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금 북한은] 외화 단속, 돈주의 목을 조르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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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FA에서 보도된 북한 주요 내부 소식을 보도 기자와 함께 심층 분석해보는 <지금 북한은>, 이 시간 진행에 이예진입니다.

북한 당국이 정세 긴장을 강조하며 반항공훈련과 주민대피훈련을 진행하는 것으로 알려졌습니다 . 장마당에서는 외화 사용과 환전 단속이 강화되고 있고, 러시아 파견 북한 노동자들이 돈바스 지역에 보내질 것이란 소식에 오히려 현지 간부들의 탈출이 늘고 있는 것으로 전해졌습니다. 지난 2주간 전해진 북한 주요 내부 소식, 취재 기자와 함께 알아봅니다.

김지은, 안창규 기자 함께합니다. 안녕하세요.

김지은, 안창규 기자: 안녕하세요.

/김 기자, 북한 당국이 반항공훈련을 진행했다고요? 이거 말하자면 일종의 전쟁 대비 대피 훈련이죠?

김지은 기자 : 네, 그렇습니다.

내부 소식통에 따르면 10월 12일부터 중앙군사위원회에서 전국의 각 도, 시, 군에 전쟁 대비 반항공대피훈련을 지시한 것으로 전해졌습니다. 소식통은 중앙당군사위원회가 각 도당 위원회의 민방위부를 통해 해당 지역의 공장 기업소와 농장의 교도대, 로농적위대, 붉은 청년 근위대, 일반 주민들까지 망라하는 대피훈련을 지시했다며 이번 훈련이 남조선과 미국, 일본 간 합동전쟁연습에 따른 정세 긴장에 대비하는 훈련이라고 설명했다고 전했습니다.

북한의 민방위부는 유사시 후방을 지키는 군사역량으로 군인을 제외한 모든 무력을 포함합니다. 민방위부 아래에 교도대, 로농적위대 또 붉은 청년 근위대가 있고 반항공대비훈련의 경우엔 민방위부 지시에 따라 사회안전성과 합동으로 실시하게 되는데요. 북한은 모든 주민들이 단체에 속해 있으니 사실상 어린 학생까지 모든 주민들이 훈련에 참여하게 되는 것입니다.

/북한이 미사일 발사, 핵실험 등으로 긴장감을 높이고 주민들을 대상으로 전쟁의 위험이 있다고 대피 훈련을 하는 방식은 일종의 북한이 만들어놓은 고정방식인데요. 과거에도 이런 비슷한 보도를 전해드린 기억이 납니다. 그런데 이번 훈련… 북한 주민들의 반응은 어떻습니까? 훈련 내용 등에서 과거와 좀 다른 점이 있나요?

김지은 기자 : 과거와 똑같습니다. 북한은 과거에도 미사일 발사와 핵실험을 자행해 남북간 긴장상태를 고조시킨 뒤 전쟁 위험이 있다며 전체 주민들을 전쟁대피훈련에 내몰았습니다.

과거의 반항공훈련은 주로 남북간에 조성된 군사적 긴장상태에 대비하려는 성격과 전쟁 분위기를 고조시켜 내부 결집을 꾀하려는 두 가지 양상이었습니다. 남북의 군사적 긴장상태가 최고조일 때에는 전국에 준 전시 상태를 선포하고 대규모 전쟁대비훈련에 돌입합니다.

이때 민방위부의 유사시 지휘체계에 따라 공장 기업소 종업원들과 사회단체는 교도대와 로농적위대에 배속되어 방위적인 전쟁대비 훈련을 하고 인민반 주민들과 공장 종업원 가족은 대피 훈련에 참가합니다.

80여 만명의 인구를 가진 청진시의 경우에도 훈련 고동(싸이렌)이 울리면 거리에 다니는 사람을 거의 찾아볼 수 없습니다. 모든 사람들이 지정된 방공호에 들어가기 때문입니다. 물론 거동이 불편한 노인들과 입원 환자들의 명단은 미리 작성되어서 훈련시 자택이나 시설 검열에서 배제됩니다. 한마디로 반항공훈련은 전쟁 연습장입니다.

이번에도 각 공장 기업소, 사회단체에 소속된 교도대와 로농적위대는 7일 분의 식량과 약품 등 비상품을 준비하고 지정된 대피장소로 이동하였다고 합니다. 유사시 대피장소는 각 공장 기업소마다 다른데요. 어떤 공장은 10~40km 떨어진 곳에, 어떤 기업소의 대피장소는 하루 이틀 가야할 타 도에 있기도 합니다.

