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금 북한은] 북한 수인성 질환자 "옥수수 마대 널리듯 깔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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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FA에서 보도된 북한 주요 내부 소식을 보도 기자와 함께 심층 분석해보는 <지금 북한은>, 이 시간 진행에 이예진입니다.

황해도 지역을 중심으로 수인성 질병이 유행하고 있다는 소식입니다. 특히 올해는 북한 내부의 식량난과 겹쳐 사망자 증가 등 사태가 심각해질 수 있다는 우려가 나오고 있습니다. 이런 상황에서도 북한 당국은 주민들에 대한 감시와 통제를 강화하는 다양한 조치를 내놓고 있습니다. <지금 북한은> 오늘은 김지은, 손혜민 기자와 함께합니다. 안녕하세요.

김지은, 손혜민 기자 : 안녕하세요.

수인성 질병은 말 그대로 오염된 물에 의해 감염되는 질병입니다 . 주로 여름철에 기승을 부리죠. 잘 아시겠지만 이질, 콜레라, 장티푸스 같은 질병이 대표적입니다. 최근 북한에 이 같은 수인성 질병이 크게 확산되고 있다는 소식이죠? 손혜민 기자와 김지은 기자 모두 이와 관련해 보도하셨는데요. 어떤 상황인가요?

손혜민 기자 :북한에서는 장내성 질환이라고 하는데요. 대변을 통해 감염된 균이 장의 점막에 붙어 여러가지 질환을 일으키는 장티푸스, 이질, 콜레라를 말합니다. 이 병의 근본 원인은 물을 통해 전염된다고 하여 남한에서는 보통 수인성 질병이라고 하죠.

지난 6월 북한이 황해남도 해주시와 강령군에서 급성 장내성 전염병이 발생했다고 발표한 것이 바로 수인성 질병입니다. 800여 세대가 수인성 질병으로 앓고 있다고 발표했으니 한 세대 4~5명으로 계산해도 3천 명이 넘는 환자가 발생한 겁니다. 그런데 북한은 전염성이 빠른 수인성 질병에 대처할 수 있는 보건의료 시설이 열악합니다.

이 때문에 평안남도에서 이달 초, 수인성 질병으로 어린이와 노인이 사망했다는 소식이 보도됐습니다. 덕천시 병원을 보아도 장티푸스, 콜레라 환자들이 입원실에 차고도 모자라 병원 복도에 ‘옥수수 마대 널려 있듯이 한 벌 깔렸다’는 게 소식통의 설명인데요.

그러나 병원에서는 고열과 설사로 탈수된 환자들에 수액을 보충할 링게르도 없습니다. 국가 의약품공급체계가 마비된 건데, 이보다 더 심각한 문제는 주민들의 거주 환경 자체가 수인성 질병에 노출되어 있다는 거죠.

예를 들어 주택이 밀집된 마을마다 공동변소가 있는데요. 요즘 장마비가 쏟아지며 변소에 빗물이 가득 차, 변소의 분변이 빗물과 함께 주민들의 식수로 사용하고 있는 시내로 흘러가거나 땅 속으로 잦아듭니다. 펌프 수도로 지하수를 마신다고 하면 주민들은 세균이 가득한 분변 섞인 물을 마시게 되는 겁니다. 결국 낙후한 상하수도 인프라로 인해 수인성 질병이 확산되는 것이죠.

김지은 기자 : 방금 손 기자가 설명한 것처럼 북한은 수도 인프라가 전혀 갖춰지지 않아 수인성 질병은 북한에선 여름마다 창궐하는 계절병이라고 할 수 있습니다. 특히 파라티푸스나 장티푸스가 발병하면 한 세대만 발병하고 끝나지 않습니다. 가족들이 함께 전염되고 그게 다시 이웃에서 이웃으로 퍼져 한 마을이 쑥대밭이 되는 경우가 흔합니다.

북한 매체에서도 이미 6월 중순, 황해도 지역에 장티푸스로 추정되는 급성 전염병이 번졌다고 보도한 바 있는데요. 지난주 연결된 소식통 역시 황해남도 지역에 급성 장염과 리질, 설사를 동반한 수인성 질병이 창궐하고 있다고 전했습니다. 특히 의약품도 부족한 상황이라 속수무책으로 앓거나 사망하는 주민들이 많아 내부는 끔찍한 실정이라고 밝혔습니다.

