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러분 안녕하세요, 열린 문화여행 이 시간 진행에 이장균입니다.
올해 코로나19감염증의 대유행으로 우리 생활 전반에 많은 변화가 일어나고 있는데요, 그 가운데 여행의 제한으로 인한 여러 변화를 꼽을 수 있겠죠.
코로나 19 대유행으로 인해 여행은 모습이 어떻게 달라지고 있는지 오늘 열린문화여행에서는 그 흐름을 살펴봅니다.
오늘도 문화평론가이신 동아방송예술대 김헌식 교수님 모셨습니다.
일본 여행객들, 자신을 의인화한 캐릭터 인형으로 한국여행 대신
최근 일본을 비롯, 각국에선 코로나로 여행이 힘들어지자 자신을 의인화한 인형으로 여행하는 사진을 찍어 '코로나 블루(우울감)'를 달래는 트렌드가 확산하고 있다. SNS(사회관계망서비스)에서 일본어로 '인형사진 찍기'를 검색하면 약 140만 건의 콘텐츠가 나올 정도다.
이에 한국관광공사는 지난달 26~28일 사흘 간 '인생 코리아, 캐릭터인형 투어'를 실시했는데, 총 80여명이 신청을 했을 정도로 인기를 끌었다. 오사카 태권도장 캐릭터 수달 '한수'와 오사카 관광명소 통천각의 공식 캐릭터 '빌리켄', 등 10개의 인형이 최종 선발돼 한국여행을다녀갔다.
10개의 인형 여행객들은 홍대와 동대문, 익선동 등 서울 주요 관광지 및 한류 인기 드라마 '이태원 클라쓰' 촬영지 등 인기명소를 방문했고 일본 방한 관광객에게 가장 인기가 많은 K-뷰티, 즉 한국화장품 체험 등을 즐겼다.
공사 관계자는 "향후 중국 및 동남아 시장에도 인형캐릭터를 활용한 이벤트를 통해 비대면 한국여행 마케팅을 펼쳐가고 10월에는 제주를 방문하는 콘셉의 인형투어를 추가 진행하고 4분기에는 중국과 동남아 지역까지 확장한단 계획"이라고 밝혔다.
'랜선(인터넷 연결선)을 타고 즐기는 인터넷 가상 여행도 인기
한 조사기관이 전국 성인남녀 1000명을 조사한 결과 3명 중 2명이 여행이 못 가 "답답하고불편하다"고 답했다. 지난해까지만 해도 국민 1인 평균 여행횟수가 6.92회에 달하고, 총 해외출국자 수가 2871만명에 달할 만큼 일상이 됐던 여행길이 갑작스럽게 끊겨서다.
코로나 이후 현재 해외여행수요는 같은 기간에 비해 95% 이상 줄었는데, 비즈니스나 유학 등을 제외한 순수관광 목적의 출국은 말 그대로 '제로(0)'다.
코로나 위세가 곧 꺾일 것이라 생각했던 당초 예상과 달리 사태가 호전될 기미가 보이지 않자 전 세계 여행객들이 노트북·스마트폰 앞에 앉기 시작했다. 가고 싶었던 장소의 사진이나 영상 등을 보며 헛헛한 마음을 달래기 위해서다. 이에 맞춰 여행 업계에서도 지난 4월부터 VR(가상현실)이나 라이브 커머스 등을 활용한 '랜선여행' 콘텐츠를 내놓고 있다.
인기 있는 유형으로는 자연환경 만끽, 체험 프로그램, 식도락까지 다양하다.
방탄소년단(BTS)의 서울시 랜선 여행 화제
서울 곳곳을 온라인으로 가이드하는 이 영상은 수백만명의 인터넷 관광객을 모으며 BTS의 저력을 보여주고 있다. BTS는 지난 2017년부터 서울명예관광홍보대사로 활동하며 한국 여행지를 알리고 있다.
1분52초간 진행되는 이 영상은 '그렇게 모두의 여행은 닫혀 있었다'라는 문구로 시작한다. 이어 BTS가 등장하면서 "이제 우리가 가까워질 시간"(close to you)으로 바뀌며 서울 관광지를 하나씩 소개한다.
BTS는 영상에서 광화문, 광장시장,동대문디자인플라자, 한강 등을 소개하며 "여행이 시작되면, 첫번째 목적지는 서울이 되길 바라"라고 권한다.
현재 유튜브 영상 댓글창에는 BTS 팬들(아미)이 각국 언어로 '짐 싸고 있다' '가고 싶은데 갈 수가 없다' '날아가겠다' '서울에서 다시 태어나고 싶다' '지민과 yaksok하겠다' 등을 남기며 열광하고 있다.
