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러분 안녕하세요, 열린 문화여행 이 시간 진행에 이장균입니다.
요즘 단속이 너무 심해져서 북한주민 여러분들이 남한의 드라마나 영화 보시기가 쉽지 않으실 텐데요, 그럼에도 불구하고 단속을 피해서 몰래 보시는 분들도 계실 것 같습니다.
요즘 한국의 드라마는 한국사람들 만이 보는 드라마가 아닌 세계인들이 보는 드라마로 그 시장이 넓어지고 있습니다. 전 세계가 인터넷 망을 통해 영화나 드라마, 음악이 공유되고 있는 환경에서 특히 한국에서 만들어지고 방영된 드라마가 전 세계로 퍼져 나가고 있는데요, 그만큼 우리 드라마가 재미있고 뭔가 시선을 끄는 요인이 있기 때문이겠죠.
우리 드라마가 다른 나라에서 그대로 그 나라 자막을 입혀 방송되는 경우도 있지만 리메이크라고 해서 원본을 그 나라 환경에 맞게 바꿔서 그 나라 배우가 그 나라 환경에서 펼치도록 만드는 작품들이 많이 늘고 있습니다.
오늘 열린 문화여행을 통해 자세히 알아 봅니다. 문화평론가이신 동아방송예술대 김헌식 교수님 모셨습니다.
미 지상파 ABC 방송 10부작 '썸웨어 비트윈' 원작은 한국 드라마
2017년 미국 지상파 ABC서 방송했고, 현재 넷플릭스에서 볼 수 있는 10부작 '썸웨어 비트윈' 은 이보영·조승우 주연의 2014년 SBS에서 방송된 한국 드라마 '신의 선물―14일' 의 판권을 사서 만든 리메이크, 즉 재창작 작품이다.
드라마의 줄거이는 사랑스런 딸이 납치되는데 그 엄마는 연쇄살인범을 쫓던 방송국 시사프로그램 피디이다. 엄마는 딸을 구하려고 백방으로 뛰지만 딸은 싸늘한 주검으로 돌아온다. 온 세상을 잃은 엄마는 호수에 몸을 던진다. 죽음의 순간, 누군가 그를 구한다. 다시 돌아온 세상은 딸이 납치되기 일주일 전이다.
가만히 있으면 다시 딸은 납치되고 죽고 말 것이다. 엄마는 딸을 구하고 연쇄살인도 막을 수 있도록 전력을 기울인다.
이보영이 연기했던 엄마 역할은 영화 '미션 임파서블: 고스트 프로토콜'의 폴라 패튼이 맡았고, 조승우가 연기했던 전직 형사 역할은 영화 '데스티네이션' '더 파이터'에서 주연을 맡았던 데본 사와가 열연한다.
최근에도 드라마 '마우스'로 화제를 모았던 최란 작가는 원래는 MBC 방송의 '피디 수첩'을 담당했던 교양작가였다. 실제 범죄사건을 추적하던 작가의 경험은 드라마를 더욱 빛나게 한다.
미국에서 가장 성공한 리메이크 드라마는 '굿닥터'
자폐증이 있는 천재 의사의 이야기를 그린 '굿닥터'는 2013년 방영된 KBS2 드라마 '굿닥터'를 리메이크한 작품이다.
한국 드라마 가운데 미국 지상파에서 최초의 기록을 써내려간 '굿닥터'는 ABC 방송에서 2017년 한국 드라마 최초로 리메이크돼 시즌3까지 이어졌으며, 시즌4까지 제작이 확정됐다.
미국판 '굿닥터'는 지금도 매회당 1,200만 명이 꾸준히 시청하는, ABC 드라마 중 가장 많은 시청자 수를 기록한 작품으로 자리매김했다.
'굿닥터'는 대학병원 소아외과를 배경으로 펼쳐지는 메디컬 드라마다. 주인공으로 자폐3급·서번트증후군 진단을 받은 1년차 레지던트(한국판에서는 배우 주원이 연기한 박시온)를 내세웠다는 점에서 눈길을 끈다.
미국판 '굿 닥터'는 지능은 뛰어나지만 서번트 증후군과 자폐증이 있어 커뮤니케이션 능력이 떨어지는 외과 의사 숀 머피(프레디 하이모어)를 주인공으로 하는 드라마다. 시즌1과 시즌2는 각각 18편의 에피소드로 마무리됐고, 시즌3는 총 20개의 에피소드로 확대 편성했다.
산호세 보나벤처 병원 외과 레지던트 숀 머피는 서번트 증후군과 자폐증을 앓고 있다. 높은 암기력과 다각적 공간 인지 능력을 발휘하는 서번트 신드롬은 일명 '백치천재'라고 불리는 병이다.
자폐증은 의사소통 및 언어와 추상적 개념 사용에 어려움이 있는 정신 상태인데, 숀은 고기능 자폐증이어서 홀로 생활이 가능하고 맡은 일을 할 수 있으며 특정 분야에 몰입하면 최고 수준을 보이는 인재다.
