RFA에서 보도한 북한 주요 내부 소식을 보도 기자와 함께 심층분석해보는 <지금 북한은>, 이 시간 진행에 이예진입니다
북한의 수도 평양시에 봉쇄령이 다시 내려졌습니다. 코로나 확진자 발생으로 평양시 출입과 시내 장마당이 봉쇄되었다는 소식입니다. 이로 인해 평양과 일부 시·도가 ‘준 안전지대’로 선포되면서 주민들이 생계 활동에 큰 지장을 받게 됐습니다. 관련 소식, 취재 기자와 함께 자세히 알아봅니다. 김지은, 손혜민 기자 나와 있습니다. 안녕하세요.
김지은, 손혜민 기자 : 안녕하세요.
/손 기자, 평양이 코로나 확진자 발생으로 봉쇄됐다고요? 1월 25일부터 31일까지 봉쇄된다고 보도하셨는데요. 지금 평양은 어떤 상황인가요?
손혜민 기자 : 네. 31일까지 평양은 봉쇄가 이어지는 것으로 알려졌습니다. 평양 봉쇄는 음력설 연휴가 지난 25일부터 시작된 건데요. 갑자기 평양을 봉쇄한 이유에 대해서 현지 소식통은 지난해 12월 말부터 평양시에서 코로나 확진자가 발생했기 때문이라고 말했습니다.
물론 북한 당국은 코로나 확진자가 아니라 급성호흡기 환자라고 공식 발표했죠. 하지만 해당 환자들이 평양시 외곽 병원에 격리되어 치료를 받고 있다는 소식으로 보아 코로나 확진자가 발생했다는 소식에 무게가 실리는데요.
만약에 코로나 확진자가 아니라면 평양을 전면 봉쇄할 이유가 없거든요. 이미 알려진 것처럼 평양 봉쇄는 작년에도, 그 전해에도 연이어 있었기 때문에 이번 봉쇄가 처음은 아닙니다. 그러나 올해 시행되는 평양 봉쇄령은 외부와 연결되는 평양 초소 출입만 막은 것이 아니라 평양 시내도 봉쇄한 것이죠.
우선 평양시 각 구역 종합시장과 구역 인민위원회가 운영하는 개인 목욕탕, 찻집 등의 운영이 중단되었습니다. 반면 국영상업망에 직속된 평양백화점 등은 운영된다고 하는데요. 평양 봉쇄 기간, 생필품 대란을 막기 위한 방역당국의 대책으로 보여집니다.
평양 봉쇄 기간도 다소 차이가 나는데요. 북한당국이 평양 주재 해외공관에 공식 통보한 봉쇄 기간은 25일-29일까지, 5일 간이죠. 하지만 평양시 각 구역 인민반 세대를 통해 주민들에게 공식 발표한 봉쇄 기간은 25일-31일까지, 즉 7일 간으로 알려졌습니다. 해외공관 직원보다 평양시민들의 대중 이동을 최소화하면서 방역 강화에 주력하려는 의도로 풀이됩니다.
/30일, 한국 언론에서는 주북 러시아 대사관이 받은 북한 외무성의 의례국 통지문을 두고 30일 0시에 평양 봉쇄가 전체적으로 해제되었다는 쪽에 무게를 실은 보도가 많았는데요. 주민들은 이틀 더 봉쇄의 불편함을 감수해야만 한다는 큰 차이가 있었네요. 이런 상황, 아무래도 중국의 코로나 상황과 연관이 있다고 봐야 할까요? 코로나 비루스의 유입 경로는 어떻게 파악됩니까?
손혜민 기자 : 네, 코로나 비루스가 확산되면서 평양이 봉쇄된 배경을 두고 여러 주장들이 나오고 있는데요. 먼저 다가오는 2월 8일이 군 창건 75돌 아닙니까. 이날을 맞으며 또 다시 북한은 열병식 행사를 진행하는 것으로 알려졌는데요. 지난해 12월 초부터 평양 미림비행장 일대에 열병식 훈련 참가자들이 밀집되어 현재도 훈련을 이어가고 있습니다. 이것이 평양에서 코로나 확산세를 키웠다는 목소리가 나오고 있습니다.
