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금 북한은] 8만 군인을 농촌으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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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FA에서 보도한 북한 주요 내부 소식을 보도 기자와 함께 심층분석해보는 <지금

북한은>, 이 시간 진행에 이예진입니다.

북한 당국은 군 복무를 마친 군인들을 농촌에 파견해 3년간 일하게 한 뒤 제대하는 것으로 군 복무 규정을 바꾼 것으로 전해졌습니다. 군 면제 조건은 엄격해졌고 입대 기피를 막기 위한 다양한 조치들이 마련됐습니다. 새로운 군복무 규정, 취재 기자와 함께 알아봅니다. 김지은, 안창규 기자 함께합니다. 안녕하세요.

김지은, 안창규 기자 : 안녕하세요.

/초모 기간을 맞아 관련 소식이 많습니다.

국방성이 하달한 새로운 군 복무 규정 , 어떤 부분이 바뀌었습니까?

김지은 기자 : 가장 주목되는 부분은 "올해부터 모든 군인들은 제대하기 전 3년간을 농촌에 진출해 농장 일을 한 후에야 군사복무를 마친 것으로 인정된다"는 부분입니다. 소식통은 이에 따라 각기 병종에 따라 차이가 있지만 평균적으로 남자는 10~11년, 여자는 7~8년간 군 복무를 하게 된다고 전했습니다.

소식통들은 이 같은 새로운 복무 규정과 변경 사항들이 지난해 12월 말 전국의 고급중학교에서 졸업을 앞둔 17살의 입대 대상자들에게 조직적으로 전달됐다고 밝혔는데요. 농촌 파견 이외에도 여성 군복무도 의무제로 규정됐다고 소식통들은 전했습니다.

/우선 농촌 파견 부분부터 살펴보겠습니다.

바뀐 규정은 올해 초모생부터 적용되는 겁니까 ?

김지은 기자 :이번 기사가 보도된 이후 이 규정이 이미 복무 중인 군인들에게도 적용되느냐 하는 걸 묻는 분들이 많았습니다. 한국은 어떤 규정이 발표되면 대부분 소급 적용되지 않습니다. 즉 규정이 발표된 이후의 대상자부터 적용되죠. 그러나 북한에서는 규정이 발표된 때로부터 입대나 제대 대상 모두에게 동일하게 적용됩니다. 기나긴 군복무 8년을 마치고 올해 드디어 제대된다고 기뻐하던 군인들에게도 이 규정이 적용돼, 제대를 앞두고 강제로 농장원이 돼야 한다는 것입니다.

복무 규정이 새로 바뀌면서 북한 당국은 농촌 진출 3년을 마치지 않은 군인에 대해서는 제대증을 주지 않을 것으로 보이는데요. 불공평하고 비합리적이라고 볼 수 있습니다.

/실제로 북한 청년들도 긴 복무 기간에 대한 불만이 있겠죠.

북한의 군 복무 기한은 세계 최장 아닙니까 ?

김지은 기자 : 네, 그렇습니다. 대부분의 북한 청년들이 군사복무생활이 길다는 것을 인식하고 있고 그에 대한 불만 또한 많습니다. 그러나 북한의 복무 기간이 세계적으로도 길다는 사실은 알지 못 합니다.

북한에서는 김일성, 김정일, 할아버지와 아버지 세대를 이어 현재 김정은 시대에 이르기까지 수십 년간 장기복무제가 시행되어 왔기 때문에 군대를 가고, 긴 시간을 복무해야하는 건 당연시 하고 있습니다. 어쩔 수 없이 견뎌내야 하는 과정으로 인식하고 있는 것이죠.

북한에서 군대 생활이 힘든 것으로 인식된 것은 수백만 명의 주민들이 굶어 죽었던 1990년대 중반부터인데요. 이 시기부터 청년들에게 군입대는 그야말로 수단과 방법을 다해 회피하고 싶은 가장 절실한 것이 되었습니다. 아직까지도 북한 청년들은 군에 입대하는 순간부터 생사를 건 굶주림과 싸워야 하는 처지에 놓입니다.

북한 내부 소식통은 “북한 청년들이 군사훈련은 물론 건설장에서의 노역과 고된 농사일까지 떠맡아야 하는 군 생활에 대한 불만이 크다”고 전했는데요. 최근 농촌에서 3년을 의무적으로 일해야 한다는 방침이 전달되면서 “늘어난 복무 기간에 대한 불만도 크다”고 전했습니다.

