RFA에서 보도된 북한 주요 내부 소식을 보도 기자와 함께 심층 분석해보는 <지금 북한은>, 이 시간 진행에 이현주입니다.
단둥-신의주 간 화물 열차가 26일 재개됐습니다. 열차에는 의약품과 식료품이 실린 것으로 확인됐습니다. 코로나 종식 선언 이후에도 사망자가 발생했으며 특히 격리 기간 중 식량 문제가 심각한 것으로 전해졌습니다. 관련 소식, 취재 기자와 함께 알아봅니다.
김지은, 손혜민 기자 함께합니다. 안녕하세요.
김지은, 손혜민 기자:안녕하세요.
- 간다 만다, 예고 기사만 몇 차례 나갔는지 모르겠습니다. 북중 화물 열차가 26일 오전 단둥에서 신의주로 출발했는데요. 관련 소식 취재한 손혜민 기자와 함께 알아보겠습니다. 화물차엔 식료품과 의약품이 실렸다고요. 지난 4월에 운행 중단됐으니 5개월 만에 재개인가요?
손혜민 기자 :그렇습니다. 150일 만에 재개된 셈인데요. 신의주에서 열차가 나온 것이 아니라 지난 8월 중순 이미 단둥에 나왔던 화물열차가 출발한 것입니다. 8월 중순 재개한다고 보도되었는데, 여러가지 요인으로 단둥에서 열차가 출발하지 못하고 있다가 26일 아침 8시 전에 출발하였습니다.
-일시적인 재개는 아니죠? 앞으로 하루에 몇 차례가 운행될지 모르나 이번 열차 운행으로 북한 내부에 숨통이 좀 트일까요?
손혜민 기자 :일시적인 재개는 아니지만 정확하게는 부분적 재개라고 볼 수 있습니다. 아직 전면적으로 재개한다는 북한 당국의 공문은 전해지지 않았거든요, 당분간 단둥-신의주 화물열차로는 북한에서 가장 시급한 식량과 비료, 의약품 등이 수입될 것입니다. 국가 비상 물자 위주로 들어가기 때문에 화물열차 운행만으로는 아직 북한 경제 숨통이 트인다고 보기는 어렵습니다.
그러자면 육로 무역이 재개되어야 하는데요. 육로 무역이 재개되면 신의주뿐 아니라 북한 전국의 세관 업무가 재개되는 것이므로 북중 간 수출입 무역이 정상화됩니다. 즉, 중국과의 교역에 전적으로 의존하는 북한 경제가 숨통이 트일 수 있다는 얘깁니다.
- 북한 내부 민심이 좋지 않다는 소식은 다수의 소식통에 의해 전해지고 있는데요. 이런 분위기를 북한 당국의 움직임에서도 읽을 수 있습니다. 북한 당국이 국가와 수령을 최근 부쩍 강조하고 있죠. 주민 강연회도 매주 열리고 있다는데 김지은 기자가 강연제강을 입수했습니다. 김 기자, 자료에서 보이는 강연의 주요 내용은 뭡니까?
김지은 기자 :네, 입수한 자료는 북한이 9월, 공화국 창건 74주년을 맞으며 배포한 주민 강연제강인데요. 주제는 크게 두 가지로 정리됩니다. 하나는 주민 결집에 대한 내용이고 다른 하나는 체제 유지를 위해 지도자에게 충성을 다하라는 내용입니다.
제목들을 살펴보면 간부 및 군중 대상 강연자료로 ‘우리 공화국은 령도자와 인민이 하나의 사상 의지로, 혈연의 정으로 굳게 뭉친 위대한 나라이다’와 ‘온 사회에 아름답고 고상한 도덕 기풍을 철저히 확립할 데 대하여’ 그리고 당원과 근로자 대상 강연자료는 ‘국기와 국가를 사랑하고 숭엄하게 대할 데 대하여’라는 제목이었습니다.
북한은 강연 대상을 세부적으로 분류해 놓고 대상별로 각각 다른 내용을 전달하는데요, 한 가지 분명한 것은 강연에는 북한 사회에서 지금 제기된 사회적 문제들이 다뤄진다는 것입니다.
- 그러면 주민들은 강연의 내용을 듣고 당국이 직면한 문제가 뭔지, 어떤 상황인지 파악할 수 있겠네요.