또 다른 한편으로는 중국과의 연계성이 주요 경로로 꼽히기도 하는데요. 중국 단둥-신의주 화물열차로 식자재와 건자재 등 수입물자가 평양으로 집중되는 것이 코로나 비루스를 평양으로 전염시켰다는 가능성입니다.
물론 의주 방역시설에서 중국에서 수입되는 물자들을 전부 검역하고 있지만, 코로나 비루스를 완전 방역하기에는 한계가 있을 것으로 보이는데요. 더더욱 중국은 제로 코로나에 들어섰기 때문에 북한으로 수출하는 물류에 한해 소독을 하는 등의 방역 절차가 크게 없습니다.
두 가지 요인을 종합해본다면 평양에서 열병식 참가자들이 훈련하려면 식사의 질도 올려야 할 것이고 간식도 공급해야 할 것인데, 그러자면 어차피 중국에서 식품이나 자재를 수입해야 할 것이므로 평양에서 확산되는 급성호흡기 환자들의 초기 발병은 중국의 코로나 상황과 무관하진 않지만, 그보다는 북한 당국의 열병식 훈련이 문제가 아닐까 추측됩니다.
/이와 관련해 평양과 국경 도시 일부가 ‘준 안전지대’로 지정됐습니다. ‘준 안전지대’라는 말은 처음 들어보는데요. 김 기자, 이게 정확히 어떤 상황을 말하는 겁니까?
김지은 기자 : 네. 저도 북한에서 ‘준 안전지대’라는 말은 처음 나온 것으로 알고 있습니다. 그동안 남북간의 군사적 대결과 정세 악화로 한반도의 긴장상태가 고조될 때에 북한이 긴장상태를 강조하여 계엄령 비슷한 수준의 ‘준 전시 상태’를 발령한 사례는 종종 있었습니다. 하지만 코로나와 열병의 확산을 우려해 사회적 긴장을 강조하며 ‘준 안전지대’를 설정한 것은 처음입니다.
현지 소식통의 설명에 따르면 이번에 발령한 ‘준 안전지대’는 현재 열병과 코로나가 걷잡을 수 없이 확산되자 당국이 일명 코로나와 열병의 위험지대를 설정해 놓은 것으로써 그 명칭을 ‘준 안전지대’라고 명명했다는 것입니다. 다시 말하여 전국에서 코로나와 열병이 창궐하고 있는 지역을 모든 주민들에게 위험지역이라고 공개함으로써 사망 등의 불가피한 이동까지 원천 차단하고 감염의 확산을 막아보려는 방역당국의 노력의 일환으로 해석됩니다.
현재 ‘준 안전지대’로 선포된 지역은 수도 평양과 개성, 양강도인 것으로 확인되고 있습니다. 특히 개성시의 경우 신년을 맞은 1월 3일에 벌써 ‘준 안전지대’로 설정되었다는 게 충격적입니다. 새해를 맞은 북한에서 1월 3일은 노동당 8기 6차 전원회의 결정관철을 위한 각급 단위와 조직별 궐기모임, 전원회의에서 발표한 김정은 노작학습 등 다양한 정치적 행사들이 진행되는데요. 1월 3일에는 우선 성인들을 제외하고 코로나와 열병에 취약한 어린 학생들에 대한 외출 통제를 시작했다고 합니다. 현재 북한 코로나 확산에서 가장 큰 문제는 돈을 주고도 약을 살 수 없다는 점입니다. 그러니 북한의 코로나 확산세가 언제 진정될 지는 아무도 모른다는 것입니다.
/‘준 안전지대’로 지정된 이후엔 거의 봉쇄 수준으로 방역이 강화되는 것으로 보이는데요. 그렇다면 장마당 장사는 다시 금지되는 건가요?
김지은 기자 : 준 안전지대가 선포된 후 지역별 방역 통제도 한층 강화된 것으로 알려졌습니다. 식량 배급과 일한 대가에 대한 월급이 거의 없는 대부분의 북한 주민들은 주로 장마당에서 먹고, 입고, 쓰는 모든 생계 문제를 해결합니다. 때문에 북한에서 장마당은 항상 사람들이 모여 붐비는 곳입니다. 이처럼 사람들이 많이 모이다 보면 전염병이 크게 확산될 우려도 동시에 커지는 것은 불 보듯 뻔한 이치가 아니겠습니까.