소식통은 또 황해도 지방에서 감염병에 걸린 한 주민은 김정은 위원장 부부가 황해도에 의약품을 보냈다는 보도가 나오자 ‘외국에서 장군님의 건강을 염려해 보낸 약들을 인민을 걱정해 본인이 사용하지 않고 보냈다’며 아픈 몸을 이끌고 나가 논밭에서 일하다 사망했다는 소식도 전해왔습니다. 북한에서도 일부 사람들이 보기엔 이해되지 않는 행동인데요. 소식통은 감염을 우려한 일부 주민들이 사망한 사람을 비난하고 있다고 전했습니다.

지금 김 기자가 말하신 것처럼 수인성 질병은 여름마다 유행하지 않습니까 ? 예년과 올해의 유행이 차이가 있는지도 궁금합니다. 특히 올해는 식량난과 겹쳐서 환자가 더 많아지고 사망률도 올라가는 것이 아닌가 하는 분석도 나옵니다. 두 분은 어떻게 보십니까?

김지은 기자 :네, 식량 문제로 인해 더 심각한 상황이라고 보고 있습니다. 소식통들의 말을 종합해보면 북한 일부 지역의 식량 사정은 지금 외부에 알려진 것보다 훨씬 심각합니다. 그 원인은 코로나 방역을 구실로 북한 당국이 주민들의 이동을 엄격히 통제했기 때문인 것으로 보입니다.

이 같은 북한의 식량 사정은 국제 기구에 의해서도 확인되는데요. 지난 6일, 세계식량계획, 세계보건기구 등은 공동 발표한 보고서를 통해 북한 주민 10명 중 4명이 굶주림에 의한 영양부족 상태에 처해 있다고 밝혔습니다. 절반 가량의 주민이 허약 상태에 처해 있다는 얘기입니다.

영양부족 상태에서 콜레라, 파라티푸스, 장티푸스, 급성장염에 걸리면 사망하는 것은 시간문제라는 것을 북한 주민들이 더 잘 알고 있습니다. 식량과 약품이 없어서 살 수 있는 생명들이 죽어 나가고 있는 게 현재 북한의 현실로 보입니다.

손혜민 기자 :식량난도 그렇지만 다른 요인도 크다고 보는데요. 주목되는 점은 올해 수인성 질병이 확산된 지역이 지난해와 다르다는 것입니다. 지난해는 양강도 혜산, 김정숙군, 함경북도 회령시 등 북쪽 국경지역에서 수인성 질병이 확산됐거든요. 그런데 올해는 황해남도, 평안남도 등 내륙지역에서 확산세가 뚜렷합니다. 왜 그럴까요.

코로나 상황으로 이해할 수 있겠습니다. 지난해 북한은 국경지역 중심으로 국가비상방역을 강화했습니다. 하지만 혜산을 비롯한 국경일대에서 금괴 밀수와 중국 내 탈북자가 입국하는 등 큰 사건이 여러 번 터졌고 그럴 때마다 코로나 방역에 구멍이 뚫렸다며 국가비상방역사령부는 혜산시를 봉쇄했거든요. 소식통들은 당시 코로나 의심 환자들이 발생했고, 이들 중에 사망자가 나왔다고 전해온 바 있습니다. 올해는 지난 4월 25일 평양에서 진행된 열병식이 코로나 발원지가 됐습니다.

지난 2월 서울에서 개최된 한 세미나에서(대외경제정책연구원 개최, '한반도 신경제 국제 세미나) 동서대학교 생명화학공학과 저스틴 펜도스 교수팀은 북한에 전파력이 강한 오미크론이 들어가면 어떤 결과가 나올지 예측해 발표했는데요.

펜도스 교수팀은 북한 주민 2천 5백만 명 가운데 천만 명이 감염되고, 이 가운데 28만 명(2.8%)이 격리시설에서 입원 치료 받는다면, 최소 4만 4천 명(0.44%)이 사망할 것으로 평가했습니다. 최소 수치인데도 북한 당국이 발표한 사망자 숫자를 훨씬 웃도는 숫자입니다.

다시 본론으로 돌아오면 지난해 소식통의 말처럼 북쪽 지역에서 코로나 환자가 발생했었다면, 지난해는 코로나 사망자가 북쪽 지역에서 나왔고 올해는 내륙 지역에서 다수 나왔습니다. 코로나 사망자 발생 지역과 수인성 질병의 유행 지역이 겹치는데요.

