K 팝 등 한류와 함께 전 세계로 한글 확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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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러분 안녕하세요, 열린 문화여행 이 시간 진행에 이장균입니다.

이미 열흘 정도 지났지만 지난 10월9일은 한글날이었죠. 한글은 지구상에 존재하는 많은 언어들과 문자 중에서 그 우수성이 일찍부터 인정받은 우수한 문자로 손꼽히고 있습니다.

특히 이웃나라인 중국은 400여개, 일본은 300여개의 발음을 문자로 표기할 수 있는데 우리 글자인 한글은 모두 1만 1천 여개의 발음을 표기할 수 있어서 실로 대단하다고 할 수 있습니다.

이러한 우수한 우리 한글이 요즘 전세계로 확산하고 있습니다. 최근 크게 두각을 나타내고 있는 방탄소년단, BTS 같은 K-POP과 우리의 드라마, 영화 등 한류의 인기 덕분인데요, 오늘 열린 문화여행에서 자세히 살펴봅니다,

오늘도 문화평론가이신 동아방송예술대 김헌식 교수님 모셨습니다.

사회관계망서비스를 통해 한글과 한국어를 공부하는 외국인들 계속 늘어

유튜브, 트위터, 인스타그램 등 소셜미디어 즉 사회관계망 서비스를 통해 한글, 한국어를 공부하는 외국인들이 계속 늘고 있다.

구글 트렌드에 따르면, 지난 5년간 '한국어' 검색 총량이 약 3배 수준으로 증가했다. 유튜브에는 한국어 노랫말이 흘러나오는 K팝 뮤직비디오 각국 자막을 달아 놓은 영상이 수두룩하다. 트위터에는 '감자밭할매' 등 그룹 '방탄소년단'(BTS)을 중심으로 한 K팝 번역 계정이 인기다.

2018년 한글날 기준 인스타그램에서 해시태그 '#한국어공부'가 붙은 게시물이 13만3000여개였는데 올해 한글날 앞두고 게시물이 33만8000여개로 늘었다. '#한국어공부중' 게시물도 10만2000여개.

처음엔 여가 활동으로 한국어를 접했다가 아예 취업 목적으로 배우는 사람들도 증가하고 있어 한국어의 인기는 앞으로도 꾸준할 것으로 전망된다

K팝으로 한국어 배우기 열풍 중심에는 방탄소년단

빌보드 차트를 장악한 방탄소년단으로 인해 한국어와 나아가 한국 문화에 대한 관심이 자연스레 늘고 있다. 강력하게 지지하고 성원하는 팬덤을 기반으로 점차 팬층을 넓혀가는 방탄소년단은 어느새 하위문화가 아닌, 주류 문화가 됐고 한국문화와 한국어 역시 젊은층에게 세련되며 필수적인 요소가 됐다.

방탄소년단 팬들은 해외 팬을 '사랑둥이'를 변형, '외랑둥이'라고 부른다. 이들 외국 팬은 방탄소년단 팬덤으로 유입되는 동시에 한국문화에 흥미를 품게 된다.

이런 방탄소년단 덕에 K팝이 '음악적 모국어'가 되고 있다는 분석이 나온다. 세상에서 가장 강력한 팬덤 '아미(ARMY)'가 문화언어 공동체이기 때문이다. 위로와 희망을 주는 방탄소년단의 노래로 공통된 정체성을 형성한 아미들이 같은 언어를 사용하게 됐다는 이야기다.

방탄소년단도 이미 지난 2018년 2월 미국 빌보드의 표지를 촬영하면서 글로벌 팬들을 위한 짧은 한국어 레슨을 유튜브에 공개했다. 세계 아미들이 자신들의 콘서트에 참여할 수 있도록, 공연에서 주로 사용하는 용어를 공개했다. K팝 가수들이 해외 가수들과 함께 곡을 발표할 때도 우리말로 노래하는 일이 많아졌다.

아이돌과 훈민정음을 합해서 나온 '돌민정음'

아이돌에 훈민정음이 결합한 돌민정음이라는 용어도 등장했다.

K팝 인기에 힘입어 해외 팬들 사이에서 한국어를 사용하는 사례가 늘면서, 우리말이 귀한 대접을 받고 있고. 한국어 노래 가사를 따라 부르는 해외 팬들. 이제 보기 드문 현상이 아니다.

SNS에는 우리말을 표기한 영어 단어가 많음 K팝 가수들이 일상에서 쓰는 단어를 소리 나는 대로 알파벳으로 적는다. 영어로 번역하는 것보다 우리말 느낌을 잘 살리기 때문인데, 이를 두고 '돌민정음'이라는 말까지 생겼다.

