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금 북한은] 러시아에 지원된 북한 조립식군수공장이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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북러 군사 협력이 긴밀해지는 가운데, 북한이 포탄과 무기뿐 아니라 포체와 포탄 생산 설비를 러시아에 지원했다는 소식이 들어와 있습니다. <지금 북한은>, 오늘의 첫 소식으로 알아봅니다. 김지은, 안창규 기자 나와 있습니다. 안녕하세요.

김지은, 안창규 기자 : 안녕하세요.

러시아에 지원된 설비가 무려 군수 공장 10여 개 분이라고 전해졌는데요. 안 기자, 어떤 설비가 어떤 방식으로 지원된 겁니까?

안창규 기자 : 북한이 러시아에 보내는 포탄과 군수공장 설비는 컨테이너에 실려, 나진항을 통해 보내진 것으로 알려졌습니다. 최근 몇 달간 러시아와 가까운 북한 나진항에 많은 컨테이너가 집결되고 있는 정황이 수차 포착되는 등 이에 대한 보도도 많았습니다. 집결된 컨테이너가 러시아 배에 실려 사라졌고 다시 나진항에 컨테이너가 쌓였다가 사라지는 일이 수차 반복된 거지요.

북한 나진 소식통은 나진 태생인 자기도 요즘처럼 나진항이 분주한 건 처음 본다고 했습니다. 특히 컨테이너 주변에 총을 든 군인들이 아무도 접근 못하게 통제하고 있고 주야간 컨테이너를 배에 싣는데 이때도 군인들이 개미 한 마리 얼씬 못하게 지킨다고 했습니다.

러시아에 지원된 북한의 포체 , 포탄 생산 설비는 '조립식'이라고 알려졌는데 어떤 장비입니까?

안창규 기자 : 북한이 러시아에 지원한 군수공장 설비는 사거리가 55~65km인 구경 240mm 방사포(다연장포), 152mm 자행 곡사포 등 포체와 포탄을 생산하는 조립식 설비입니다. 각 부분별로 분리된 설비가 컨테이너에 실려 나진항을 통해 블라디보스토크 항으로 이동했고 다시 러시아의 서부지역으로 운반된 겁니다.

북한은 1950년 한국 전쟁 당시 낙동강까지 밀고 갔던 인민군이 후퇴한 이유에 대해 무기 등 군수물자가 부족했기 때문이었다고 말합니다. 북한의 요청으로 스탈린이 연해주 지역에 있는 소련군의 무기와 탄약을 모아 보내는 과정이 늦어지면서 눈물을 머금고 후퇴를 결정했다는 겁니다.

이후 북한은 지난 70년 동안 열악한 환경에서도 군수산업 개발과 발전에 투자해 왔습니다. 군수산업을 관장하는 2 경제위원회라는 군수 내각도 만들었고, 30년 넘게 이어지는 경제난 상황에서도 민수 경제와 달리 북한 군수 경제는 여전히 작동하고 있습니다.

북한 함경북도, 평안북도, 자강도 등 북부 지역의 곳곳에 2 경제위원회 산하 많은 군수공장이 있는데 주요 생산공정은 다 산속 지하 갱도에 설치되어 있습니다. 하지만 과학기술의 발달로 최근 지하에 설치된 갱도와 같은 특수 구조물을 파괴하기 위한 다양한 현대적 무기가 속속 개발되고 있습니다. 실례로 한국군이 도입한 벙커버스트 항공폭탄의 경우 60m 이상의 철근 콘크리트를 관통할 수 있다고 하는데 이 파괴력은 대단한 수준입니다.

이런 경우들에 대비해 북한은 군수공장들이 타격을 받아도 다른 지역에 필요한 군수공장을 빠르게 전개해 생산을 재개할 수 있는 방도를 모색했습니다. 그렇게 고안된 게 바로 무기나 포탄을 생산하는 군수공장의 전 생산공정을 부분별로 잘게 쪼개 각 부분을 쉽게 해체, 조립할 수 있는 조립식 군수공장입니다.

바로 이런 조립식 군수공장, 즉 방사포와 곡사포 포체와 포탄을 생산하는 설비 세트 여러 개가 러시아에 지원된 겁니다.

러시아에도 포탄 생산 설비가 이미 있을 텐데 , 북한의 것을 들여가는 이유가 있을까요?

안창규 기자 : 아마 모두가 비슷한 의문을 가질 겁니다. 북한에 비할 바 없는 경제력과 군사력을 가진 러시아에 포와 포탄 생산설비가 없겠습니까. 하지만 몇 개월안 에 끝날 것으로 여겼던 우크라이나 전쟁이 2년 가까이 지속되면서 소모되는 군수물자의 양은 어마어마한 수준입니다.

언론 보도를 보면 우크라이나 전쟁에서 러시아 군이 소모하는 포탄은 하루 평균 3만 발에서 5만 발 정도라고 합니다. 3만 발로 추산해도 한 달에 100만 발이 필요한데 이를 1년으로 보면 엄청난 양의 포탄이 필요한 겁니다.