/지난 2021년, 남한 국정원은 북한 군 복무기간이 2년 정도 단축됐다고 밝혔습니다. 그래서 남성은 7~8년, 여성은 5~6년으로 알려져 있는데요. 안 기자, 이 부분은 맞습니까?

안창규 기자 : 네, 맞습니다. 한국 국정원이 북한이 경제발전 인력확보를 위해 군복무기간을 남성은 10년에서 7~8년, 여성은 7년에서 5~6년으로 단축했다고 밝혔고 여러 탈북민들이 고향을 통해 관련 소식을 확인했었습니다. 북한군은 병과에 따라 군복무기간이 서로 다릅니다. 일반 병과 부대는 복무기간이 단축되었지만 경보병(대남 침투)부대 같은 특수부대와 탱크, 포, 미사일 같은 일부 기술병과 부대는 이전과 마찬가지로 10년을 복무해야 합니다.

북한은 초보적인 통계나 조치 같은 것을 잘 공개하지 않습니다. 해당 부문 종사자들에게만 통지하는 것이 보통이지요. 군복무 기간 변동도 마찬가지입니다. 군부대와 군인들에게 통보된 내용이 사회에 전해지면서 일부 잘못 알려지는 경우가 없지 않았습니다.

북한 당국이 예외적으로 군복무 기간을 공개한 적도 있습니다. 2003년 3월 개최된 제10기 6차 최고인민회의에서 채택한 ‘전민군사복무제’를 골자로 하는 군사복무법에 남성 13년, 여성 10년이던 군복무를 각각 10년, 7년으로 단축한다는 내용이 언급되었습니다.

북한은 당시 주민 대상 해설 담화, 강연회 등 내부 사상교양망을 통해 ‘전민군사복무제’의 실시와 군복무 연한 축소를 언급했습니다. 새로운 시책으로 인한 내부 혼란을 차단하기 위한 목적, 그리고 군복무 연한의 축소가 김정일의 은덕임을 선전하는 목적이었지, 주민들에게 변동된 사안을 알려주기 위한 것은 아니었습니다.

북한 당국이 군복무 기간을 줄이는 변화는 주민들에게 신속히 전달하면서 지도자와 노동당 우상화 선전에 이용하지만 복무기간이 늘어나는 변화는 거의 공식 전달하지 않아 주민들이 소문으로 알게 되는 경우가 많습니다.

/군복무 기간을 줄이는 것이 은덕이었다면 이번 조치는 뭐에 해당할지 궁금해지네요.

김 기자 , 이번에 바뀐 복무 규정 중에서 여성도 '의무 복무제'라는 부분이 추가됐다고 전했는데요. '의무 복무제'라면 일반적으로 17세 이상 모든 여성이 초모 대상이 되는 것으로 이해되는데 맞습니까?

김지은 기자 : 네, 제가 확인한 바로는 그렇습니다. 소식통은 "특이한 병력이나 가정사, 탈북민 가족 등으로 제외 대상이 아니면 일반 여성들도 모두 입대해야 한다"고 전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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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 2017년 김정은 노동당 위원장의 대미 비난 성명에 호응해 학생·청년들과 근로자들이 군 입대와 재입대를 '탄원'하고 있다. /연합뉴스

그러나 초모 대상이 모든 여성으로 규정됐을 뿐 누구를, 얼마나 초모할 지는 북한 당국이 정하는 것입니다. 따라서 여성 초모생의 비율 즉 여군의 숫자가 얼마나 늘지는 두고 봐야할 것 같습니다.

/여성 의무 복무제는 이전에도 몇 번 포치된 적이 있습니다. 2015년에 여성 의무 복무제 실시가 보도됐고 저희 RFA 도 2019년에도 여성 의무 복무제가 실시되면서 초모에서 여군 비율이 늘었다고 보도하기도 했습니다. 북한 당국이 여성 징병을 확대하려 한다는 건 분명해 보이지만 의무 복무제 자체는 번번이 무산되지 않았나요?

안창규 기자 : 사실 이 부분은 알려지고 있는 것과 실제 북한에서 시행되고 있는 현실 차이가 좀 있습니다. 제가 확인한 바로는 북한 공식언론에서 여성 '의무 복무제'를 언급한 적은 없습니다만 북한 주민들은 '여성도 의무 복무제다'라고 말을 합니다.

