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9 설 연휴 극장가 달군 영화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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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7년 설 명절, 남북 최초의 공조수사를 담은 영화 ‘공조’ 큰 인기

-설 연휴 다양한 영화 선 보여, 희극 ‘극한직업’ 천만 관객 육박

-‘극한직업’ 인기 비결은 기상천외한 스토리와 전편에 걸친 웃음코드

-애니메이션 영화 ‘언더독’ 작품성 뛰어나 국내 개봉 전 해외 선 판매

-한국 애니메이션 영화, 국제 영화제에서도 호평 받아

-각 방송사들 ‘설날특선영화들’ 편성, 최신작 비롯해 다양한 영화들 방영

(program title music)

이장균 : 여러분 안녕하세요, 김헌식의 열린 문화여행 이 시간 진행에 이장균입니다.

설 연휴가 끝나고 일상으로 다시 돌아온 하루를 보냈는데요, 북한주민 여러분들께서는 설 명절 잘 보내셨는지 모르겠습니다.

흔히 설 명절 밥상머리 대화라는 말을 남한에서는 많이 하는데요, 오랜만에 명절에 일가친척들이 모이면 식사를 하면서 대화를 나누는데 주로 어떤 게 화제가 되느냐.. 물론 정치적인 얘기, 경제적인 얘기, 사회 전반에 관한 얘기가 나오면서 민심을 가늠하는 계기가 되기 때문에 정치를 하시는 분들은 많이 촉각을 곤두세우곤 합니다.

그러나 남한에서는 정치, 경제 이런 얘기도 하지만 여러 가지 즐길 거리 볼 거리 같은 문화적인 얘기도 많이 나누게 되는데요, 아무래도 명절에는 재미있게 봤던 영화, 관심 가졌던 영화얘기도 많이 나누지 않았을까 싶습니다.

오늘 김헌식의 열린 문화여행은 이번 명절, 설 연휴기간 동안의 극장가 얘기 나눠보도록 하겠습니다. 오늘도 문화평론가이신 동아방송예술대 김헌식 교수님 모셨습니다. 안녕하세요?

김헌식 : 네, 안녕하십니까?

이장균 : 이번 명절 연휴기간에도 아마 여러 유명한 관광지라든가 가볼 만한 곳으로 여행을 다니신 분들, 또 고향에서 시간을 보내신 분들.. 명절을 보낸 형태가 다 다르겠습니다만 극장을 찾으신 분들도 많으셨으 것 같은데요, 그 동안 설 명절에는 어떤 영화들이 인기가 있었나요?

2017년 설 명절, 남북 최초의 공조수사를 담은 영화 '공조' 큰 인기

김헌식 : 지난 2013년 개봉한 '7번방의 선물'은 6살 지능의 딸바보 용구가 딸 예승을 교도소에 반입하기 위한 7번방의 좌충우돌 합동작전을 통해 따뜻하고 유쾌한 웃음을 선사하며 폭발적 흥행세로 2013년 첫 천만 관객을 끌어 모았습니다.

또 2014년 설 명절에는 스무 살 몸으로 돌아간 칠순 할머니가 제 2의 전성기를 맞이하는 이야기를 그린 '수상한 그녀'가 큰 인기를 끌었는데요, 배우 나문희와 심은경의 역대급 2인 1역 연기가 화제가 됐습니다. 그리고 2016년에는 살인 누명을 쓰고 교도소에 수감된 검사 황정민과 전과 9범 꽃미남 사기꾼 강동원의 새로운 연기 변신으로 화제를 모은 '검사외전'이 새해 극장가를 뜨겁게 달궜습니다.

여기에 2017년 남한으로 숨어든 북한 범죄 조직을 잡기 위한 남북 최초의 공조수사를 담은 영화 '공조'는 달라도 너무 다른 남북 형사로 출연한 현빈과 유해진의 의외의 잘 맞는 호흡으로 관객들의 뜨거운 호응을 모으며 781만 관객을 동원했습니다.

그리고 2018년 작년 설 명절에는 341만 관객을 동원했던 '그것만이 내 세상'이 화제를 모았습니다. 난생 처음 만난 형제로 분한 이병헌과 박정민이 선사하는 유쾌한 웃음을 준 영화였는데 내용은 주먹만 믿고 살아온 한물간 전직 복서, 즉 권투선수인 '조하'와 엄마만 믿고 살아온 장애인이지만 천재인 동생 '진태'의 이야기를 다룬 작품입니다.

