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헌식의 열린 문화여행] 2021년 한국 드라마 결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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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러분 안녕하세요, 열린 문화여행 이 시간 진행에 이장균입니다.

지난 주에는 2021년 한 해 한국 영화계의 발자취를 돌아봤습니다만 올 한해 우리 한국의 영화가 세계적인 주목을 받게 한 한해였다면 이에 못지않게 우리 한국의 드라마도 세계적인 명성을 얻게 했던 한 해였습니다.

오늘 열린 문화여행은 올 한해 K-드라마, 우리 한국 드라마를 결산해 보는 시간으로 마련합니다. 문화평론가이신 동아방송예술대 김헌식 교수님 모셨습니다.

올해 최고의 화제작 '오징어 게임'

영국의 BBC방송은 최근 '오징어게임'이 "지금까지 비영어권 영화나 드라마가 하지 않은 방식으로 세계시장 주류에 진입했다"면서 "영어권 국가에서 성공하기 위해 영어로 작품을 제작할 필요가 없다는 것을 입증했다"고 썼다. 이어 "자막에 익숙하지 않은 영국에서도 수천만명이 불편함을 감수하며 '오징어게임을 봤다"고 덧붙였다.

드라마 '오징어게임'이 올해 구글 인기 검색어로 뽑히며 지구촌을 뒤흔든 한국 드라마의 열풍을 입증했다. 올해 구글에서 가장 많이 검색된 키워드 TOP3는 로블록스 , 코로나 백신 예약 , 오징어게임이었다.

기생충과 미나리의 길을 따라가는 '오징어 게임'

'오징어게임'도 이런 기반 위에서 '기생충'이 걸어간 길을 따라 걷고 있다. 미국영화이기는 하지만 한국적 정서 가득한 이야기로 해외의 호평을 이끌어낸 '미나리'의 길이기도 하다.

'오징어게임'은 최근 미국 고섬 어워즈를 비롯해 피플스 초이스 어워즈를 수상했다. 또 미국방송영화비평가협회의 크리스틱 초이스 어워즈 드라마 시리즈 작품상·외국어 드라마상 부문과 함께 남우주연상(이정재) 후보에 올랐다. 또 미국영화연구소(AFI)의 TV프로그램 부문 특별상 수상작으로 선정됐다.

앞서 '기생충'이 2019년과 지난해 크리스틱 초이스 어워즈에서 수상했고, AFI의 특별상을 받았다. '미나리'의 윤여정도 크리스틱 초이스 어워즈 후보였고. 영화는 AFI의 '올해의 영화'로 선정됐다. '기생충'과 '미나리'는 이후 곧장 미국 아카데미상으로 향했다. '오징어게임' 역시 '방송계 오스카상'으로 불리는 에미상(프라임타임 에미상)을 겨냥하고 있다.

한국 드라마와 한국 배우 최초로 골든글로브 시상식 후보에 올라

할리우드외신기자협회(HFPA·Hollywood Foreign Press Association)는 13일 제79회 골든글로브 시상식 후보를 발표했다. '오징어 게임'은 TV 드라마 부문 작품상 후보에 올라 '뤼팽' '더 모닝 쇼' '포스트' '석세션' 등과 경쟁한다.

배우 이정재는 TV 드라마 부문 남우주연상 후보에 올라 '석세션'의 브라이언 콕스와 제레미 스트롱, '포즈'의 빌리 포터, '뤼팽'의 오마르 시와 경쟁한다.

이정재와 '깐부'로 나온 배우 오영수는 TV 드라마 부문에서 '더 모닝 쇼'의 빌리 크루덥과 마크 듀플래스, '석세션'의 키어런 컬킨, '테드 라소'의 브렛 골드스타인과 함께 남우조연상 후보에 올랐다.

