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러분 안녕하세요, 열린 문화여행 이 시간 진행에 이장균입니다.
지난 주에 한국의 튀김닭 치킨이 한류대열에 들어서서 세계인들이 입맛을 사로 잡고 있다는 소식을 전해 드렸는데요,
K-드라마, 무비, K-팝, K- 푸드 등에 이어 한국의 만화, 요즘은 인터넷에 연재되는 경우가 많아 웹툰이라고 부릅니다만 인터넷을 통한 한국의 만화가 또 K 웹툰이라는 이름으로 한류대열에 합류했습니다. 어떤 얘기인지 문화평론가이신 동아방송예술대 김헌식 교수님 모시고 자세히 들어보겠습니다
인터넷을 통해 보는 만화, 웹툰 시대, 한류바람 타는 한국만화
K(코리아)웹툰을 기반으로 한 콘텐츠들이 매서운 성장세를 보이며 한류의 새로운 주류 장르로 자리매김하고 있다.
K(코리아)웹툰이 한국 콘텐츠 산업의 '신 르네상스'를 열고 있다. 웹툰은 작품 자체가 높은 조회 수를 기록할 뿐 아니라 이를 원작으로 제작한 영화·드라마까지 인기를 얻으면서 흥행 보증수표로 자리 잡았다.
한국에만 있는 웹툰(webtoon), 원래 영어는 웹코믹(webcomic)
웹툰(Webtoon)은 네이버, 다음 등의 각종 플랫폼 매체에서 연재되는 만화를 지칭하는, 한국에서 만들어진 영어단어다. 어원은 World Wide Web(웹) + Cartoon(만화)으로서 용어 생성 당시에 한국에서는 다른 나라와는 다르게 애니메이션 만화나 만화책을 구분하지 않고 뭉뚱그려 cartoon이라고 불렀다. 그래서 comic보다 cartoon이 널리 알려져 있어서 이렇게 굳어졌다.
원래 외국에서 인터넷 만화를 통칭하는 단어는 "웹코믹(Webcomic)"이다, cartoon이란 단어는 애니메이션 만화나 그 만화의 캐릭터, 또는 신문에 실리는 적은 컷의 만평을 의미하고, comic은 만화책을 의미하는 comic book의 준말이기 때문. 그래서 외국에서는 인터넷 만화를 웹코믹이라고 이르며 웹툰이라는 단어 자체가 없었다.
웹툰은 한국에서 발전한 만화 문화이므로 그냥 '웹툰'이라고 하는 것이 맞다. 또한 이는 일본의 아니메와 망가가 일본 애니메이션과 만화를 가리키는 용어인 것 같이 웹툰은 한국의 색채가 강하게 나타난다.
실제로 동남아에 2010년대 들어 NHN과 다음카카오가 진출하면서부터 한국식 웹툰 시스템이 도입되어가는 과정에 있고, 프랑스도 일부 사이트를 중심으로 한국식 웹툰 시스템을 시험하고 있다.
요즘 세계적으로 인기를 끌고 있는 한국드라마의 원작 대부분 웹툰
한국에서 제작한 10부작 드라마 '스위트홈'은 지난해 연말 넷플릭스에 공개된 이후 계속 해외시장을 휩쓸고 있다. 방영 나흘 만에 한국을 포함, 베트남·홍콩·카타르 등 11국에서 1위를 기록했고, 프랑스·미국 등 한국 영화·드라마가 약세이던 북미·유럽 지역서도 톱10에 올랐다.
이 작품의 인기 비결을 두고 업계에선 "글로벌 누적 12억 뷰를 기록한 웹툰 원작이 있었기에 가능했다"는 말이 나온다. 탄탄한 스토리와 개성 있는 캐릭터로 강력한 팬덤을 확보한 웹툰의 힘이 드라마 흥행을 이끌었다는 것이다.
'경이로운 소문'은 한국에선 OCN에서 본방송 후 넷플릭스에서 공개되고 있다. 현재 한국을 비롯해 홍콩, 말레이시아, 싱가포르, 대만, 베트남에서 스트리밍 1위를 차지했다.