그런데 요즘 일부 공장 기업소에서는 전쟁 대비 훈련을 엄중하게 받아들이지 않고 야외 들놀이처럼 여기는 경향이 나타나고 있다고 합니다. 당국의 거듭되는 긴장조성으로 인한 부작용이죠. 일부 돈 많은 (외화벌이)회사는 반항공대피훈련을 위해 산속에 대피하여 반항공시간에만 불빛을 숨기고 해제되면 음식을 즐기기도 합니다.

이는 달리 말하면 당국의 훈련 지시가 하부 말단에서 제대로 집행되지 않는다는 반증이기도 하고, 또 당국이 의도적으로 만든 전쟁 위협과 전쟁 훈련에 주민들이 알아서 지혜롭게 대처한다고 볼 수도 있습니다.

/일단 주민들로서는 이런 훈련이 생계에 큰 걸림돌이 될 것 같습니다. 일단 하루 정도는 동원되어야 하는 것 아닙니까?

김지은 기자 : 그렇죠. 실제로 주민들에게 큰 불편을 줍니다. 대부분의 주민들이 매일 식량을 구해야 하는 처지에서 전쟁 훈련은 생계에 타격이 되고 생산공장과 농장도 마찬가지입니다. 훈련 시 공장 생산이 중단되고 농장의 농작물 수확도 중단되는데 타 지역에서 몰려든 대피인원들이 경비 인원이 적은 훈련 기회를 이용해 인근 밭에 들어가 농작물을 마구 절취하는 현상도 비일비재하게 벌어집니다. 군사적 훈련의 총체적 타격은 결국 북한 당국이 고스란히 받게 되는 것입니다.

/이런 분위기는 남한에도 영향이 없다고 할 수 없습니다. 이번에는 특히 북한이 핵무기를 남한에 사용한다는 위협이 있었고요. 북한이 벌이고 있는 군사 훈련 규모도 이례적으로 대규모입니다. 특히 북한은 150대의 비행기가 동시 출격하는 공군 훈련을 했다고 보도했는데요. 한달 전부터 준비된 훈련이었다고요?

안창규 기자 : 북한 내부 소식통은 공군 각 부대들이 한 달 전부터 종합훈련에 참가하는 조종사들을 따로 모아 놓고 공동 숙식을 시키면서 훈련을 진행했다고 전했습니다. 함경북도 어랑군 주민들은 어랑비행장에서 연유 부족 등으로 잘 하지 않던 미그 전투기의 집중훈련이 진행되는 것을 보고 무슨 일이 생겨서 저렇게 훈련하는지 궁금해 했다고 소식통은 전했습니다.

북한 군의 주요 훈련은 일개 지휘관의 지시가 아니라 군 최고사령관의 명령으로 진행됩니다. 이 명령을 보면 훈련기간과 훈련에서 관심해야 할 부분, 훈련에서 달성해야 할 목표에 이르기까지 구체적으로 언급되어 있습니다. 그만큼 군사훈련이 치밀하게 진행된다고 볼 수 있습니다.

이번 훈련에 많은 전투기가 동원된 만큼 한 개 부대가 아니라 여러 부대의 전투기들이 동원되었을 것입니다. 서로 다른 부대, 서로 다른 기종의 전투기들이 모여서 진행하는 종합공격훈련이다 보니 공습 규모나 공습 절차와 같은 공격 전술을 숙련하고 손발을 맞추는데 꽤 많은 시간이 필요하다는 것은 초보적인 상식입니다. 특히 김정은이 직접 참관하는 훈련이다 보니 북한군 지휘부가 배가의 관심을 가지고 준비를 했을 것이 뻔합니다.

하지만 최근 경제난과 대북제재에 의한 원유 부족으로 평시에 북한 공군 조종사들은 실제 하늘을 나는 비행훈련을 충분히 하지 못했습니다. 조종사 양성과정에서 필수인 비행훈련만 간간히 진행돼 왔는데, 2017년 경 공군부대를 찾은 김정은이 모형 비행기를 가지고 전술훈련을 하는 조종사들을 지켜보는 모습이 북한TV에 공개된 적이 있습니다.

/북한이 주장한 대로 비행기 150대 출격이면 단일 출격 훈련으로는 최대입니다. 그런데 북한이 공개한 사진 등을 토대로 규모가 부풀려졌다는 분석이 나오는데요. 어떻게 보십니까?