김지은 기자 :그렇습니다. 예를 들면 강연에서 '일부 도시의 졸업생 학생 청년들이 당에 대한 불타는 충성심을 안고 농촌으로 집단으로 진출했다'거나 '10년 만기의 군 복무를 마치고 제대를 앞둔 제대군인들이 어렵고 힘든 탄광, 광산, 국가대상 건설장에 탄원했다'고 하면 그곳에 인력이 부족하다는 것을 의미합니다. 이처럼 사회적으로 해결해야 할 문제가 강연제강에 반영돼 주민의 마음을 움직이는 선동선전 자료로 배포된다는 사실을 이제 모르는 북한 주민은 없습니다.
그런 의미에서 이달에 진행된 강연제강을 뒤집어 해석하면서 북한 내부사정을 짐작할 수 있는데요. 강연 제목이 ‘우리 공화국은 령도자와 인민이 하나의 사상의지로…굳게 뭉친 위대한 나라이다’ 입니다. 이 제목의 의미를 뒤집어 보면 지도자에 대한 충성심이 결여됐다는 얘기로 이해할 수 있습니다.

-이런 모임에 참여하는 주민들도 진짜 곤욕일 것 같습니다. 사실 주민들이 강연을 싫어하면 안 하는 게 오히려 민심을 잡는 방법이 아닐까 하는 생각도 드는데요. 주민들 반응은 어떻습니까?
김지은 기자 :말 그대로 강연회는 곤욕입니다. 강연제강을 전달하는 사람도, 강연제강을 전달받는 주민들도 강연이 주민들의 삶과 동떨어진, 부질없는 짓이라는 것을 다 압니다. 강연회장 분위기는 가관입니다.
제가 살던 지역의 강연회를 떠올려보면 보통 600명 정도가 참가합니다. 동에서 선발한 5명 정도의 인원이 강연회장의 앞뒤를 오가며 주민들에게 졸지 말라, 잡담하지 말라 등 통제를 합니다. 그런데 불이 와야 말이지요. 전기가 부족해 강연회를 진행하는 구락부 내부는 연단에만 촛불을 켜놓고 전체적으로 깜깜합니다.
엄마들이 업고 온 젖먹이 아기들과 어린아이들의 울음소리가 터지면 빨리 나가라고 재촉하는 소리가 나고 잡담을 하며 키득거리는 사람들을 제어하느라 앞에서 조용히 하라고 소리치고 뒤에서 웅성거리면 서로가 조용히 하라고 소리치는 소리가 소란스럽기 그지없습니다. 그 속에서 일부 밭에서 일하다 손을 털고 온 여성들은 들어오자마자 앞에 앉은 사람의 의자 등받이에 머리를 틀어박고 잠을 청합니다. 이것이 북한에서 진행되는 강연회장의 풍경입니다. 이쯤 되면 연단에 오른 연사는 계속해서 조용하라 소리를 지르다가 강연제강을 읽어 내리고를 반복합니다. 나중에는 통제하는 사람도 기권하여 거의 대부분이 자고 있습니다. 강연회장이 아니라 잠자는 시간인 셈입니다. 고상하고 아름다운 도덕기풍이 어디에 있겠습니까. 그러니 강연 제목이 ‘온 사회에 아름답고 고상한 도덕기풍을 철저히 확립할 데 대하여’가 아니겠습니까
손혜민 기자 :김 기자님이 생생하게 설명했는데요. 강연회, 생활총화 같은 사상 사업과 조직 생활은 북한 당국의 주민통치 수단입니다. 하지만 이러한 통치는 사회주의가 살아 있을 때 효과 있었죠. 하지만 1990년대 중반부터 이러한 근간은 무너졌습니다. 배급은 물론이고요. 의약품도 개인이 구입해야 하고, 12년제 의무교육이라는 공교육도 역시 명칭뿐입니다. 학생들의 교과서를 찍어 낼 국가재정이 부족하다 보니 교과서도 30%만 공급되고 나머지는 장마당에서 구매합니다.
이런 와중에 북한당국이 계속 국가제일주의요, 수령 충성이요 하는 강연회를 계속 반복하면 반발 효과가 작용합니다. 왜 국가는 국가로서의 책무와 역할을 수행하지 않고 주민들에게 국가를 우선으로 생각하고, 수령 체제에 충성하도록 의무만 강조하나 하는 반발이 나오는 이유입니다.

-특히 강연 자료에서 북한이 쏘련을 언급한 부분이 흥미롭습니다. 2월 우크라이나에서 전쟁이 시작된 이후, 로씨아와 북한의 관계가 아주 밀접해지지 않았습니까?
