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상어가족'의 전세계적 인기, 동요로는 최초로 빋보드 인기 순위 진입
-2015년 유아교육 프로그램에서 첫 등장
-중독성 있는 후렴구와 온 가족 등장하는 친근감이 인기 비결
-미국 최대 온라인 업체 아마존 사이트에서 핑크퐁 인형 상품 큰 인기
-인기 높자 표절 작품도 기승
-우리 동요, 일제침탈로 시련과 고통 겪던 시절 위로와 격려 역할
-올해 경기도 이천에 한국 최초의 동요박물관 개관 예정
-2018 판문점 남북정상회담 만찬에서 동요 부른 오연준군, 김정은 위원장도 관심 가져
(program title music)
이장균 : 여러분 안녕하세요, 김헌식의 열린 문화여행 이 시간 진행에 이장균입니다.
어른이 된다는 것은 동심을 잃어가는 과정이라는 생각이 들 때가 있습니다. 그만큼 성장하면서 어린 시절의 순수하고 깨끗한 마음에 때가 묻고 욕심도 많아지고 순수함을 잃어가는 것이 아닐까 하는 생각인데요, 그나마 그 어린 시절의 동심으로 돌아가게 해주는 것이 바로 동요죠.
최근 오랫동안 잊고 있었던 동심을 다시 떠올리게 하는 동요가 있어 화제가 되고 있습니다. 어떤 동요인지 오늘 함께 알아보도록 하겠습니다. 오늘도 문화평론가이신 동아방송예술대 김헌식 교수님 모셨습니다. 교수님 안녕하세요?
김헌식 : 네, 안녕하십니까?
이장균 : 아무래도 화제의 동요 '상어가족'이라는 노래를 듣고 얘기 나눠야 할 것 같은데요, 함께 들어보도록 하겠습니다.
(music : 상어가족 / 유아교육프로그램 '핑크퐁' 가운데)
이장균 : 굉장히 중독성이 강하다 하는 느낌이 드는 노래인데요, 이 우리 동요가 지금 세계적으로 큰 화제가 되고 있는 것 같아요, 대단한 것 같습니다. 어느 정도입니까?
'상어가족' 전세계적 인기, 동요로는 최초로 빌보드 인기 순위 진입
김헌식 : 네, 아~기 상어 뚜루루뚜루~~." 우는 아이 울음도 그치게 만드는 동요 '상어가족'이 국경과 세대를 넘어 '세계인'을 홀리고 있습니다.
'상어가족'은 19일 기준 빌보드 핫 100 차트 38위에 올랐습니다. 이전 주 32위에 비하면 6계단 떨어졌지만 2주째 40위권 내에 머무르고 있습니다.
무엇보다도 인터넷 조회수가 22억회를 기록했습니다. 그리고 동요가 빌보드 차트에 진입한 건 처음입니다, 영미권과 동남아권을 중심으로 엄청난 인기몰이를 하고 있는데요, 상어가족의 인기는 미국보다 영국이 빨랐습니다. 세계 3대 차트, 인기순위 중 하나인 영국 ‘오피셜 싱글 차트’에 지난해 8월 순위에 든 뒤 8주 연속 ‘탑 40’를 유지하더니 지난 4일에는 6위를 기록하며 최고 기록을 경신했습니다.
무엇보다도 현재 세계적인 한류의 최정점에 있는 방탄소년단의 ‘DNA’ 가 6억뷰이고 글로벌 한류의 시작이라 할 수 있는 ‘강남스타일’이 32억뷰를 넘었다는 것과 비교해도 놀라운 기록입니다만 앞으로는 이 기록을 뛰어 넘을 기세입니다.
이장균 : 정말 대단합니다. 빌보드 차트라고 하면 그야말로 세계 대중음악의 본고장이라고 할 수 있는 미국에서 발행하는 전문음악잡지로 매주 인기순위를 발표하는데요, 여기 순위에 들어가기는 한국은 물론 아시아 전체에서도 정말 어렵죠.
최근에 한국의 방탄소년단이 이 빌보드 인기순위에 올라서 저력을 유감없이 보이고 있습니다만 더구나 우리나라의 동요가 여기 올라간다는 것은 상상하기 어려운 일이었는데요, 우리의 동요가 여기 진출했고 여러 인기 텔레비전 프로그램에서도 화제로 다루고 있는 참으로 대단한 현상이 벌어지고 있습니다.