안창규 기자 : 독일의 한 사진전문가가 북한 전투기 150대 훈련사진이 조작된 것이라고 주장했는데 저뿐 아니라 북한 주민들이라면 150여 대의 북한 전투기가 동시에 출격했다는 사실이 믿어지지 않을 겁니다. 열악한 북한 경제상황 및 공군 현황을 감안할 때 150대씩 띄울 전투기가 있을 지 의문이 듭니다. 게다가 북한이 사진을 조작한 것이 한두 번이 아니죠.

이번에 공개된 사진을 보면 전투기가 시커먼 연기를 내뿜는 장면이 있는데 이것만 봐도 얼마나 오래된 구형 전투기가 간신히 날고 있었는지를 짐작할 수 있습니다. 1960년대에 개발된 미그 19나 미그 21까지 총동원해야 150대를 겨우 채울 수 있을 텐데 항공유와 부품 부족으로 북한 전투기의 가동률은 매우 낮습니다. 북한 공군이 가지고 있는 가장 최신 전투기인 미그 29도 1970년대에 소련이 개발한 것으로 이미 단종된 지 오랩니다. 어디서도 부품을 해결할 수 없는 것이지요. 그러니 시간이 갈수록 전투기의 댓수가 줄어들 수 밖에 없는 현실입니다.

/결국 사진 한 장으로 현실을 가릴 순 없을 것 같네요. 지난 시간에도 러시아 파견 북한 노동자들이 전쟁이 끝나지 않은 상태에서 돈바스 지역에 파견될 예정이라는 소식, 전해드렸습니다. 노동자들은 물론 관리자들도 상당히 동요하는 것으로 전해졌는데요. 김지은 기자! 관련 소식을 집중 보도하고 있는데요. 이후 상황은 좀 어떻게 변화가 있는지 궁금합니다.

김지은 기자 : 지난 시간, 돈바스 지역에 파견된다는 소식에 북한 노동자, 간부들 속에서 탈출자가 생겼다고 전해드렸는데요. 최근 러시아 내부 소식통은 실제 일부 군인건설부대가 돈바스로 출발했으나 우크라이나에 진입하지 못 하고 러시아 국경에서 대기하다 최근에 시베리아로 이동했다고 RFA 에 전해 왔습니다.

북한 노동자들은 러시아가 무력으로 침공한 우크라이나 동부 점령지역의 재건 노력으로 파견될 예정이었는데요. 최근 우크라이나가 반격하며 러시아는 점령지 일부를 다시 내어준 상태입니다. 이런 상황에서 재건 공사를 위해 북한 노동자들이 진입할 수 없었던 것으로 보입니다.

소식통은 이들 북한 군인건설자들이 블라디보스토크에서 출발했으며 시베리아 쪽으로 임시로 이동한 뒤에는 벌목과 농사를 하며 다음 지시를 기다리는 것으로 안다고 전했습니다. 또 소식통은 1차로 이동한 건설 인원은 1천명 이하라고 추정했습니다.

/최근 김 기자가 러시아에서 개인 노동자들의 동향을 파악한 자료를 입수해 보도했죠? 그 자료를 보면 정말 노동자들의 개인 사정은 물론 일상 대화 내용까지 보고되고 있습니다. 3명이 한 조가 돼서 서로를 감시하는 삼위일체라는 체계도 만들었다고요? 결국 철저하게 감시하고 통제해서 노동자들의 동요를 무마시켜 보겠다… 이런 의도군요.

김지은 기자 : 네. 삼위일체 협의회는 노동자들의 동향을 파악하기 위해 조직한 것입니다. 해당 보위원이 밀착 감시하고 장악하는 치밀한 감시 체계입니다. 1차적으로 노동자들의 불순한 동태를 미리 알고 탈출하지 못하도록 하는데 목적이 있으나 북한 노동자들의 탈출은 계속 이어지고 있습니다.

3일 전에도 블라디보스토크의 두 개 회사에서 4명의 탈주자가 발생한 것으로 전해졌는데요. 그 중 3명은 간부이고 1명은 노동자로 알려져 있습니다. 특히 노동자들을 감시하고 통제하는 보위원까지 탈출하면서 각 회사마다 인원 관리에 초비상이 걸린 상태라고 합니다. 노동자에 대한 철저한 감시와 통제 체계가 있어도 북한이 아닌 러시아라는 개방된 국가에서는 통제에 한계가 있다는 것입니다.