병원에 채용된 지 얼마 되지 않은 숀은 공항에서 유리가 깨져 사고를 당한 아이를 발견한다. 불특정 다수의 인구가 밀집한 공간을 지나는 의사가 숀 한명일 수는 없는 법. 또 다른 의사가 응급처치를 하지만 아이가 숨을 쉬지 않자 숀은 어른이 아닌 아이의 신체에 맞게 진단을 내려 목숨을 살린다.
옆에서 눈물 짓던 부모, 안타까워하면서 구경할 수밖에 없던 익명의 사람들 모두 어리숙한 겉모습과 달리 정확한 숀의 의료 실력에 감탄한다. 당시 상황이 담긴 동영상이 SNS와 온라인에 퍼지면서 숀은 한순간에 유명 인사로 급부상했다.
한편 그 시간 병원 이사회는 특별회의를 열어 숀의 채용에 대해 논의. 외과과장 마커스 앤드루스(힐 하퍼)를 비롯한 이사진이 숀이 외과 의사로서 적합한지 의문을 제기하며 채용에 반대하고 나선다.
어린 시절부터 숀을 알고 후원해온 병원장 글래스맨(리처드 시프)은 숀이 상상할 수 없는 차원의 창의력을 발휘할 수 있다는 점을 짚으며 이사진을 설득하지만, 외과 과장은 소송에 휘말릴 수 없다며 완강히 반대한다.
결국 이사진 대부분은 숀의 채용을 반대하는 데 표를 던진다. 채용이 무산되려는 순간, 숀이 아이를 구하는 모습이 담긴 영상이 퍼지고 숀은 그렇게 자신의 힘만으로 외과 레지던트로 고용된다.
의사의 일이란, 환부를 정확히 진단하는 지적 능력뿐만 아니라 환자들의 마음을 들여다보고 소통하는 일이기에 숀의 의사 생활이 쉽지만은 않다. 여기에 환자뿐만 아니라 병원에서 함께 일하는 동료들과의 소통도 중요한 문제로 떠오른다.
마약이나 범죄 등 자극적인 소재 없이 삶과 인간관계에 대한 다양한 갈등을 조명하는 '굿 닥터'는 따듯한 감성을 그려내며 미국 시청자들의 마음을 사로잡았다.
'더 굿닥터'의 성공 덕분에 미국에서 한국 드라마에 대한 시선도 달라져
'굿닥터'는 그 자체로 세계 어디서든 공감할 수 있는 이야기였다. 박재범 작가도 스스로가 믿는 이야기를 바탕으로 썼을 뿐 특별히 해외 진출을 겨냥한 것은 아니었을 것이다. 다만 '더 굿닥터' 덕분에 한국 드라마에 대한 관심이 높아진 것은 사실인 것 같다.
처음 '굿닥터'를 방송사에 소개할 때엔 열 명 정도 만나면 한명 정도 (원작을) 볼까 말까 했다. 하지만 이제는 '또 다른 '더 굿닥터'가 나올 지도 모른다'는 생각으로 일단 소개하면 다 찾아서 본다."
2013년 방영된 '별에서 온 그대' 도 미국에서 리메이크 작업 진행 중
'별에서 온 그대' 외에 다른 드라마도 두세 개 정도 개발하고 있다. '별에서 온 그대'의 경우엔 400년을 걸쳐 한 사람만을 사랑하는, 고전적인 사랑 이야기라는 점이 좋았다. 미국의 영웅은 지구를 지키는데 '별에서 온 그대'는 사랑하는 사람을 위해 자신의 모든 능력을 쏟아내는 주인공이 나오는 게 차별화된 부분이다.
아주 오래 전 미국엔 있었지만 지금은 없는 이야기들을 다시 선보이면 좋겠다 의도에서 진행하고 있다
드라마 '굿닥터'는 일본에서도 리메이크 돼 큰 성공 거둬
'후지 TV' 드라마 '굿 닥터'가 시청률 2자리 수를 유지하는 등 호조를 보이면서 의료 드라마의 존재감을 과시했다.
의학 드라마라고 하면 '후지 TV'라고 불리는 시대가 오랫동안 계속되고 있었지만, 최근에는 타 방송사에 시청률이 밀리는 상태가 계속되고 있었다.
'후지 TV' 의학 드라마의 명성을 되찾게 만든 드라마가 바로 최근 방송되고 있는 한국 드라마 원작의 '굿 닥터' 다. 원작에서는 서번트 증후군을 앓고 있는 주인공이 초능력적인 직감으로 환자를 치료하는 내용이지만, 리메이크 작품에서는 주인공의 깊고 뛰어난 관찰력이 극에서 처하는 위기 상황에 대처한다.
'굿 닥터'는 야마자키 켄토를 주연으로 발탁해 젊은 시청자를 확보했으며, 내용으로는 모든 연령층이 봐도 공감을 얻을 수 있는 드라마로 만들어졌다.
한국 드라마 '보이스', 일본에서 리메이크판 시즌2 방송 중
'보이스' 일본 리메이크판인 '보이스 110긴급지령실'(원제:ボイス 110緊急指令室) 시즌1은 지난 2019년 7월 일본의 지상파 채널 Nippon TV을 통해 방송됐으며, 현지 NTV의 프라임 시간대, 즉 황금시간대인 매주 토요일 밤 10시 블록 기준 역대 최고 시청률을 기록할 정도로 큰 인기를 얻었다.