살아온 곳도, 잘하는 일도, 좋아하는 것도 다른 두 형제가 난생처음 만나 펼치는 감동적인 이야기로 지난해 상반기 최고의 흥행작으로 큰 인기를 끌었습니다.

(insert : 영화 '공조' 장면 sound)

이장균 : 최근 몇 년간 설 명절에 많이 봤던, 사랑 받았던 영화들을 살펴 봤는데요, 북한주민 여러분도 이런 좀 지난 영화들은 뒤늦게 나마 알판이라고 하죠? CD를 통해 보신 분들도 많이 계시리라고 생각됩니다. 특히 남북관계를 다룬 이런 '공조' 같은 영화는 북한주민 여러분들도 아주 재미있게 흥미를 갖고 보시지 않았을까 싶습니다.

이번 설 명절 닷새 동안에 극장가에서는 영화들 간에 치열한 경쟁이 있었을 것 같은데 어떤가요?

올 설 연휴기간 다양한 영화 선 보여 , 특히 희극 '극한직업' 천만 관객 육박

김헌식 : 네, 다양한 영화들이 선을 보였습니다. 코믹, 즉 희극영화부터 감동을 주는 영화들까지 다양한 형태의 영화들이 등장했는데요, 첫 번째로 '극한직업'이라는 영화가 눈길을 끌었습니다.

(insert : 영화 '극한직업' 장면 sound)

김헌식 : 지난 1월23일 막을 올린 '극한직업'은 해체 위기의 마약반 5인방이 범죄조직을 소탕하기 위해 위장 창업하는 이야기를 담았습니다.

그리고 배우 공효진이 출연한 '뺑반' 도 인기를 끌었는데요, '뺑반'은 차량사고를 내고 도망가버리는 뺑소니 운전자를 검거하는 '뺑소니 전담반'의 줄임말입니다.

(insert : 영화 ' 뺑반' 장면 sound)

또 설 연휴가 지나고 개봉 예정인 영화 '증인'도 눈길을 끌고 있는데요, 2월13일 개봉하는 '증인'은 유력 살인용의자의 무죄를 입증하려는 변호사가 유일한 목격자로 자폐증을 앓고 있는 소녀를 만나며 겪는 이야기를 그렸습니다.

이장균 : 말씀하신 영화 가운데 '극한직업'은 얼마 전에 저희가 한번 얘기 나눴던 영화인데요, 수사를 하기 위해 위장으로 차려놓은 통닭집이 장사가 너무 잘돼서 문제가 된 내용으로 아이디어가 아주 신선해서 흥미를 끌었던 영화가 아닌가 싶은데요 거의 천 만 관객 동원을 앞두고 있죠.

류승룡, 이하뉘가 주연을 맡은 코믹 수사극, 그러니까 희극영화입니다만 이 '극한직업'이 이렇게 인기 있는 이유는 뭘까요?

'극한직업' 인기 비결은 기상천외한 스토리와 전편에 걸친 웃음코드

김헌식 : 일단 기상천외한 스토리 때문인데요, 실적이 바닥인 수사팀이 목숨 걸고 수사에 나서서 실제로 통닭집에 위장취업을 하지만 결과적으로 맛집으로 소문이 나면서 엄청나게 많은 고객들이 몰려들게 됩니다.

그러다 보니까 형사들이 범인을 잡아야 하는데 형사라는 본분을 잊고 마치 치킨집, 통닭집의 종업원이 된 것처럼, 사장님이 된 것처럼 하다가 나중에 정체성이 헛갈리는 상황들이 벌어지게 되거든요.

그래서 이런 상황 자체가 굉장히 희극적이라는 거고요, 또 낮에는 치킨집 장사, 밤에는 잠복근무를 하는 어려운 상황을 '극한직업'이라고 제목으로 표현한 겁니다.

그러면서 소상공인들, 소시민들의 입장들이라든지 이런 것들을 잘 반영해주고 있기 때문에 관객들에게 깊은 공감을 일으킨다는 점도 감동을 주고 사회적 차원의 의미를 가질 수 있고요 무엇보다 확실한 무기는 '웃음'입니다.