사망자의 시신 처리에 그 이유가 있다고 봅니다. 평양에는 화장장이 있지만 지방에는 화장하는 경우가 많지 않습니다. 격리시설에서 사망자의 시신을 가족에게 줄 때는 부패되는 경우가 있습니다. 그 마저도 입관할 관이 없어 시신 그대로 주변 산에 묻는 경우가 많다고 합니다.

장마가 시작되면 부패된 시신에서 여러가지 균이 골짜기 물로 흘러가고, 이것이 주민들이 이용하는 우물가, 강가, 펌프 수돗물로 들어가 수인성 질병이 발생할 수 있다는 것입니다. 이런 상황은 고난의 행군 시기와 유사합니다. 당시에도 길거리와 강가에 시체들이 나돌며 수인성 질병이 확산됐었죠.

수인성 질병에 걸리면 자체 면역에 의존할 수밖에 없습니다. 영양상태가 좋으면 그나마 수인성 질병을 이겨낼 수 있는데, 코로나 생활고로 장사도 못하고 돈벌이도 못하니 식량을 사지 못해 허약에 걸려 대부분의 주민들이 질병 면역에 취약합니다. 그래서 고난의 행군 때나 지금이나 심각한 식량난이 수인성 질병의 원인으로 꼽히는 것입니다.

코로나 감염증 확산 시기에도 북한에는 의약품이 큰 문제였습니다 . 수인성 전염병 같은 경우는 대부분 설사 등 탈수를 유발하기 때문에 링게르(링거)를 통한 수분 공급이 필수적인데, 이게 턱없이 부족하다는 얘기가 아까 잠깐 나오기도 했는데요. 손 기자, 북한의 링게르 공급 상황은 어떻습니까?

손혜민 기자 :북한에서 링게르 전문 생산지는 평양 정성제약공장입니다. 이 공장은 1995년 한국의 투자로 설립된 곳이고요. 전통적으로 평양제약공장, 순천제약공장, 나남제약공장 등 중앙공업들에서 항생제와 링게르 등 합성의약품을 생산해 보건의료부문에 공급해왔습니다. 하지만 1990년대 경제난으로 제약공장 생산이 중단되거나 생산량이 줄었습니다.

이후 북한은 각 지역마다 제약공장을 건설하고 고려약품 등을 자체 생산해 주민들에 공급하도록 강조했습니다. 그런데 지방이 운영하는 제약공장과 의약품관리소가 약초재배로 동의약(고려약) 생산은 어느 정도 가능하나 포도당주사와 링게르 등 합성의약품 원료가 필요한 의약품생산은 한계가 있습니다. 예를 들어 포도당 원료는 중앙공업인 순천제약공장 아스피린직장에서 생산됩니다.

이 때문에 지방 자체로 운영하고 있는 제약공장에서는 링게르 대신 식염수를 생산해 지역 병원에 공급해 왔으나 이마저도 자재난으로 생산량이 매우 적습니다. 소금물을 정제해 250리터의 병에 밀폐 포장한 것이 식염수인데요. 소금은 시장에서 구입한다 쳐도 식염수를 담을 유리병이 없습니다. 특히 지금처럼 수인성 질병이 확산되면 링게르, 식염수에 대한 수요는 높아지는데요. 그래서 등장한 것이 개인에 의한 의약품 제조입니다.

제약공장 일대를 중심으로 하여 링게르와 식염수 등 의약품 제조가 활성화 됐는데요. 주로 제약공장에서 근무하던 기술자나 노동자들이 자택에서 링게르, 식염수 등을 제조해 암시장에서 공급하고 있으나 이마저도 매우 부족한 것으로 알려졌습니다.

북한 주민들은 링게르 같은 의약품도 자력갱생하고 있네요 . 그러나 식량 부족, 수인성 질병의 기승에도 북한은 지속적으로 주민에 대한 감시를 강화하는 것으로 보입니다. 손혜민 기자가 보도했는데요. 최근 북한 당국은 인트라넷 광명의 응용프로그램(앱)을 주민들에게 강제로 설치하게 했다고요. 이걸 설치하지 않으면 손전화를 사용할 수 있는 분기 카드를 구입할 수 없게 한다는 보도였습니다. 그런데 주민들은 이 프로그램의 설치를 거부하고 있다고요?

