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러분 안녕하세요, 열린 문화여행 이 시간 진행에 이장균입니다.
지난 번 두 차례에 걸쳐 전 세계에서 돌풍을 일으키고 있는 우리 한국 드라마 '오징어 게임'에 대해서 자세히 알아보는 시간 가졌는데요,
드라마 뿐만이 아니고 우리 한국의 아이돌 그룹, 그러니까 전 세계 젊은이들이 열광하는 노래하는 인기그룹의 돌풍도 만만치 않습니다. 이미 방탄소년단은 세계 최고의 인기그룹으로 자리매김했고 여성 그룹 블랙핑크의 인기도 엄청납니다.
이런 세계 최고의 인기를 누리는 우리의 그룹들의 대표주자인 방탄소년단, 블랙핑크 외에도 많은 우리 한국의 그룹들이 활동하고 있고 이미 오랜 활동을 해온 그룹들의 세대교체도 이뤄지고 있습니다.
오늘 열린문화여행을 통해 이와 관련한 자세한 내용을 살펴봅니다. 문화평론가이신 동아방송예술대 김헌식 교수님 모셨습니다.
한국 아이돌 그룹 1세대는 HOT, 젝스키스… 이제는 4세대로 세대교체 중
H.O.T 젝스키스 S.E.S 핑클 등 1990년대 후반 등장한 1세대 아이돌, 동방신기 빅뱅 소녀시대 슈퍼주니어 2PM 비스트 등 2000년대 중후반부터 아시아권에서 높은 인기를 구가한 2세대 아이돌, 방탄소년단 엑소 블랙핑크 에 이어 4세대 아이돌이 약진하고 있다.
가요계에서는 흔히 1990년대 후반부터 등장한 H.O.T.와 젝스키스 등을 1세대, 2000년대 중후반부터 활약하며 아시아를 중심으로 본격적으로 한류를 견인한 동방신기, 빅뱅, 소녀시대 등을 2세대 아이돌로 부른다.
2013년 데뷔한 BTS를 필두로 블랙핑크, 엑소, 트와이스, 세븐틴 트와이스 등 전세계 2위 규모의 일본 시장을 점령한 뒤 북미권과 유럽 등 한류 불모지까지 개척한 3세대 아이돌 등은 전 세계로 인기를 확장해 왔다.
신인 그룹부터 3~4년차 아이돌까지를 일컫는 4세대 아이돌의 경우 '4세대 대표'라는 수식어를 앞세웠지만 한동안은 이렇다할 성과를 내지 못했던 게 사실이다. 그러나 최근에는 달라지고 있다.
BTS, 블랙핑크 등 세계 시장 평정한 3세대 K팝 그룹, 이른바 '4세대' 와 주도권 경쟁
그동안 4세대 아이돌을 자처하는 그룹은 많았지만 K팝 팬들 사이에서는 실제로 4세대 시대가 열렸는지 논란이 있었다. 월드 스타로 자리매김한 3세대 그룹들이 여전히 시장을 지배하고 있고, 세대교체를 이끌 4세대의 명실상부 '톱 아이돌'도 등장하지 않았기 때문이다.
하지만 최근 차세대 그룹들이 저마다 폭발적 성장세와 함께 가시적 성과를 내면서 4세대의 선두를 선점하기 위한 경쟁 구도가 한층 뚜렷해지는 모양새다.
4세대 그룹들은 데뷔 3∼4년 차부터 갓 데뷔한 신예들을 아우른다. 보이그룹 중에서는 엠넷 경연 프로그램 '킹덤 : 레전더리 워'에서 활약한 이른바 '즈즈즈'(스트레이 키즈·더보이즈·에이티즈)가 대표적 주자다. 이들은 최근 괄목할 성장을 보여주며 K팝 팬들의 관심을 모았다.
'방탄소년단 동생'으로 불리는 투모로우바이투게더 ...에이티즈, SM엔터테인먼트의 신인 걸그룹 에스파와 JYP엔터테인먼트의 새 얼굴 ITZY 등 4세대 아이돌의 약진이 두드러지고 있다.
