댄스 경연대회 '스우파' 폭발적 인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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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러분 안녕하세요, 열린 문화여행 이 시간 진행에 이장균입니다.

젊은이들이 좋아하는 한국의 대중음악, 이른바 K-팝은 단순히 노래만 있는 게 아니라 댄스, 그러니까 춤이 함께 있습니다.

음악은 이제 듣기만 하는 시대가 아니라 눈으로 즐기고 함께 그 율동, 춤을 함께 따라서 추어보기도 하는 시대로 바뀌었습니다.

북한에서도 젊은 층에서는 한국의 드라마 뿐만 아니라 예능 프로그램을 많이 본다는 얘기를 들었습니다만 남한의 다양한 예능 프로그램 가운데 최근 큰 인기를 끌고 있는 연예 프로그램이 있는데요, '스우파 -스트릿 우먼 파이터' 라는 프로그램입니다.

이름이 좀 어렵습니다만 댄스, 즉 춤 경연대회라고 생각하시면 되겠습니다. 어떤 경연대회이길래 인기가 높은지 문화평론가이신 동아방송예술대 김헌식 교수님 모시고 알아봅니다

K 팝 댄스 경연 대회 '스우파 (스트릿 우먼 파이터)' 인기 절정

요즘 가장 인기 있는 예능으로 꼽자면 많은 사람들이 가장 많이 언급하는 게 '스우파'다. 공식 프로그램 명은 '스트릿 우먼 파이터 (Street Woman Fighter) '로 엠넷이 제작해 지난 8월 24일부터 10월 26일까지 방영되고 막을 내린 생존경쟁 프로그램인 리얼리티 서바이벌 프로그램이다

프로그램의 내용은 국내 거리에서 춤을 추는 여성 춤꾼들을 모아 경쟁해 1위를 꼽는 것이다. 이 프로그램은 방영 후 예상했던 것을 훨씬 뛰어넘어 전국적인 인기를 얻으며 막을 내렸는데, 젊은 층에선 그 인기가 거의 광풍 수준에 달한다 해도 과언이 아니다.

K팝과 떼어놓을 수 없는 춤 (댄스)

K팝이 국경을 넘어 전세계에서 인기를 얻고 있는 가운데 안무는 노래의 흥행을 결정짓는 중요 요소로 작용해왔다.

가수들의 신곡이 공개되면 각종 영상 매체, SNS, 유튜브 채널에는 관련 영상이 쏟아지고 안무 연습 영상, 댄서들의 안무 원안 영상도 젊은 세대들이 즐겨 보는 영상으로 자리 잡았다.

각종 인기 지수에서 1위 기록

춤으로 자신을 증명해 낸 댄서들의 노력은 대한민국을 넘어 전 세계가 주목하는 인기 프로그램으로 자리 잡았다.

방송을 시작한 첫 주부터 단 한 주도 놓치지 않고 각종 화제성 지수 1위를 기록한 것은 물론, 영향력 지수(CPI Powered by RACOI) 종합 부문과 예능 부문 8주 연속 1위 석권했고 드라마 TV화제성 9주 연속 1위라는 기록을 세우며 매 주마다 기록을 갈아치웠다(10/27 기준).

출연 댄서들의 주가도 치솟았다. '아이돌급 인기'라는 표현이 과하지 않다. 원트 엠마, 웨이비 노제, 프라우드먼 모니카 등 '스우파' 출연 이후 음악 방송 프로그램 무대에 오른 일부 댄서의 영상은 수백만건의 조회수를 기록했을 정도이다

'스우파'에 참여한 8개 팀 중 '웨이비'의 리더 노제가 안무를 창작했던 음원 '헤이 마마(Hey mama)' 챌린지 열풍도 이어지고 있다.

유튜브에선 각 댄서들이 남긴 '스우파 어록' '스우파 유행어' 클립영상이 Mnet 공식 채널 기준으로만 건당 수십만에서 수백만회 조회를 넘고 있다. 여성 코미디언들이 댄서들을 흉내 낸 영상 '스개파(스트릿 개그우먼 파이터)'도 덩달아 인기를 모으고 있다.

아이키 라는 참가자는 "언젠가 댄서들의 고생과 노력도 주목받는 날이 오면 좋겠다고 생각했는데, '스우파'를 통해 음악에 춤이 함께 하듯 댄서들도 무대를 함께 만든다는 걸 보여줄 수 있는 기회가 돼 과분하면서도 뿌듯하다. 너무 행복하다." 고 심정을 전했다.

이 프로그램의 인기 비결은 춤의 다양성이 시청자에게 흥미롭게 다가간 점, 그리고 원래 흥이 많은 한국인들에게 춤을 통해 대리만족을 느끼게 한 점으로 꼽을 수 있다. 거기에 참가팀들의 열정적인 태도와 매력도 시청자들의 마음을 움직였다.