경이로운 소문'은 악귀 사냥꾼들이 국숫집 직원으로 위장해 지상의 악귀들을 물리치는 통쾌한 내용으로 같은 이름의 웹툰이 원작이다.
이러한 K(코리아)웹툰을 기반으로 한 작품들이 매서운 성장세를 보이며 한류의 새로운 주류로 자리매김하고 있다.
10년전인 2012년, 웹툰 작가 기안84의 '패션왕'을 시작으로 지난해 '스위트홈'까지, 웹툰 기반으로 제작된 드라마는 무려 80여편에 달한다. 이중에서 2012년 '패션왕'과 2014년 '미생', 2016년 '치즈인더트랩', 2020년 '이태원 클라쓰', '경이로운 소문', '스위트홈'이 흥행에 성공했다.
웹툰 기반의 영화도 꾸준히 등장하고 있다. 지난 2010년 윤태호 작가의 영화 '이끼'가 300만 관객을 기록한 이후, 2013년 '은밀하게 위대하게', 2015년 '내부자들'이 각각 696만, 901만명의 관객을 모았다. 2017년과 2018년에는 '신과함께' 시리즈가 연이어 1000만 관객을 돌파하며 웹툰 영화 전성시대를 활짝 열었다.
한국 웹툰, 디지털 웹툰 세계시장 석권
한국은 만화에선 변방이나 다름없었다. 미국과 일본 망가(만화)가 세계 종이 만화 시장을 장악했다. 하지만 스마트폰·인터넷을 기반으로 한 디지털 웹툰 시장에서는 한국이 세계 시장을 석권하고 있다.
글로벌 월 이용자(MAU)가 6700만명에 달하는 네이버웹툰은 미국과 유럽에서 가시적인 성과를 보이고 있다. 네이버웹툰 '신의탑'의 경우 전 세계 누적 조회 수가 45억건에 달한다. 네이버웹툰은 미국을 비롯해 프랑스, 대만, 태국, 인도네시아 등에서 구글플레이 만화앱 1위를 차지하고 있다.
최근에는 넷플릭스 드라마가 세계적으로 인기를 끌면서 원작 웹툰의 인기까지 견인하고. 넷플릭스에서 방영 중인 스위트홈은 동명의 네이버웹툰의 경우 글로벌 누적 조회수가 12억건을 넘었다.
카카오페이지는 일본 만화 시장에서 승승장구하고 있다. 모바일 콘텐츠를 선호하는 일본 젊은 세대의 마음을 사로잡으면서 성장세가 거세다.
K웹툰의 세계적 인기는 '신의탑' 에니메이션이 계기
네이버웹툰이 원작인 이 작품은 한·미·일 3개국 합작품이라는 점에서 출시 전부터 높은 관심을 받았다. 네이버웹툰을 중심으로 미국 '크런치롤'이 투자·유통사로 참여하고, 일본 애니메이션 제작사 '텔레콤 애니메이션 필름'이 제작을 총괄했다.
신의탑 애니는 지난해 4월 첫 방영 이후 미국 커뮤니티 '레딧'에서 주간 인기 애니메이션 랭킹 1위를 기록했다.
신의탑 애니보다 먼저 글로벌 진출을 했지만 뒤늦게 주목받은 작품이 '이태원 클라쓰'다. 다음 웹툰인 이태원 클라쓰는 2017년 일본에 '롯폰기 클라쓰'라는 제목의 웹툰으로 재출시됐다. 롯폰기 클라쓰는 약 3년 뒤에야 빛을 발했는데, 지난해 원작 이태원 클라쓰를 기반으로 한 드라마가 넷플릭스를 통해 일본에서 큰 인기를 끌면서다.
한국 웹툰에 매료돼 드라마나 영화로 영상화시켜달라는 요청 쇄도
카카오 웹소설로 처음 나와 웹툰으로 재탄생한 '나 혼자만 레벨업'은 지난해 8월 미국 온라인청원사이트(change.org)에서 화제가 됐다. '나 혼자만 레벨업'은 해외 시장에서도 인기를 끌어 눈에 띈다.