위클리, 스테이씨 등도 주목하고 있는데 대형 기획사가 아이돌 시장을 주도했던 과거와 달리 중소형 기획사도 기획력만 잘 갖추면 동등한 경쟁력을 갖는 시대가 열렸다는 점도 눈여겨볼 만하다.
상반기 음반 판매량 증가로 4세대 약진 증명
'한터글로벌 K팝 리포트'에 따르면 올 상반기 음반판매량의 25.8%를 4세대 아이돌이 차지했다. BTS, 엑소, 블랙핑크와 같은 '선배' 가수들이 포진한 상황에서도 TXT(72만장), 엔하이픈(39만장), KQ엔터테인먼트의 에이티즈(42만장)가 음반판매량 10위권 내에 이름을 올렸고, JYP의 있지(24만장)는 20위에 올랐다.
아이즈원과 (여자)아이들의 앨범은 각각 40만 장, 15만 장가량 소비됐다. 이는 상반기 발표된 걸그룹 앨범 판매량 1, 2위다. '앨범 판매량 = 팬덤의 크기'임을 고려할 때 이들의 영향력은 수치로 증명되는 셈이다.
'완성형 아이돌' 로 불리는 실력파 4세대
4세대 아이돌의 특징 중 하나는 자체 생산능력이 커졌다는 것이다. 4세대 아이돌은 이미 '완성형'인 경우가 많다. 작사·작곡부터 제작까지 신인답지 않은 실력으로 전 세계 팬들의 마음을 사로잡고 있다.
스트레이키즈는 데뷔 전부터 직접 작사·작곡한 믹스테이프를 공개했다. 멤버 다수가 프로듀싱 능력을 갖췄고 그룹 내에 프로듀싱팀인 '스리라차'(3RACHA)가 있다. 이들의 신곡인 '신메뉴'를 비롯해 대다수 타이틀곡도 직접 썼다. 멤버 창빈은 "팬과 공유하고 싶은 이야기, 꼭 하고 싶었던 메시지만을 담겠다"고 말했고 현진은 "곡마다의 콘셉트, 주제, 키워드 등을 멤버들이 직접 기획했다"고 밝혔다.
여성 아이돌은 '천재 프로듀서'라 불리는 리더 소연의 프로듀싱 솜씨가 일품이다. 데뷔곡인 '라타타'(LATATA), '한'(一)도 자작곡이었고, 최근 발표한 세 번째 미니앨범 '아이 트러스트'(I trust)의 전곡을 프로듀싱했다.
지난 1월 열린 '2020 한국 이미지상 시상식'에 수상자로 참석한 미국 빌보드의 유명 칼럼니스트 제프 벤저민은 "향후 K-팝에서 'K'라는 요소가 덜 부각될 것"이라며 "그만큼 아티스트들은 진정성과 독창성을 갖고 자신의 역량에 집중해야 한다"며 자체 프로듀싱 능력을 강조했다.
대부분 오디션 (경연대회) 출신들로 실력 검증돼
이런 실력파 4세대 아이돌의 공통점은 대부분 오디션 프로그램 출신이라는 점이다. 지난 2019년 데뷔한 AB6IX는 전 멤버가 자체 프로듀싱과 안무 제작까지 맡는 다재다능돌이다. 세 번째 EP 앨범 'SALUTE'에 자작곡을 싣기도 했다. 특히 박우진과 이대휘, 김동현은 Mnet '프로듀스 101 시즌2' 출신으로 이미 그 실력을 검증받았다.
MCND의 캐슬제이는 아역배우 출신으로 데뷔곡부터 이후 모든 앨범에 이름을 올렸다. 캐슬제이 뿐 아니라 빅, 윈, 휘준 또한 꾸준히 작사에 참여하며 '자체제작돌'의 대표주자로 자리잡았다. 또한 민재와 휘준은 '더 팬', 윈은 '언더나인틴'에 출연, 데뷔 전부터 눈도장을 찍었다.
2020년 데뷔, 신인상 6관왕에 빛나는 위클리도 빼놓을 수 없다. '에이핑크 여동생 그룹'으로 기대를 모았던 위클리의 이수진, 신지윤, 박소은은 '믹스나인'에 출연해 얼굴을 알렸다. 특히 신지윤은 데뷔 앨범인 'We Are'부터 미니 3집 'We Play'까지 수준급 작사, 작곡 실력을 자랑해왔다. 뿐만 아니라 신지윤은 위클리 앨범이 아닌 '내 꿈은 라이언' OST '붐 치키'에 작사가로 참여했다.