여성 군입대 과정을 살펴 보면, 각 고급중학교(고등학교)가 할당된 인원의 초모생 명단을 군사동원부에 제출하며 군사동원부가 이 명단을 검토하고 최종 대상자를 정합니다. 결국 누가 명단에 속할지 알 수 없으므로 졸업반 여학생 누구나 군대에 갈 여지가 있는 것이지요. 하지만 졸업반 여학생 모두가 군대에 가는 것은 아닙니다.

‘의무 복무제’라 하면 말 그대로 누구나 군대에 가야 하는 것으로 이해될 수 있지만

여성의 경우 그렇지 않으므로 정확하게는 ‘의무 복무제’라고 볼 순 없습니다. 제대로 표현하면 여성의 경우는 의무제도, 지원제도 아닌 겁니다.

북한 당국이 여성 의무 복무제를 계속 언급하는 데는 군입대 대상자 감소가 큰 원인으로 보여집니다. 북한도 인구감소가 심각한데, 남성 군입대 대상자 감소로 인해 최근 여성들을 군에 많이 보내고 있는 것은 사실입니다. 여성들은 대개 군의소(의무대), 통신부대, 해안포 및 고사총(대공포)부대 등에서 근무하는데 이중에서 제일 힘든 부대는 무거운 장비를 다루는 해안포와 고사총 부대입니다.

/군 복무 후 파견을 시키는 게 이번이 처음은 아닌 것 같습니다. 과거에도 군 복무 이후 광산 같은 험지로 보내는 경우가 있었죠? 그렇다면 이번에는 농촌으로 지정된 배경이 있을 것 같습니다.

안창규 기자 : 북한 청년들이 군복무를 기피하는 핵심 이유 중의 하나가 바로 제대 후 고향이 아닌 탄광, 광산, 농촌 등 험지로 파견되는 집단 배치라 할 수 있습니다.

북한 군인들은 봄과 가을에 주둔지와 가까운 농장에 나가 모내기와 김매기, 가을걷이 등 농사일을 돕고 있습니다. 그럼에도 이번에 군복무를 마친 군인들을 농장에 파견해 3년간 의무적으로 농사를 짓게 하는 파격적인 조치를 취한 것은 그만큼 식량문제 해결이 어렵다는 반증이 될 겁니다.

주민들에게 “흰쌀밥과 밀가루 음식”을 보장하겠다고 호언하며 작년 한 해 동안 농사에 주력하는 모습을 보였으나 성과를 보지 못한 김정은이 군대를 동원해 식량문제를 해결할 결심을 한 것으로 보입니다. 김정일과 마찬가지로 김정은도 평양시 건설을 비롯한 경제회생에 군대를 적극 활용하고 있습니다. 하지만 동원정치, 인해전술에 매달리는 시도는 시대착오적이라 생각됩니다.

북한 군 병력 수를 110만 명으로 볼 때 매년 제대 되는 군인의 수는 약 8만명 정도로 추산됩니다. 올해는 8만명의 군인이 농촌에 파견되겠지만 내후년에는 그 수가 24만명에 달할 겁니다. 이들을 군을 거점으로 파견할지, 각 농장에 분할해 파견할지, 황해도를 비롯한 곡창 지대에 집중 파견할지 봐야 알겠지만 많은 군인들의 숙식을 보장하는 것은 결코 쉬운 문제가 아닙니다.

또 지휘관들도 군인들과 같이 농장에 파견해야 하는데 그러자면 지휘관을 추가로 더 선발해야 합니다. 그리고 일이 많은 봄철과 가을철을 제외한 농번기에는 이들에게 무슨 일을 시킬지 등 우려되는 부분이 한두 가지가 아니라고 생각됩니다

/김 기자, 농촌 파견으로 군 복무 기간이 늘어나면서 군 면제를 위해 고이는 뇌물 액수도 덩달아 늘었다고요?

김지은 기자 : 그렇습니다. 지난 기간 군복무대상에서 면제되려면 보통 중국 위안화 3천원 정도가 있어야 했다고 합니다. 그러나 올해 군입대 면제 뇌물액은 배로 뛰어서 중국돈 6천원 선(약 900달러)이라고 내부 소식통은 전했습니다.

북한에서는 하루 한끼를 벌어서 먹기도 어려운 사람들이 대부분입니다. 입쌀 1kg이 북한돈 5,600원, 중국돈 3원 50전인데요. 이 돈을 벌기 힘들어 굶주리고 있는 것입니다. 이런 대부분의 주민들에게는 3천원이든, 6천원이든 상상할 수 없는 큰 돈인 형편입니다.

/또 군 면제 조건도 점점 더 까다로워집니다. 의사 진단서를 받아도 군 면제 사유로 인정받지 못한다고요?