'나 혼자만 레벨업'은 국내 누적 조회수 5억3000뷰를 넘은 데 이어 일본 픽코마에 진출한 뒤 매일 110만명이 열람하고 있다. 지난해와 올해 연이어 픽코마 측에서 기획한 상을 받기도 했다.
지난해 하반기에는 미국 웹툰 플랫폼 타파스, 인도네이상 카카오페이지 플랫폼에서 상위 3위에 드는 웹툰에 올랐다. 팬들이 '나 혼자만 레벨업' 웹툰을 애니메이션으로 만들어 달라는 청원을 올려 17만명이 참여한 것이다.
미국 독자들은 이 청원에서 "이 훌륭한 만화를 애니메이션으로 만들지 않는 이유를 모르겠다" "내 인생 만화 10위 안에 드는 작품이다" "노벨상을 줘야 한다"는 등의 반응을 보였다.
K웹툰의 세계적 인기 바탕에는 한국만의 독특한 제도 때문
전통 도제식에서 벗어나 웹툰이라는 플랫폼을 통해 누구나 작품을 그려낼 수 있도록 문을 활짝 열어둔 덕분이라는 것이다. 그 결과 참신하면서 흥미로운 소재들이 만화 시장에 쏟아졌고 자연스럽게 좋은 작품들이 2차 창작으로 이어지게 됐다.
전문가들은 "K웹툰은 기존 만화 생산 체계를 완전히 뒤집어 성공했다". 웹툰은 유명 작가의 문하생으로 들어간 뒤 등단했던 과거 도제식 시스템을 버렸다. 대신 포털에 누구나 작품을 올리고, 이용자들에게서 높은 점수를 받으면 정식 연재가 가능하도록 했다. 작화 실력이 다소 부족해도 아이디어와 소재가 참신하면 누구나 작가가 될 길을 연 것이다. 진입장벽이 낮아지면서 다양한 장르의 작품이 쏟아졌다.
할리우드 영화 뺨치는 웹툰의 다양한 소재는 한국 영화와 드라마 수준을 한 단계 올렸다는 평가를 받는다. 조폭·멜로 등 소재 고갈에 허덕이던 한국 문화 업계가 웹툰을 자양분 삼아 전 세계가 열광하는 콘텐츠를 쏟아내기 시작했다는 것이다.
또한 미국·동남아 현지 작가를 발굴하고, 각국 문화에 맞게 번역하는 현지화 전략도 K웹툰 성장을 이끈 요인이다. 거기에 매주 올컬러 만화를 인터넷에 올릴 수 있는 노하우와 인프라를 갖춘 나라는 한국이 유일하다
작가 처우도 좋아졌다. 네이버웹툰의 경우 연재 작가에게 최대 70%까지 수익을 배분한다.
한국만큼 만화 시장 환경이 잘 갖추어진 나라도 드물어
미국 만화와 유럽 만화는 시장 상황이 매우 판이하므로 제외하고, 아시아에서 이만큼 공고한 시장이 유지되는 곳은 일본 외에는 한국이 유일하다. 그리고 이 과정에서 웹툰의 성장이 큰 몫을 하였다. 중국이나 대만, 태국, 인도네시아 같은 곳에도 실력 좋은 작가들은 있지만, 연재처가 거의 없고 극소수의 작가만이 수익을 내는 빈약한 시장이다.
심지어 만화대국인 일본도 기존의 종이 만화잡지와 단행본 시장이 전성기와 비교해 반토막이 나고 있는 가운데 온라인 인터넷 매체로의 전환이 느려 만화계가 위기의식을 느끼고 있다.
올해, 세게 시장 진출에 더 속도 낸다
네이버는 지난해 웹툰 사업 관련 지배구조 개편을 마무리하고 미국 법인 '웹툰엔터테인먼트' 아래 한국, 일본, 중국 등 각지 법인을 둔 형태다. 네이버는 아시아, 북미를 넘어 유럽과 남미 지역으로도 사업을 본격적으로 확대할 계획을 세웠다.