하여 북한은 ‘준 안전지대’에서의 장마당 이용을 금지했다고 합니다. 하지만 정상적인 사고를 가졌다면 누구도 주민의 생계가 달린 장마당 운영을 중단한 조치를 이해하지 못할 겁니다. 그러나 북한에서는 가능합니다.
/네. 북한 주민들 생계가 점점 더 걱정되는데요. 손 기자, 김 기자! 북한 소식통들이 전해오는 지금의 상황으로 볼 때, 북한 내 코로나 확산과 방역 상황, 앞으로 어떻게 전개될 것으로 보십니까?
손혜민 기자 : 2020년 코로나 사태 초기보다 더 악화될 가능성은 낮아 보입니다. 여전히 북한은 국경을 봉쇄했고, 코로나 방역에서 노하우도 생겼다고 봐야 하겠죠. 소독수도 지방 자체로 생산하고 있고, 지역 간 이동도 여전히 통제됩니다. 특히 중국과 국제사회에서 코로나 왁찐과 항생제 의약품을 여러 번 지원한 것으로 알려졌기 때문에 코로나로 인해 체제 존망까지 우려하였던 북한 당국도 한숨 돌리는 모양샙니다.
다만 코로나 확산세는 지역별 차이가 있는데요. 우선 중국과 마주한 국경지역은 코로나 확산세에 가장 취약할 수밖에 없죠. 또 국경지역에서도 연령별, 소득 수준별 코로나 감염에 노출되어 있는데요. 예를 들어 노인이나 가난한 주민들은 면역이 약하므로 코로나에 감염되면 사망하게 됩니다. 이러한 사례는 앞으로도 지속될 것으로 보이는데요. 김정숙군에서 살고 있는 4인 가족도 지난해 12월 코로나 확진자로 가족이 모두 자택 격리되었는데, 격리 기간 70에 가까운 어머니만 사망했다는 소식입니다.
반면 평안남도 지역 등 내륙지역은 상대적으로 코로나 확산세가 악화될 수준은 아닌 것으로 알려졌습니다. 지역 간 이동이 해제되어 국경지역 주민들이 자유롭게 이동하면 내륙지역도 코로나 우려에서 벗어날 수 없을 것으로 평가됩니다.
김지은 기자 : 중국의 코로나 확산세가 진정되지 않으면 북한 내부의 전반적인 분위기가 영향을 받게 됩니다. 간단한 예로 장마당 물가 추이를 보면, 지금까지 북한 당국은 중국 내부의 코로나 상황에 따라 북-중 국경세관을 탄력적으로 운영해 왔습니다. 중국 정부가 코로나 통제를 일부 해제하면 북한도 부분적으로나마 철도나 해상, 육로 무역을 좀 더 확대하고 반대로 중국의 코로나 상황이 악화되면 화물기차와 해상무역을 중단해 왔습니다.
그러다 보니 철도나, 육로, 해상을 통한 북중 무역이 비교적 순조롭게 진행될 때에는 북한 내부의 장마당 물가가 떨어지고 화물열차 운행이 중단되고 해상무역의 폭의 좁아지면 물가가 상승하는 효과로 나타나고 있는 것입니다.
그렇다고 지금까지 그래왔던 것처럼 북한과 중국의 정치적, 물질적 교류가 약화될 가능성은 낮아 보입니다. 북한은 중국과 거의 대부분의 국경이 마주하고 있는데다 북한의 열악한 경제적 상황 또한 북한정권으로 하여금 중국에 대한 대외 수출입 의존도를 높이는 요인이 됩니다. 북한은 정치, 경제, 군사의 모든 분야에 걸쳐 중국정부와 긴밀한 연계를 맺고 있습니다.
지난 1월 8일 김정은 생일을 기념해 공급한 북한 어린이 선물당과류도 중국의 도움이 없으면 불가능한 정치행사입니다. 배급체계도, 월급체계도 거의 마비된 북한에서 그나마 선물정치마저 사라지게 되면 수령, 원수님과 같은 신격화 이미지는 사라지게 됩니다. 김정은에 대한 신격화도 중국의 도움 없이는 불가능하다는 설명입니다.
*** 프로모 ***
/남한도 연일 최저 기온인데, 북한도 올 겨울 기록적인 한파가 닥쳤죠. 이런 가운데 최근 진행된 나무 검열에서 나무 장사를 하던 여성이 체포됐다고요?
