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러분 안녕하세요, 열린 문화여행 이 시간 진행에 이장균입니다.
코로나로 곤욕을 치루고 있는 상황이 마무리되기도 전에 또 엄청난 비 피해까지 겹쳐 올 한해는 정말 어렵고 힘든 나날의 연속인 것 같습니다.
남한에도 기록적인 폭우와 그로 인한 수해로 전국이 큰 곤욕을 치루고 있습니다만 북한 지역도 피해가 만만치 않다고 들었습니다. 정말 더 이상은 이런 저런 재난이 없었으면 하는 간절한 마음입니다.
많은 분들이 비 피해로 어려움을 겪고 있는데 오늘 문화여행에서 다룰 내용이 조심 스럽긴 합니다만 힘들고 지칠수록 잠시동안의 여유를 찾으시고 힘을 내시라는 뜻에서 오늘 열린문화여행 시작하도록 하겠습니다.
오늘도 문화평론가이신 동아방송예술대 김헌식 교수 모셨습니다.
막걸리, 정통 여름 강자 맥주 매출 제쳐 '비 오는 날엔 막걸리' 통념 증명
실제 최근 빅데이터 분석 플랫폼인 썸트렌드가 발표한 '비 오는 날 연관 음식'에 막걸리가 1위였다. 2년간 커피가 1위를차지하며 통념이 없어지고 있는 듯했지만 최근 다시 1위를 탈환했다.
6일 편의점 GS25에 따르면 지난 7월(1~29일) 막걸리 판매량은 작년 같은 기간보다 30.1% 증가했다. 파전의 재료로 쓰이는 부침가루와 밀가루 판매량도 61.4%나 급증했다. 같은 기간 CU에서도 막걸리는 21%, 부침가루·밀가루는 28.9% 늘었다.
비오는 날엔 막걸리와 파전' 등을 먹는다는 공식이 아직 작용하고 있다는 방증이다.
두 가리로 갈리는 막걸리의 어원
'청구영언(1728년)'에는 '달괸 술 막걸러'란 표현이 나오는데, 이를 '마구 거른 술'이란 뜻의 막걸리 초기 어형으로 보는 학계의 견해가 있는 반면 강지은 국립농업과학원 연구사는 "막걸리는 '이제 막(금방)' 걸러진 술이란 의미도 있다"고 말했다.
시대 상황에 따라 부침 심했던 막걸리
일제 강점기에 가양주(집에서 빚는 술)를 금했다. '막걸리를 탐하다'를 쓴 이종호 작가는 "가양주 600여 종 중 몇개만 남고 맥이 뚝 끊겼다"고 한다. 그래도 막걸리를 만들었는데 밀주였다. 1995년에야 집에서도 막걸리를 만들 수 있게됐다.
한국전쟁 이후 먹을 게 부족했다. 박정희 정부는 쌀을 밥 지어 먹는 데 쓰자며 1963년에 밀가루로만 막걸리를 만들게 했다. 조선 시대에도 흉작이 들면 금주령이 떨어진 사례가 있었다. 1977년에야 쌀 막걸리가 돌아왔다. 카바이드 파동으로막걸리 이미지는 '마시고 나면 골 때리는 술'로 추락하기도 했다.
냉장 유통 기술이 발전하면서 2000년에 지역 판매 제한이 풀렸다. 하지만 막걸리는 소주와 맥주에 밀리며 1980년대 초까지 70% 달했던 주류시장 점유율을 회복하지 못했다.
2000년대 후반 반전이 일어났다. 일본에서 막걸리(마코리·マッコリ)가 건강에 좋다며 많이 찾았다. 일본 내에 막걸리 광풍이 불었다. '욘사마 막걸리'가 나왔다. 막걸리 CF가 방송을 탔다. 뮤직비디오(윤종신의 '막걸리나')도 나왔다.
2008년 막걸리 수출액은 약 400만 달러. 2011년에는 5280만 달러를 찍었다. 최근 4년간은1200만 달러 수준이다.