손혜민 기자 :남한의 예를 들어 쉽게 설명한다면 문자전송 응용프로그램을 운영하는 한 회사에서는 전화번호만으로도 그가 누구이고 누구와 언제 무슨 대화를 나누었는지 알 수 있습니다. 단 전화사용자가 그 프로그램을 설치하고 서비스에 가입해야 하죠. 북한과 똑같은 원리입니다.

북한 인트라넷 ‘광명’은 북한 당국이 운영하므로 광명 응용프로그램을 설치하고, 이 프로그램을 통해 인트라넷을 이용하면 사용자가 언제, 어떤 자료를 스마트폰으로 보았는지 등을 국가보위성이 실시간 확인이 가능하죠. 예를 들면 SD카드를 스마트폰에 끼워 몰래 시청한 한국영화 제목이 무엇인지, 해외 자료를 봤다면 무슨 내용인지 감시하고 현행범으로 체포할 수 있다는 것입니다. 이 때문에 지금까지 주민들은 손전화기에 국내용 인트라넷을 설치하지 않고 그냥 사용해 왔는데 이제는 체신소 당국이 직접 나서 설치를 강제하고 있다는 것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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북한의 스마트폰 ’평양’에 설치된 응용프로그램 ‘길동무’. 각종 도서와 노래, 게임 등을 제공하는 프로그램으로 내용은 유료로 제공된다.

손 기자 , 저희가 가끔 '손전화로 김정은이 장사를 참 잘 한다' 이런 농담을 했습니다. 실제로 광명 응용 프로그램에서 제공되는 거의 모든 정보가 유료라고 하죠? 그렇다면 당국이 주민들을 상대로 돈도 벌면서 감시도 하는 것 아닙니까?

손혜민 기자 : 그렇죠. 북한에서 이동통신은 국가주도로 운영되고 있는 대표적인 시장입니다. 종합시장에서는 상인들로부터 세금만 징수하지만, 이동통신은 손전화기 부품의 조립과 판매, 이동통신가입, 통신요금 등을 국가가 징수하며 짭짤한 수익을 올리고 있습니다. 원래는 스마트폰 판매를 장려할 목적으로 스마트폰을 판매할 때 각종 응용프로그램과 그 안의 자료는 무료 서비스였는데요. 지금은 유료입니다.

물론 지금도 스마트폰에 각종 응용프로그램과 기초 자료는 서비스로 깔아주지만 가치가 있는 자료를 보려면 돈을 내야 합니다. 예를 들어 북한 스마트폰 ‘평양’을 보면 ‘나의 길동무’라는 응용프로그램 앱이 깔려 있습니다. 각종 도서와 노래, 게임 등이 있는 앱인데요. 그 앱에서 교육도서자료를 보려고 하면 ‘국가망 또는 대리판매소를 통하여 구입하여 주십시오’라는 메시지가 뜹니다.

여기서 대리판매소는 국가 체신성 산하 지역 체신소를 말합니다. 감시는 감시대로 하고 돈은 돈대로 벌겠다는 것인데요. 그러나 주민들도 당국의 계산만큼 타산이 정확해서 북한 당국이 원하는 방향을 달성하기는 쉽지는 않을 것 같습니다.

주민들도 당국의 감시망을 피할 수 있는 또 다른 방법을 찾지 않을까 싶네요 . 김지은 기자는 '북한 당국이 탈북민을 '괴뢰'라 칭하고 탈북민 가족과 연락하는 북한 주민들을 반역죄로 처벌한다 예고했다' 보도했습니다. 이전까지만 하더라도 탈북민을 '불법 월경자'라 했죠. 괴뢰, 반역죄… 이렇게까지 호칭과 처벌에 강도를 높인 이유가 뭐라고 보십니까?

김지은 기자 :저도 이 보도를 하면서 북한이 탈북한 주민을 괴뢰로 규정했다는 말에 정말 놀랐습니다. 왜 이런 상황까지 초래되었을까.