4세대 아이돌, 국내보다 해외부터 활동 시작
4세대로 분류되는 아이돌이 이전 세대와 구분되는 가장 큰 차이점 중 하나는 국내보단 해외 활동에 더 집중한다는 것이다. 3세대가 판을 다진 K팝의 세계화를 통해 글로벌로 활동 무대를 확대했다는 점이다.
데뷔 초, 빠르면 데뷔 전부터 해외에서 반응이 오고 활동 범위도 초기부터 글로벌을 염두에 둔다. 이미 3세대 그룹들에 필적하는 빌보드 성적을 내는 보이그룹 투모로우바이투게더는 데뷔 2개월 만에 미국 6개 도시에서 쇼케이스를 열기도 했다.
그룹 블락비의 동생 그룹으로 2018년 데뷔한 8인조 남성그룹 '에이티즈'도 국내보단 해외에서 인기를 끌고 있는 아이돌이다. 에이티즈는 지난해 3월 미국 5개 도시, 유럽 10개 도시에서 공연했고, 오는 2월부터 세계 15개 도시에서 개최할 월드투어 공연을 잇달아 매진시켰다. 제이와이피의 8인조 남성그룹 '스트레이키즈'도 지난해 11월부터 세계 21개 도시에서 공연을 이어가고 있다.
4세대 그룹들은 동아시아 뿐만 아니라 특히 미주, 유럽에서 큰 관심을 받고 활동을 시작하고 시작점부터 진정한 의미의 글로벌 그룹으로 발돋움 하고 있다.
이들은 국경을 넘어 세계로 나아간다는 목표에 초점을 맞추며 'K-팝'이라는 장르를 세계화 시키는 데 주력하고 있다.
초기 단계부터 해외 시장의 레코드사와의 파트너십 또는 에이전시 계약을 맺는다든지, 다양한 국가의 문화 모니터링을 다각화하고 있는 상황이다. 이는 3세대가 미국과 유럽 시장의 벽을 뚫고 이룩한 '탈영토화'에서 한 걸음 더 나아간 '재영토화'로의 진화다. K-팝의 주도권이 더 이상 한국에만 귀속되지 않는다는 말이다.
유튜브 등 인터넷을 기반으로 한 소통 시대에 부응
음악 스타트업 스페이스오디티가 설립한 팬덤 연구소 '블립'은 2020년이 기대되는 그룹으로 에이티즈와 드림캐쳐를 뽑기도 했다.
이들은 최근 유튜브 구독자가 2배 이상 증가하며 가파른 상승세를 보이고,있고 해외 공연도 성공적으로 마치며 해외에서의 인기를 증명하고 있다.
4세대 아이돌은 해외 활동에 더욱 집중하고 있는데, 국내 인기에 연연하지 않아도 해외 활동만으로 수익 창출이 가능하기 때문이다
유튜브 팔로워수만 해도 투모로우바이투게더 645만명, 스트레이키즈 600만명, 있지 471만명, 트레져 380만명 등 각 팀마다 수백만에 달한다.
특히 온라인 기반의 뉴미디어가 활성화되면서 공간의 제약도 없어지자 유튜브, 브이라이브 등 여러 채널을 통해 접근을 달리하고 있다.
굳이 방송 출연이나, 현지 활동을 하지 않아도 뉴미디어를 통한 자체 컨텐츠로 이미지 메이킹이 가능해졌기 때문이다. 더욱이 코로나19 영향으로 온라인 활동이 더욱 중요시되며 자체 컨텐츠 강화로 내력을 키우고 있다.
4세대 아이돌은 온라인을 무대 삼아 전 세계 팬들에게 '시차 없이' 콘텐츠를 선보인다. 사실상 국경이 허물어진 셈이다. 개방적인 소통도 4세대 아이돌 그룹의 글로벌 진출을 촉진하고, 빌보드 차트 내 순위가 상승하는 데 기여했다.