'비오는 날엔 파전에 막걸리'에는 과학적인 근거가 있다
사람들은 비오는 날엔 약간의 우울감이 생기는데 파전과 막걸리는 이런 우울감을 해소시켜 준다고 한다.
비가 오면 일조량이 줄어들어 행복감을 유도하는 세로토닌 분비가 줄어든다. 그러면 우리 몸은 우울감을 느끼는데 이 때파전을 떠올리는 건 파전에 들어있는 아미노산과 비타민B는 몸속 탄수화물 대사를 높이고 세로토닌을 활성화시켜 우울감 완화에 도움 준 경험을 떠올리기 때문이다.
막걸리의 경우 알코올이 있는 주류 자체가 우울감을 낮추는데 도움을 주고 막걸리에 있는 단백질을 비롯한 비타민B와 이노시톨, 콜린 등이 풍부하고 새큼한 맛을 내는 유기산이 0.8% 가량 들어있어 신진대사를 원활하게 해주기 때문에 사람들이 막걸리를 찾는다는 것이다.
주류업계 관계자는 "비오는날 우울해지면 파전과 어울리면서 우울감을 잊을 수 있는 막걸리를 먹는다는 것"이라며 "전조들의 이런 관습들이 그냥 나온 것이 아닌 과학적인 근거가 있는 행동들"이라고 설명했다.
감성적인 면 때문에 막걸리에 파전을 찾는다는 주장도
파전이 기름 위에서 익는 소리가 빗소리와 음파가 비슷하기 때문이라는 주장도 있다. 비가 오면 연상 작용으로 전을 찾게된다는 것이다.
어머니가 어릴 적 비 온 날 해준 부침개에 대한 추억의 소환이 작용하기도 한다. 이 몇 가지 원인이 복합적으로 작용해'비+막걸리+파전'의 궁합이 나오는 것이다.
비 올 때면 유독 밀가루 음식이 당기는 이유
전문가들은 그 이유를 밀가루 성분에서 찾는다. 고온다습한 환경에서는 짜증이 나면서 인체의 혈당이 떨어지는 데, 혈당치를 높여주는 식품으로 전분이 가득 든 밀가루요리가 제격이라는 설명이다.
전문가들은 밀가루는 몸에 열이 오르거나 갈증 나는 것을 해소해 주기 때문에 처진 기분을 풀어주는 효과가 있다며 해물이나파 등을 첨가해 단백질과 미네랄 성분을 보충하고, 매운 고추나 파 등을 썰어 넣어 입맛을 돋구는 것도 기분 전환을 하는방법 이라고 말한다.
지글거리는 튀김 소리와 고소한 기름 냄새를 풍기면서 노릇노릇하게 익는 부침개 성분이 오감을 자극하는데 그치지 않고, 우울한 기분을 끌어올리는 역할을 한다는 얘기다. 또한 부침개에 들어가는 부추·파·배추 등도 우리 몸의 혈액순환을 좋게 해서 몸을 따뜻하게 하는 역할을 한다.
젊은 세대도 많이 찾는 막걸리
주류업계 관계자는 "최근 2030 젊은 세대를 중심으로 적은 양의 술을 간단히 마시고 싶어하는 혼술‧홈술 문화가 인기를끌면서, 막걸리 업계 전반적으로 한번에 음용하기 쉬운 소용량과 색다른 재미를 주는 차별화 된 제품 출시에 속도를 내고있다"고 말했다.
이어 "예능프로그램에서 막걸리가 자주 등장하거나, '막걸리 한 잔' 노래가 유행을 하는 등 최근 막걸리에 대한 관심이 급격히 높아졌고, 이에 따라 막걸리 판매에도 긍정적 영향을 미치고 있다"고 덧붙였다.