그런데 이 노래가 만들어진 지는 꽤 오래 됐다고요? 어느 날 갑자기 나타나 인기를 얻게 된 게 아니라고요?
2015년 유아교육 프로그램에서 첫 등장
김헌식 : 그렇습니다. 상어가족은 2015년에 나온 유아교육 프로그램 ‘핑크퐁’의 대표작입니다. 당시 1분45초 길이의 노래로 선을 보였는데요, 인터넷 동영상 사이트인 유튜브를 통해 발표된 뒤 큰 인기를 끌면서 2016년 한 해 ‘한국내 이용자가 가장 많이 본 유튜브 영상’ 1위와 멜론 등 국내 3대 주요 음원사이트 ‘동요 차트’ 1위에 등극했습니다.
노래가 유행하자 레드벨벳, 트와이스 등 케이팝 아이돌 그룹들이 방송 등에서 각자의 스타일로 부른 영상이 유튜브와 브이라이브 등 동영상 공유 플랫폼을 통해 동남아 지역에 확산됐습니다.
결정적 계기가 된 것은 2017년 할리우드 배우 아만다 써니가 인도네시아의 한 방송에 출연해 노래와 함께 춤을 추면서였습니다.
유튜브와 더불어 15초 분량의 음악에 맞춰 영상을 찍은 동영상 공유 인터넷을 통해 이를 따라 하는 이들이 크게 늘어났고 영미권까지 빠르게 퍼져나갔습니다.
특히 기발한 상어분장쇼부터 아쿠아리움, 즉 대형 수족관 앞에서의 댄스, 아기상어 노래에 춤추는 발레리나, 상어인형을 가지고 노는 개 등 다양한 영상들이 인기를 끌면서 더욱 전세계에 알려지게 됐죠.
‘아기상어’는 유튜브에 오른 이후 한국어 버전, 한국어 판 동영상 외에 영어버전으로 인기를 끌더니 일본어, 중국어 버전 등 11개 언어로 확대돼 각 언어권 별로 인기를 끌었습니다.
이장균 : 그렇군요. 2015년 이미 등장해서 10대와 20대들이 좋아하는 아이돌 그룹이 이 노래를 풍자적으로 불러서 인기를 얻었다고 하는데요 그 당시의 노래들을 잠깐 들어보고 다시 얘기 나누죠.
(music ; 상어가족 / 아이돌 그룹들 ) + (program ID)
이장균 : 그렇다면 상어가족의 인기비결을 어디에 있다고 볼 수 있을까요?
중독성 있는 후렴구와 온 가족 등장하는 친근감이 인기 비결
김헌식 : 네, 말씀 하신 따라 하기 쉬운 중독성 있는 후렴구가 인기요인이라고 할 수 있고요. 무엇보다고 캐릭터인데요, 가사 말을 보시면 아기 상어부터 아빠, 엄마, 할머니, 할아버지 상어까지 온 가족이 등장을 합니다.
온 가족이 헌팅, 그러니까 사냥에 나서는데요, 사냥에 나서니까 바닷속 다른 존재들은 다 피해라 하는 내용들이 하나의 이야기 구조를 가지고 있거든요. 여기에서 뚜루루 뚜루뚜루 라는 반복적인 후렴구가 인상적이고 따라 부르기가 쉬운데요, 그래서 아이들뿐만 아니라 어른들까지 즐길 수 있기 때문에 이렇게 인기가 있다고 생각이 듭니다.
거기다 간단하게 춤을 곁들일 수 있고 이것을 SNS, 즉 사회관계망 서비스를 통해 쉽게 공유를 할 수 있기 때문에 전세계적으로 인기가 있다고 볼 수 있겠습니다.
이장균 : 그렇군요. 항상 노래가 인기를 얻으면 거기에 따라 붙는 게 관련 상품들 아니겠습니까? 미국의 인터넷이나 손전화로 물건을 주문하고 배달 받는 아마존을 굉장히 많이 이용하고 있습니다만 여기에 아까 말씀하신 핑크퐁이라는 유아교육 프로그램에 등장했던 상어가족에 관련된 상품, 아마 상어모양 인형들이 아닐까 싶습니다만 굉장히 많이 팔리고 있다고요?
