프랑스 등 7개국 9개 대학에서

해당 교재를 한국어 강좌 정식 교재로도 사용한다고 합니다.

한민족만 사용하는 한국어가 이렇게 세계적으로 관심을 얻는다는 게 참 뿌듯한데요.

10월 9일, 575돌 ‘한글날’입니다.

세종대왕 주도로 창제된 훈민정음,

곧 지금의 한글이 반포된 것을 기념하고 그 우수성을 알리기 위한 국경일인데요.

북한에서는 따로 기념하지는 않는다고 들었습니다.

함께 축하하시면 어떨까요.

가을의 싱그러운 아침이 연상되는 예쁜 노랫말이 유독 돋보이는

아이유의 ‘가을 아침’ 전해드리면서 오늘 <음악 산책> 마무리할게요.

지금까지 윤하정이었습니다.

청취자 여러분, 고맙습니다.

BM 4. 아이유 – 가을 아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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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자 윤하정, 에디터오중석, 웹팀 최병석