이미 아미를 주축으로 한 K팝 팬들 사이에서는 '아민정음'(아미+훈민정음)이 유행했다. 한글은 자음과 모음을 조합, 모든 소리를 적을 수 있는 '음소문자'로 통한다.

이에 따라 한국에서 통용되는 뉘앙스를 모두 살려 외국어로 번역하기 어려운 경우에 'yeonseupseng'(연습생)처럼 영어 알파벳을 빌려 한국어 발음을 옮겨 적기도 한다. 이것이 아민정음이다.

외국인에게 한국어를 가르칠 때도 K팝은 좋은 교재로 자리매김했다. 방탄소년단 소속사는 한국어 교육 콘텐츠를 별도로 내놓기도 했다.

지난해 한국관광공사가 K팝 해외 팬들을 상대로 조사한 자료를 보면 한류 콘텐츠 외에 한글에 대한 관심도 높은 것으로 나타났다. 이런 관심을 계속 이어나갈 수 있는 체계적인 우리말 교육의 중요성도 갈수록 커지고 있다.

미국에서 개설한 BTS 한국어 강좌'수강생 정원 초과

한국국제교류재단은 미국 버몬트주 미들베리칼리지에서 'Learn! KOREAN with BTS' 교재를 활용한 한국어 강좌가 수강생 정원을 초과했다고 밝혔다. 학부 1학년생을 대상으로 한 수업으로, 학생들은 매주 2회, 3시간씩 한국어를 배운다.

BTS 한국어 강좌는 BTS 소속사인 빅히트 엔터테인먼트 교육법인 빅히트 에듀와 허용 한국외대 교수 연구팀이 함께 개발했다. 올해 초 한국국제교류재단과 업무협약을 맺은 뒤 본격적으로 외국 대학에서 개설을 추진했다.

미들베리칼리지를 비롯해 베트남 탕롱대, 프랑스 에덱비즈니스스쿨, 파리 고등사범대 등 현재 4개국 6개 대학에서 개설했다. 베트남 하노이국립외대와 이집트 아인샴스대에서도 개강을 앞두고 있다. 대부분 대학이 자료를 보고 혼자 공부하는 형태로 운영하지만, 미들베리칼리지에서는 실시간 온라인 강좌로 진행한다.

한국국제교류재단 이사장은 "외국 유수 대학들이 BTS 한국어 강좌에 관심을 보인다. 강좌 개설 사업을 지속적으로 확대하고, 오프라인 후속 사업도 적극적으로 추진할 예정"이라고 설명했다. 이번 강좌는 한국국제교류재단은 현재 전 세계 31개국 130개 대학이 한국어 강좌 1735개를 운영 중이다.

해외 41개 나라에서 한국어 수업 진행

1999년 미국에서 처음으로 한국어반이 개설된 지 20년이 지난 지금, 한국어 수업은 무려 41개 나라 학교에서 진행되고 있다.

현대언어협회에 따르면, 지난 2013년에서 2016년 사이 미국 내 외국어 수강률이 전반적으로 감소한 반면 한국어 강좌 수강률은 오히려 14%나 증가했다.

한국어를 제2외국어로 채택한 국가도 12곳에 이른다. 이 중 미국과 일본, 태국, 호주, 프랑스 등은 한국어를 대입 과목으로까지 채택했는데 2012년 싸이 '강남스타일'에 이어 지금은 방탄소년단이 젊은층의 마음을 사로잡으면서, 한국어 학습 열풍은 더 거세지고 있다.

우리나라 국민, 재외동포 등 세계적으로 한국어를 모국어 등 제1언어로 사용하고 있는 인구는 7730여만명이다. 세계 모든 언어 중 14위에 해당한다.

작년 한국어능력시험(TOPIK) 접수자 수는 37만 명을 돌파해 역대 최고치를 기록했다. 올해 세종학당 신규지정 공모에는 역대 최다인 50개국 101개 기관이 신청했다.

한국어 배우는 세계 현지인들이 가장 사랑하는 한글 단어는 '사랑'

세종학당재단은 574돌 한글날을 기념해 76개국 213개 세종학당 학습자를 대상으로 '내가 사랑하는 한글 단어'를 피켓에 적어 사진을 찍는 이벤트를 진행했다고 9일 밝혔다.

178명이 보내온 사진 속 단어를 집계한 결과 27명(15%)이 '사랑'을 꼽았고 '힘내·괜찮아·파이팅' 등 응원 문구가 17명(10%), '봄·꽃·하늘' 등 계절과 풍경을 표현한 게 12명(7%)으로 나타났다.

그런가 하면 . '옷'이라는 단어를 선택한 학습자는 이 글자가 사람과 닮아서 좋다고 소개하기도 했다.