김지은 기자 :그렇습니다. 그동안 러시아의 우크라이나 침공을 공개적으로 지지해 온 북한이 주민들에게 붕괴한 쏘련을 깎아내린다는 게 아이러니합니다. 9월 강연제강을 보면 '세계가 평하는 징표로 보면 초강국'이었던 쏘련이 '령토가 크고 인구가 많아도 붕괴의 나락으로 떨어졌다'면서 북한과 비교했는데요.
쏘련과 비교해 ‘오늘 세계는 우리 공화국을 강국 중의 강국이라고 한결같이 찬양하고 있으며 존엄 높은 우리 국가의 모습에 경이의 시선을 모으고 있다’고 주장했습니다.
세계가 북한을 경이롭게 본다는 주장도 터무니없지만 주민 결집을 위해 얼마 전까지 혈맹이라 치켜세운 러시아를 몰락한 국가라고 폄하한 것입니다.
- 김정은 위원장은 코로나 종식을 선언했지만 의심 환자 발생 소식은 계속 전해졌죠. 이번엔 사망자 발생했다는 소식이네요? 손 기자! 어느 지역입니까?
손혜민 기자 :네, 주로 양강도 일대로 알려졌습니다. 중국과 마주한 국경 지역인데요. 내륙지역보다 국경 지역에서 아직 코로나 전염 확산 사태가 근절되지 않은 것으로 보입니다. 중국과 마주한 지역적 특징으로 볼 수 있겠습니다만 사망자 발생의 주요 원인은 코로나 방역에 대처하는 북한당국의 무책임한 태도입니다.
이달 중순, 김형직군 무창리에서 60대 부부가 사망한 사례가 그렇습니다. 코로나에 확진된 이 부부의 격리 시설은 자택이었습니다. 자택에서 하루 두 알의 해열제를 공급받은 것이 전부였다고 합니다.
이러한 사례는 김정숙군에서도 발생했습니다. 송전리에 사는 72세 여성이 코로나 확진자로 자택 격리 중 사망하였는데요. 이 여성의 경우는 가족과 함께 격리됐습니다. 40대의 딸과 사위, 손자, 손녀였죠. 가족들은 코로나로 사망한 어머니의 시신 앞에서 통곡하다가 장례라도 치르려고 했다고 합니다.
그러나 북한 방역당국이 이를 저지했는데요, 코로나 사망자는 장례식을 할 수 없다는 게 이유였습니다. 즉시 방역성원들은 시신을 통한 코로나 확산을 차단한다며 어머니의 시신을 인가와 떨어진 산에 묻는 것으로 대처한 것입니다. 그런데 이 여성의 경우엔 영양부족이 더 큰 요인이라고 하는데요. 자택에 격리된 확진자들에게 북한당국은 식량 공급을 하지 않는다고 합니다.
-자택 격리이면 집 밖으로 나갈 수 없다는 얘기잖아요? 여분 식량 없는 집들은 격리 자체가 생존 싸움일 듯한데요. 격리자들의 상황은 어떻습니까?
손혜민 기자 : 그렇습니다. 20일간 격리가 보통인데, 이 기간 4인 식구가 소비하는 최소 식량은 1인당 하루 500그램으로 계산해도 40킬로그램입니다. 그런데 코로나로 격리되면 장마당 장사를 못하지 않습니까. 북한 주민들은 하루 벌어 하루 사는 사람이 대부분입니다. 코로나로 격리되면 굶어 죽게 될까 더 무섭다는 주민들의 반응이 이래서 나오는 거죠. 식량 여유도 없고 텃밭의 감자도 없다면 코로나 격리자들은 살아남기 위한 싸움을 해야 하는 겁니다.
-20일 격리면 굉장히 기네요. 남한은 1주일입니다. 비상방역체계 하에서는 격리 시설이 운영되지 않았습니까? 이제는 자택 격리로 바뀐 모양이네요.
손혜민 기자 : 그렇습니다. 원래는 지방정부가 코로나 격리 시설을 운영해왔고 집단격리시설에 있으면 일주일 식량은 지방정부가 공급했습니다. 일주일 이후부터 본인 부담인데 격리가 보통 15~20일이거든요. 격리가 해제되어 집으로 가려면 8~12일간의 식량 가격을 환자의 가족들이 지방정부에 지불해야 했습니다.