미국 최대 온라인 업체 아마존 사이트에서 핑크퐁 인형 상품 큰 인기
김헌식 : 그렇습니다. 현재 아마존 사이트에는 아기상어를 형상화한 인형부터 문구용품까지 다양한 상품이 등록이 돼있는데요, 지난해 12월 핑크퐁 아기상어를 테마로 한 인형류를 아마존에 사전 판매 형태로 판매했었는데, 이틀하고 반나절 만에 모든 재고가 소진되기도 했다고 합니다.
그래서 올해 다양한 완구사들과 함께 제품 출시를 준비하고 있다고 합니다. 그래서 아기상어에 힘입어서 관련기업이라든지 상품들이 잘 나가고 있다고 볼 수 있습니다.
이장균 : . 동요 '상어가족'이 인기를 얻으면서, 그에 편승한 노래·영상 등 이른바 비슷하게 만드는 표절 의혹도 다수 떠오르고 있다고요?
인기 높자 표절 작품도 기승
김헌식 : 그렇습니다. 올해 초 중국 아동콘텐츠 제작업체 베이비버스는 핑크퐁의 상어가족과 매우 흡사한 '상어가족송'을 내놓았습니다.
(insert : 중국 표절 노래에 관한 한국언론 보도)
사실 중국 같은 경우는 한국의 인기 작품을 흉내 내는 경우가 많이 있는데요, 한 회사가 '상어 가족 추석무도회'라는 제목의 애니메이션 송을 공개했습니다만 누가 봐도 너무 비슷하다는 얘기가 나오고 있습니다.
또 국내에서도 여러 가지 유사성이 많은 것들이 등장하고 있어서 한편으로는 동요에 대한 재발견, 어떤 가치에 대한 재평가 이런 것을 이끌어낸 역할도 있다고 생각이 듭니다.
그렇다고 해서 중국처럼 이렇게 무임승차식으로 비슷한 노래나 영상을 재생산해서는 안되겠죠. 그렇게 하면 결국에는 창의성 결여 때문에 관련시장, 혹은 산업 전체가 제살 깎아먹기식의 결과가 나올 수 있기 때문에 어떤 스토리가 있는 동요들을 많이 만들었으면 좋겠습니다.
이장균 : 네, 남의 잘된 것을 베끼기 보다는 다양하게 개발하는 것이 중요할 것 같다는 생각이 듭니다.
(music / program ID)
이장균 : 세계적으로 화제가 되고 있는 우리 동요 ‘상어가족’에 대해 얘기 나누고 있습니다. 이제 우리나라 동요의 역사를 한번 살펴볼까요?
우리 동요 , 일제침탈로 시련과 고통 겪던 시절 위로와 격려 역할
김헌식 : 동요는 1920년대 중반부터 대중들 앞에 그 모습을 나타내기 시작했습니다. 기록상으로 보면 1926년 9월에 발표된 홍재유의 동요음반 ‘할미꼿’ ‘춤추세’가 첫 음반으로 보입니다. 그로부터 1939년 5월까지 약 13년 동안 약 230여종이 넘는 동요음반이 10개의 음반회사에서 제작발매가 됐습니다.
우리 민족이 제국주의침탈로 말미암은 시련과 고통에 허덕일 때에 당시 아동문학가와 작사, 작곡가들은 많은 동요를 만들어서 따뜻한 위로와 격려를 주었습니다. 소파 방정환 선생을 비롯해 홍난파, 윤극영, 정순철, 윤복진, 박태준, 윤석중 등 당대 최고의 아동문학가와 작곡가들이 색동회를 조직하고 동요보급과 확장에 노력을 기울였습니다.
이장균 : 네, 이런 뿌리가 있기 때문에 오늘의 ‘상어가족’이라는 전세계에 화제가 되고 있는 이런 동요도 나오게 된 게 아닌가 싶습니다. 동요와 관련해 아주 반가운 소식이 있네요. 경기도 이천시에 올해 국내 첫 동요 박물관이 들어선다고요?