관계자는 "'사랑'은 누구나 좋아하는 말이지만 그 외에는 한류의 영향으로 K팝·한식 등 한국 문화 관련 단어를 좋아하는 학습자가 많아졌고, 순우리말처럼 단순 회화 수준을 넘어서 한국어를 깊이 있게 배우는 학습자도 느는 추세"라고 소개했다.

문화체육관광부, '한국어, 세계를 잇다'라는 타이틀로 한국어 확산계획 발표

한국어 확산 첫 번째 전략은 한국어 확산의 전문화와 체계화다. 교육 현장의 개별 지원 요청에 대한 단발성·일회성 대응 위주의 기존 지원 방식을 개선해 표준과 제도를 기반으로 하는 체계적인 지원을 추진한다.

한국어 표준 교육과정 정비와 교재 인증제도를 도입한다. 질 좋은 한국어 학습 콘텐츠를 생산하는 기반을 마련하기 위해서다. 민간에서는 교육과정과 교재에 관한 제도를 참조하고, 필요한 경우 국립국어원에 자문할 수 있도록 해 민간 개발 콘텐츠의 전문성을 확보한다.

한국어 교원의 전문성 확보를 위해 한국어교원자격제도를 개선한다. 해외 교육기관에서의 실습 기회도 제공(2020년 2개 지역 37명(비대면 실습 지원))한다. 이미 한국어 교원 자격을 취득한 현직 교원에게도 해외 파견 일자리 확대, 국내외 재교육 콘텐츠 지원 등의 혜택을 제공한다.

이와 함께 '온라인 세종학당' 화상 강의, 전화 한국어 수업, 모바일 학습응용프로그램(앱) 등을 비대면으로 진행한다. 한국어-외국어 병렬 말뭉치 구축과 이를 기반으로 한 인공지능 학습 기능 등으로 똑똑한 한국어학습을 지원한다.

이해관계자별 맞춤형도 지원한다. 한국어 학습 배경과 학습자의 특성을 분석해 교육기회를 제공하고, 학습자 외에도 학계·산업계 등 다양한 한국어 유관 업계를 고려한 지원 정책을 펼친다.

해외에서 더욱 많은 이들이 한국어를 배우도록 물적 기반도 확대

세계 한국어·한국문화 보급기관인 세종학당은 매년 신규 지정을 통해 올해 최초로 200개소를 돌파했다. 현재까지 76개국 213개소의 세종학당이 지정됐다.

내년에도 세종학당을 확대해 프랑스의 알리앙스 프랑세즈(132개국 834개소), 중국의 공자학원(162개국 545개소·공자학당 1170개) 등 다른 국가의 자국어 보급기관과 위상을 견줄 수 있도록 노력하겠다는 계획이다.

2021년에는 세종학당을 30개소 내외로 추가 지정하고, 현지 특성과 현장의 수요에 따라 맞춤형 교육과정을 개발해 보급할 계획이다.

특히 문체부는 "전략적 협력 대상이자 한국어에 대한 관심이 급중하는 신남방·신북방 지역의 학습자를 위해 교원 파견과 현지교원 양성을 확대하고, 학습자의 연령, 학습목적, 언어문화를 고려한 맞춤형 교육과정과 교재를 개발해 지원한다"고 전했다.

또 한국문화에 관심 있는 학습자를 위해서는 세종학당에서 태권도, 한국대중음악(케이팝), 한국미용(케이뷰티) 등 한국문화를 체험할 수 있는 문화강좌 '세종문화아카데미' 참여를 지원한다.

세계 곳곳에서 한국어가 보이고 들릴 수 있도록 접근성 높이는 것도 중요

2021년부터는 영어 등 주요 언어가 아닌 현지어와 한국어 간 통·번역 전문인력과 한국영화, 웹툰, 문학 등 한류 콘텐츠 분야별 특화 번역 인력 등을 양성한다.

이와 관련된 전문연구 및 관련 자료 개발, 과정 운영을 통해 현지에서의 한국어 관련 일자리를 창출한다.

일명 한류 3.0 단계인 2010년 이후 전 세계적으로 나타난 한국문화에 대한 호감이 한국어에 대한 관심으로 자연스럽게 이어지는 경향을 살려 '신한류'로서의 한국어에 대한 관심을 더욱 확산한다.

외국인들이 한국전통문화를 통해 한국어를 가깝게 접할 수 있도록 한복, 한지, 전통놀이 체험과 교육 프로그램을 확대 보급한다.

문체부는 이번 계획을 바탕으로 한국어의 세계화를 위한 다양한 사업을 추진한다. 이를 위해 한국어 확산과 직접 연관된 2021년 정부안 예산도 2020년 대비 39% 증액한 555억원, 미화 5천만 달러를 확보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