코로나사태와 식량부족, 국경봉쇄, 주민 이동 통제… 이러한 내부 상황이 복합적으로 작용하면서 주민들은 ‘공화국 창건 이래 처음 겪는 어려움’이라고 아우성치고 있습니다. 지난 1990년대 중반 대량 아사사태가 발생한 고난의 행군시기에는 그나마 배고픈 사람들이 중국으로 탈출하여 임시 방편으로 먹을 것을 구할 수 있었고 또 국가에서도 중국에 친척이 있거나 거래처를 확보할 수 있는 대상은 외국으로 나갈 수 있게 허용했습니다. 또 통제가 느슨해지며 시장 경제가 작동했고 장마당이 활성화될 수 있었습니다.

그런데 최근 몇 년 동안 국경단속과 주민감시, 처벌수위가 더욱 살벌해지더니 최근에는 코로나까지 발생하면서 정말 주민들은 앉은 자리에서 꼼짝없이 죽게 될 처지에 놓였습니다. 당국이 아무리 탈북한 가족과 내통하면 죽인다고 해도 주민들은 이판사판 죽을 처지이니 탈출한 가족을 찾아 도움을 요청했는데 그 과정에서 북한 내부의 처참한 실태가 외부에 알려지게 되는 것을 김정은은 극도로 꺼리는 것입니다.

며칠 전에 벌써 혜산 시에서 30세대의 탈북민 가족을 산간오지로 추방했다고 합니다. 가족 중에 2명의 탈북민이 있는 세대가 첫 추방 대상이었는데 다시는 연락할 수 없게 교통이 아주 열악한 곳으로 보냈다고 합니다. 주민들을 철창없는 감옥이나 같은 조건에 가두고 세습정치를 계속하겠다는 것인데, 김정은의 할아버지 김일성은 생전에 일제식민지 시대의 주민들의 항일정신에 대해 ‘억압과 탄압이 있는 곳에는 반드시 반항이 있기 마련이다’고 말한 적이 있습니다.

지금 북한의 상황에 해당하는 말이네요 . 소식통이 전해온 주민들의 말에도 공감이 갑니다. "굶어 죽을 지경에서 탈출한 주민이 '괴뢰'라면 주민 생계대책을 팽개친 당국의 처사는 역적의 짓이냐" 탈북민 가족들은 당연히 분노하겠지만 다른 주민들은 어떻게 볼까요? 그 부분도 궁금합니다.

김지은 기자 :소식통은 탈북한 가족이 없는 주민들도 이번 당국의 처사를 맹비난하고 있다고 전했습니다.

북한에는 ‘살아남는 게 영웅’이라는 말이 있습니다. 그 어떤 수단과 방법을 다해서라도 끝까지 죽지 말고 살아남아야 한다는 뜻으로 북한 사회에서는 생존 자체가 각 개인에게 떨어진 큰 과제입니다. 이런 상황에서 대부분의 주민들은 당국이 탈북민에 대해 괴뢰라느니, 역적이라느니 하는 얼토당토 않은 비난 따위에 신경을 쓰지 않는 것으로 전해집니다. 자기 가족을 살리려고 돕는 행동를 역적이라니 이 얼마나 황당하고 어처구니 없는 언어도단입니까. 지금까지 탈북민들이 자기 부모 형제에게 보낸 돈이 어디로 가고 어디로 흘러 다닙니까. 장마당을 움직이는 상품이나 자금이 하늘에서 떨어진 것이 아닐 겁니다. 그 자금을 김정은이 대준 것은 더더욱 아니고요.

탈북민들이 자기 가족을 살리기 위해 보내는 돈이 아니면 그나마 북한 내부에서 주민 생계수단으로 간신히 유지되고 있는 장마당 경제, 즉 북한의 지하경제도 숨을 멈추게 될 것입니다. 그러면 그 여파는 어디로 가겠습니까. 지금 김정은이 국경을 봉쇄하고 탈북민 가족을 괴뢰라고 규정한다고 하여 북한경제가 1970년대의 사회주의 형태로 회생할 가망은 어디에도 없어 보입니다.

탈북민이 북한을 떠난 이유는 다양하지만 북한 사회가 사람들을 떠나게 만든 것임은 분명합니다 . 그렇다면 탈북민을 비난할 것이 아니라 사회가 변해야 하지 않을까요. <지금 북한은> 오늘은 여기까집니다. 두 분 말씀 감사합니다.

손혜민 , 김지은 기자 :감사합니다.

김지은, 손혜민, 이현주, 에디터 : 오중석, 웹팀 : 이경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