일단 영화가 시작되면 처음부터 정신 없이 웃기기 때문에 한편으로는 관객들이 그 동안 원했던 것처럼 스트레스나 부담을 벗어버리고 가족들끼리 신나게 웃을 수 있는 영화이기 때문에 이렇게 크게 흥행에 성공하고 있다고 볼 수 있겠습니다.

(music / program ID)

이장균 : 지난 연말에는 외국영화, 외화들이 많이 쏟아져 들어오는 바람에 우리 한국영화가 잠시 주춤했다가 새해 들어서 이런 '극한직업'같은 희극영화들 때문에 한국영화가 다시 활기를 찾고 있습니다만

이밖에도 애니메이션, 그러니까 동영상으로 돼 있는 만화영화죠, 애니메이션 영화들도 눈길을 끌고 있다고요?

애니메이션 영화 '언더독' 작품성 뛰어나 국내 개봉 전 해외 선 판매

김헌식 : 지금 우리나라는 학교가 방학 기간이거든요. 그러다 보니까 아이들, 학생들이 만화영화, 애니메이션 영화들을 많이 볼 시기인데요, 일단 해외 작품들을 먼저 보면 '드래곤 길들이기'시리즈의 마지막 편인 '드래곤 길들이기3' 이 지난 1월31일 개봉해서 크게 인기를 끌고 있습니다.

또 레고 시리즈가 있습니다. 레고는 조립장난감이죠, 애니메이션 '레고무비2'가 5년 만에 개봉을 했는데요, 외계인이 납치한 친구들을 찾기 위해 모험을 떠나는 분투기를 다룬 작품입니다.

또 제임스 카메론이 제작한 '알리타' 같은 경우도 애니메이션 계열의 영화거든요. 그래서 가족들이 볼 수 있는 해외 애니메이션 작품들이 개봉해서 눈길을 끌고 있습니다.

(insert : 애니메이션 영화 '언더독' 장면 sound)

이장균 : 얼마 전 개봉한 우리 애니메이션 '언더독'이 국내 개봉 전 이미 해외 69개국에 미리 판매가 됐다고요? 작품성이 매우 뛰어나다고 합니다만…

김헌식 : 네, 예전에 애니메이션 영화 '마당을 나온 암탉'을 만든 제작진이 다시 만든 작품인데요, '마당을 나온 암탉'은 닭장 안에 갇혀 살던 '잎싹'이 마당을 나온 후 펼쳐지는 도전과 자유, 그리고 모성애에 대한 이야기로 가족 관객들에게 진한 감동과 여운을 전했었습니다.

이번에 나온 '언더독'은 주인에게 버려진 강아지 '뭉치'가 거리에서 만난 친구들과 함께 주체적으로 삶을 살기 위해 선택하는 용기와 생명존중의 메시지를 담고 있어서 가족 관객뿐만 아니라 성인 관객들에게도 뜨거운 울림과 감동을 주고 있습니다.

거기에 명품 OST, 즉 배경음악도 인기를 끌고 있습니다. 가수 아이유가 '마당을 나온 암탉'의 엔딩곡 '바람의 멜로디'를 부른데 이어 이번 '언더독'에서는 '프로듀스 101' 출신 가수 김소희가 엔딩곡인 '꿈꾸는 그곳'을 불러 화제입니다. 청아하고 순수한 목소리로 가슴 벅찬 감동과 울림을 선사하며 이 작품을 돋보이게 하고 있습니다.

이장균 : 애니메이션 영화 '언더독'의 마지막 장면에 나오는 곡, 김소희가 노래하는 '꿈꾸는 그곳' 잠시 듣고 다시 얘기 나누죠.

(music : 꿈꾸는 그곳 / 김소희)

한국 애니메이션 영화 , 국제 영화제에서도 호평 받아

김헌식 : '마당을 나온 암탉'은 시체스 국제 영화제에 초청돼 최우수 가족 영화상을 수상하며 작품성을 인정받은 바 있습니다.

'언더독' 역시 부천국제판타스틱영화제 개막작에 선정되어 역대 최단기간 매진 기록을 세웠고, 한국 영화 최초로 중국 실크로드영화제 베스트 애니메이션상 수상과 더불어 도쿄 애니메이션 어워드 페스티벌에 초청된 바 있습니다.