김지은 기자 : 그렇습니다. 북한 조선중앙TV는 지난 21일 날씨예보를 통해 북한에 연일 기록적인 한파가 닥칠 것이라며 이번 추위는 23년만의 맹추위라고 소개하였습니다. 그런데 그 어느 해보다 춥고 힘겨운 겨울을 보내고 있는 북한에서 주민들을 대상으로 한 국방성 나무 검열이 진행되고 있습니다. 함경북도의 나무검열에서 연사군의 한 여성이 과거의 오문혁 사건에 걸려 조사 중이라고 합니다. 이 여성은 사방이 전부 산으로 둘러싸인 연사군의 특성에 맞게 주민들이 해 온 나무를 외상으로 걷어서 멀리 도 소재지 청진에 내다 팔아주어 ‘연사군을 먹여 살린 여자’로도 유명한데요.
그런데 국방성 원림대의 나무 검열에 걸려 들어 판결을 기다리고 있다고 합니다. 중앙에서 이미 이 사건에 대하여 과거 나무를 팔았다는 이유로 총살당한 오문혁 사건에 비교하여 제2의 여자 오문혁 사건을 ‘이의 없이 처리하라’는 비준이 떨어졌다고 합니다. 이에 지역 주민들은 ‘나무를 팔았다고 저런 여자까지 죽이면 이제 우리는 어떻게 살아가나’ 라는 우려의 목소리가 나오고 있다고 합니다. 이는 그 여성이 연사군의 나무를 도시에 팔아 주민들의 생활상 편의를 도왔다는 증거입니다. 이 여성이 국방성이 관할하는 산림의 나무를 팔았다는 죄로 교화 최고형이나 무기징역형, 사형까지 처할 수 있어 주민들의 불만이 거세게 일고 있습니다.
/나무를 팔았다고 사형을 시키다니 충격이네요. 이렇게 본보기로 나무 장사가 처벌되면 산림 훼손은 줄겠지만 주민들은 땔감 구하기가 더 어려워지는 거 아닌가요?
김지은 기자 : 그렇습니다. 하지만 당국이 단속과 처벌을 강화할수록 주민들은 그 규정을 회피할 다양한 방법을 고안하고 있습니다. 원래 북한에서는 도벌을 단속하기 때문에 국방성이 승인하지 않는 한 산을 통째로 밀도벌을 하는 경우는 드뭅니다.
그렇기 때문에 나무를 드문이 솎아냈다고 산림훼손으로 보기 어려운 실정입니다. 지역마다 산림감독소가 설치돼 있지만 감독원도 지역에 거주한 주민인 만큼 권력과 뇌물이 작용하면 나무를 베어 내는 일은 얼마든지 가능합니다. 예를 들어 국방성이 어느 갱도에 쓸 목재를 승인하였다고 하면 해당 관리성원 외의 주민들은 그대로 믿게 됩니다. 이런 방법으로 간부들과 나무 장사꾼들이 타협하면서 산지에서 벌목을 합니다.
주민들도 마찬가집니다. 해당 지역의 산림순시원에게 담배나 술을 고이면 그날은 다른 구실로 순회하지 않고 도벌을 눈감아 주는 것입니다. 나무는 산을 끼고 있는 지역 주민들의 생계를 보장하는 중요한 밑천이기에 어떤 방법으로도 막을 수 없습니다.
/북한에선 아직도 난방으로 화목을 주로 사용하죠. 요즘처럼 이렇게 추우면 화목에 대한 검열은 좀 봐줘야 하는 게 아닌가 싶은데, 오히려 강화하는 이유는 뭔가요?
김지은 기자 : 전기가 없고 산지로 둘러싸인 지역에서는 아직도 난방의 주 원료가 화목입니다. 특히 요즘처럼 영하 30도나 40도 이상의 추운 겨울에는 화목 수요가 늘어날 수밖에 없습니다. 수도 평양도 난방이 잘 되지 않아 겨울에는 솜을 넣은 버선을 신고 누빔 솜옷을 입고 자는 실정입니다. 그리고 집안 벽면에 비닐박막을 대거나 방 한 칸에만 비닐박막으로 보온 장치를 하고 사는 정도인데, 지방이야 더 말할 나위가 없지요. 주민들은 어른, 아이 할 것없이 밖에서 작은 나뭇가지 하나라도 보이면 들고 가는 것이 북한의 화목 실태입니다. 북한이 요즘 산림 검열이라는 칼을 빼 들지 않으면 무자비한 도벌을 막을 수 없기에 어느 정도 견제하려는 차원에서 검열을 벌이는 것으로 짐작됩니다.