그런데 러시아에 필요한 건 152mm 포탄뿐 아니라 다른 구경과 다양한 종류의 포탄이 필요합니다. 어디 포탄뿐인가요? 무기도 있어야 하고 탄약도 있어야 합니다. 미사일도 있어야 하구요. 결국 러시아 군수공장이 모두 풀가동을 해도 전장에서 요구하는 각이한 종류와 구경의 포체와 포탄 등을 충분히 생산 보장할 수 없다는 겁니다.

러시아만 그런 게 아니라 미국이라고 해도 당장 152mm 포탄을 매달 100만 발을 생산하는 건 불가능합니다. 이건 유럽연합도 마찬가집니다. 그나마 비슷한 수준의 생산력에 근접해 있는 국가는 바로 수십 년 넘게 첨예한 군사적 대치 상태에 있으며 국방 부문에 투자를 해온 남북한뿐입니다.

관련 소식은 러시아의 차르그라드 TV를 통해 전해졌는데 이 방송은 우크라이나 전을 러시아 측에서 전하는 극우 성향의 방송으로 알려졌습니다. 기사 제목이 "김 동지의 선물, 3개월이면 세상의 방향을 바꾼다"였는데 이 기사가 주장하는 것처럼 이번 지원은 전쟁의 판세를 바꿀 정도의 지원일까요? 일각에서는 우크라이나 전쟁의 장기화를 대비하면서 북한 포탄의 불량이 있어 포탄 말고 포탄을 만드는 장비를 지원받는다고 분석하기도 했는데요.

안창규 기자 : 러시아 차르그라드가 전한 것처럼 북한의 지원이 러시아에 엄청난 선물인 것은 분명해 보입니다. 지금까지 우크라이나는 미국, 유럽 등 서방을 중심으로 많은 나라가 지원을 했습니다. 그 덕에 현재까지 2년 남짓 우크라이나가 우세한 러시아에 맞서 견딜 수 있었다고 볼 수 있고요.

그런데 이스라엘과 하마스의 전쟁으로 변수가 생겼습니다. 우크라이나에 가장 많은 군수물자를 지원하던 미국이 이스라엘도 지원해야 하는 상황에 부딪친 겁니다. 이스라엘과 하마스의 전쟁으로 인해 우크라이나 전쟁은 소외되고 있습니다.

우크라이나에 지원되는 포탄과 무기 지원이 줄어들고 있다는 보도와 함께 일부 전선에서 러시아군이 5∼7발의 포탄을 쏠 때 우크라이나군은 한 발밖에 쏘지 못한다는 뉴스도 전해지고 있습니다.

최근 공화당의 반대로 미국 의회에서 610억 달러 우크라이나 추가 지원 법안에 제동이 결렸고 유럽연합도 앞으로 4년간 우크라이나에 500억 유로를 지원하는 안이 헝가리의 반대로 무산됐습니다.

북한이 지원한 조립식 공장은 나진항을 출발해 3개월이면 현지 생산이 가능하다고 합니다. 이미 7월에 지원된 설비에서 생산을 시작했을 수 있다는 의미입니다.

러시아 , 북한의 협력 관계에서 러시아가 요구한 것이 포탄 지원이었다면 북한이 원하는 것은 노동자 파견이었습니다. 김지은 기자, 관련 소식 계속 취재하고 계신데요, 북한 노동자의 러시아 파견은 어떤 상황입니까?

김지은 기자 : 네, 최근 러시아로 파견되는 북한 노동자들이 눈에 띄게 늘고 있는 것으로 전해졌습니다. 러시아 블라디보스토크의 한 현지인 소식통은 최근 학생 신분으로 파견된 북한 노동자가 계속 늘고 있다는 소식을 신뢰할 수 있는 한 정부 관계자를 통해 확인했다고 밝혔습니다.

또 북한 내부에서도 북러 정상회담 이후 러시아 파견설이 계속 제기되고 있습니다. 북한 주민들 속에 알려진 러시아 파견 이유는 콩 농사와 군사 부분입니다. 북러 정상회담 직후에는 러시아에서 콩 농사를 지을 제대군인들을 모집해 파견한다고 알려졌습니다. 주민들은 콩농사를 짓는데 왜 제대군인을 파견하는지 의문을 제기하기도 했습니다. 그러나 최근, 북한 내부 소식통은 러시아가 무기뿐 아니라 러시아에 대한 인적 군사 지원을 요구했으며 그 대가로 러시아에서 농사를 지을 땅을 북한에 넘겨줘 농사지을 사람들을 모집할 것이라는 소식이 전해지고 있다고 말했습니다.

김정은이 눈물까지 보인 전국어머니대회 , 지난 3일, 4일, 평양에서 열렸는데요. 11년 만에 개최되는 것이고 김정은 집권 이후에는 2번째 대회입니다. 공교롭게 같은 시기, 남한에서도 저출산 문제가 화두가 되면서 주목받았습니다. 북한에서는 대회 이후, 참가자들이 받아온 선물이 알려지면서 주민들 속에서 관심이 더 높다고 전해졌죠.