한국 드라마와 한국 배우가 골든글로브 시상식 드라마 부문 후보에 오른 건 이번이 처음이다. 앞서 2020년 제77회 시상식 때 봉준호 감독의 '기생충'이 감독상·각본상·외국어영화상 후보에 올라 외국어영화상을 받았다.

'오징어 게임'은 전 세계적인 열풍을 일으키며 넷플릭스 역사상 가장 흥행에 성공한 시리즈라는 평가를 받는다. 지난 9월 공개된 이 작품은 53일 간 전 세계 넷플릭스 순위 1위를 달리며 역대 넷플리스 시리즈 흥행 신기록을 세웠다.

블룸버그 등 외신에 따르면, 제작비 약 2100만 달러가 들어간 '오징어 게임'의 가치는 현재 약 9억 달러에 달한다.

'오징어 게임'은 지난달 30일 열린 '2021 고담어워즈'에서 최우수 장편상, 지난 8일 열린 '2021 피플스 초이스 어워즈'에선 '올해의 정주행 시리즈'상을 받기도 했다.

이 작품은 돈이 필요한 사람 456명이 상금 456억원을 놓고 펼쳐지는 데스게임에 참여하면서 벌어지는 이야기를 그린다. 이정재는 40대 후반 백수 '성기훈'을, 오영수는 뇌에 종양이 생겨 곧 죽음을 앞둔 노인 '오일남'을 맡았다. 이밖에 정호연·박해수 등이 출연했다. 연출과 각본은 '남한산성'(2017) '수상한 그녀'(2014) '도가니'(2011) 등을 만든 황동혁 감독이 맡았다.

뉴욕타임즈가 꼽은 '2021년 최고의 드라마 시리즈 톱10에 오른 한국 드라마 'D.P.'

뉴욕타임즈는 지난 주말 2021년 최고의 TV 시리즈를 미국과 해외 시리즈로 나눠 발표했다. 뉴욕타임즈는 "올해 넷플릭스에서 방영한 한국 스릴러 시리즈인 '오징어 게임'이 인터내셔널 TV 시리즈에 대한 미국인의 인식을 크게 끌어올렸다."면서도 톱10 순위에는 'D.P.'를 올렸다.

한국 드라마 유일이자, 아시아 드라마 유일의 순위 진입이었다. 또한 넷플릭스 작품 중에서는 유일하게 리스트에 포함됐다.

지난 8월 27일 넷플릭스를 통해 공개된 'D.P.'는 탈영병들을 잡는 군무 이탈 체포조(D.P.) 준호와 호열이 다양한 사연을 가진 이들을 쫓으며 미처 알지 못했던 현실을 마주하는 이야기를 그린 작품이다. 영화 '차이나타운', '뺑반'의 한준희 감독이 연출하고 정해인, 구교환 등이 주연으로 활약했다.

이 작품은 공개와 동시에 한국 넷플릭스 1위에 올랐고, 태국과 베트남 등에서도 1위에 올랐다. 전 세계 순위 1위에 올랐지만 호불호가 갈렸던 '오징어 게임', '지옥'과 달리 'D.P.'는 대중의 찬사가 쏟아졌고 '올해 최고의 드라마'라는 호평을 받았다.

뉴욕타임즈는 'D.P.'에 대해 "폭력적이고 가학적인 괴롭힘과 엄격한 위계질서가 한국의 젊은이들로 하여금 군 복무를 피하기 위해 거의 모든 수단을 동원하도록 내몰고 있는지 단도직입적이고 민감하게 보여주고 있다"고 전했다.

일본에서도 한국 'K-드라마' 열풍, 톱10 가운데 한국 작품이 9개 차지

전 세계의 인터넷을 통해 영상을 공급하는 OTT 순위를 집계하는 사이트 플릭스패트롤에 따르면 11월 27일 기준, 일본 넷플릭스에서 가장 많이 본 콘텐츠 상위 10개 중 무려 9개가 한국 콘텐츠로 나타났다. 9위를 차지한 '원피스'를 제외하곤 모두 한국 드라마 및 영화다.