김지은 기자 : 네, 원래는 의사에게 돈을 지불하면 의사가 집단생활에 전염이 될 수 있는 전염병인 개방성 결핵(슈퍼결핵), 급성 간염( A형 간염), 정신질환 등의 병명으로 진단하곤 했습니다만 최근 그런 현상들이 사회적으로 만연해지자 당국이 군 신체검사 대상 병원과 의료인을 대상으로 감시를 강화했다고 합니다. 특히 군 면제를 이유로 한 비법 행위가 발각되면 의사자격까지 박탈합니다.

또 군 면제를 위한 다양한 수법도 나오고 있는데요. 그 중 하나가 자녀를 장기 환자로 등록해 주변 사람들에게 군복무 면제대상으로 인식시키는 것입니다. 왜냐하면 갑자기 신체가 좋고 멀쩡하던 청년이 부모가 뇌물을 고여 입대 대상에서 면제되면 주변 사람들이 신고하는 경우가 종종 나타나기 때문입니다.

이제는 자녀가 입대하기 4~5년 전인 12살~13살부터 병원을 주기적으로 다니며 군복무면제대상자 준비를 해야 한다는 말까지 나오고 있는 실정입니다. 그래야만 주변 사람들로부터 의심을 사지 않고 자식을 군에서 면제할 수 있기 때문에 철저하게 준비하는 것이죠. 한마디로 군복무 거부가 사회 전반에 만연해 있는 상황입니다.

/청년들은 점점 더 군대를 기피하고 있지만 이번 새로운 복무 규정을 보면 가능한 군인 숫자를 유지하려는 당국의 의지가 읽히는데요. 다만 이해가 좀 안 되는 부분은 대학생에 대한 군 면제 조항입니다. 북한에선 대학 가면 여전히 군이 면제되죠?

안창규 기자 : 네, 맞습니다. 오래전부터 고급중학교를 졸업하면서 대학 추천, 즉 대학입학시험을 치를 자격을 받은 대상은 군 초모 대상자 명단에서 제외되었습니다. 하지만 입학시험에 합격하지 못하면 군대에 나가야 합니다. 북한에서 4월과 9월에 1차와 2차로 나누어 군 입대가 이뤄지는데 대학입학 시험 탈락자들은 9월에 군대에 갑니다.

2003년 ‘전민군사복무제’가 실시되었을 당시 대학을 졸업했든, 공무원이나 공장 기업소에서 일하든 군복무를 하지 않은 28세 이하의 남성들을 나이에 따라 3년 이상 군복무를 시켰습니다. 하지만 군에 사회풍이 유입돼 명령에 따라 움직이는 군의 기강이 흐려진다는 우려가 확산되면서 ‘전민군사복무제’가 조용히 없던 일로 되었지요.

현재도 대학에 입학해 군복무가 면제된 대상이라고 해도 대학졸업 후 군대에 가겠다고 자원하면 일부 군대에 나가는 경우가 있습니다.

/바로 이 면제 조항과 연관이 있는 것으로 보이는데요. 올해는 북한의 일반 고등중학교에서 대학 추천 인원이 많이 줄었다고요?

김지은 기자 : 그렇습니다. 군 당국은 입대 기피 현상을 막기 위해 제1고급중학교를 제외한 일반 학교에서는 대학입학 추천을 제한하도록 했다고 소식통은 전했습니다. 일반 학교의 대학 추천은 학교 당 기존의 10명 정도에서 1~2명으로 줄어든 것으로 전해졌는데요. 이번 조치로 일반학교 졸업생은 대학 진학이 더 어려워졌다고 소식통들은 설명했습니다.

제1고급중학교는 북한에서도 뛰어난 수재들이 들어가는 학교이지 않습니까? 말하자면 정말 뛰어난 몇몇만 빼고 모두 군대를 가라는 이야기입니다. 초모 면제 대상 중 대학 입학생이 큰 부분을 차지하기 때문에 취한 조치로 풀이됩니다.

/저희가 지난 시간에도 전해드렸지만 올해 북한이 유난히 초모 분위기를 띄우기 위해 노력하는 게 보입니다. 노동신문도 140만 청년이 군 입대를 탄원했다…이렇게 보도했는데요. 이런 선전이 실제로 군인을 더 모으기 위해서 입니까? 아니면 다른 배경이 있을까요?