멤버 RM은 서울의고궁(#OldButNew)을 소개하고 슈가는 K-코스메틱(#SeoulStyle), 정국은 한양도성(#WalikngTour), 제이홉은 한강 레포츠(#WaterSports)로 관광객을 안내한다. 진은 전통시장(#StreetFood)을 뷔는 패션(#DDP), 지민은 불꽃축제 등 이색체험(#NightLife)을 이어 소개하며 영상이 마무리된다.
서울시는 이 영상을 서울관광 공식 홈페이지와 유튜브, 페이스북, 인스타그램, 중국 위챗과 웨이보, 러시아의 VK 등에 게시했다. 유튜브는 영어와 일어, 러시아어 등 8개국어로 공개됐는데 모두 합해 600만 조회수를 넘겼다.
코로나 이후 관광효과로 지속 기대
이 영상은 코로나19로 인해 여행이 멈춰버린 상황에서 기존의 주요 관광지 소개 위주의 홍보영상과 다른 차별화된 콘셉트로 기획됐다. 여행은 멈췄어도 서울과 한류에 대한 애정은 지속적으로 유도, 전 세계 한류 팬들에게 서울이 여행하고 싶은 곳 1위로 자리매김할 수 있도록 했다.
지난 2018년 현대경제연구원 조사에 따르면 BTS 인지도가 1%포인트 오를 때마다 외국인 관광객도 0.45% 증가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지난 2013년 BTS가 데뷔한 이후 이들의 영향으로 한국을 방문한 인원을 추산하면 연 평균 80만명이며 지난해 BTS 서울 공연으로 모인 관객 중 상당수가 외국인 팬인 것으로 드러났다.
해외여행을 '가는 척'만 하는 유람 비행 서비스도 등장
공항에서 출국수속을 밟고 비행기에 탑승하는 과정 자체가 해외여행의 묘미 중 하나란 점에서 이른바 '유람 비행' 서비스가 생기면서다. 마냥 항공기를 놀릴 수 없는 항공업계의 생존 위기감이 만들어낸 이색 상품인데 예상 외로 반응이 좋다.
일본 전일본공수(ANA)는 미국 하와이 상상여행을 진행했다. 기존 나리타-호놀룰루 노선 여객기가 90분 간 비행한 뒤 제자리에 착륙하는 상품이다. 좌석 별로 1만4000엔(약 150달러)에서 5만엔(약 5백 달러)에 판매됐는데, 전체 정원의 150배가넘는 사람이 신청할 정도로 인기가 높았다.
대만 스타럭스항공도 지난달 타오위안 공항에서 출발, 대만 근교를 저공비행한 뒤 다시 돌아오는 상품을 내놨는데, 30초 만에 188장의 티켓이 매진됐다.
국내에선 에어부산이 유사여행 상품을 내놨다. 지난 10일 체험학습 기회를 잃어버린 항공서비스 관련 전공 대학생을 대상으로 실습 체험 비행을 진행했다. 코로나 확산세가 진정되면 일반인을 대상으로도 관광비행 상품을 선보인단 계획이다. 특히 일본과 대만 등 근거리 항로 운항도 고려 중인데, 이 경우 기내 면세품 구매도 가능해져 여행객 사이에서 인기를끌 것으로 기대된다.
해당 국가의 상공을 선회한 뒤 회항하는 '가상 출국여행' 4분만에 완판
코로나19가 장기화할 경우 해외여행에 목말라하는 이들을 대상으로 한 가상 출국여행이 새로운 유행으로 확대될 전망이다.
한국관광공사는 대만 여행사 이지플라이, 대만 항공사 타이거에어와 공동으로 내놓은 제주 상공 여행상품인 '제주 가상출국여행 얼리버드 프로모션'이 지난 11일 출시한 지 4분 만에 완판됐다고 14일 밝혔다.
대만 관광객 120명이 탑승한 상품은 타이베이공항을 출발해 제주공항에 착륙하지 않은 채 제주 상공을 선회한 뒤 대만으로 회항하는 코스로짜여졌다.
승객들은 비행기 탑승 전에 한복을 입고 사진을 찍은 뒤 기내에서는 한국놀이 체험 등 다양한 프로그램에 참여했다. 한류드라마를 통해 해외에도 많이 알려진 인기 메뉴 '치맥(치킨+맥주)'이 기내식으로 제공되고, 제주특별자치도·제주관광공사와 함께하는 제주관광설명회, 퀴즈쇼 등이 이어지는 등 다양한 즐길거리로 구성돼 있다.
