발상의 전환 겨울 축제 행사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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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러분 안녕하세요, 열린 문화여행 이 시간 진행에 이장균입니다.

지난 한해 세계적인 코로나 바이러스 전염병 확산으로 공연계를 비롯한 문화계 전반이 큰 어려움을 겪었고 지금도 계속되고 있는데요, 우리나라 각 지역별로 나름대로의 특색을 살린 많은 축제들도 예외는 아닙니다.

보통 봄, 여름, 가을로 이어지는 지역축제들이 많지만 사실 겨울에도 많은 사람들이 찾고 즐기는 축제들도 많습니다. 그러나 역시 코로나 팬데믹으로 예년과 같이 많이 사람들이 함께 모여 즐기는 축제를 열기는 힘든게 사실입니다.

그런 가운데서도 발상의 전환을 통해 새로운 활로를 모색하고 있는 축제들이 있다고 하는데요, 오늘 어떤 축제들이 어려움을 딛고 나름 성과를 거두고 있는지 살펴봅니다. 문화평론가이신 동아방송예술대 김헌식 교수님 모셨습니다.

올해 '얼음나라 화천산천어 축제' 취소, 남은 산천어들은 새로운 상품으로 거듭나

산천어 축제는 매년 100만 명 이상이 찾아 9천만 달러 이상의 경제 효과를 안겨주는 '효자'지만 올해만큼은 애물단지가 됐다. 축제용으로 쓰려고 구입해둔 77t(톤) 가량의 많은 산천어들이 갑자기 갈 곳을 잃은 것이다.

다행히 남은 산천어들은 보관 기간이 긴 반건조 제품, 통조림, 간장 등으로 만들어진다. 반건조 산천어는 산천어를 손질하고 염장(음식을 오래 보관하기 위해 소금에 절이는 것)한 뒤 두 차례 건조해 포장한 제품으로 냉동 보관이 가능해 상품성이 높다. 식료품 업체인 오뚜기와 함께 산천어 약 20t을 가공해 산천어 통조림도 만든다. 화천군은 이 제품들을 우선 지역 음식점에 공급하고 홈쇼핑과 온·오프라인 상점을 통해 판매할 계획이다.

최근 화천군은 반건조 산천어 제품을 활용해 만들 수 있는 레시피(요리법)를 공개하기도 했다. 산천어에 고소한 치즈가 얹어진 피자, 바게트에 각종 채소와 산천어가 올라간 브루스케타, 산천어 크림스프 등 20여 가지 다채로운 메뉴다.

화천군은 "반건조 산천어는 육질이 쫄깃하고 비린내가 없을 뿐 아니라 조리법도 간단해 한식과 양식, 일식 등에 두루 쓰일 수 있다"고 소개했다.

충북 괴산군, 절임배추를 새로운 관광자원 삼아 김장 축제 성공

괴산군은 2019년 11월 제1회 김장 축제를 시작..시중에서 판매하는 김치를 선호하는 젊은 층이 늘면서 성공 가능성에 회의적인 시각도 있었지만, 목표로 잡았던 500팀을 훌쩍 뛰어넘는 참가자들이 몰려 흥행에 성공했다.

시골 절임배추 20㎏과 품질 좋은 재료로 만든 양념 7.5㎏을 제공, 즉석에서 김장해 가져갈 수 있도록 해 소비자들의 번거로움을 덜어준 것이 호응을 얻었다.

제2회 김장축제는 코로나19 확산 방지를 위해 240개 팀만 예약받아 참가 인원을 줄였지만 절임배추와 양념을 배송하고, 가정에서 온라인으로 명인을 따라 김장을 하는 온라인 축제를 병행하면서 기대 이상의 성과를 거뒀다.

괴산 지역 12개 농가 김장 체험 행사 반응도 좋다. 역시 작년 처음 시작한 이 행사는 김장 축제에 참여하지 못한 도시 소비자들을 겨냥한 것으로, 코로나19 확산 방지를 위해 개별 텐트를 설치하거나 비닐하우스에서 김장하도록 해 거리두기를 유지, 참가자들을 안심시켰다.

덕분에 코로나19가 급속히 확산한 가운데도 농가당 평일에는 하루 1∼2팀, 주말과 휴일에는 5∼6팀이 참가하는 등 발길이 꾸준히 이어졌다. 올해 농가별 매출액은 1억원, 미화 9만 달러에 달할 것으로 예상된다.

코로나19 확산이라는 복병을 만난 것을 고려하면 올해 김장 체험행사는 성공적이다"며 "김장 축제와 체험 행사가 괴산의 새로운 농가 소득원으로 떠올랐다.