북한의 파견 노동자들의 하루 노동시간은 평균 12시간 이상입니다. 오전 8시에 작업을 시작해 취침시간이 밤 10시이니 대부분 고된 노동으로 인한 불평불만이 많습니다. 그런데다 한 달에 딱 하루만 휴식 시간이 차려지고 월급은 월 150달러에 불과합니다. 이동의 자유도 없고 집단적으로 생활하면서 일합니다. 이때문에 북한 노동자 속에서는 불평과 불만이 생긴 것인데 북한 당국은 이런 상황을 통제, 감시로만 무마하려는 것입니다.

/통제와 감시… 일단 북한당국이 가장 잘 하는 걸 하겠죠. 하지만 국제사회가 러시아 파견 북한 노동자들의 상황을 주시하고 있는 것이 그들에게 조금이라도 도움이 되길 바랍니다.

북한 당국이 시장에서 외화 단속을 벌인 것은 하루이틀 일은 아닙니다 . 실제로 상당히 북한 내화의 사용이 늘기도 했죠. 이번에도 당국은 외화 사용에 대한 집중 단속을 벌이고 특히 주민과 기업에게 외화 업무는 국가은행을 이용하라는 지시를 내렸습니다. 안 기자, 단속 상황은 어떻습니까?

안창규 기자 : 말씀하신 것처럼 최근 북한 당국이 주민과 기관들이 외화를 바꿀 때 국가은행을 이용하라는 지시가 하달된 후 각 지역에서 주민들을 대상으로 개인간 외화거래에 대해 경종을 울리는 통보사업, 교양사업이 진행되었습니다. 동시에 단속이 진행되고 있고요.

함경북도 청진시에서는 안전부가 노동자규찰대까지 동원해 외화사용을 단속하고 있다고 합니다. 특히 시장에서 외화로 물건을 팔고 사는 행위를 적발하기 위해 은밀한 곳에 숨어 주민들을 살피고 있다고 합니다. 시장 상인들이 도매 장사꾼에게 달러나 위안과 같은 외화를 주고 물건을 가져오는 경우가 많습니다. 외화를 주고 가져온 물건을 북한 돈으로 팔면 다시 환전을 해야 하는데 이 과정이 번거롭고 환율이 어떻게 될지 모르니 상인의 입장에서는 외화로 상품을 파는 것이 가장 효과적인 방법인 것입니다. 그러다 보니 시장에서 비싼 물건의 경우 달러가 오갑니다.

북한에서는 개인의 환전행위를 돈장사라고 부릅니다. 청진에서는 안전부가 몇몇 큰 돈장사꾼들의 집을 수색하고 발견된 외화를 압수해갔다고 합니다. 북한 안전원들은 영장도 없이 가택수색을 하거나 지나가는 주민들의 몸과 짐을 마구 뒤지는 것이 보통입니다.

북한에서 평양 다음으로 인구가 많은 청진에서는 장사를 좀 크게 하는 상인들이 하루 장사해 번 돈을 그날 중으로 환전하는 것이 통상적이라고 합니다. 이런 상황을 알고 있는 안전부와 노동자규찰대가 개인간 환전이 이뤄지는 장소인 포항구역에 있는 청진상점 주변에 진을 치고 외화를 바꾸러 오는 주민들을 단속하고 있는데 의심되는 주민들의 뒤를 몰래 따라가 환전 현장을 급습한다고 합니다. 이렇게 안전부와 노동자 규찰대가 너무 기승을 부리고 있어 일반 주민들도 청진상점 주변을 가는 것을 꺼린다고 합니다.

/생각보다 단속이 더 심하네요. 그런데 북한이 시장에서 외화 사용을 단속하고 있다는 소식은 2010년 초반 부터 지속적으로 전해졌습니다. 단속은 간헐적으로 강화됐다가 풀어졌다는 반복해왔는데요. 전문가들은 보통 북한 당국의 장마당 외화 단속은 두 가지 정도의 목표가 있다고 분석합니다. 한 가지는 내화(북한돈) 사용을 정상화해 가치를 끌어올리겠다는 것이고 다른 한 가지는 외화 확보인데요. 이번 단속의 배경은 어떻게 분석됩니까?