참고로 '언더독'은 밑에 깔린 개를 뜻합니다. 그러니까 싸움을 하는 개들 중에 밑에 깔린 약한 개를 말하죠. 이 작품은 이렇게 질듯한 약한 개가 승리하기를 어려운 상황을 벗어났으면 하는 희망적인 내용을 담고 있습니다.

그렇기 때문에 엄마와 아들의 용감한 도전을 담은 '마당을 나온 암탉'에 이어서 '언더독'도 20대부터 40대까지 고른 연령대에서 많이 관람하고 있습니다.

이장균 : 설 명절이 되면 물론 연인, 혹은 가족끼리 가까운 극장을 찾는 경우가 있지만 안방에서 텔레비전을 통해 영화를 보시는 분들도 많지 않습니까?

그러다 보니까 각 방송사들마다 설 명절에 특별히 '설날특선영화들'을 편성해서 방영하는데요, 올 설 연휴기간에는 지난해 극장에서 상영된 최신작까지 다양한 영화들이 방영됐다고요?

각 방송사들 '설날특선영화들' 편성, 최신작 비롯해 다양한 영화들 방영

김헌식 : 그렇습니다. 이렇게 빨리 안방을 찾아오는가 할 정도였는데요, 면면을 보면 '골든슬럼버'라는 작품이 있습니다.

(insert : 영화 '골든슬럼버' 장면 sound)

김헌식 : 배우 강동원이 주연을 맡아 택배기사와 테러범 1인 2역을 소화한 액션,즉 활극 범죄물입니다. 한국에서는 요즘 1인2역이 유행인데요, 배우의 연기력을 보여주기도 하고 독특한 설정을 위해 그렇게 하는 건데요, 이 작품도 강동원이 1인 2역을 하고 있습니다.

그리고 풍수지리 사극 '명당'도 선을 보였습니다. '명당'은 흥선대원군 시기에 충남 예산의 덕산에 있는 한 곳에 묘를 쓰게 되면 왕이 두 명 나온다 라는 풍수지리설 때문에 각축적을 벌이는 내용인데요, 실제로 이 영화가 상영이 되면서 많은 사람들이 이곳을 찾아오고 있다고 합니다.

그리고 일본군 '위안부' 할머니들의 관부 재판 이야기를 다룬 '허스토리'도 있고요. 마동석과 김영광의 좌충우돌 합동수사를 그린 '원더풀 고스트'도 방영이 됐습니다.

또 영화 '탐정' 씨리즈의 두 번째 작품인 '탐정: 리턴즈' 같은 오락 영화들도 방영됐습니다. 그리고 박보영과 김영광 주연의 달콤씁쓸한 첫사랑 영화 '너의 결혼식' 또 공포 영화 '곤지암'이 2백5십만 관객을 동원한 기록을 내세워서 텔레비전을 통해 방영됐습니다.

각 방송사들의 설 연휴특선영화에서는 '군함도' 도 방영이 됐는데요, 1945년 일제 강점기 때 군함도에 강제 징용된 조선인들이 목숨을 걸고 탈출하는 이야기를 담은 작품이죠. 이 외에도 '7번방의 선물'이라든지 '검사외전', '범죄도시' 등도 안방극장에서 볼 수 있었습니다.

이장균 : 그 동안 극장가에서 상영이 됐는데 바빠서 못 보신 분들에게는 이렇게 설 명절에 텔레비전 프로그램에서 좋은 영화들을 방영해 주면 절호의 기회죠. 못 봤던 영화를 볼 수 있는..그런 좋은 시간들을 많이 가지셨을 것 같습니다.

(program title music)

이장균 : 여러 가지 많은 영화들 얘기가 나와서 북한주민 여러분들께서는 좀 혼돈스런 면도 있겠습니다만 북한주민 여러분들도 함께 이런 명절에는 남한 영화 뿐만 아니라 세계 여러 나라의 명화들, 잘된 영화들을 마음껏 볼 수 있는 그런 날이 좀 빨리오면 좋겠다 그런 생각을 해보면서 오늘 순서 마무리 하도록 하겠습니다. 오늘도 문화평론가이신 동아방송예술대 김헌식 교수님 함께 해주셨습니다. 감사합니다.

김헌식 : 네, 감사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