1세대·2세대 아이돌까지는 팬카페 등 폐쇄형 커뮤니티를 통해 주로 팬들과 소통했다. 3세대부터 트위터를 비롯 소셜 미디어 활용이 활발해졌고, 북미 시장을 비롯 해외 팬들과도 교류도 자연스러워졌다.
온라인 공간은 코로나 19 전염병 확산으로 성장기에 월드투어나 팬 미팅 등을 못하고 있는 4세대 아이돌이 팬들과 '연결고리'를 유지하게도 해준다.
가요계 관계자는 "4세대 아이돌은 변변한 현장 행사를 못 하는 상황에서 '본의 아니게' 영민하게 비대면 환경을 파고들며 소통 기술을 습득했다"고 말했다.
주목 받는 4세대 그룹 스트레이 키즈, 더 보이즈
경연프로그램 '킹덤' 우승자 스트레이 키즈는 지난해 정규 1집과 리패키지 앨범에서 셀프 프로듀싱을 통해 개성적인 '마라맛' 음악을 선보이며 주목받았다. 정규 2집 '노이지'(NOEASY)는 전작보다 세 배 이상 늘어난 93만 장의 선주문량을 기록하며 밀리언셀러까지 내다보고 있다. 타이틀곡 '소리꾼'은 해외 52개 지역 아이튠즈 송 차트 정상에 올랐다.
8월 스포티파이 글로벌 톱200 차트에서도 86위까지 치고 올라가며 자체 최고 순위를 기록했다. 뮤직비디오는 공개 6일 만에 5000만 조회수를 돌파하며 뜨거운 반응을 이끌어냈다.
'킹덤' 전초전 격인 '로드 투 킹덤'에서 우승 왕관을 쓰고 '킹덤'에 직행한 더보이즈는 경연에서도 준우승을 거두며 실력을 입증했다. '상승곡선이 가파르다.
'로드 투 킹덤' 출연 후 발매한 미니 5집 '체이스' 첫 주 판매량이 전작보다 4배 이상 늘어난 데 이어, 선보인 미니 6집 '스릴링'(THRILL-ING)은 또다시 2.5배 가까이 뛰어 약 52만 장을 기록했다. 이들은 미니 6집 '스릴링'으로 52만장의 초동판매량을 기록하며 하프 밀리언셀러를 달성했다.
투모로우바이투게더와 엔하이픈 도 주목 받는 4세대 그룹
5월 31일 발매한 정규 2집 '혼돈의 장 : 프리즈'로 빌보드 메인 앨범 차트인 '빌보드 200'에서 5위에 올랐다
6월 8일자 차트에 4위로 진입한 후 11주 연속 차트 상위권을 지켰다. 일본에서 선보인 정규 2집 리패키지 앨범 '혼돈의 장: FIGHT OR ESCAPE'는 8월 18일자 차트에서 정상에 올랐다.
또 스포티파이에서는 US차트 173위에 랭크됐다. 방탄소년단 이후 해당 차트에 진입한 K팝 보이그룹은 투모로우바이투게더 뿐이다. 또 프로모션조차 하지 않은 수록곡 '안티로맨틱'은 해외에서 챌린지가 대성공을 거두며 방탄소년단과 블랙핑크 이후 처음으로 수록곡이 미국 스포티파이 일간차트에 진입하는 쾌거를 거뒀다.
엔하이픈은 4월 발표한 미니 2집 '보더 : 카니발'로 오리콘 4월 월간 음반차트 1위, '빌보드 200' 18위, 빌보드 '월드앨범 차트' 1위를 달성하며 가파른 상승세를 입증했다. 잇달아 발표한 일본 데뷔 싱글 '보더 : 하나카이'는 발매 직후 오리콘 데일리 싱글차트에서 7일 연속 1위를 기록했다.
TXT와 엔하이픈은 최근 미국 빌보드와 일본 오리콘 차트에서 주목할 성과를 냈다. TXT는 빌보드 최신 차트(8월 21일자)에서 5월 31일 발매한 두번째 정규 앨범 '혼돈의 장: FREEZE'로 '월드 앨범' 차트 6위에 올랐다.