당장 네이버웹툰 '지금 우리 학교는'과 '지옥'이 넷플릭스 오리지널 시리즈로 제작돼 전 세계 방영될 예정이다. 이 밖에 드라마 '간 떨어지는 동거', 영화 '전지적 독자 시점', 애니메이션 '나노리스트', '유미의 세포들'이 국내 출시가 예정돼 있는데 이와 관련해 네이버 관계자는 "제작이 완료되면 해외 유통도 고려할 수 있다"고 말했다.
카카오는 픽코마를 통해 일본 시장에서 현재 1위 사업자다. 올해 카카오페이지 대만과 태국 서비스 출시를 준비 중에 있다. 또 카카오페이지가 지난해 지분을 인수한 북미 웹툰 플랫폼 '타파스'와의 시너지도 기대된다. 올해는 2월 중으로 다음 웹툰 '경이로운 소문'을 영문 버전으로 출시할 계획이다.
시장 성장 가능성 높아 전망 밝아
웹툰 IP를 활용한 영화, 드라마 등 사업 확장 가능성도 무궁무진하다. 업계 관계자는 "기존에는 유료콘텐츠와 광고로 수익을 냈다면 요즘은 IP 비즈니스를 통한 다양한 수익 모델이 적용되고 있다"면서 "해외에서도 웹툰의 가능성을 인정 받는다면 콘텐츠를 통한 수익 창출이 어마어마하게 확대될 것"이라고 설명했다.
어쨌든 출판만화에서 웹툰으로 만화 시장의 중심축이 옮겨감에 따라 과거보다 시장성이 매우 커졌다. 먼 미래를 예측할 수는 없지만, 시장이 성숙하면 문화계의 인재들이 몰리기 마련이니 앞으로 더 수준 높은 작품이 나올 것이고 더 나아가 대한민국의 한류 산업에 큰 공헌을 하게 될 것이라는 기대감도 큰 상황이다.
드라마와 영화로 제작되는 웹툰도 계속 더 늘어날 전망
올해도 최대 10여 편이 나온다. 네이버는 올 상반기 드라마 '간떨어지는 동거'를 시작으로 웹툰 3편을 애니메이션으로 제작할 계획이다. 카카오도 향후 2~3년 동안 웹툰 65편을 영화·드라마로 만들 예정이다.
SBS 새 금토극 '모범택시'는 베일에 가려진 택시회사 무지개 운수와 택시기사 김도기가 억울한 피해자를 대신해 복수를 대행해준다는 작품으로 동명의 웹툰이 원작이다.
KBS 방송을 앞둔 '이미테이션'은 동명의 카카오페이지 웹툰이 원작으로, 아이돌 세계를 다뤘다. 원작이 '2020 대한민국 콘텐츠 대상'에서 문화체육관광부 장관상을 받는 등 탄탄한 작품이다.
좀비 바이러스가 퍼진 한 고등학교에 고립된 극한의 상황을 다룬 '지금 우리 학교는'은 넷플릭스와 손잡고 드라마 제작이 확정됐다. 이 드라마 역시 2009년 네이버웹툰에서 큰 화제를 모았던 작품이다.
2021년 올해 상반기 방영 예정인 tvN 새 드라마 '간 떨어지는 동거'도 동명의 웹툰이 원작으로, 인간이 되고자 수백 년간 살아온 구미호가 목표를 이루기 직전 불의의 사고로 한 인간에게 여우 구슬을 빼앗기게 되면서 벌어지는 이야기이다.
올해 상반기 방송되는 tvN 새 드라마 '나빌레라'는 나이 일흔에 발레를 시작한 '덕출'과 스물셋 꿈 앞에서 방황하는 발레리노 '채록'의 성장을 그린 사제듀오 청춘기록 드라마. 별점 만점과 평점 9.9를 기록한 동명의 다음 웹툰을 원작으로, 삶의 끝자락에 놓인 일흔 노인과 삶의 도전이 시작된 스물셋 청년 사이에 그린라이트를 켜게 할 발레의 기적을 그려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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