또한 최선을 다해 춤추고, 패배마저 깨끗하게 인정하는 모습으로 시청자들을 춤의 세계로 인도했다. 이에 더해 댄서 씬에서 오랜 시간 동고동락한 이들이 춤으로 하나되는 드라마 같은 장면이 펼쳐지며 '스우파 과몰입', '스우파 앓이' 등의 신조어까지 생겨났다.

그간 무대 뒤에 가려져 있던 댄서들. 그들 만을 위한 판이 깔리자, 댄서들은 기다렸다는 듯 당당히 자신들의 실력을 뽐내며 대중을 사로잡았다. 미션을 거듭할수록 매 순간 감탄을 이끌어 낸 감동적 무대를 탄생시켰다.

승패나 순위와 관련 없는 인기

프로그램 구성 자체는 과거의 경쟁 중심 프로그램과 크게 다르지 않다. 8개 팀이 서로를 한껏 견제하고 경쟁을 펼쳐 나간다.

그 과정에서 댄서들이 경쟁의 결과를 받아들이면서 보여주는 '어른스러움'에 대한 호응으로도 이어졌다. 한 참가자는 경쟁에서 밀리면서도 "내가 언제 이런 사랑을 받아봤다고? 지금 이게 슬퍼할 일인가? 최선을 다했기 때문에 후회는 없다"고 허심탄회하게 말해 결과를 성숙하게 받아들이는 면모로 '명언'에 올랐다.

예쁘고 실력도 좋은 춤꾼들 이목 집중 시켜

'스우파'의 출연자 노제, 모니카, 가비, 허니제이 등은 연예인 못지 않은 인기를 끌고 있다. 노제는 웨이비 팀의 리더로 등장해 '예쁘고 실력도 좋은 댄서'라는 이미지를 얻으며 시청자들의 이목을 집중시켰다.

비록 팀이 '스우파' 첫 탈락팀이 되었지만, 노제는 이후에도 각종 광고, 화보, 프로그램 러브콜을 받으며 스타로 급부상했다.

'스우파'는 댄서들이 안무를 완성도 있게 만드는 과정, 다양한 구도를 조합하고 팀원을 조율하는 것 등 기존에 알려지지 않은 댄서들의 세계를 섬세하게 담으며 재미를 더한다. 회를 거듭할수록 완성도 높은 무대와 각각의 캐릭터를 입은 출연자들의 매력, 이들의 관계도가 깊어지면서 몰입하게 만들었다.

프로그램 인기에는 참가자들의 열정적인 태도도 큰 몫

춤 자체의 매력이 '스우파'를 이끄는 기본인 매력이겠지만, 그보다 더 큰 요인은 따로 있어 보인다. 바로 참가 댄서들의 열정적인 태도이다. 승부 앞에서 당당하고 자신감 있게 나서고 또한 자기 팀 멤버들 뿐 아니라 다른 팀 멤버들도 존중하는 그들의 정정당당함이 시청자를 매료시켰다는 게 주된 분석이다.

한 시청자는 자신이 '스우파'를 사랑하는 이유에 대해 다음과 같은 글을 남겼다.

"승부욕과 간절함, 경연을 해낼 수 있는 비범한 실력, 무엇보다도 무엇 하나 대충 임하는 것 없이 매번 매 순간 에너지와 노력을 한 방울도 안 남기고 다 쏟아 부으며 끝까지 한계점을 넘나드는 모습. 진정한 프로들의 끝장 대결이 정말 최고다.

이들 정도는 해내야 다 끝내고 웃든지 화내든지 울든지 할 자격이 있다고 생각한다. 끝까지 해보지도 않고 조금만 힘들어도 포기하는 사람들이 많은 요즘 이들의 모습이 큰 자극이 된다."

'스우파'의 인기는 기존에 볼 수 없는 신선함에 있다. 여성 댄서들을 조명했다는 점, 그리고 화려한 연기, 거침없는 언행, 춤에 대한 열정, 자신이 최고라고 자부하는 자신감까지. 그렇다 보니 기존 예능에서는 볼 수 없는 신선함에 시청자들은 열광했다.

해외에서도 큰 인기

세계적 인기의 척도인 동영상 조회수에서도 '스우파'의 존재감은 빛났다. Mnet TV 공식 유튜브 채널 계정을 통해 게재된 관련 영상 누적 조회수는 약 3억 4천만 뷰(10/23 기준)를 기록했고, 미션 영상이 공개될 때마다 인기 급상승 동영상 순위에 이름을 올리며 K-POP 아이돌 못지 않은 인기를 입증했다.