4세대 걸그룹들도 잇따른 인기곡 들로 두각 드러내
지난해 11월 데뷔한 에스파는 '넥스트 레벨'이 지난달 가온차트 전체 2위를 차지하는 등 인기가 치솟고 있다.
에스파는 두 번째 싱글 '넥스트 레벨' 공개 직후 국내 음원차트 1위를 휩쓴데 이어 미국 빌보드 '글로벌200' '빌보드 글로벌(미국 제외)' '원드 디지털송 세일즈 차트' 등 3개 차트 및 중국 QQ뮤직 쿠워뮤직 쿠거우뮤직 등 글로벌 차트에서 좋은 성적을 거뒀다. 뮤직비디오는 공개 32일 8시간 30분 만에 유튜브 조회수 1억뷰를 돌파했다.
있지(ITZY)는 데뷔곡 '달라달라'부터 'ICY', '워너비', 최근작 '마.피.아. 인 더 모닝'까지 음원 시장에서 꾸준히 인기를 얻고 있다. ITZY는 데뷔곡 '달라달라'부터 '아이씨' '워너비' '낮 샤이' '마피아 인 더 모닝'까지 5연속 히트를 달성했다.
프로듀서 블랙아이드필승이 이끄는 하이업엔터테인먼트 소속 스테이씨는 지난 2020년 11월 데뷔했다. '틴프레시'라는 키워드를 전면에 내세운 스테이씨는 데뷔 전부터 높은 기획력과 당당한 콘셉트, 전원 센터 비주얼로 뜨거운 관심을 받았다. 특히 스테이씨는 '2021 브랜드 고객충성도 대상'에서 신인상을 받으며 인기를 증명했다.
음악만큼 중요해진 이색적 세계관이 주목 받는 4세대
2000년대생이 주도하는 4세대들은 당당하고 솔직한 세대 분위기에 따라 주체적이고 적극적인 자신들의 이야기를 전한다.
멤버 개개인의 역량에 따라 작사, 작곡, 퍼포먼스, 디자인까지 관여하는 분야가 다양해졌고, 시점을 좀더 가까이하며 진정성을 높였다. 앨범에 담은 메시지도 사랑보다는 자아에 초점을 맞춘 컨셉트가 주효해졌고, 가치 전달이 가능한 심오한 주제와 차별화된 세계관을 구축하기 시작했다.
이색적인 경험을 추구하는 MZ세대의 특징을 고스란히 갖는다. 무엇보다 정체성이 중요시된 만큼 이색적인 세계관은 또 다른 경쟁력이 되고 있다.
그룹 '있지'는 '나'에 대한 자신감과 확신을 강조하며 삶의 주체는 자신 뿐이라고 당당하게 말하고, '투모로우바이투게더'와 '엔하이픈'은 '나'를 찾아가는 과정을 세밀하게 표현하며 변화와 혼란 속에서 찾아낸 자신만의 정체성을 MZ세대와 공유한다.
'스트레이키즈'는 '자체제작'을 통해 보다 과감한 '나'의 이야기로 진정한 자아를 모색하며 꿈을 쟁취해간다. 단순 듣는 음악에서 서사를 지닌 이야기의 형태로 음악의 문학적 가치 공유를 중요시하는 모습이다.
4세대 아이돌, 3세대와의 차별화 주력
3세대는 대규모 세계 순회공연을 진행하며 전세계의 팬들과 직접 소통해왔다. 여기에 전 세계 젊은이들이 환호를 보냈고 이렇게 만들어진 확고한 지지층 이른바 팬덤은 3세대 아이돌이 세계 최고의 자리로 향할 수 있게 한 원동력이 됐다.
그러나 4세대는 이렇게 직접적인 소통이 불가능한 세대였다. 코로나19 팬데믹 장기화로 예정됐던 세계순회공연이 모두 취소됐고, 소통의 길은 가로막혔다.
이에 따라 4세대는 비대면 맞춤형 전략을 세웠다. 인터넷 상의 온라인 콘서트와 팬미팅, 다채로운 구성의 음반판매 등 기존과 다른 세일즈 전략과 적극적인 SNS 활용으로 시간적, 지역적 경계나 제한이 없는 실시간 소통을 가능하게 했다.
