RFA에서 보도된 북한 주요 내부 소식을 보도 기자와 함께 심층 분석해보는 <지금 북한은>, 이 시간 진행에 이예진입니다.
북한이 코로나 방역 승리를 선언한 가운데 북,중 화물 열차 운행이 다시 연기됐습니다. 이번에는 중국측이 주저하는 모양새인데요. 그 배경을 알아봅니다. 코로나 유행이 3년째 접어드는 요즘, 한국에서도 물가가 비상입니다. ‘내 로임 빼고는 다 올랐다’는 얘기가 정말 몸으로 느껴지는데요. 북쪽도 소금값이 비상이란 소식입니다. 관련 소식, 취재 기자와 함께 알아봅니다.
오늘도 손혜민, 안창규 기자 함께합니다. 안녕하세요.
손혜민, 안창규 기자: 안녕하세요.
-지난 방송에서 북중 화물열차 운행이 8월 중순이면 재개될 것이라고 전해드렸는데요. 당초 예상보다 늦어지고 있습니다. 손 기자! 예고 보도는 이런 점이 힘드네요. 중국 측에서 운행 재개 승인이 아직 나지 않았다고요, 어떤 상황입니까?
손혜민 기자:그렇습니다. "조선은 문을 열었는데, 중국에서 문을 열지 않았다"는 게 신의주 무역 기관 간부의 전언인데요. 8월 초만 해도 신의주-단둥 화물열차 운행은 곧 재개될 것 같은 분위기였습니다.
지난 3일 단둥 세관에 공시되었던 공문에도 북한으로 들어갈 운송업체들은 사업자등록증과 운송증 사본을 단둥 세관에 제출하라고 안내했고 해당 사항을 지키지 않으면 중국 관세청령 240호에 의해 단둥 세관 진입로에 들어서지 못한다고 명시했습니다. 따라서 늦어도 15일 이후에는 단둥-신의주 화물 열차의 운행이 재개되고, 화물 트럭 운행도 일부 재개될 것으로 예상했는데요. 그러나 소식통들은 중국 정부가 단둥 세관의 통관 개시를 승인하지 않는 상황이라고 전해왔습니다.
이유는 공식적으로 밝혀진 것이 없지만, 소식통들은 북한에서 아직 끝나지 않은 코로나 유행이 일차적 요인이라고 밝혔습니다. 북-중 교역 거점인 단둥-신의주 화물열차 운행으로 북한의 코로나 비루스가 중국으로 유입될 수 있다는 우려 때문으로 보입니다.
-코로나라면 중국보다 북한이 더 민감하게 대처하지 않았습니까? 국경을 폐쇄할 정도였으니까요. 그런데 지금 중국이 더 예민하게 반응하는 배경은 무엇일까요?
손혜민 기자 :중국에서는 코로나 백신도 생산하는 국가이고 북한보다는 의료 체계가 훨씬 발전됐죠. 그럼에도 촉각을 세우는 이유는 10월 열릴 예정인 20차 중국 전당대회 때문이라는 분석입니다.
물론 랴오닝성 단둥에서 전당대회가 열리는 베이징까지는 지리적으로 거리가 있습니다. 그러나 단둥-신의주는 북-중 간 최대 교역 도시라는데 주목해야 합니다. 화물열차 운행이 재개된다면 물자의 수출입은 단둥에만 국한되지 않는데요.
예를 들어 밀가루, 설탕 등 기초 식품은 단동 일대에서 수입하지만, 설비와 자재, 의료 설비 등은 상해나 베이징 등 대도시에서 유통하게 됩니다. 공업용 벨트, 다이야(타이어) 등도 마찬가집니다. 중국 대방이 품질이 안 좋은 가품을 정품으로 속이는 경우가 있어서 중요 설비와 자재일수록 대도시에서 수입하는데요. 중국은 이런 경로를 통해 북한의 코로나가 중국으로 유입된다고 우려하는 것으로 보입니다.
특히 올해 전당대회는 시진핑 주석의 3연임이 결정되는 중요한 행사입니다. 중국 정부가 코로나를 비롯한 대내외 변수로 사회적 불안을 야기할 수 있는 작은 요소라도 원천 차단하려는 것으로 볼 수 있습니다.
- 지금 북한의 경제상황은 고난의 행군 시기를 다시 입에 올릴 정도인데요. 열차 운행이 재개되지 않으면 10월까지 북한이 버텨낼지도 걱정입니다.