인기에 편승해 광고 계약 요구도 쏟아져

'스우파' 출연자들은 높은 인기와 함께 각종 유명한 상품 광고 섭외 1순위로 떠올랐다. SNS, 유튜브 온라인 플랫폼에서 화제성이 큰 만큼 SNS 협찬, 바이럴 광고의 몸값도 수직 상승했다. 이들이 프로그램 안에서 탄탄한 실력 바탕에 인간적인 매력 그리고 개성 강한 스타일을 보여줘 의류와 화장품 업계의 관심이 특히 크다.

프라우드먼 팀의 모니카와 립제이는 최근 통신사 광고 모델로 발탁됐으며 라디오 프로그램에 출연해 입담을 뽐내기도 했다. '광고계의 신데렐라'로 떠오른 노제는 온라인게임, 화장품, 다이어트 식품, 건강기능식품 등 10여개 브랜드의 모델로 발탁됐다.

수백 만원대였던 회당 광고 출연료는 억대로 뛰어올랐다. '스우파' 출연 댄서 관계자는 "이미 연말까지 스케줄이 꽉 찼다. 일정을 소화할 수 있는 시간이 부족해 밀려드는 광고와 방송 출연 제안들을 다 소화하지 못하는 상황"이라고 분위기를 전했다.

'스우파' 인기로 젊은 세대의 직업관도 달라져

출연자들이 프로그램 종료 후 현재는 화보, 광고 및 각종 예능 프로그램까지 섭렵하며 개개인의 인기를 실감하고 있다. 하루아침에 대우가 천차만별 바뀐 셈이다. 댄서 자신들도 "이 정도의 인기가 있을 줄 몰랐다"며 놀라움을 금치 못하고 있다.

그동안은 대부분이 댄서라는 직업과 함께 다른 직업을 갖고 있으며 오히려 댄서를 부업으로 삼아야 했던 이들이 더 많았다. 대다수가 '댄서'를 직업으로 보지 않았던 탓이다. 때문에 이들은 댄서로는 생계를 유지하기가 어려웠을 것이다. '댄서'를 제대로 된 직업으로 보기보다는 취미 활동 정도로 폄하하는 인식이 방송계에서조차 찬밥 신세를 면치 못하는 상황을 낳았다.

하지만 지금 이들은 '댄서'를 직업으로 경제적, 사회적 성공을 이루고 있다. '댄서'라는 직업에 대한 대중의 시선은 불과 2개월 사이 전혀 다른 형태로 바뀌었다. 한 명의 예술인이자 전문 직업으로 인정받기 시작한 셈이다.

그와 동시에 주목해 볼 점은 앞으로의 직업관에 대한 변화에 있다. MZ 세대 사이에서는 앞으로 안정적인 직장에서 근무하는 것만이 '직업'이 아니라 댄서 등 예술인을 비롯해 우리가 쉽게 떠올리지 못하는 전문 영역에서 활동하고자 하는 이들이 더 늘어날 것이다.

다양한 공연, 프로그램 준비도 활발

11월에 열린 '스트릿 우먼 파이터 ON THE STAGE' 콘서트는 댄서들의 공연을 직접 관람할 수 있다는 기대감에 힘입어 서울 공연이 1분만에 전석 매진됐다. 올 연말에는 여덟 개 팀의 리더들이 직접 여고생 크루를 선발하는 스핀오프 프로그램이 방송되며 인기를 이어갈 예정이다.

더불어 '스우파'의 인기와 함께 스핀오프 프로그램인 '스트릿 걸스 파이터'의 제작까지 확정돼 제작사인 Mnet의 인기 시리즈로 이어질 것으로 보인다.

이들의 스타성, 인기를 바탕으로 댄스가 메인이 되는 콘서트 등 '스우파' 관련 대규모 문화 행사가 기획될 가능성도 높다. 앞서 Mnet 은 K-CON을 통해 '스우파' 멤버들의 무대를 선보인 바, 향후 Mnet의 대표적인 시상식인 'MAMA'(엠넷 아시안 뮤직 어워즈) 출연 혹은 '스우파' 단독 공연이 성사될 것이라는 예상도 나오고 있다.

한 공연 기획자는 "'스우파'의 화제성과 인기가 높아 남성들이 출연하는 프로그램은 물론 '스우파' 공연도 가능할 것이라고 본다"며 "이 가운데 '스우파' 출연자들의 인기와 몸값이 더욱 치솟을 것으로 보이며 벌써 이들이 출연하는 다양한 행사를 기획하려는 업계의 움직임이 바쁘다"라고 말했다.

기자 이장균, 에디터 정 영, 웹팀 김상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