온라인으로 열린 경북 '문경 찻사발 축제' 현장 축제만큼 즐겼다

집에서도 축제를 즐길 수 있도록 기획해 체험활동에 목마른 어린이·청소년들을 특히 사로잡았다. 찻사발이란 차를 마실 때 사용하는 도자기 그릇이다.

문경시는 집에서도 찻사발 축제를 즐길 수 있는 '행복 한사발 집콕(집에 머묾) 키트'를 만들어 판매했다.

키트에는 문경 도예인들이 만든 다도 세트, 찻사발 모양 도자기 자석, 축제 마스코트인 '차담이'가 그려진 에코백 꾸미기 재료 등이 담겼는데, 판매 4일 만에 준비한 키트가 다 팔렸다.

또 공식 유튜브 채널 '차담이 tv'를 개설해 축제 기간 매일 오후 1시에 방송 프로그램을 진행했다. 김영만 종이접기 전문가와 함께 차담이 종이 인형을 만드는 프로그램이 가장 인기였다. 화상회의 프로그램인 '줌'을 통해 전국 곳곳의 어린이 40명이 인형을 만드는 모습이 중계되기도 했다. 댄스팀 '독특크루'가 춤으로 찻사발을 소개하는 '찻사발 댄스챌린지' 영상은 조회수가 33만일 정도로 반응이 뜨거웠다. 많은 사람이 영상을 보고 춤을 따라하는 모습을 찍어 소셜네트워크서비스(SNS)에 올리며 댄스챌린지에 참여했다.

차량에 탄 채로 물건을 주문하고 받는 방식인 '드라이브스루' 젓갈 판매 축제도 인기

1997년부터 충남 논산시에서 해마다 열리는 '강경젓갈 축제'도 지난해 10월 언택트, 즉 비대면으로 열렸는데, 모범 사례로 평가받는다. 독특한 방식으로 지역 젓갈 상품을 홍보하고 판매해 눈길을 끌었다.

논산시 젓갈판매점 82개소 상인들이 직접 자신의 상점을 소개하는 짧은 홍보영상이 만들어져 유튜브 공식 채널 '강경 맛깔젓 TV'에 방송 됐다. 상인들이 카메라 앞에 서서 홈쇼핑처럼 실시간으로 자신의 상품을 소개했다. 관계자는 "축제가 끝나도 영상은 온라인에 남기 때문에 계속 상점 홍보가 돼 매출에 도움이 될 것"이라고 말했다.

차량에 탄 채로 물건을 주문하고 받는 방식인 '드라이브스루'로 젓갈을 파는 '드라이브스루 젓갈 상점'도 열렸다. 집에서 강경젓갈을 이용해서 김치를 만들 수 있는 '집콕 강경젓갈 김치 담그기 키트'를 판매했는데, 준비된 1500개가 다 팔리기도 했다.

설경과 동백꽃이 어우러진 풍경, 온라인에서 큰 인기

광주·전남 지역에 최근 많은 양의 눈이 내렸다. 많은 눈이 내리면서 이달부터 본격적으로 피기 시작한 애기동백의 붉은빛과 하얀 눈이 아름다운 조화를 이루는 곳이 있다. 수만 그루의 애기동백 나무가 심어진 전남 신안군 압해도 분재공원. 산 밑자락에 바다를 보고 자리 잡은 분재공원에는 겨울의 정취를 느끼려는 사람들의 발길이 이어졌다.

올해는 코로나19 때문에 비대면 축제로 개최를 했다. 신안군은 지난 11일부터 52일간의 '섬 겨울꽃 랜선 축제'의 대장정을 시작했다. 겨울꽃 축제 공식 홈페이지(www.섬겨울꽃애기동백축제.com)를 방문하면 축제 갤러리 '애기동백꽃 회화전', '1004섬 랜선여행 영상', '2019년 섬 겨울꽃 유튜브 공모전 수상작'과 섬 겨울꽃 축제의 주인공을 찾는 다양한 이벤트 등을 만나볼 수있다.

분재공원 5헥타르에 심어진 애기동백 나무는 1만 7천여 그루. 이틀 동안 내린 눈으로 2천만여 송이의 붉은 동백꽃이 앞다퉈 눈꽃을 피워내고 있다.

한류스타들 도시 여행하며 지역 음식, 관광지, 이색문화 소개

'2020 한국문화축제 가드림'은 매일 오후 6시 유튜브 채널 '한국문화축제'와 SBS엔터테인먼트를 통해 전 세계에 공개되고 있다.

이 행사는 코로나19 유행으로 여행이 제한된 국내외 한류팬들의 여행 욕구를 해소해 주고 있고 .무엇보다 수도권 중심의 관광이 아니라 지역관광으로 구성돼 기대를 모은다.

