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련 붕괴 이후 주택거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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앵커: 공산주의 역사 이야기, 기대와 좌절. '공산주의'의 사전적 의미는 '사유재산제도를 부정하고 공유재산제도를 실현해 빈부의 격차를 없애는 사상'을 말합니다.

특히 오늘날 공산주의는 하나의 정치세력으로서 활동하는 현대 공산주의, 즉 마르크스-레닌주의를 가리키고 있는데요. 공산주의의 종주국인 소련이 무너지고, 동유럽의 공산국가들마저 몰락하면서 현재 남아있는 공산국가들의 현실과 미래도 암울합니다.

매주 이 시간에는 러시아 출신 안드레이 란코프 (Andrei Lankov) 국민대 교수와 함께 공산주의 역사를 되돌아보고 그 미래도 조명해봅니다. 진행에 한덕인 기자입니다.

기자: 요즘에 한국에서 떠오르는 대표적인 문제 중 하나로 부동산 가격의 급등 문제가 있습니다. 한국 정부는 주택시장에 대한 규제를 더 엄격히 하는 법을 새로 만들기도 했습니다. 이 문제 때문에 서울에서는 시위까지 있었다고 하는데요, 얼마 전에 교수님과 소련시대 주택 시장에 대해 이야기한 적이 있습니다. 1990년대초 사회주의 붕괴 이후에 소련과 러시아의 주택시장은 어떻게 되었을까요?

란코프 교수: 소련 말기인 1980년대말, 소련 시골에서 개인소유 주택이 많았습니다. 이와 같은 개인주택은 공산주의체제 붕괴 이후 별 문제 없이 사유자산으로 인정받았습니다. 소련시대에 팔 수도, 살 수도 있었지만 약간 제한이 있었습니다. 하지만 사회주의체제의 붕괴 이후 제한이 완전히 사라졌습니다.

기자: 1980년대말부터 소련이 흔들렸고 곧 무너질 가능성까지 보였는데요. 당시 사람들은 자본주의 국가처럼 부동산의 가치를 깨닫고 토지와 건물을 사기 위해 많이 노력했을까요?

란코프 교수: 이러한 사람이 없지 않았지만 많지 않았습니다. 사회주의시대 소련사람들은 주택이나 부동산의 가치를 잘 몰랐습니다. 당시에 소련사람들이 가치있다고 생각하던 것은 무엇일까요? 대형냉장고를 비롯한 가전제품, 고급가구 등입니다. 이러한 것들은 빠른 속도로 가치가 떨어지는 것들입니다. 다른 흥미로운 점은 금이나 보석, 고급 장신구들도 당시에 매우 비싸게 여겨졌지만 5-10년이 지난 후에 이것들도 가치가 거의 사라졌습니다.

기자: 금이나 보석은 시간이 지나도 가치가 많지 않나요?

란코프 교수: 어느정도 가치가 있습니다. 하지만 1980년대 어떤 소련 노동자가 3개월 생활비로 산 보석의 가치는, 10년이 지난 2000년대초에는 대략 6분의 1 이하로 하락했습니다. 즉 금이나 보석의 가치는 10년동안 몇분의 1로 폭락했습니다. 바꾸어 말해서 1980년대말 평범한 소련사람이 가지고 있었던 것 중에 세월이 지나도 가치가 여전한 것은 그가 사는 집뿐이었습니다.

기자: 그런데 앞서 대부분의 주택은 국가 소유라고 하셨는데요.

란코프 교수: 네 그렇습니다. 하지만 소련말기인 1988년부터 이미 개인들은 자신이 주민등록이 된 집을 합법적으로 살 수 있는 권리를 받았습니다. 이것은 거의 공짜로 할 수 있었습니다. 몇 가지 서류를 작성하고, 작은 세금을 낸다면, 원래 국가소유였던 집은 개인 소유가 되었습니다. 그 후에 합법적으로 팔 수도 있었고, 임대를 줄 수도 있게 되었습니다. 물론 이렇게 거의 공짜로 얻을 수 있는 집은, 자신이 주민등록이 된 집 뿐입니다.

기자: 교수님, 서류를 날조하거나 지방 간부를 매수해서 여러 채의 집을 사실상 공짜로 얻으려 했던 사람들은 없었을까요?

란코프 교수: 별로 없었습니다. 매우 혼란스러운 시대였지만 이 규칙을 위반한 사람은 없었던 것 같습니다. 소련시대에 사람들은 하나의 주택에만 주민등록이 가능했습니다. 물론 사람들은 돈이 있다면 새로운 집을 마음대로 살 수가 있었지만, 얻는 대신에 시장가격을 내야 했습니다. 집을 몇 채 가진 사람들이 생겼지만, 그들은 돈을 내고 집을 산 사람들입니다.