첫 방송을 앞두고 있는 시즌2 또한 '보이스' 특유의 스릴과 속도감을 안겨...이 작품은 첫 회 시청률 11.3%를 기록하는 등 호조를 이어가고 있다.
'보이스'는 범죄현장의 골든타임을 사수하는 112 신고센터 대원들의 치열한 기록을 그린 소리 추격 스릴러다. 지난 2017년 시즌1 이후 시즌을 거듭하면서, 보이스 프로파일러라는 독특한 소재와 속도감 있는 전개로 두터운 팬덤을 보유하고 있다. 국내에서도 안정적인 고정 팬층을 확보하면서 시즌제 드라마로의 정착에 성공했으며, 현재 네 번째 시즌이 방영 중이다.
Nippon TV의 '보이스 110긴급지령실' 시리즈 프로듀서는 ''보이스' 일본 리메이크판 시즌1은 한국 오리지널 '보이스'만의 스릴과 속도감을 유지하면서 독자적인 표현 방법과 매력적인 배우들로 현지에서 큰 호평을 받으며 Nippon TV 토요일 밤 10시 블록 시작 이래 최고 시청률을 기록했다.
한편 '보이스'는 지난 2019년 태국에서도 현지 지상파 채널 True4U를 통해 리메이크 됐다.
한국 드라마 '아는 와이프' 일본 지상파 후지TV에서 방영돼
황금시간대인 매주 목요일 10시에 편성돼 7~8%(관동지구 기준)의 안정적 시청률을 기록하며 종영했다. 부부생활의 현실과 권태를 다룬 이 드라마는 한국내에서도 방영 당시 호평을 받았다.
'아는 와이프'의 주연은 일본의 톱배우 오쿠라 타다요시. 결혼 5년차, 아내와 관계가 악화됐다는 설정으로 드라마는 시작했다.
이미 많은 드라마를 통해 보인 내용이지만, 이 드라마가 특별한 이유는 타임슬립, 즉 시간 이동을 통해 원했던 후배와의 결혼이 현실이 된다는 점이다.
'아는 와이프'는 한국에서 2018년 방송된 드라마로, 그 배경과 설정이 일본으로 바꿨음에도 부자연스러움은 전혀 없었다. 무엇보다 우리 주변에 있을 법한 평범한 샐러리맨을 연기한 오쿠라와 히로세의 뛰어난 연기력에 대한 반응이 크다.
초반부 강력한 시선 끄는 한국 드라마 전개가 일본에서의 인기 비결
한국 드라마 리메이크 작품이 증가하고 있는 배경에는 현대의 일본인은 복잡한 내용의 드라마 스토리를 선호한다는 것에 있다고 드라마 평론가 기무라 씨는 말한다.
"초반부터 중반까지 씨를 뿌리고, 막판에 열매를 맺는 식의 한국 드라마는 일본인에게 충분히 흥미롭게 다가온다. 일본에도 한국의 김은숙 작가처럼 유명한 작가들은 많지만, 최근의 젊은 피디들은 트렌디한 한국 드라마를 유심히 보고 있는 듯하다. 한국 드라마는 1회부터 4회까지의 시청률이 드라마의 성공을 좌우한다는 말이 있을 정도로 드라마의 초반부에 강력한 스토리들을 펼쳐 놓는다."
특히 일본 드라마의 경우 초반부터 높은 시청률을 내지 않으면 드라마가 끝날 때까지 적지 않은 영향을 미치기 때문에 이러한 부담감을 피해 연극 무대나 영화 각본을 우선시하는 작가도 증가하고 있다.
한국 드라마는 커다란 악이나 권력에 대립하는 등 이야기의 축이 간단하고 알기 쉬운 데다, 이해하기 쉬운 전개들로 시청자들을 감동시키는 것에 중점을 두고 있다. 게다가 형사 드라마나 의학 드라마 등 일본 시청자들이 선호하는 생명을 다룬 드라마틱한 스토리가 풍부한 것도 이유 중 하나
해외 시장 염두 두고 제작하기 보다 한국 관객에 충실하는 것이 먼저
관련 전문가들은 작가나 감독들이 해외 진출을 염두에 두고 작품을 만드는 것보다는 우선 한국 관객에게 새로운 것을 보여주는 것 자체에 열정을 가지는 게 바람직 하다는 견해를 보인다. 지금까지 한국 드라마에서 보여주지 못한 부분이 무엇인지 고민하다 보면 자연스럽게 세계 시장과의 접점이 생길 거라 보는 것이다.
그리고 (리메이크) 제안이 온다면 일단 도전해보는 것도 필요하다. 드라마는 개발 기간이 짧아 대개는 1년 안에 승부가 나기 때문이다, 계약도 1년 정도인 경우가 대부분이다. 이런 점을 감안해 적극성을 갖고 빨리 진행해보는 것이 바람직하다.
기자 이장균, 에디터 이진서, 웹팀 김상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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