또 다른 업계 관계자는 "그동안 막걸리 등 전통주는 짧은 보관 기간 때문에 온라인 구매가 어려웠지만 최근 보관이나 배송 시스템이 크게 발달하면서 구매가 늘었다"며 "중장년층의 온라인 쇼핑 이용률이 높아진 것도 영향을 준 것으로 분석된다"고 전했다.
기성세대 뿐 아니라 젊은 층 겨냥한 신제품 잇달아
지평주조는 청량감을 극대화한 '지평 이랑이랑'을 출시했다. 샴페인 와인을 대체할 수 있는 스파클링 막걸리를 선보인 것이다. 국순당은 2018년 유산균 강화 막걸리 '1000억 유산균 막걸리'를 선보인 이후 올해 4월에 '1000억 프리바이오 막걸리'를 출시하는 등 꾸준하게 유산균을 강화한 프리미엄 막걸리를 내놓고 있다. 최근에는 휴대하기 간편한 350㎖ 용량의캔 용기 제품을 새롭게 출시했다.
서울탁주도 젊은 층을 겨냥해 '인생막걸리'를 판매하고 있다. 2018년 출시된 인생막걸리는 투명한 용기에 다양한 색감을넣은 디자인 패키지로 눈길을 끈다. 또 쌀 이외에 밀을 섞어 부드러운 풍미를 살리고 알코올 도수를 기존 6%에서 5%로낮췄다.
밀키트(손질된 식재료와 양념, 조리법을 묶음으로 구성해 판매하는 제품)도 인기
비 때문에 외출을 자제하는 소비자들이 간편하게 요리할 수 있는 밀키트를 찾고 있다. 대형마트 등 유통 기업과 전자상거래(이커머스) 업체들은 직접 요리하기 어려운 메뉴나 오프라인 맛집에서나 맛볼 수 있는 요리를 집에서도 즐길 수 있는 방향으로 상품을 진화시키는 추세다.
9일 이마트에 따르면 휴가철과 장마가 시작된 7월 1일부터 8월 6일까지 밀키트 매출이 전년 동기보다 82.7% 급증했다. 특히 국물 요리 밀키트 매출 비중이 68%에 달했다. 비 오는 날씨와 어울리는 상품을 구매하는 소비자들이 늘어난 것으로보인다.
이마트가 40여종 밀키트 상품별 매출을 분석한 결과 판매량 상위 10위 안에 부대찌개, 밀푀유나베, 알탕 등 국물 요리 밀키트가 9개 차지했다. 한국인의 선호도가 높지만 직접 요리하기가 쉽지 않은 국물 요리를 밀키트 방식으로 판매하자 높은호응을 얻고 있다는 게 이마트의 설명이다.
SSG닷컴의 1~7월 밀키트 매출도 전년 대비 4배 급증했다. SSG닷컴은 전문업체와 협업해 유명 맛집 메뉴를 밀키트로 만드는 작업에 주력하고 있다. 일본 도시락 전문점 '요이벤', 베트남 음식점 '하노이의 아침', 미국 남부 가정식 전문점 '샤이바나' 등 다양한 외식 업체 메뉴를 밀키트로 구성한 상품을 새벽배송하고 있다.
긴 장마에 빙과업계는 '울상'
빙과업계에서는 '날씨가 영업 상무'라는 말이 있다. 아이스크림 판매에 날씨가 미치는 영향이 절대적이라는 의미다.
지난달부터 전국적으로 장마가 길어지면서 빙과업계가 울상이다. 올여름 역대급 폭염이 올 것이라던 전망에 특수를 기대했으나 7월 내내 장맛비가 내리거나 선선한 날씨가 이어지며 빙과류 판매량이 부진한 탓이다.
폭염이 기승을 부리는 7∼8월 여름철은 빙과업계의 최고 성수기지만, 비가 계속 내리면서 실적이 기대 수준에 미치지 못하고 있기 때문이다. 빙과 업계에 따르면 긴 장마가 7월을 넘어 8월까지 이어지면서 그 영향으로 올해 빙과류 매출이 평년보다 낮을 전망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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