김지은 기자 : 그렇습니다. 이번 제5차 어머니대회에서 김정은 총비서는 또 눈물을 흘렸는데요. 그가 왜 자꾸 행사에서 눈물을 흘리는지 저뿐 아니라 북한 주민들도 의아해할 것 같습니다.

동정표를 받기 위한 연출인지 솔직한 감정 표현인 것인지는 모르지만 이번 어머니대회는 여러모로 끝난 뒤에 더 소란합니다.

우선 북한 당국이 어머니 대회 참가자들에게 준 선물은 여러 가지 보도들이 나오고 있지만, 소식통이 전해온 바로는 1인당 6백 달러어치의 선물이라고 합니다. 우선 액정 TV가 있고 담요, 내의, 양말 20컬레, 가공식품, 사탕, 과자 등이 포함됐습니다. 이번 대회의 참가 인원이 무려 1만명에 육박한다고 소식통은 전해왔는데요. 1만 명에게 6백 달러 선의 선물을 준비했다면 대회 예산이 무려 6백만 달러입니다. 그만큼 이번 대회가 중요했다는 것으로 보입니다.

또 대회의 참가자 자격 논란도 큽니다. 당국은 세쌍둥이를 출산한 여성, 고아들을 많이 데려다 키운 여성들을 대회 참가자로 선정했습니다. 북한에서 고아를 데려다 키운다는 의미는 남한 등 다른 국가와는 많이 다릅니다.

대부분 주민들이 생계 해결도 어렵고 식량배급제은 사라졌습니다. 북한 주민들이 공장에서 일해도 받는 로임(월급)은 옥수수 1kg도 살 수 없습니다. 또 45세 미만은 장사도 할 수 없게 했습니다. 45세 미만은 공장과 농장, 건설장에 나가 일하라는 것입니다. 이런 상황에서 여러 명의 고아를 데려다 어떻게 식량을 해결해 키울 수 있겠습니까. 고아를 데려가는 집은 당연히 돈이 많은 돈주 또는 권력 있는 사람들이고 이들이 고아를 데려오는 목적은 대부분 허드렛일시키는 일꾼 확보입니다. 주민 속에서 참가자 자격 논란이 나오는 것은 당연해 보입니다.

게다가 참가비가 있기 때문에 아이들을 여럿 낳아 키우는 여성은 참가할 수 없었고 대부분의 지역에서 돈과 권력이 있는 여성들이 참가한 것으로 보입니다.

북한의 합계출산율 그러니까 여성 한 명이 평생 낳는 자녀의 숫자는 1.79명이라고 합니다. 두 기자는 이 수치, 맞는다고 보십니까? 인구 유지에 필요한 출생률은 2.1명이니 지금 인구를 유지하기 위해선 북한도 출산율을 끌어올리는 걸 시급하다고 판단하는 것으로 보이는데요.

김지은 기자 : 그렇습니다. 이번 어머니 대회의 참자 자격기준에서 알 수 있듯이 북한 당국은 출산율을 대회 내내 강조했습니다. 배급이 존재했던 김일성 시대에는 평균 3명에서 4명을 출산하는 추세였습니다. 하지만 1990년대 초, 김정일은 여성들의 다산을 지적하면서 평양 산원에 붙여놓은 그의 말이 화제가 되기도 했습니다. “하나는 좋습니다. 둘은 많습니다. 셋은 너무합니다”. 이후 북한에는 열 자식을 배고프게 키우는 것보다 하나 자식을 배부르게 키우자는 슬로건이 등장했습니다. 그런데 최근 북한 사회에서는 젊은 세대들이 결혼을 거부하는 현상이 나타나고 결혼 후 자녀를 낳아도 1명 정도입니다. 이유는 살기가 점점 어려워지기 때문입니다. 일해서 먹고사는 것도 힘든데 당국에서 요구하는 것은 많고 단속도, 통제도 심해집니다.

이번 대회에서 북한 당국은 참가자들에게 선물을 주고 이후 평양 관광도 시켰지만 이런 행사로 출산율을 높일 수 있을 것으로 생각하는 북한 주민은 아무도 없을 겁니다. 흔히 어머니를 이르는 ‘오마니’이라는 말이 자식 하나를 키우는데 오만 공수(5만 명의 힘)가 들어야 한다는 설에서 유래됐다는 북한 주민들의 말 속에서 북한의 어머니들이 힘든 삶을 느낄 수 있습니다.

오늘은 여기까지 듣겠습니다. 함께해주신 김지은, 안창규 기자 감사합니다.

김지은, 안창규 기자 : 감사합니다.

<지금 북한은> 진행에 이현주였습니다. 청취자 여러분 감사합니다.

에디터 이현주, 웹팀 김상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