워싱턴-이수경 lees@rfa.org
2008년 베이징 올림픽을 앞둔 중국이 공기오염 문제로 골치를 썩이고 있습니다. 미국과 유럽 등에선 자국 선수단의 건강을 보호하기 위해 남한이나 마카오 등지에 숙소를 두는 방안까지 나오고 있는데요, 중국정부는 그 같은 사태가 일어나지 않도록 대책 마련에 부심하고 있습니다.
베이징 시의 올해 6월 대기오염은 최근 7년 새 최악 수준을 보이고 있습니다. 대기 중 이산화질소는 세계 보건기구 WHO의 기준을 78%나 초과한 것으로 나타났으며, 미세먼지 농도는 세계 보건기구가 정한 안전 기준치 3배나 웃돌고 있습니다. 전문가들은 이 정도 수치면 인체에 나쁜 영향을 줄 것이라고 경고합니다. 남한 성균관 의대 강북삼성병원 산업의학과 서병성 교수의 말입니다.
서병성 : 가장 문제가 되는 것이 심폐기능, 폐와 호흡기입니다. 주로 만성 호흡질환 환자의 경우 상태가 악화될 것이며 건강한 사람들도 폐질환 심장질환 뇌혈관질환이 많이 생길 가능성이 있습니다. 저 농도에서 장기간 노출될 경우 이것 때문에 운동장애 시각장애 청각장애까지 오는 경우도 있습니다.
특히 극도의 호흡량을 필요로 하며 숨 가쁘게 경기를 치르는 운동 선수들의 건강에 치명적일 수 있다고 서 교수의 설명합니다.
서병성: 심폐기능과 관련이 있기 때문에 초를 다투는 선수들이 많잖아요. 그럴 경우 문제가 될 수 있습니다. 그리고 축구처럼 장기간 뛰는 선수도 영향을 받을 가능성이 있습니다."
이처럼 심각한 베이징의 대기오염 때문에 자크 로게 국제올림픽위원회 위원장은 올림픽 경기 개최 기간 중 야외 경기를 연기해야 할 지 모른다며 우려를 표시했습니다. 특히 마라톤이나 사이클처럼 호흡기를 많이 사용하고 지구력이 필요한 운동의 경우 대기 오염 정도에 따라 경기 날짜를 연기할 수도 있다는 얘깁니다. 베이징 현지 훈련을 취소하고 일찌감치 주변국에서 훈련을 하겠다고 결정한 나라도 있습니다. 미국과 영국의 경우는 선수들의 건강을 고려해 아예 올림픽 숙소를 남한과 마카오등지에 두는 방안까지 검토하고 있는 실정입니다.
실제로 매일 매일 오염된 공기를 마시고 있는 중국 대도시의 주민들의 경우 직접적으로 생명을 위협받고 있습니다. 세계은행이 발표한 조사 자료에 따르면, 중국에서 대기오염으로 사망하는 사람만 한해 35만명에서 40만명에 이르며, 추가로 석탄 보일러 등에 의한 일산화탄소 중독 등 실내 대기 오염으로 연간 30만명 정도가 목숨을 잃고 있습니다. 또 중국의 공업도시에서는 대기오염과 매연 때문에 낮에도 햇빛을 보기 힘들 정도며 납 중독과 같은 오염 사고로 희생되거나 병에 걸리는 아이들이 속출하고 있다고 합니다. 그리고 대도시 주민 5억 6천만명 가운데 불과 1%만이 유럽연합의 기준에 부합하는 깨끗한 공기를 마시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습니다.
하지만 국제 사회의 우려와 걱정과는 달리, 정작 대도시에 거주하고 있는 중국인들은 자신들이 마시고 있는 오염된 공기에 대해 그리 심각하게 인식하지 않는 분위기입니다. 베이징에 사는 조선족 가동호씨는 대기 오염으로 사망하는 사람이 있다는 사실에 대해 전혀 모르고 있었으며, 평소에도 오염된 공기 때문에 불편한 적은 없었다고 말합니다.