코로나 장기화 국면으로 힘든 항공·여행업계의 활로로 기대
유람 비행 상품에 몰린 수요 등을 비춰볼 때 수익화로 이어질 수 있단 관측에서다. 실제 관광공사가 한류붐이 높은 중국에서 방한관광 콘텐츠로 인기 있는 국내 뮤지컬을 온라인 공연중계하며 설문조사한 결과, 88%가 "유료관람 의향이 있다"고 답했다. '뉴노멀(시대 변화에 따른 새 표준)' 관광상품이 될 수 있단 것이다.
하지만 결국 여행욕구를 온전히 해소할 수 없고 확장성에서 한계가 명확해 코로나 시국 속 임시방편에 불과하단 지적도나온다. 한 여행업계 관계자는 "침체에 빠진 관광업계가 회복하기 위해선 방역 우수국끼리 제한적 여행을 허용하는 '트래블 버블' 등의 해결책이 필요하다"고 말했다.
이번 상품에는 또 코로나19 극복 후 한국과 대만의 관광교류가 재개되는 시점부터 1년 이내 사용할 수 있는 방한 왕복항공권이 포함돼 있다. 여기에 2,000타이완 달러(미화 약 80달러)를 추가하면 호텔 1박 숙박권도 구매할 수 있어 코로나19가 잠잠해진 후에는 실제 방한 수요로 이어질 것으로 기대를 모으고 있다.
실제 한국관광공사 타이베이지사가 대만 현지에서 실시한 설문조사에 따르면 전체 응답자(518명)의 82%는 코로나19 안정 이후 해외여행을 희망하고 있으며, 1순위 방문 희망국으로 한국(71%)을 꼽은 것으로 나타났다.
공사는 코로나19 등현지사정을 고려해 대만과 싱가포르 등 한류 열풍이 부는 국가를 중심으로 가상 출국여행 상품을 추가로 판매한다는 계획이다.
공사의 한 관계자는 "해외여행에 대한 갈증이 날로 높아만 가는 가운데 항공편 체험상품을 통해 '출국'과 '기내'를 체험하는 새로운 트렌드가 확인되고 있다"며 "코로나19로 관광시장이 침체해 있지만 코로나19 이후를 대비한 새로운 시장을모색해나갈 것"이라고 밝혔다.
차량에 탑승한 채 공연을 즐기는 '드라이브 인'(Drive-in) 방식 서커스 축제
'서울 서커스 축제'가 지난 18일부터 10월 11일까지 매주 금·토·일 문화비축기지에서 열리고 있다.
사회적 거리두기 2단계인 상황을 고려해 공연 방식을 '드라이브 인'으로 전환했다. 관객은 문화비축기지에 입장하는 순간부터 공연을 관람하고 퇴장할 때까지 차량 밖으로 나갈 일이 없다. 모든 공연은 사전 예약한 차량 30대만 입장할 수 있다.
이번 행사는 '서커스 카라반'과 '서커스 카바레'로 나뉜다. '서커스 카라반'은 18일부터 10월 4일까지 매주 금·토·일 저글링, 마임, 공중곡예 등 국내 서커스 아티스트 16팀이 총 50회 공연한다. '서커스 카바레'는 10월 9일부터 11일까지 전통연희, 근대 서커스, 현대 서커스 등 공연 10편과 온라인 전시 1편을 선보인다.
서울문화재단은 "코로나19 시대를 맞아 관객들이 보다 안전하고 쾌적하게 공연을 관람할 수 있도록 드라이브 인 방식을 도입했다. 새롭고 특별한 경험이 될 것이다"고 말했다.
DMZ 평화관광 재개, 이전과는 다른 방식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확산세 상황을 고려해 하루 10회, 1회 투어 인원 20명으로 제한하고 단체관광은사전예약제로만 운영한다.
파주시는 코로나19에 대응하기위해 매표-이동-관람 등 관광객의 모든 동선에 발열 체크를 비롯한 2∼3중의 대인 방역을 거치도록 했다.
파주시는 "방문객이 안전하게 관광을 즐길 수 있도록 방역을 철저히 할 것"이라며 "DMZ 평화관광이 침체한 지역상권을 활성화하는 계기가 되기를 기대한다고 밝혔다.
열린 문화여행 오늘은 코로나19세계적 대유행 속에서 달라지고 있는 여행의 모습들을 살펴봤습니다.
발이 묶여보니까 정말 자유롭게 세계 어디라고 다니던 그 때가 얼마나 소중했나를 느끼게 되는 요즘이 아닐까 싶습니다. 반면에 코로나 사태 이전에도 외국을 나가는 일은 거의 힘든 북한주민 여러분들은 얼마나 답답한 생활을 하고 계신 것인가 하는 생각도 들게 됩니다.
열린 문화여행 문화평론가이자 동아방송예술대 교수 김헌식 교수님 도움 말씀 주셨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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