바다와 섬으로 떠나는 치유여행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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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러분 안녕하세요, 열린 문화여행 이 시간 진행에 이장균입니다.

삼면이 바다로 둘러쌓인 우리나라에는 생각보다 섬들이 참 많습니다.

한국해양수산개발원에 따르면 우리나라 섬은 유인도 472개를 포함해서 모두 3300개가 넘는다고 합니다. 인도네시아‧필리핀‧일본에 이어 세계에서 네 번째로 많다고 하죠.

한국의 많은 섬들 가운데 최근에 예술과의 만남으로 새롭게 변모하는 곳도 많다고 하는데요 문화평론가이신 동아방송예술대 김헌식 교수님 모시고 얘기 나눠봅니다.

한국관광공사 -'문화예술이 있는 섬 ' 가볼 만한 여섯 곳 선정

인천 옹진군 북도면에 자리한 신시모도는 수도권에서 가기 쉬운 섬이다. 신도와 시도, 모도가 다리로 연결된 신시모도에 예술 작품이 가득한 배미꾸미조각공원이 있다.

이곳에는 조각가 이일호 선생의 사랑과 고통, 삶과 죽음을 형상화한 초현실주의 작품 80여 점이 자유분방하게 전시돼 있다. 신도와 시도, 모도가 다리로 연결된 신시모도에는 예술 작품이 가득한 배미꾸미조각공원이 있다.

이곳에는 조각가 이일호 선생의 사랑과 고통, 삶과 죽음을 형상화한 초현실주의 작품 80여 점이 자유분방하게 전시되어 있다. 작품이 바닷가에 있어 파도 높이와 물때에 따라 다른 감성으로 다가온다. 공원 울타리 밖에 있는 조형물인 '버들선생'은 만조 때엔 아래 부분이 물에 잠겨 바다에 떠 있는 듯 착각을 일으킨다. 이곳은 출렁이는 파도 소리를 들으며 작품을 감상하는 맛이 이채롭다.

여행자는 작가가 작품을 만든 의도를 상상하며 자유롭게 공원을 둘러본다. 작품과 어우러진 카페는 여유 있게 차 한 잔 즐기기 적당하며, 숙소도 겸한다.

모도는 박주기가 인기 있다. 땅이 박쥐를 닮아 붙은 지명으로, 이곳 바닷가엔 'Modo'라고 쓰인 빨간색 조형물이 설치돼 사진촬영 명소로 통한다.

시도에선 풍광이 뛰어난 수기해변도 들를 곳이다. 드라마 '풀하우스' 촬영지로, 운치 있는 해변과 바다 건너 강화도 마니산과 동막해수욕장이 보인다. 신도에는 걷기 좋은 구봉산(178m)이 있다. 산길이 완만해 신선한 공기를 마시며 트레킹하기에도 적당하다.

한국식 전통 정원 '상화원'이 자리하고 있는 섬 '죽도'

충남 보령시 소재 죽도는 육지와 연결된 섬으로, 한국식 전통 정원 '상화원'이 자리하고 있다. 상화원은 섬의 자연미를 살려 전체를 하나의 정원으로 꾸몄다. 이곳의 상징은 섬 둘레를 따라 조성한 길이 2km의 지붕 있는 회랑이다. 탐방로 역할을 하는 회랑만 따라 걸으면 섬을 한 바퀴 돌아볼 수 있다.

회랑으로 걷다 보면 해송과 죽림, 바다가 만드는 수려한 자연경관은 물론, 회화와 조형물 등 아름다운 예술 작품도 감상할 수 있다. 바다와 가까이서 호흡하는 석양정원, 바다를 바라보며 책을 읽는 해변독서실과 차분하게 마음을 정리하는 명상관 등 곳곳에 숨은 재미가 자리하고 있다.

대천해수욕장과 보령 충청수영성(사적 501호)은 상화원과 연계관광코스가 된다. 대천해수욕장은 해변에 스카이바이크와 짚트랙 같은 체험 활동, 낙조, 야경 등 다채로운 체험을 즐길 수 있다.

드라마 '동백꽃 필 무렵' 촬영지로도 유명하다. 요즘 보령에서 뜨는 '우유창고'에 들르면 우유를 테마로 한 체험을 즐길 수 있다.

남해 노도 - 서포 김만중의 창작열이 깃든 절해고도

경남 남해는 조선시대 대표적 유배지중 하나였다. 조선 중기 선비 자암 김구는 '화전별곡'에서 남해를 '일점선도' '산천기수'의 땅으로 노래했다. 자암이 남해의 아름다움에 감탄했다면, 서포 김만중은 절해고도인 노도에 유폐돼 창작열을 불태웠다.

노도는 남해 상주면 벽련마을 앞에 떠있는 작은 섬이다. 수려한 명소가 많은 남해에서 노도가 알려진 건 전적으로 김만중 덕분이다. 평안도 선천 유배지에서 고전소설의 걸작으로 꼽히는 '구운몽'을 쓴 그는 노도에서는 '사씨남정기'와 평론집 '서포만필' 등을 썼다.