기자: 란코프 교수님, 그렇다면 교수님께서는 어떻게 집을 얻으셨나요?

란코프 교수: 저는 그때 레닌그라드에서 살았습니다. 1992-93년에 집을 개인소유로 등록했습니다. 나중에 당시에 살았던 집을 팔고, 이렇게 얻은 돈으로 모스크바에 집을 샀습니다.

기자: 그런데 지금은 러시아가 아니라 주로 해외에서 살고 계시지 않습니까?

란코프 교수: 네 그렇습니다. 그래서 저는 주로 임대를 줍니다. 집을 빌리는 사람들은 대체로 시골에서 모스크바로 온 사람들입니다. 이것은 소련시대에 아주 어려운 일입니다. 이유가 몇 가지 있는데, 그 중에 하나는 모스크바에 오더라도 집을 구하기 아주 어려웠기 때문입니다. 그러나 사회주의가 무너진 다음에는 누구든지 가고 싶은 도시로 가서 일자리를 얻고, 번 돈으로 집을 임대할 수 있습니다.

기자: 소련이 무너지고 1991년부터 러시아가 시작됐습니다. 자본주의국가가 된 러시아에서 주택가격은 많이 올랐을까요?

란코프 교수: 네, 많이 올랐습니다. 예를 들면 지금 제가 가진 모스크바 주택의 가격은 1994년부터 오늘날까지 거의 10배나 증가했습니다. 이것은 모스크바나 레닌그라드 즉 페테르부르크 기준으로 보통일입니다. 그러나 부동산가격 급증의 시대는 2010년대 초까지 입니다. 그 이후로 조금씩 상승하기는 해도 속도는 그리 빠르지 않습니다.

기자: 대도시의 주택 가격 상승률과 시골의 주택 가격 상승률은 차이가 있었을까요?

란코프 교수: 아주 큰 차이가 있었습니다. 예를 들면 모스크바의 주택가격은 페테르부르크보다 2배나 비쌉니다. 하바롭스크나 블라디보스토크의 가격은 페테르부르크의 절반입니다. 바꾸어 말해서 모스크바와 시골도시의 가격 차이는 5배 정도라 할 수 있습니다.

기자: 그렇다면 오늘날 모스크바의 평균 주택 가격은 얼마인가요?

란코프 교수: 모스크바는 상당히 큰 도시이기 때문에 이 질문에 대답하기 어려운 부분이 있습니다. 또 같은 집이라고 해도 지역에 따라서 3-5배의 가격 차이가 있을 수 있습니다. 대체로 말하면, 모스크바에서 주택가격은 미국 돈으로 약 10만달러부터 시작한다고 할 수 있습니다. 도심에서 조금 먼 지역의 작은 집의 가격이고, 물론 새 집 가격입니다.

기자: 새 집과 헌 집은 가격 차이가 많이 나나요?

란코프 교수: 2000년대 초부터 러시아의 개인회사들은 주택 건설을 많이 하기 시작했습니다. 최근에 매년 새로 짓는 살림집 총 면적은, 소련시대 매년 건설되는 면적보다 1.3배 더 많습니다. 물론 소련시대에 비하면 집의 품질은 훨씬 더 좋습니다.

기자: 1994년부터 2010년까지 주택가격이 전국적으로 5-10배 상승했다고 하셨습니다. 사람들은 새로운 집을 어떻게 얻을 수 있었을까요? 돈이 없는 사람들은 집을 얻지 못하지 않았을까요?

란코프 교수: 돈이 없는 사람은 문제일 수 있습니다. 그러나 지금 러시아에서 주택문제는 그리 심각하지 않습니다. 1990년대초 자신이 주민등록이 된 집을 개인 집으로 만들 수 있었기 때문에, 집이 없는 사람이 거의 없습니다. 오늘날 집이 필요한 사람은 은행에서 돈을 빌릴수도 있고, 또 주택가격을 한꺼번에 지불할 필요도 없습니다. 몇 년에 걸쳐 조금씩 갚으면 됩니다. 제 아내의 친구는 새 집을 사기 위해 얼마 전에 은행에서 돈을 빌렸는데, 이자는 7% 였습니다.

기자: 그렇다면 오늘날 러시아에서 공산주의 소련시대에 비하면 주택상황은 좋아졌다고 할 수 있나요?

란코프 교수: 대체로 말하면 러시아사람 대부분의 주택 상황은 많이 좋아졌습니다. 오늘날 일반사람들이 사는 집은 원래 공산당 간부들이나 특권이 있는 사람들이 살 수 있었던 집과 대체로 비슷합니다.

기자: 네 란코프 교수님, 오늘 말씀 감사드립니다.

러시아 출신의 안드레이 란코프 한국 국민대 교수와 함께 알아본 공산주의 역사 이야기, 오늘 순서 여기까지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