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국의 오늘-중국산 제품, 세계인들의 건강 위협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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워싱턴-이수경 lees@rfa.org

요즘 중국산 제품 때문에 전 세계 사람들이 긴장하고 있습니다. 생명까지 위협할 수 있는 중국산 불량 식품과 가짜 의약품, 상품들이 속속 발견되고 있기 때문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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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국 산 치약-AFP PHOTO/Miguel Alvarez

미국 버지니아 주에 사는 주부 김영아씨. 김씨는 중국산 장난감에서 몸에 해로운 성분이 발견 되었다는 보도에 불안했습니다. 자신의 아이들도 중국산 장난감을 가지고 놀았기 때문입니다. 다행히 김씨의 집에서는 문제의 장난감이 발견되지 않았습니다. 그러나 김씨는 앞으로 장난감을 구입할 때 중국산 제품인지 꼼꼼히 따져볼 것이라고 말합니다.

"애초에 중국 제품에 대한 기대치가 별로 없었어요. 그래도 중국에서 장난감을 만드는데 아이들 건강이나 위생에 연관이 되어 있는데 그렇게 아무 생각 없이 만든다는 것이 너무 실망이었고 시중에 너무 중국 제품이 많은데 애들 장난감 까지도 일회용 이라는 느낌 밖에 안 듭니다. 점점 이런 식으로 가면 중국산에 대한 신뢰도가 떨어져서 중국 경제에도 영향을 미치지 않나 생각을 합니다."

최근 미국의 대형 장난감 제조업체들이 중국에서 만든 장난감에 대해 잇따라 리콜조치를 내렸습니다. 리콜이란, 어떤 제품에 이상이 있거나 잘못이 발견됐을 경우 그 제품을 만든 회사 측에서 이미 판매한 제품들을 추적해 모두 다시 수거한 뒤 교환해 주거나 수리해 주는 일종의 '소비자보호제도'입니다. 미국 장난감 제조업체 밥 에커드회장의 말입니다.

(We've changed our procedures because there is a quantity of lead paint has been used toy painting. Instead of releasing products, we are doing test.)

장난감 제조에 납 페인트가 쓰여서 판매하지 않고 실험을 하고 있습니다. 어린이들의 안전이 가장 중요하기 때문에 리콜 결정을 내렸습니다."

기준치 이상의 납 성분이 든 장난감을 오랫동안 가지고 놀 경우 구토나 경련, 심할 경우 뇌 손상을 일으킬 수도 있습니다. 이번 리콜조치로 중국 현지 완구제조업체 대표는 자살까지 했으며, 전 세계 장난감의 80%를 생산하고 있는 중국 완구 시장은 침체된 분위기입니다.

중국산 불량 제품과 가짜 상품은 어제 오늘의 일이 아닙니다. 식품, 의약품에서부터 공산품, 장난감에 이르기 까지 가짜와 불량품의 종류도 다양할뿐더러, 여차하면 건강을 해치거나 소중한 생명을 잃을 수도 있을 만큼 유해한 수준도 심각합니다.

실제로 중국에서는 최근 가짜 링거액과 가짜 알부민, 항생제, 가짜 광견병 백신이 유통되다 적발되었습니다. 화학약품으로 만든 가짜 계란과, 영양가 없는 가짜 분유, 가짜 술과 담배 심지어는 생수도 가짜라는 보도가 나와 충격을 주고 있습니다. 또 중국에서 만들어진 핸드폰, 즉 손전화의 건전지가 폭발한 위험이 있는 불량품으로 판정이 나 리콜 된 바 있으며, 중국산 치약과 장어 새우등 수산물등도 다른 나라로부터 수입 금지 조치를 받았습니다.

때문에 세계 소비자들 사이에서 중국산 제품에 대한 불신감은 극에 달하고 있습니다. 한인 주부 김자선씨는 특히 건강과 직접적인 관련이 있는 먹거리의 경우는 절대 중국산은 사지 않는다고 말합니다.

"중국 것은 중금속이나 농약이니 나쁘다는 것은 수단과 방법을 가리지 않고 별짓을 다해서 절대 중국 것은 안사고, 왠만한 것은 꼭 확인하고 삽니다. 우리 집에는 손녀도 오고 노인네도 계셔서 건강을 생각해서 중국 것은 안 씁니다."

최근 황정일 주중 남한 대사관 정부 1공사가 사망한 사건 역시 중국산 가짜 제품의 위험성을 단적으로 보여주는 사례입니다. 지난달 29일 황 공사는 음식을 먹은 뒤 설사와 복통이 와서 멀쩡하게 두발로 병원에 걸어 들어갔습니다. 하지만 그는 병원에서 링거 주사액을 맞고 20여 분만에 숨졌습니다. 아직 부검을 통해 정확한 사인을 규명 중이지만 가짜 링거액이 사인일 가능성이 높은 것으로 추정되고 있습니다.

중국에서 사업을 하고 있는 한인 교포는 중국생활을 몇 년째 하면서 건강에 대한 지론이 바뀌었습니다. 그는 되도록 병원은 안가고, 반드시 한국식품을 먹는다는 것입니다.

"저같은 경우도 몸이 좀 안 좋고 해도 중국 병원에서 주사를 맞는 것은 상당히 꺼림칙 합니다. 예를 들어서 링거 주사를 맞을 때 무슨 약인지 굉장히 가지 수가 많아요. 그런 행태가 환자를 위해서 꼭 필요해서 쓰는 것도 있겠지만 병원 매출을 위해서 불필요한 약을 섞는 것도 있지 않겠나 하는 생각도 들어요. 그러니까 어지간 하면 참죠."

중국산 제품이 자꾸 가짜 불량품 소동을 벌이는 것에 대해 전문가들은 개발 도상국들이 겪는 문제들이 복합적으로 나타난 결과라고 지적하고 있습니다. 미국 마이애미 대학의 June Dryer 정치학과 교수는 성장 위주의 경제 정책과 부정부패의 만연으로 단속이 제대로 되지 않는 것이 가장 큰 이유라고 지적했습니다.

(Because their such pressure to make a lot of money very quickly, and people don't seemed to understand that you have to build up the reputation for reliable and honest.)

"중국인들은 빠른 시간에 많은 돈을 벌어야 한다는 중압감에 눌려 있기 때문입니다. 그리고 신뢰와 정직으로 좋은 평판을 쌓아야 한다는 것에 대한 이해가 부족한 것 같습니다. 부정부패의 영향도 있습니다. 중국정부는 관련법과 규정을 마련해 놓고 있지만, 뇌물을 받은 검사관들이 규정대로 심사하지 않는 경우가 많습니다. 물론 많은 국가들이 이러한 문제들을 겪었습니다. 일본도 남한도 과거에는 국제시장에서 평판이 별로 좋지 못한 물건들을 생산했었습니다. 하지만 지금은 두 나라 모두 그러한 문제들을 극복하고 선진국이 되었습니다. 중국정부도 현재 직면한 문제를 풀기 위해 노력해야 합니다."

June Dryer교수는 최근 높아진 중국 제품에 대한 불신감은 중국 경제에 적지 않은 영향을 미칠 것이라고 말했습니다. 특히 세계 각국의 중국산에 대한 규제의 벽도 높아질 것이라면서 앞으로 제품의 질을 국제 기준에 맞추지 않는다면 중국산 제품이 세계 시장에서 설 자리는 좁아질 것이라고 내다봤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