손혜민 기자 :그렇죠. 코로나 장기화로 숨통이 막혀 있는 북한으로서는 급박합니다. 9월에만 해도 제14기 7차 최고인민회의가 7일에 예정돼 있습니다. 최고인민회의가 끝나면 대의원들에게 선물도 주어야 하죠. 또 99절(9월9일)은 정권 수립 기념일입니다.
특히 9월 10일은 민족 전통 명절인 추석입니다. 최고인민회의 대의원들을 위한 선물 정치도 중요하지만 추석 명절을 맞으며 밀가루, 설탕, 과일 등 기초 식품을 평양시민들에게 공급함으로써 수도 민심을 챙기는 것도 중요합니다. 이 때문에 추석 전에는 화물열차 운행이 부분이라도 재개되지 않을까 전망하는 분위기입니다.
-주민 식량 사정 때문에 열차 운행을 서두르는 것이라고 짐작했는데 선물, 공급이 먼저군요. 또 하나 예상 밖이었던 것이 북한은 지난 11일 ‘방역전 승리’를 선언했죠. 하지만 이후에도 코로나 의심 환자는 계속 나온다는 보도가 이어졌습니다. 손 기자, 격리 시설은 여전히 운영하고 있는 중이죠? 유열 환자 발생은 얼마나 되는 것으로 알려졌습니까?
손혜민 기자 :사실 코로나가 완전 종식되었다는 자체가 어불성설이거든요. 최근 입수한 북한 강연 자료를 보면요. 여전히 유열 환자에 대한 장악 사업과 격리 사업을 강화하도록 격려하고 있습니다. 뒤집어 해석하면 코로나 의심 환자는 여전히 나오고 있다는 얘기죠.
평안남도, 평안북도에 유열 환자 격리 시설이 여전히 운영되고 있거든요. 각 도 비상방역연대지휘부도 아직 해산되지 않았다고 합니다. 오히려 각 시, 군 비상방역지휘부의 활동을 국가보위성이 틀어쥐고 방역을 강화하라는 게 입수한 강연 자료의 핵심 내용입니다.
-지난 25일, 북한 당국이 “양강도에서 4명의 악성 전염병 의심 환자가 발생했다”고 밝혔습니다. 방역 승리를 선언한 지 15일 만이었는데요. 북한은 특히 “우리 경내에서는 감염자가 발생하지 않았다”고 했는데요. 북한 내부가 아니라 외부에서 코로나 환자가 발생해서 유입된 것이라는 걸 강조한 것으로 풀이됩니다. 북한 당국이 의심 환자를 공개한 이유가 있을 것 같습니다. 손 기자, 안 기자, 어떻게 보십니까?
손혜민 기자 : 한마디로 정치적 목적이죠. 남한에서 코로나비루스를 삐라와 물건에 묻혀 북한 경내로 흘려 보냈다고 이전에도 주장한 바 있는데요. 꼭 저렇게 상투적 수법을 써야 하는지 안쓰럽습니다. 문제는 이러한 허위 선전이 주민들에게 통하지 않는다는 거죠. 오죽했으면 '잘되는 건 다 원수님 덕이고, 안 되는 건 남조선 때문이라면 쌀값이 오르는 건 누구 덕인가' 라고 반문하겠습니까.
북한식 코로나 정치라고도 할 수 있는데요. 대외적으로는 코로나 확산 책임을 남한에 돌려 언제든지 남한에 도발할 명분을 만드는 것이고, 대내적으로는 주민들에게 남한에 대한 적개심을 고취시켜 코로나로 악화된 민심 이반을 외부로 돌리려는 꼼수로 볼 수 있겠습니다.
안창규 기자 : 코로나 방역승리 선포 후에도 각 지역에서 감염증상 환자가 계속 발생하고 있는 것도 주요한 이유라고 봅니다. 증상은 같은데 방역승리가 선포되었다고 유열자가 아니라고 할 수는 없지 않습니까? 또 코로나 감염을 차단하자면 유열자 발생 지역을 봉쇄하지 않을 수 없습니다. 이런 과정에서 주민들이 유열자 발생을 알게 될 건 뻔하니 공개를 안 할 수 없었을 것으로 보입니다. 하지만 북한은 의심환자 발생 공개 직후 이 환자들이 유열자가 아닌 돌림 감기 환자였다고 보도했습니다.