안창규 기자 : 북한 당국의 외화 단속 배경은 한마디로 국내에서 통용되는 외화를 국가 수중에 장악하기 위해서지요. 이번 단속에 대해 북한 주민들은 향후 재개될 중국과의 무역을 앞두고 부족한 외화를 확보하기 위한 조치가 아닌지 의심하고 있다고 합니다.

함경북도에는 중국과의 무역이 가능한 교량이 6개나 있습니다. 이는 북한이 중국과 연결된 교량의 절반에 달합니다. 그만큼 함경북도가 북중 무역에서 신의주 이상으로 중요하다고 볼 수 있습니다. 이런 배경에 더해 신의주-단둥간 철교를 통한 물자 교역이 재개된 만큼 함경북도에서도 막혔던 국경이 열릴 것이라는 전망이 대두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습니다.

북한 주민들은 중앙으로부터 외화 사용을 금지하는 내용의 방침과 지시가 수차 반복 하달되고, 단속통제가 강화되고 있음에도 개인의 외화사용을 막지 못하고 있는 현 상황을 너무나 잘 알고 있습니다. 그러기에 주민들은 통제와 단속을 만능으로 생각하는 당국의 처사를 비난하고 있습니다. 소식통들은 국가가 별의별 조치를 다 취해도 북한 돈의 가치가 없기 때문에 돈주들과 장사꾼들 속에서 여전히 달러의 인기가 높다고 전했습니다.

주민들은 당국이 해결하지도 못할 조치를 남발하지 말고 외화를 마음놓고 사용할 수 있는 사회적 환경, 가지고 있는 외화를 사용하도록 유인하는 다양한 서비스 환경을 구축해 국가가 자연스럽게 외화를 빨아들이는 것이 순리라고 주장하고 있습니다.

/외화를 장마당이 아닌 은행을 이용하면 바꿈 돈 장사꾼들은 상당한 타격이 예상됩니다. 최근에 북한 내부 소식을 보면 국가에서 돈주들의 목을 상당히 조이는 것으로 보이는데요. 외화 환전을 국가 은행에서 하라고 했다는 점도 그런 차원에서 봐야 할까요?

안창규 기자 : 네, 맞습니다. 외화부족에 시달리는 북한당국은 국내에서 통용되는 외화라도 수중에 장악하려 시도하고 있습니다. 신의주, 혜산 같은 북중 접경지역에서는 중국 위안화가 통용되지만 평양을 비롯한 대부분 지역에서는 달러가 주로 통용됩니다. 각 도 소재지에 있는 국영 무역은행에서 환전을 해주지만 몇 십만 인구가 사는 도시에 은행 지점이 하나인데다가 시장 환율보다 낮다 보니 주민들은 개인환전꾼을 찾아가는 것은 어쩔 수 없는 현상입니다.

역대적으로 북한은 물질적 부를 많이 축적한 부자의 탄생을 거부해왔습니다. 그러기에 북한에서는 돈 많은 사람을 부자라 부르지 못하고 돈주라고 부르지요. 사회주의 계획경제가 시행되는 한 이런 기조는 바뀌지 않을 것이 분명합니다. 당국과 마찬가지로 가진 것이 없는 일반 주민들도 떵떵거리며 사는 돈주들을 좋게 보지 않습니다.

하지만 적지 않은 주민들이 돈주에게 비공식적으로 고용돼 일하고 있습니다. 예를 들어 과자를 만들어 시장에 공급하는 돈주의 경우 과자생산에 필요한 밀가루와 설탕을 운송해오는 주민, 밀가루를 반죽해 과자형을 따고 굽는 주민 등 여러 사람을 고용해 일을 시킵니다. 솔직히 이들은 국영 기업소에 다니는 근로자보다 더 많은 돈을 받습니다.

한마디로 북한 각 지방 시장이 돈주들에 의해 운영된다고도 봐도 과언이 아닙니다. 그런 상황에서 국가가 돈주들의 목을 조이는 것은 일반 주민들의 생계에도 영향을 미칠 수 있습니다.

결국에는 모든 것 … 경제는 물론이고 주민들까지 국가가 통제하려 하는 것, 국가의 통제 아래 두려고 하는 것이 문제의 근원이 아닌가 싶습니다. 오늘 준비된 소식은 여기까집니다. 두 분 오늘 말씀 감사합니다.

김지은, 안창규 기자 : 감사합니다.

지금까지 <지금 북한은> 진행에 이예진, 제작에 서울지국이었습니다.

김지은, 안창규, 이현주

에디터 오중석

웹팀 김상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