그런데 지금은 이마저도 대부분 폐지되어 일주일간의 식량 공급마저 없어진 것입니다. 이러한 배경은 지난 8월 10일, 평양에서 전국 비상방역 총화회의가 개최되면서 김정은이 직접 코로나 종식을 선포하였기 때문입니다. 결국 북한당국이 코로나 청정국을 선언하면서 오히려 코로나는 주민들에겐 사망의 공포, 생존의 악몽이 되고 있습니다.
-지난주 남한에서는 중국 내 북한 노동자 상황에 대한 보도가 많았습니다. 코로나 비루스로 중국 내 북한 노동자 역시 힘든 상황이죠. 북중 국경도 막혔지만 중국 내에서 도시 봉쇄가 잦았으니까요. 손 기자! 중국에서 일하는 북한 노동자들이 강도 높은 노동에 견디지 못하고 항의했다고요? 이렇게 항의하면 사실 후과가 좀 걱정되기도 하는데요, 그만큼 상황이 심각했다는 얘기겠죠?
손혜민 기자 :그렇습니다. 수직적 명령 사회인 북한 사회에서 일반 노동자가 항의한다면 어떤 후과가 따를지 우려되는 것이 사실입니다. 북한 당국의 지시를 받는 간부에게 항의한다는 자체가 반정부 온상으로 되기 때문인데요. 하지만 지렁이도 밟으면 꿈틀한다는데, 하물며 20대의 젊은 여성들이 일하는 기계로 취급받고 있으니 오죽하겠습니까. 반항 의식은 당연하다고 볼 수 있습니다.
물론 북한 주민이라면 누구나 해외 파견 인력을 희망합니다. 북한이라는 우물에서 세상 밖으로 나갈 수 있는 거의 유일한 기회이고 특히 외화를 월급으로 받을 수 있습니다.
그런데 노동자들에게 로임으로 지불되어야 할 외화가 점점 줄어들더니 코로나 사태가 장기화하면서 아예 중단됐습니다. 노동자들은 차라리 귀국하는 것이 낫겠다고 판단해 인력책임자에게 귀국 의사를 제기했다고 하는데요. 하지만 북한 인력을 책임진 간부의 입장으로서는 중국에 있는 인력을 한 명이라도 귀국 조치하면 난감한 상황입니다.
코로나 사태로 국경이 봉쇄된 2년 8개월간 인력 송출이 중단됐거든요. 그런데 충성 자금 계획은 여전히 부과되고 있고, 오히려 계획량이 늘어나고 있습니다. 제한된 인력으로 충성 자금은 더 많이 바쳐야 하는 상황이 된 것이죠.
결국 노동자들은 임금도 못 받고 노동강도는 점점 심해지다 보니 ‘우리가 일하는 기계냐’는 반발이 나온 것인데요. 그러나 이 같은 반발을 이유로 해당 노동자를 처벌한다면, 그 후과는 오히려 똑같이 반발 의식을 품고 있는 다른 노동자들에게 영향을 줄 것입니다. 그렇게 되면 충성 자금 계획이 미달할 것이고, 충성 자금 계획이 미달하면 해당 간부도 책임과 처벌이 불가피합니다.
-손 기자의 기사 중에서 특히 주목 되는 부분은 노동자들의 노임입니다. 기존에는 중국 업체가 노동자들에게 주는 노임 중 3분의 1만, 북한 당국이 노동자들에게 지급했는데 코로나 이후에는 이마저도 지급하지 않았다고요. 나머지는 그럼 당국이 가져간다는 얘긴데… 도대체 무슨 명목으로 이렇게 다 가져갑니까?
손혜민 기자 :위에서도 언급하였듯이 처음부터 북한이 자국 내 인력을 해외 송출하는 것은 외화 확보가 목적입니다. 즉 해외노동자들이 노동력의 대가로 벌어들이는 외화를 당국은 더 많이 가져가려 하는데 이 명목을 북한당국은 충성 자금이라고 합니다. 정치적 성격을 부각해야 노동자 로임 착취에 정당성이 부여되기 때문이죠. 월급의 3분의 1만 주든, 아예 그것마저 지급하지 않는다고 해도 충성 자금이라는 명목을 내세우면 북한 노동자들이 할 말을 잃는 겁니다.