-여름이 아직 다 가진 않았지만 어머니들의 김장 준비는 벌써 시작됐습니다.남쪽은 이번 여름 비가 많이 와서 고추 농사가 잘 안 됐습니다. 그래서 고춧가루값이 비상인데요. 안 기자, 북한은 소금이 금값이라고요? 어떤 상황입니까?
안창규 기자 :북한 당국은 2020년 5월부터 물고기나 파도에 밀려온 출처 불명의 물품을 통해 코로나비루스가 전파될 수 있다며 고기잡이는 물론 제염소(염전)들의 소금 생산마저 중단시켰습니다. 결과 지난 2년간 북한에서 소금 부족이 심각했습니다.
이런 상황에 더해 올해 5월, 최대비상방역체계 실행과 함께 취해진 전국적인 봉쇄 조치와 이동 통제로 다시 소금 생산에 차질을 빚었습니다. 또 7월부터 8월 중순까지 북한 서해안 지역에 많은 비가 내렸습니다. 소금은 햇볕과 바람과 같은 기상 여건에 따라 생산량이 좌우되는데 연일 쏟아져 내린 장맛비로 제염소들은 소금을 충분히 생산하지 못 했습니다. 결국 이전부터 지속돼 오던 소금 부족 현상이 더 심각해진 것입니다.
북한 제염소는 저장 시설도 형편없고 근로자들이 순수 인력으로 소금을 생산합니다. 부족한 소금 생산을 늘리기 위해 북한 당국이 작년부터 각 제염소들에 청년들을 많이 진출시켰습니다만 올해 불리한 기상 조건으로 그 효과를 보지 못하고 있는 상황이라 할 수 있습니다.
-북한이 삐라로 코로나가 남한에서 유입될 수 있다고 주장하는 것도 그렇고 바다로 코로나가 유입될 수 있다고 소금 생산을 중단했다…? 사실 과학적으로 보자면 가능성이 거의 없는 황당한 얘기인데 도대체 이런 지시는 어디서 내려오나 궁금합니다.
손혜민 기자 : 원래 북한에서 소금 생산은 내각 산하 화학공업성 소금관리국의 관할입니다. 소금은 식품보다는 가성소다, 염산 등을 생산하는 공업용 원료이기 때문입니다. 그런데 코로나 사태가 터지고 국가비상사태로 국경과 바다가 봉쇄하면서 자연히 바다출입권은 국가비상방역사령부의 관할권으로 넘어갔습니다.
동,서해 바다에서 어업은 물론 소금 생산도 중단하라는 국가비상방역사령부의 지시가 하달됐다고 하는데요. 국가비상방역사령부의 사령관은 김정은이죠. 결국 코로나 같은 비상 상황에 나라의 경제와 인민 생활을 책임져야 하는 인민의 지도자가 내각 경제를 깔아뭉개다 보니 북한에는 소금마저 부족한 민생 혼란이 초래된 것입니다.
-우리 생활에 소금이 필수적이지만 쌀에 비해서 소금 사정은 잘 알려지지 않은 것 같습니다. 북한의 소금은 어떻게 생산되고, 소비되고 있을까요?
안창규 기자 : 북한에는 서해안 지역인 평안남북도와 황해남도에 10여 개 정도의 제염소가 있습니다. 북한에서 소금은 식용뿐 아니라 가성소다, 탄산소다, 염산 등 기초화학제품의 원료로도 많이 쓰이며, 제약공업에도 사용됩니다. 한국의 연구자료를 찾아보니 북한의 한 해 소금생산량이 50~70만 톤 수준인데 수요량은 약 140만 톤 정도라고 합니다. 소금 부족이 심각한 것이지요.
북한에서는 소금을 작은 금이라 표현하기도 합니다. 오죽하면 북한이 2014년 12월 제염소 건설과 소금 생산, 소금 공급과 이용 등을 규정한 ‘소금법’까지 제정했겠습니까. 소금 부족을 완화하기 위해 북한은 1998~2002년 사이에 동해안의 함경북도 어랑군, 함경남도 금야군, 강원도 원산시에 처음으로 제염소를 꾸렸습니다. 현재 이 제염소들에서 소금을 생산하고 있지만 물이 아래로 잦아드는 현상과 일조량 부족 등 기상 조건의 영향으로 생산량이 많지 못합니다.