서병성: 또 걱정하는 것이 그곳에 공해가 심하다고 하는데 실제로 많이 그렇습니까?) 괜찮은데요. 그것은 몇 년 전에 황사 먼지 때문에 그랬는데 황사는 많이 좋아졌고. 지금은 북경에 올림픽 한다고 해서 나무 많이 심고 공해 오염 많이 막고 있거든요.
베이징 올림픽을 앞두고 연일 국제사회로부터 환경오염 문제를 해결하라는 질책을 받고 있는 중국정부는 오히려 걱정하지 말라며 자신 있는 반응을 보이고 있습니다. 얼마 전 중국 베이징시위원회 류치 서기는 파이낸셜 타임즈와의 회견에서 내년 8월 올림픽이 대기 오염 없이 순조롭게 치러질 것이라고 호언장담했는데요, 중국은 그동안 베이징의 대기오염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약 130억 달러를 들여 여러 정책을 수행한 것으로 알려졌습니다. 예를 들어 매연이 심한 택시의 운행을 중단시켰고, 시내의 공장에서 석탄 연료 사용을 줄이고 일부 공장의 이전을 추진하기도 했습니다. 중국정부는 그 같은 노력으로 최근 베이징 시내의 공기가 조금씩 나아지고 있다고 자평하고 있습니다.
그러나 대기 오염을 개선하는 문제는 단기간에 베이징 시에서만 노력해서 해결될 문제가 아니라고 전문가들은 지적합니다. 미국 우드로윌슨 센터에서 중국 환경 문제를 담당하고 있는 제니퍼 터너(jennifer Turner) 연구원의 말입니다.
Jennifer Turner: This year in the summer, China officially still passed USA as number One meter of green house gases.
" 중국정부가 노력했다고 하지만 중국은 올해 여름 조사에서 여전히 온실가스, 즉 이산화탄소를 세계에서 미국에서 이어 두 번째로 가장 많이 배출되는 국가로 조사되었습니다. 대기 오염의 주범은 중국 전역의 석탄 사용 시설물과 공장들인데요, 중국의 석탄 사용 시설물들이 매연 방지 시설을 갖추지 않는다면, 아무리 베이징이나 중국의 다른 대도시, 그리고 전 세계 국가들이 대기오염 방지를 위해 애를 써도 모두 수포로 돌아갑니다. 따라서 중국정부는 대기오염 문제가 베이징만의 문제가 아니고 중국 전체, 나아가 전 세계의 문제라는 것을 인식해야 합니다. "
터너 연구원의 지적대로 중국의 오염된 공기는 가깝게는 남한과 북한, 일본, 그리고 멀리는 태평양 건너 미국에까지 영향을 미치고 있습니다. 매년 봄철이면 온 하늘을 회색으로 뒤덮는 황사 그리고 각종 화학물질이 섞여 있는 산성비가 그 대표적인 예입니다. 또 세계적 금융 도시 홍콩의 경우는 요즘 공기가 너무 나빠서 전 세계 금융 전문가들이 홍콩에서 일하기를 꺼려해서 인력난에 시달릴 정도라고 합니다.
환경은 한번 파괴되면 다시 복원하는데 엄청난 시간과 돈이 들어갑니다. 그러나 중국은 아직 환경보다는 발전에 더 비중을 두고 있습니다. 이에 대해 미국 우드로윌슨 센터의 제니퍼 터너(jennifer Turner) 연구원은 환경 파괴는 애써 이룩한 발전을 하루아침에 무너뜨릴 수 있는 큰 재앙을 불러올 수 있다고 지적합니다. 그는 중국 정부가 환경 개선을 위한 장기적 목표를 향해 국제사회와 비정부기구들과 협력하며 적극적인 활동을 펼쳐야 한다고 촉구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