예를 들어 동강에 있는 수산물가공회사에서 일하는 여성 노동자들의 월급은 코로나 이후, 일이 더 많아지면서 2,300위안에서 3,300위안으로 올랐거든요. 단둥에 자리한 복장가공회사에서도 마찬가집니다. 그렇다면 노동자 1인당 월급도 올라야하죠. 그런데 실상은 김일성 생일, 김정일 생일에만 500위안만 노동자들에게 지급되고 이후 로임은 아예 지급되지 않았다는 것이 소식통의 전언인데요. 이뿐이 아니라 노동자들이 토요일, 일요일까지 다른 회사에 시간제 노동력으로 동원됐으나 이 비용마저 고스란히 충성자금으로 상납되고 있다고 합니다.
-충성자금을 노동자들로부터 거둬들이는 해외파견 간부들도 감시 대상이 되기는 마찬가집니다. 이들의 인터넷 사용을 감시하기 위해 최근 북한 당국이 감시 프로그램을 의무적으로 설치하도록 했다고요. 프로그램 이름이 항로예요. 김 기자가 보도했는데요. 이런 식의 프로그램은 처음 설치되는 것이죠?
김지은 기자 :그렇습니다. 북한은 최근 해외에 파견한 북한 무역대표부 대표들과 외화벌이 회사의 사장들을 포함한 간부들을 대상으로 손전화 감시프로그램을 설치하도록 강요하고 있습니다.
해당 프로그램을 설치하면 초기화면에 시큐어 쉴드(Secure Shield) 즉 보안,방어 프로그램 작동 표시가 뜨면서 ‘손전화기가 보호되고 있습니다’라는 문구가 나타나고 전화번호와 통화내용이 실시간 감시되고 있음을 나타내는 표시도 보입니다.
2020년 개발된 이 프로그램은 코로나 사태로 사람들의 이동이 제한된 기회에 간부들이 자유행동에 나설 것을 우려해서 간부 통제 목적에서 특별히 개발된 것으로 알려졌습니다. 하지만 일부 간부들과 무역 대표들은 당국의 이 같은 요구를 회피하며 손전화 두 대를 장만해 하나는 사무용, 하나는 개인용으로 사용했는데요. 올해 들어 간부들의 이탈행위가 늘어나 설치를 의무화한 것으로 전해졌습니다. 해외 파견 간부들이라고 하면 대부분 30대~40대의 젊은 세대이고 50대에서 60대 간부들은 10퍼센트 미만인 상황으로 당국에서는 이탈 행위가 통제 범위를 넘었다고 판단한 것으로 전해졌습니다.
-설치돼서 이미 운용 중일 텐데요, 이 프로그램을 이용하는 간부들의 반응은 어떻습니까?
김지은 기자 : 한 마디로 불만이 많습니다. 감시용이기 때문에 좋게 생각할 리는 없겠죠. 지난 8월부터 북조선 대표들의 손전화에 새 프로그램을 설치하게 하더니 요즘은 회사의 컴퓨터에도 새 프로그램을 설치하라는 지시도 내려졌다고 합니다.
새로운 프로그램은 일반 인터넷 접속 실태를 실시간으로 감시하고 북조선 전자우편을 사용하도록 한 것인데 해당 컴퓨터와 연동된 별도의 USB를 꽂은 다음 상부의 지시문과 강연제강, 학습제강을 다운받게 되어 있다고 알려졌습니다.
현지 소식통은 이 새로운 프로그램의 이름은 ‘항로’이며 이를 북조선 당국과 회사 간에 주고받을 수 있는 유일한 전자우편(이메일) 통로라고 설명했는데요. 문제는 이 프로그램을 설치하려면 회사들은 영사관에 미화 350불을 바쳐야 한다는 것입니다.
이에 대해 대표들은 당국에서 본인들이 파견한 간부도 믿지 못해 감시시스템을 설치하게 한 것도 참을 수 없지만, 비용까지 바치라고 하니 얼마나 부당한 일인가고 거세게 항변하고 있다고 합니다. 그동안 외국에 파견되어 세상이 돌아가는 이치를 다 보고 알았을 북한 간부들이 감시프로그램으로 얽매어 놓는다고 더 순응할지는 두고 볼 일이겠습니다.
자신을 감시하는 프로그램을 돈 주고 깔라는 당국의 요구는 요즘 남한 표현으로 하면 참 신박해 보입니다. 그러나 그 효과까지 신박할지는 김 기자 말대로 두고 봐야겠습니다. 두 분 오늘 말씀 감사합니다.
김지은, 손혜민 기자 :감사합니다.
지금까지 <지금 북한은> 진행에 이현주, 제작에 서울지국이었습니다.
김지은, 손혜민, 이현주, 에디터 오중석, 웹팀 김상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