북한 주민들은 동해안에서 생산된 소금보다 서해 소금을 더 찾습니다. 갯벌이 있어 광물질이 풍부한 서해안에서 생산한 소금을 사용한 음식이 더 맛이 좋기 때문입니다. 그런데 철도와 육로 교통이 열악해 서해안에서 생산된 소금을 내륙과 동해안 지역으로 운송해가는 것이 쉽지 않습니다. 북한에서 소금이 귀한 것은 생산량이 충분하지 못한 것도 있지만 열악한 운송수단 탓도 있다고 볼 수 있지요.
결국 서해안과 거리가 멀수록 소금 가격이 비싼데 2020년 봄, 북한 함경남북도 일부 지역 시장에서 소금 가격이 1kg당 1,000원 정도 했습니다. 그런데 소금 생산이 중단된 이후 가격이 1,500원으로, 그 해 김장철에는 2,500원 이상으로 껑충 뛰었습니다.
올해 상황도 2020년에 못지않을 것으로 보입니다. 김장철이 다가오는 최근 함경북도 청진 시장에서 서해 소금 가격이 최고 2,200원에 육박한 것으로 전해졌습니다. 물론 서해 소금이 들어오는 정도에 따라 값은 유동적입니다. 서해에서 가장 거리가 먼 지역이 함경북도와 양강도인데 이 지역 시장의 소금값이 북한에서 가장 비싸다고 볼 수 있습니다.
손혜민 기자 : 지금이 소금값이 폭등할 시점이 아닌데 김장철이 더 걱정입니다. 북한 주민들 생활에서 소금이 어떻게 사용되냐 질문하셨는데요, 북한에서 사실 소금만큼 소비 용도가 다양한 품종도 찾기 힘들 겁니다.
우선 크게 분류해보면 공업용과 식품용이 있죠. 공업용 소금은 화학연합기업소 등에서 원료로 사용하는데 공업용 소금은 국내 생산으로는 부족하기 때문에 수입산 소금이 공급됩니다. 주로 중국에서 돌소금이 수입되죠.
북한에서 소금 생산은 동해 바다보다는 서해 바다에 집중되어 있습니다. 조수 간 차이가 커 소금 생산 조건이 유리하기 때문인데요. 예를 들어 평남 서해바다 일대 남양 제염소가 대표적이죠.
그런데 주목해야 할 부분은 1990년대 장마당이 등장하며 소금 생산 주체가 변화했다는 겁니다. 배급제 시대에는 국영 제염소에서 생산된 소금이 국영상점을 통해 인민반 세대별로 공급되었으므로 소금의 종류, 맛을 논하지 않았습니다.
하지만 장마당이 나오면서 생산 주체가 확대됐는데요. 국영 생산지가 있고 국영 명의의 소금밭을 개인이나 무역회사 등이 임대하거나 인허가로 맡아 소금을 생산하고 있거든요. 생산 주체가 다양화되면서 소금 가격과 맛도 다양화됐습니다. 생산 주체들의 자금력에 따라 막소금(천일염)을 정제해 비싸게 팔거나, 자금이 부족할 경우 막소금 그대로 싼 가격에 내놓습니다. 그래서 소금도 주민소득 수준에 따라, 소득이 높은 주민은 하얗고 보드라운 정제 소금을, 영세민들은 시꺼멓고 굵은 막소금을 소비합니다.
그리고 식용 소금은 북한 주민 생활에서 음식 요리와 남새 절임, 메주 장 담그기에만 사용하는 것이 아니라 함수 등 위생용으로도 사용하고 치약, 치료약 등으로도 사용되는데요. 특히 여성들의 산과 질환 치료제로 유용합니다.
3~4월과 9~10월은 전국적으로 위생 월간이어서 부엌과 울타리 등에 횟칠 작업이 시작됩니다. 이때 횟가루 물에 소금을 풀어 넣는데 이때 막소금이 사용됩니다. 소금을 넣고 횟칠한 담벽(담벼락)은 횟가루가 묻어나지 않고 오래가기 때문이죠.
-그야말로 먹는 것부터 생활 전반에 빠지는 곳이 없는 소금인데요, 값이 보통 오른 게 아니라 걱정입니다. 그런데 이 와중에 당에서 또 도와주네요. 안 기자, 당원들과 간부에 대한 당 조직부 간부들의 횡포가 극심하다고요?