아이돌 그룹 아스트로의 문빈과 산하, 가수 황치열이 목포의 대표 문화유산을 찾아가서 체험하고 제철 식자재를 이용한 목포 9미를 소개한다.

전주에서는 패션의 상징으로 불리는 제시와 티파니 영이 특별손님인 이상봉 디자이너, 모델 송해나, 유리와 함께 한복의 맵시를 이야기하며 우리 옷을 소개...생기발랄한 그룹 모모랜드의 주이와 혜빈은 가수 황치열과 함께 드라마 명장면을 재연하며 드라마 촬영지로 자주 선보인 강릉을 소개한다

안동에서는 세계적인 안무팀 저스트절크, 아이돌 몬스터엑스의 기현과 민혁, 가수 황치열이 하회탈별신굿을 재해석한 창작 안무를 배워보며 화려한 한국의 춤사위를 선보인다

한복의 아름다움에 빠져 해외에서 한국 궁궐 영상 찾는 이들 폭증

요즘 말로 인터넷을 뜻하는 '랜선'을 타고 떠나는 문화유산 여행이 각광받고 있다. 문화재청과 한국문화재재단은 한복과 궁궐의 아름다움을 알리는 '코리아 인 패션' 프로젝트를 진행한다 이른바 '방구석 궁중 복식 패션쇼'. 경복궁·덕수궁 등 궁궐 전각을 배경으로 한복 고유의 멋을 현대적 감각으로 구성한 필름과 화보로 구성됐다.

드라마 '미스터 선샤인', 영화 '해어화' 의상을 담당했던 한복 디자이너 김영진(차이킴)이 패션 디렉터로 참여했다. '현대의 공주라면 어떤 궁중복과 당의를 입을 것인가'란 상상에서 출발해 조선 23대 왕 순조의 딸인 복온공주와 덕온공주 의상을 재해석한 한복 21벌을 제작했다.

경복궁 근정전 앞에 모델 12명이 서있는 장면은 장엄한 궁궐 경관과 화려한 한복이 어우러져 비대면 패션쇼를 보는 듯하고, 동·서양 건축 양식이 조화로운 덕수궁에선 서양 의복 형식으로 재해석한 한복을 선보여 궁중 의상의 다양한 스펙트럼을 만날 수 있다. '코리아 인 패션' 영상과 화보는 유튜브 등 다양한 온라인 플랫폼에서 공개된다.

한국문화재재단, '문화유산 방문코스' 영상 여행도 유튜브로 공개

유네스코 세계유산에 등재된 문화유산을 중심으로 영상 7편을 제작했다. 경주·안동 등 유구한 역사의 '천년정신의 길', 백제 숨결이 담긴 '백제 고도의 길', 남도 선율이 흐르는 '소릿길', 제주도의 자연과 문화가 깃든 '설화와 자연의 길', 고인돌부터 궁궐까지 역사적 자취를 만나는 '왕가의 길', 한국 성리학의 산실 '서원의 길', 전통과 불교문화가 어우러진 '수행의 길'이다. 국악인, 아나운서, 유튜버 등이 참여해 각 코스의 이야기를 풀어내고, 360도 가상현실(VR)·항공 촬영 등을 활용해 몰입감을 높였다.

지역 대표 문화유산도 디지털로 생생히 구현했다. 지난 해 6월 공모로 선정된 지방자치단체 5곳의 문화유산 디지털 콘텐츠가 순차적으로 공개될 예정이다. 전남 진도의 상·장례 문화, 충남 부여 정림사지 축조 구성(고화질 다큐), 충남 당진 솔뫼성지와 김대건 신부의 생애, 대구 도동서원과 현풍석빙고, 부산의 6·25 피란수도 유산과 아미동 비석 마을 등이다.

다양한 국적의 한국 거주 외국인 유튜버들의 한국 소개 영상도 큰 인기

'VR 서울투어', '외국인 제기차기 도전', '초코파이 더 맛있게 먹기', '한국의 스마트 버스정류장' 등 외국인들만의 톡톡 튀는 한국 문화 체험기가 눈에 띈다. 뿐만 아니라 해외 한류 팬들이 직접 만든 영상으로 도전하는 '모꼬지 뉴페이스' '딱 하루만 한국인처럼 살아보기' 콘테스트에는 120여 명의 외국인들이 김장, 한식 만들기, 케이팝 댄스 등 다양한 한국 문화를 체험하는 영상을 응모하여 세계인의 생활 속에 자리 잡은 한국 문화를 실감케 하기도 했다.

이처럼 전 세계에 '생활 문화로 즐기는 한류'라는 새로운 트렌드를 만들어가고 있는 모꼬지 대한민국은, 오늘 인기 K-POP스타 '슈퍼주니어'의 최종 라인업 합류를 공개하며 또 한 번 화제를 모을 예정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