탈 국경도 4세대 아이돌의 두드러진 특징이다. 기존 그룹이 국내에서 입지를 다진 후 해외시장을 공략했다면, 이들은 처음부터 세계를 무대로 삼는다. K-팝이 하나의 장르로 자리매김하고, 다양한 SNS 플랫폼을 통한 접근이 가능해진 덕분이다. 이 때문에 몇몇 그룹은 국내 팬보다 해외 팬이 더 많은 경우도 있다.
아울러 지금껏 SM-YG-JYP가 시장을 주도하던 '3대 기획사' 시대가 마감되고 다양한 기획사가 어깨를 견주는 군웅할거의 시대가 열린 점 또한 괄목할 만하다.
코로나 19 라는 예상치 못했던 복병도 지혜롭게 극복
2020년에 거는 기대감은 굉장했다. 수많은 소속사들이 기존 아티스트들의 '후배 그룹'을 진출 시켜야 할 시기였고, 대중들은 4세대라는 새로움을 즐길 준비가 되어 있었기 때문이다.
그런 가운데, 코로나19가 터졌고 이 시국 데뷔한 4세대 아이돌은 완전히 다른 환경에 놓이게 됐다. 데뷔가 미뤄지고 팬들을 한 번도 마주하지 못하고 해외 활동을 할 수 없게 됐으며 주위에 확진자가 발생하면 활동을 잠정 중단해야했다.
그러나 이는 오히려 4세대 아이돌의 특징이 됐다. 이들은 영상통화 팬사인회라는 신개념 이벤트를 통해 팬들과 만났다. 쇼케이스와 콘서트 또한 온라인으로 진행했고, 새로운 플랫폼을 이용해 소통 창구를 만들었다.
기존의 트위터나 인스타그램 같은 소셜 미디어 뿐만 아니라 최신 IT 기술을 이용한 자사 플랫폼을 활용하고 있는 것. SM엔터테인먼트의 리슨과 버블 하이브의 위버스, 엔씨소프트가 운영하고 있는 유니버스 등이 그 예다. 팬데믹이라는 상황 속에서도 돌파구를 만들어낸 아이돌과 팬덤 사이에는 또 다른 유대감이 존재한다.
또한 해외 공연을 할 수 없게 됐음에도 해외 진출? 문제 없다. 새로운 K팝을 향한 글로벌 팬들의 관심은 사그라들지 않은 이유는 시간과 공간의 제약이 없는 온라인의 특성을 이용했기 때문. 4세대 아이돌들은 화상 인터뷰, 온라인 콘서트 등을 통해 전 세계 팬들과 만났다.
3세대 뛰어 넘어야 하는 4세대 부담, 응원 필요
주 무대가 넓어진 만큼 4세대에게 주어진 숙제도 많다. 선배 아이돌이 쌓아온 기대치에 부응하는 것은 물론 사회적 책임도 더 무거워졌다.
전 세대와 비교할 수 없는 지원을 받고, 열린 환경에 놓여 있기 때문에 성과를 내지 못할 경우, 스스로를 탓할 확률도 크다.
세대 간 격돌도 넘어야 할 산이다. 특히 기존 2,3세대가 계속 활동하고 있다는 점에서 이들과도 경쟁해야 한다. 그동안 같은 세대 아이돌 그룹끼리의 수평 경쟁이 많았다면, 이제는 선후배 아이돌 그룹 간 수직 경쟁이 보편화될 가능성이 크다.
아이돌 그룹의 수명이 길어지면서 2, 3세대 그룹들이 여전히 건재함을 과시하고 있기 때문이다.
4세대 아이돌은 여러모로 많은 숙제를 안고 있다. 선배 아이돌 그룹 덕분에 역대 가장 넓은 시장을 무대로 삼게 됐다. 그만큼 상승한 기대치와 사회적 책임까지 떠안아야 한다는 건 복이자 걸림돌이다.
게다가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시대'다. 코로나19로 인해 해외 활동에 제약이 걸리는 현실 속에서 해외시장을 공략해야 하는 역설적인 상황이다. 최근 활성화되고 있는 온라인 공연을 비롯해 보다 다양한 홍보 방식을 개척해야 하는 상황이다.
기자 : 이장균 에디터 : 김진국 웹 : 김상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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