안창규 기자 :네, 지난 7월 2~6일 사이에 평양 4.25 문화회관에서 김정은의 주재로 각급 당 조직부 당생활지도일꾼 특별강습회가 있었다는 것은 이미 알려진 사실입니다. 특별강습회에는 도, 시, 군 당위원회를 비롯해 전국의 노동당 조직부 당생활지도과 간부 전원이 참가했습니다.
통상 조직부와 선전부를 노동당의 핵심부서라고 말하지만 조직부가 선전부보다 상위에 있습니다. 조직부는 노동당 안의 노동당으로 불릴 정도로 막강한 권한을 행사하고 있는데요. 또 이런 조직부의 여러 부서 중 가장 핵심적인 부서가 바로 당생활지도과입니다.
당생활지도과는 하부 당 조직과 당 간부, 행정 간부 등 전체 간부와 일반 당원들의 조직생활을 감시, 통제하는 부서로 조선 시대의 암행어사와 같다고 볼 수 있습니다. 당생활지도과에 근무하는 간부의 직책은 ‘부원’으로 되어 있는 다른 부서와 달리 급이 더 높은 ‘책임지도원’으로 되어있습니다.
김정은은 특별강습회에서 결론과 폐회사를 통해 참가자들에게 ‘당조직들과 간부들이 노동당의 유일적 영도에 복종하도록 기강을 세우기 위해 열과 성을 다할 것’을 특별히 주문했습니다. 자기에게 충성하지 않는 간부나 당원의 목을 무자비하게 치라는 것을 선언한 것이라 볼 수 있지요. 특별강습회가 있은 후 그러지 않아도 파워가 컸던 조직부의 콧대가 더욱 높아졌다고 소식통들은 전합니다.
-당 생활지도과는 당 내부의 감찰 기관으로 이해됩니다. 당연히 특별 강습회 이후 감시와 처벌이 더 강화되었겠군요.
안창규 기자 :그렇습니다. 조직부 당생활지도과 책임지도원들은 한달에 20일은 자기가 담당한 아래 기관에 내려가 일하고 10일은 자기 사무실에 돌아와 재무장하는 것이 원칙입니다. 한마디로 20일은 하부 기관과 간부들의 뒤를 파는 것입니다. 그런데 최근 각급 당 조직부가 간부들과 당원들에 대한 충실성 평가와 조직생활 통제를 강화하면서 전횡과 횡포를 부리고 있다고 소식통들이 전해왔습니다.
함경북도 청진시에서는 8월 초, 41년만에 완공된 어랑천발전소 건설 총화를 진행하면서 발전소 건설돌격대에 인력을 제대로 보장하지 못했거나 지원물자 조달에서 낙후한 순위를 차지한 기업소 지배인 여러 명에게 당 처벌을 내렸다고 소식통들이 전해왔습니다. 또 비상 방역 총화에서도 방역 태만을 이유로 여러 명의 간부들이 처벌을 받았는데 최근 조직부가 쩍하면 간부들과 당원들에게 처벌을 남발하고 있어 간부들과 당원들 속에서 불만이 많다고 합니다.
-이렇게 처벌을 강화하는 배경은 뭘까요?
안창규 기자 :장기간의 경제난에 이어 국경봉쇄와 이동통제 같은 코로나 비상 방역으로 북한 전반 상황이 악화되면서 일반 주민은 물론 간부들 속에서 김정은과 노동당에 진심으로 충성하지 않는 현상이 증가하고 있다는 반증이기도 합니다. 북한에서는 간부가 많은 것을 좌우한다는 말이 있습니다. 그만큼 한 기관을 책임진 간부의 역할이 중요하다는 것인데 김정은은 당조직부를 통해 간부들의 목을 조이고 다시 간부들은 당원과 주민에 대한 통제를 강화하는 연쇄 효과, 일석이조의 효과를 얻으려는 것으로 보입니다.
이 같은 보도를 통해 북한은 감시와 통제로 유지되는 사회라는 것을 다시 한번 실감합니다. 사회의 거의 모든 문제를 감시와 통제 강화로 해결하고 있는데요, 이런 방법이 언제까지 유효할까요. 또 이렇게 유지하는 것이 과연 누구를 위한 것일까요? <지금 북한은> 오늘 소식은 여기까집니다. 안창규, 손혜민 기자, 말씀 감사합니다.
손혜민, 안창규 기자 : 감사합니다.
<지금 북한은> 지금까지 진행에 이예진, 제작에 서울지국이었습니다.
손혜민·안창규·이현주, 에디터 오중석, 웹팀 김상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