올해 경기도 이천에 한국 최초의 동요박물관 개관 예정
김헌식 : 그렇습니다. 이천시가 지하1층, 지상 3층 규모로 동요박물관을 2019년 올해 완공을 추진하고 있다는 건데요, 우리나라 최초의 동요 박물관입니다.
동요박물관에는 우리나라 최초로 개인동요집을 낸 '고 윤석중 시인의 유품', '시대별 동요' 등 동요사료 300여점이 전시됩니다.
또 시민, 어린이들을 위한 '4계절 동요체험실'도 마련되는데, 체계적이지 못한 동요 명맥을 계승·발전시키겠다는 취지입니다.
이천시의 동요사랑은 지난 2008년부터 계속돼 왔습니다. 윤석구 한국동요문화협회 회장은 아이들에게 미치는 효과 등 동요의 중요성을 알렸고, 동요자료 500점을 기부하기로 했습니다.
이천시는 이후 '동요교실', '동요 대회' 등 남다른 애착으로 동요부흥 운동을 전개해왔습니다. 항상 동요를 즐기고 창작할 수 있는 공간으로 거듭나서 우리나라 동요가 세계적으로 더욱 사랑 받을 수 있는 그런 공간이 됐으면 좋겠습니다.
이장균 : 네, 아무튼 남북이 교류가 활발해지면 남북한 어린이들이 함께하는 많은 프로그램이나 행사 같은 게 있었으면 좋겠다 하는 생각이 들고요, 또 남북한 어린이들이 함께 손을 잡고 동요를 부르는 날이 빨리 왔으면 좋겠네요.
김헌식 : 그렇습니다. 그래서 ‘상어가족’ 같은 노래도 남북한 어린이들이 함께 불렀으면 좋겠습니다. 현실적으로는 분단 이전에 창작됐던 곡들을 같이 불렀으면 좋겠다는 생각이 우선 듭니다.
2018 판문점 남북정상회담 만찬에서 ‘고향의 집’ 부른 제주소년 오연준, 김정은 위원장도 관심 가져
지난해 판문점 평화의집에서 열린 2018 남북정상회담 만찬에서 제주소년 오연준군이 불렀던 ‘고향의 봄’이 그런 노래죠. 1920년대에 만들어져서 지금까지 불려오고 있는 국민동요이기 때문에 남북한을 이어주는 가교역할을 충분히 할 수 있을 것 같습니다.
그리고 한국국악문화원 같은 경우는 북한과 '국악동요'의 교류추진을 하고 있다고 밝히기도 했는데요,
북한 시인 50명에게 국악동요 노랫말을 받아서 남한 작곡가들이 곡을 만들고 남한 시인 50명도 가사를 써 북한에서 작곡을 하도록 하면, 남북 어린이들이 적어도 우리 소리 100곡을 함께 부를 수 있게 되지 않겠냐는 얘기죠.
그래서 기존의 동요들을 같이 부르는 것도 의미가 있겠지만 앞으로 동요를 함께 창작해서 공유하고 부르게 되면 이것이 남북한의 문화적 격차를 해소하고 통일로 가는 가교 역할을 할 수 있을 것이라는 생각이 듭니다.
이장균 : 남북한이 동요를 통해 한 마음으로 이어지는 그런 날이 빨리 왔으면 좋겠네요.
제주소년이죠, 오연준.. 지난해 4월27일 판문점 평화의 집에서 열린 남북정상회담 만찬 자리에서 말씀하신 '고향의 봄' 이라는 동요를 불렀죠.
김정은 위원장과 이설주 여사가 오연준군의 노래를 듣고 나서 크게 미소를 짓고 박수를 보내는 모습을 볼 수 있었고요, 김정은 위원장이 남한의 대통령비서실장에게 오연준군의 나이가 몇이냐고 묻기도 하면서 관심을 많이 가졌다는 얘기도 있었는데요, 아마 올해 열네 살로 중학교 들어가지 않나 싶습니다.
제주소년 오연준군이 부르는 '고향의 봄'을 북한에 계신 청취자 여러분들도 함께 마음으로라도 불러보면서 이 시간 마치도록 하겠습니다. 오늘도 문화평론가이신 동아방송예술대 김헌식 교수님 함께 해주셨습니다. 감사합니다.
김헌식 : 네, 감사합니다.
(music : 고향의 봄 / 오연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