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국의 오늘-올림픽 개최국 중국, 인권 개선해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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워싱턴-이수경 lees@rfa.org

제 29회 올림픽이 1년 뒤인 2008년 8월 8월 중국 베이징에서 열립니다. 베이징 올림픽이 다가 올 수록 중국 인권개선에 대한 국내외의 목소리도 거세지고 있습니다.

과거 88년도 서울 올림픽이 열리기 전, 남한 내 언론에는 보도되지 않았지만 서울 올림픽에 대한 거센 반대 운동이 세계 도처에서 일어났었습니다. 광주에서 선량한 국민들을 학살한 군사 정권이 과연 국경을 넘어 평화를 추구하는 올림픽 개최지로 적절하냐는 것이 가장 큰 이유였습니다. 그리고 개고기를 식용으로 즐겨먹는 한국의 문화로 인해 동물을 학대하는 나라라는 인상을 준 것이 그 다음 이유였습니다.

그리고 지금 2008년 베이징 올림픽을 준비하는 중국의 상황은 과거 남한과는 비교할 수 없을 정도로 심각합니다. 중국은 지난 2001년 올림픽 개최를 요청하면서 스스로 인권 상황 개선에 힘쓰겠다고 약속했습니다. 그러나 베이징 올림픽을 꼭 일 년 앞둔 2007년 8월 8일, 국제사회는 중국의 인권 상황이 그때나 지금이나 별다른 진전이 없고 이 상태로는 베이징 올림픽 개최지로 적합하지 않다며 경고하고 나섰습니다.

우선 중국의 언론 탄압이 도마 위에 올랐습니다. 지난 7일 프랑스에 기반을 둔 국제언론인 단체인 '국경 없는 기자회'는 중국 내부에서 기자회견을 가져 중국 당국을 깜짝 놀라게 했습니다. 그것도 베이징 조직 올림픽 위원회 바로 앞에서 외신 기자들을 모두 불러놓고 중국의 언론 탄압을 비판했습니다. 빈센트 브로셀(Vincent Brossel) '국경 없는 기자회' 아시아 담당 국장의 말입니다.

"we are supporting the idea that the games must be free, fair, and a good opportunity to improve the human rights situation in China"

"우리는 베이징 올림픽이 중국의 인권상황을 개선할 수 있는 자유롭고 공정한 기회가 돼야만 한다는 정신을 지지합니다."

세계적인 인권단체 엠네스티 인터내셔널, 즉 국제사면위원회도 미국 주요도시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중국 대사관 앞에서 시위를 개최했습니다. 시위를 위해 모인 사람들은 중국의 사형제도와 재판 없는 구속, 그리고 언론에 대한 탄압, 종교와 소수 민족에 대한 탄압을 비판하며 베이징 올림픽 개최를 반대했습니다.

시위는 남한에서도 있었습니다. 8일 서울에 있는 중국대사관 앞에서는 시민단체가 주최한 '탈북 난민 강제 북송 중지 촉구 집회"가 열렸습니다. 이들은 탈북자들의 난민지위 부여, 인권보호, 그리고 수감되어 있는 탈북 인권 운동가들의 조속한 석방을 요구했습니다. '탈북난민 강제 북송저지 국제 캠페인'을 벌이고 있는 피랍 탈북인권 연대의 도희윤 대표의 말입니다.

"올림픽은 지구촌의 축제이고 평화의 제전입니다. 저희들은 국제 올림픽이 성공적으로 개최되기를 바라는데 그러기 위해서는 여러 가지 조건들이 충족되어야 한다고 생각합니다. 국제사회가 간절히 요구하고 있는 탈북자들에 대한 인권문제, 그들의 강제북송으로 인해서 여성이나 아동 등 많은 사람들이 고통을 받고 있습니다. 중국정부의 전향적인 조치들을 저희들이 기대합니다."

중국의 반체제 인사들도 나섰습니다. 톈안먼 민주화 시위의 어머니라고 불리는 딩지린(Ding Zilin)과 역시 톈안먼 인사 리우 샤오바오(Liu Xiaobo)등 민주화 인사 40명은 7일 인터넷을 통해 중국 당국자들에게 항의 편지를 보냈습니다. 편지에는 반체제 인사들을 정치범 수용소에 감금해 두고, 가난한 인민들의 집을 헐어 올림픽 체육관을 만들고, 중국 언론인들과 예술가들의 자유를 탄압하는 것은 중국이 올림픽 유치 때 한 약속을 위반하는 것이라고 밝히고 있습니다.

중국 반체제 인사로 19년 동안 수용소 생활을 한 후 미국으로 망명한 '중국정치범 수용소 조사 재단'(The Laogai Ressearch Foundation)의 해리 우(Harry Wu) 대표는 중국당국은 올림픽이 다가오자 더욱 반체제 인사들에 대한 감시를 강화하고, 정치범들을 마구 잡이로 감금하고 있다며 강도 높게 비난했습니다.

"We can make an estimate probably 3 millions in forced labor camp "

"현재 약 3백만명의 정치범들이 강제노동수용소에 감금되어 있는 것으로 알려져 있는데요, 이들은 주로 당국에 대해 비방하는 말을 했거나 글을 썼거나, 당국의 정책에 반대하는 시위를 주도했다는 이유로 감금되어 있습니다. 과거에는 영장도 재판 과정도 없었습니다. 근래에는 재판은 하고 있지만 형식적입니다. 판사도 변호사도 모두 공산당 편입니다. 죄는 오직 공산당만이 결정할 수 있습니다. 한마디로 강제노동수용소는 1당 독재를 유지하는 수단입니다."

미국 하원도 중국 정부의 인권탄압이 중단되지 않으면 2008년 올림픽을 거부해야 한다는 내용의 결의안을 7일 제출했습니다. 공화당 의원 8명이 공동 제출한 이 결의안에는 중국이 북한과 수단, 버어마등 심각한 인권 침해국을 지원하는 것도 즉각 중단해야 한다는 내용도 함께 담고 있습니다.

이 같은 국내외 움직임에 대해 중국 당국은 콧방귀만 뀌고 있습니다. 베이징 올림픽 조직위원회의 선 웨이드(Sum Weide) 대변인은 올림픽은 운동 행사이지 정치 비판 행사가 아니라고 일축했습니다. 중국 내각 산하 정보국 관리인 왕 구오싱(Wang Guoqing)은 인권 문제로 올림픽을 거부하려고 한다면, 세계 어느 나라도 올림픽을 개최하지 못할 것이라고 주장했습니다.

베이징 올림픽이 최악의 올림픽으로 꼽히는 나치 독일의 1936년 베를린 올림픽과 비교될지, 아니면 88 서울 올림픽이 남한의 민주화에 크게 기여했던 것처럼 중국의 진보를 이끌어 낼 지, 국제사회는 지금 중국의 행보를 주목하고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