/네. 다음 소식입니다. 음력설을 앞두고 운행 재개된 단둥-신의주 화물 열차로 남방 과일이 다량 수입됐다고 하는데요. 아무래도 간부 선물용이겠죠?
손혜민 기자 : 국가무역기관이 공식적으로 수입하는 남방 과일은 전부 평양 간부들의 선물용은 아니고요. 평양시민들에게 공급하기도 합니다. 선물용 과일은 무료이고, 공급용 과일은 유료라는 차이가 있죠. 당연히 선물용 과일은 남방 과일 중에서도 맛이 있고 양적으로 많지 않은 파인애플, 망고 등이고요. 공급용 과일은 생산성과 유통성이 양호한 귤이 대표적이죠.
또 수입된 남방 과일은 장마당으로 유통되기도 하는데요. 북한도 이제는 음력설을 크게 쇠기 때문에 바나나, 파인애플 등 고급 남방 과일은 소득이 높은 주민들의 수요가 있습니다. 특히 남방 과일은 결혼식이나 돌잔치 등 상차림 과일로 인기가 있어 무역기관의 수익금을 확보하는 원천상품으로 부각되고 있습니다.
지난 음력설을 맞으며 단둥-신의주 화물열차로 남방 과일이 대량 수입된 것도 이러한 배경 때문인데요. 현재 중국은 춘절 연휴 아닙니까. 춘절 연휴가 끝날 때까지 단둥-신의주 화물열차가 운행하지 않죠. 음력설 전에 북한 무역기관들이 남방 과일을 화물열차로 대량 수입한 것도 선물용과 공급용 외에도 장마당과 상점에서 남방 과일을 팔아야 하기 때문입니다. 수입된 남방 과일에는 귤이 가장 많은 것으로 알려졌습니다.
/육로가 재개되지 않은 상태에서 화물 열차로 수입되는 양은 지극히 제한적일 텐데, 생활 필수품이 아닌 남방 과일을, 그것도 대량으로 수입한다는 게 언뜻 이해가 가지 않는데요. 그 이유가 뭘까요?
손혜민 기자 : 위에서 언급했듯이 남방 과일 수입은 선물과 공급 목적도 중요하지만 장마당 판매가 더 중요하기 때문입니다. 예를 들어 코로나 이전 국경무역이 정상화 되었을 때 북한은 해마다 남방 과일을 수입해왔습니다. 남방 과일을 국내시장에 판매하는 수익이 꽤 짭짤하거든요. 남방 과일은 1차 소비 식품인데다가 상차림에서 부를 상징하는 기호 상품이므로 가격이 비싸도 수요가 많습니다.
코로나로 국경이 막히고, 지금까지 남방 과일 수입도 중단되었거든요. 현재 단둥-신의주 화물열차 운행만 재개된 상황이어서 남방 과일 수입량도 매우 적은데요. 그래서 화물열차로 수입되는 남방 과일은 평양으로 기본 유통되고 일부가 신의주를 비롯한 평성 등 지방도시에 유통되고 있습니다.
다시 말해 아직 육로 무역이 재개되지 않아 다른 물자 수입이 더 급한 상황임에도 북한이 남방 과일 수입에 주력하는 것은 수요가 높은 남방 과일을 간부들에게 선물함으로써 체제 충성도를 유인할 목적도 있겠지만, 시장수요에 발을 맞추어 외화벌이에 대응하려는 전략적 접근이라고도 말할 수 있습니다.
<지금 북한은> 오늘 소식은 여기까집니다. 김지은, 손혜민 기자 고맙습니다.
김지은, 손혜민 기자 : 감사합니다.
지금까지 <지금 북한은> 진행에 이예진, 제작에 서울지국이었습니다.
손혜민, 김지은, 이현주
진행 – 이예진
에디터 – 오중석
웹팀- 김상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