김만중은 한양으로 돌아가고 싶었지만, 3년 남짓 노도에 살다가 55세에 숨을 거뒀다. 남해군은 김만중의 유적과 이야기를 엮어 노도를 문학의 섬으로 조성했다. 김만중문학관, 서포초옥, 야외전시장, 작가창작실 등이 아기자기하게 꾸며져 있어 문학 여행지로 제격이다.

종교와 예술이 어우러진 순례자의 섬, 기점·소악도

'천사의 섬' 전남 신안군과 곧잘 어울리는 섬이 탄생했다. 최근 순례자의 길로 화제를 모은 기점·소악도다. 2017년 전라남도 '가고 싶은 섬'으로 선정된 기점·소악도가 스페인의 산티아고를 본뜬 '섬티아고'로 다시 태어났다.

우리나라와 프랑스, 스페인의 건축·미술가들이 섬에 머물며 열두제자를 모티브로 작은 예배당을 지었다. 대기점도와 소기점도, 소악도, 진섬, 딴섬까지 이어지는 순례자의길은 이렇게 완성된 예배당 12곳을 따라 총 12km를 걷는다. 산티아고데콤포스텔라 순례길에 비하면 짧은 거리지만, 각 예배당의 건축미를 감상하며 돌아보는 재미가 있다.

지난해 개통한 천사대교 덕분에 암태도와 자은도, 반월·박지도도 새롭게 주목받는다. 암태도는 SNS에서 인기 있는 할머니와 할아버지 벽화가, 자은도는 둔장해변에 놓여 무인도를 연결한 무한의 다리가 눈길을 끈다. 퍼플섬으로 유명해진 반월·박지도는 섬으로 들어가는 다리는 물론 마을 지붕과 도로, 심지어 마을식당에서 사용하는 그릇까지 온통 보라색이다

신안군, 주요 섬마다 하나 이상의 미술관·박물관 등 운영하는 '1도 1뮤지엄' 추진

1도 1뮤지엄 프로젝트는 신안군의 여러 섬에 박물관 9곳, 미술관 9곳, 전시관 2곳, 공원 4곳 등을 조성하는 사업이다.

목포에서 다리를 건너면 가장 먼저 만나는 압해도의 저녁노을미술관을 비롯해 흑산도의 새조각박물관·박득순미술관·철새박물관, 자은도의 1004섬 수석미술관과 세계조개박물관, 암태도의 에로스서각박물관, 비금도의 이세돌바둑박물관, 하의도의 천사상미술관, 증도의 갯벌생태전시관, 안좌도의 세계화석광물박물관 등 11곳은 이미 완공돼 운영 중이다.

신안 출신인 우암 박용규 화백의 작품 기증을 계기로 2014년 개관한 저녁노을미술관은 연평균 15만 명 이상 관람하는 예술 명소다. 박 화백의 기증 작품 126점을 전시 중인 상설전시실과 특별전시실을 갖췄다. 2층 카페에서 조망하는 서해 낙조가 압권이다.

자은도 양산해변 인근의 뮤지엄파크는 축구장 70배의 면적을 자랑한다. 수석미술관, 조개박물관, 신안새우란전시관, 바다휴양숲공원, 해송숲 오토캠핑장 등을 갖췄다. 지난 7월 문을 연 수석미술관은 2500여 점의 수석을 교체 전시하는 미술관과 강원 영월에서 실어온 2700t의 정원석, 분재, 야생화 등으로 조성한 수석정원으로 구성돼 있다. 8월 개관한 조개박물관에는 임양수 전 땅끝해양자연사박물관장의 기증품을 중심으로 3000여 종, 1만1000여 점의 희귀조개와 고둥 등을 전시 중이다. 조개로 만든 기기묘묘한 형상의 작품이 감탄사를 자아낸다.

유리공예미술관과 현대미술관 등도 뮤지엄파크에 들어선다. 현대미술관은 국내 굴지의 갤러리에서 큰 관심을 보인 것으로 전해져 기대를 높이고 있다.

바다에 별처럼 떠 있는 섬, 여수 예술의 섬 장도

'예술의 섬'으로도 불리는 여수 앞바다의 장도를 빼놓을 수 없다. 다양한 예술 작품 외에 전시관, 전망대 등이 마련돼 있다. 바다를 보며 잠시 쉬기 좋은 허브정원과 다도해정원도 이곳의 자랑이다. 모든 시설이 예쁜 관람로를 따라 이어진다.

'지붕 없는 미술관' 장도에 들어가려면 진섬다리를 건너야 한다. 과거 섬 주민이 오가던 노두를 활용한 다리로, 예나 지금이나 하루 두 번 바다에 잠긴다. 불편을 감수하더라도 과거의 섬을 잊지 않으려는 노력이 돋보인다.

장도에서 예술적 감성을 충전한 후 이순신 장군이 거북선을 만든 여수 선소 유적(사적 392호), 진남관에서 여수해양공원을 잇는 고소천사벽화마을, 우리나라 4대 관음 기도 도량 가운데 하나인 향일암(전남문화재자료 40호)도 들를만한 곳이다.