안창규 기자 : 최근 북한이 한미합동훈련을 계기로 군 입대와 복대 등 탄원 분위기를 주도하는 것은 국내 주민 결속과 외부를 겨냥한 것이지, 청년들을 실제로 군대에 징집하려는 것이 아닌 것으로 보입니다. 올해 군대에 갈 초모생 명단이 확정돼 모집이 한창 진행되고 있는 만큼 북한 청년들은 군입대 탄원서에 서명한다 해도 군대에 가지 않는다는 것을 잘 알고 있을 겁니다. 그러니 편한 마음으로 탄원 행사에 참가하고 탄원서에 서명하는 거지요.

또 ‘고난의 행군’ 이후 북한 전 지역에서 열악한 군인생활과 장기간의 군복무, 제대 후 집단배치 등의 복합적인 원인으로 군대에 가지 않으려는 분위기가 확산되고 있습니다. 이는 북한 당국에 있어 절대 허용할 수 없는 거지요. 이를 차단하기 위해 1980년대나 1990년대보다 유난히 더 군대에 나갈 것을 독려하고, 초모 분위기를 띄우고, 탄원 행사를 조직하고 하는 겁니다.

/3월에만 북한은 10차례 미사일을 발사했습니다. 19일 이후에는 거의 매일 도발하고 있는데요. 이와 함께 북한 당국은 “일촉즉발의 전쟁 위기에 처해있다”는 내용의 주민 대상 정치 강연을 진행하는 것으로 전해졌습니다. 말하자면 북한은 내외부적으로 전쟁 분위기를 스스로 고조시키고 있는 건데요.

이런 당국의 움직임 … 하루 이틀 있는 일은 아니지만 북한 주민들은 어떻게 받아들이고 있는지 궁금합니다.

안창규 기자 : 한 북한 소식통의 말을 빌리면 주민들의 반응은 "백성들은 하루하루 살기 힘든데 김정은은 도대체 뭐하고 있나?"라는 입장이라고 합니다. 과거 대륙간탄도 미사일이 개발돼 발사가 성공했다는 소식이 전해졌을 때 이 어려운 속에서 힘든 것을 해냈구나 하는 자긍심이 있었지만 지금은 전혀 그렇지 않다는 겁니다. 다시 말해 너무 자주, 그것도 코로나 감염병 사태로 주민들이 가장 어려움을 겪는 와중에 민생 해결은 없이 미사일만 연일 쏘아 대는 김정은과 당국에 대한 불만이 증가하고 있는 거지요.

반면 북한 당국은 이전과 마찬가지로 한반도 문제에서 미국과 국제사회의 관심을 끌어 존재감을 높이기 위해, 또 대북제재 해제를 핵심으로 여러 문제 해결에서 우위를 차지하기 위한 목적에서 군사적 도발에 매달리고 있습니다. 과거나 지금이나 북한 당국이 주민들이 겪는 고충이나 생활상 어려움 해결을 우선으로 고려하지 않고 있다는 걸 잘 보여주는 부분입니다.

김지은 기자 : 북한 당국의 '일촉즉발의 전쟁 위기'설은 한두 번이 아닙니다. 만약에 북한 최고 지도부가 가만히 있으면서 일촉즉발이라고 선동한다면 혹시 믿을지도 모르겠습니다. 그러나 북한이 새해 벽두부터 미사일을 연일 발사하고 남북의 군사적 대치상태를 악화시킨 장본인이라는 것을 북한 주민들도 잘 알고 있습니다. 다만 북한이 스스로 남북의 군사정세를 악화시키고도 그 이유를 남한과 미국에 돌리는 것은 북한 내부정세가 그만큼 심각하다는 것을 반증해 줍니다.

김정은 정권에게 현재로써 전쟁 위기설이 아니면 떠난 민심을 돌려세울 다른 출로는 없어 보입니다. 당국이 강연을 통해 한국과 미국 등 제국주의 세력들이 ‘정권종말’, ‘참수작전’, ‘평양점령’과 같은 군사작전을 준비하고 있다며 주민 결집을 꾀하고 있지만 오히려 대부분의 주민들은 전쟁이 터져 북한 정권이 사라지길 바란다는 게 내부 소식통들의 전언입니다.

<지금 북한은> 오늘 시간은 여기까집니다. 함께 해주신 김지은, 안창규 기자 감사합니다.

김지은, 안창규 기자 :감사합니다.

저희는 다음 시간에 인사드리겠습니다. 지금까지 진행에 이예진, 제작에 서울 지국이었습니다.

김지은, 안창규, 이현주

진행 : 이예진

에디터 : 양성원

웹팀 : 김상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