보석 같은 섬에 예술을 덧입힌 제주 추자도

추자도는 제주도에서 배를 타고 한 시간가량 가면 만나는 섬 속의 섬이다. 이곳에는 최근 문화 예술의 바람이 불고 있다.

추자항 뒤쪽에는 아픈 역사가 깃든 치유의 언덕이 있다. 푸른 바다로 채워진 대서리 벽화 골목에선 춤을 추듯 일렁이는 파도를 따라 추자10경을 담은 벽화가 모습을 드러낸다. 영흥리로 발걸음을 옮기면 형형색색 타일로 꾸민 벽화 골목이 나선다.

묵리로 향하는 고갯길에는 아름다운 바다와 작은 섬을 배경처럼 두른 곳에서 멋진 사진 촬영을 할 수 있다.

신양항 앞에는 하석홍 작가의 '춤추자'가 있으며, 옛 냉동 창고를 활용한 후풍갤러리가 일반인 대상으로 곧 문을 열 예정이다. 신양1리와 예초리는 신유박해와 관련한 숨은 역사가 바닷길을 따라 펼쳐진다.

제주연안여객터미널 부근에도 가볼 만한 곳이 많다. 사라봉 중턱에 자리한 산지등대는 1916년 처음 불을 밝혔다. 등탑에 오르면 제주항과 푸른 바다가 시원하게 펼쳐진다. 등대에서 멀지 않은 거리에 있는 두맹이골목은 재미난 그림이 가득해 이곳저곳 기웃거리다 보면 시간 가는 줄 모른다. 제주목 관아(사적 380호)는 일제강점기에 훼손됐으나, 제주 시민의 헌와 운동으로 복원된 곳..

전남 고흥 시호도, 원시의 섬을 무인도에 재현

전남 고흥군은 무인도인 동일면 시호도 '원시 체험의 섬' 조성사업을 마무리하고 최근 개장했다고 밝혔다.

원시움막 8채와 공동취사장을 갖췄으며 뗏목, 가금류 사육장, 텃밭, 극기체험로, 고기잡이 체험장 등이 마련돼 있다.

관광객들이 이곳에서 직접 불을 만들고 물을 찾아나서는 과정 등 원시생활을 체험해 볼 수 있는 5시간짜리 프로그램이 선보인다.

고흥군은 원시체험의 섬 운영 1단계인 올해는 원시체험 프로그램을, 제2단계인 내년부터는 1박 2일을 체험기간으로 하는 시호도 탐사 프로그램을 갖출 계획이다. 또 3단계인 2015년 이후는 2박 3일간의 무인도 생존 프로그램도 운영한다.

고흥군은 "시호도는 고흥군의 233개 섬을 특색 있게 개발해 지역 관광으로 활용하기 위한 첫 사업이다"며 "사업을 반드시 성공시켜 지역경제 활성화로 이끌자"고 당부했다.

정부, 자연보전의 대상으로만 여겨지던 전국 2800여개의 무인도를 관광지로 개발

레저용 선박 접안시설을 만들고 화장실, 휴게소 등 편의시설을 설치한다. ICT(정보통신기술)를 활용한 무인도 문화콘텐츠, 체험 프로그램도 만든다. 무인도 활용을 가로막는 규제도 대거 손본다.

해양수산부는 22일 이 같은 내용을 담은 제2차(2020~2029) 무인도서 종합관리계획을 수립했다고 밝혔다. 이번 계획의 특징은 무인도서의 보존 중심 정책에서 이용자 중심 정책으로의 방향 전환이다.

해수부에 따르면 무인도는 해양관광거점으로서 잠재적인 가치가 크고 해양영토 수호 측면에서도 중요한 역할을 담당한다. 이에 해수브는 '무인도서의 보전 및 관리에 관한 법률'에 따라 10년마다 '무인도서 종합관리계획'을 수립한다.

역사적‧자연적‧인문학적 가치가 있는 '한국의 무인도서 100선'을 선정하고 ICT를 접목한 무인도서 문화콘텐츠, 체험 프로그램을 만든다.

생태적으로 우수한 환경임에도 불구하고 해역에 산재해 관리가 힘들었던 무인도서는 ICT 등을 활용해 실질적인 관리가 가능한 무인도서로 바꾼다. 위성영상, 무인기 등으로 관리 및 보전 필요성이 높은 무인도서에 지능형 CCTV를 설치해 주기적으로 사람 출입여부, 훼손 여부 등을 모니터링한다. 관리유형이 지정되지 않거나 지번이 없는 섬도 등록을 추진해 관리 사각지대를 없앤다.

영해기점 무인도서 등 국가의 특별 관리가 필요한 무인도서는 특별관리계획 수립을 의무화한다. 보전가치가 높은 무인도서는 지자체, 시민단체와 함께 정기적으로 환경개선 사업을 실시할 계획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