1위는 연상호 감독의 '지옥'이 차지했다. '지옥'은 '오징어게임'에 이어 전 세계 흥행 조짐을 보이고 있다. 지난 19일 첫 공개된 이후 24시간만에 TV프로그램 전세계 1위를 기록한 바 있다. 이는 공개 8일 만에 1위를 기록한 오징어게임보다도 빠른 속도다.

10위도 한국 드라마인 '초면에 사랑합니다'(The Secret Life of My Secretary)가 기록했다. 9위를 기록한 일본 애니메이션인 '원피스'만이 상위권에 이름을 올렸다.

앞서 일본은 '오징어게임'이 세계적인 흥행을 이어가자 흠집내기에 열을 올리기도 했다. 일본 유력 경제매체인 니혼게이자이의 서울지국장은 자신의 칼럼에서 "오징어게임에 나오는 놀이의 원조는 일본"이라는 주장을 펼치는 등 열등감을 드러낸 바 있다.

국내 제작 드라마 '빈센조', '갯마을 차차차' 세계적인 인기로 화제

2021년 tvN에서 방영된 '빈센조', '갯마을 차차차'가 국내외 뜨거운 사랑을 받았다. '빈센조'는 최고 18.4%, '갯마을 차차차'는 최고 14.5%를 기록하기도 했다

올해 2월 공개된 송중기, 전여빈, 옥택연 주연 '빈센조'는 조직의 배신으로 한국에 오게 된 이탈리아 마피아 변호사가 베테랑 독종 변호사와 함께 악당의 방식으로 악당을 쓸어버리는 이야기다.

공개 이후 전세계 인기순위권에 오르며 상반기 영상 시장을 휩쓸었다. 특히 일본에서는 '사랑의 불시착' 인기를 이어 받으며 5개월 가까이 인기 순위권에 오르기도 했다.

신민아,김선호, 이상이 주연 '갯마을 차차차'는 현실주의 치과의사 윤혜진과 만능 백수 홍반장이 짠내 사람내음 가득한 바닷마을 '공진'에서 벌이는 달콜한 사랑이야기이다.

'갯마을 차차차'를 집필한 신하은 작가는 "갯마을 차차차는 지극히 한국적인 정서를 가지고 있는 드라마인데, 이런 이야기가 전 세계에 인기를 끌 수 있었던 것은 결국 '사람의 마음'을 기반으로 했기 때문이 아닐까"라고 인기 요인에 대해 이야기했다.

전지현·송혜교 등 인기 여배우들의 복귀, 예상 외 저조한 인기

올해 최고의 인기배우들이 대거 복귀했지만 굴욕을 맛봤다. tvN 드라마 '지리산'은 한류스타 전지현과 김은희 작가, 이응복 PD 만남으로 기대를 모았다. 2회 자체 최고 시청률 10.7%를 기록했지만 전지현의 어색한 연기, 간접광고(PPL) 남발, 어색한 CG 등으로 혹평이 이어졌다.

5회부터 줄곧 7~8%대 시청률을 유지하다 9%대로 막을 내렸다. '제2 아스달 연대기'라는 평을 받기 충분했다.

특히 JTBC는 이영애를 비롯해 고현정, 전도연 등 내로라하는 여배우들을 내세웠지만 시청률이 참혹했다. 각각 주연을 맡은 '구경이' '너를 닮은 사람' '인간실격' 모두 시청률 2~3%대에 종방했다.

송혜교 주연 SBS TV 금토극 '지금, 헤어지는 중입니다'는 호불호가 갈리고 있다. 2019년 송중기와 이혼 후 3년 여만의 안방극장 복귀작이다. 2회 전국 시청률 8%를 찍었지만, 10회까지 6~7%대에 머물고 있다. 송혜교의 식상한 멜로 연기와 책을 읽는 듯한 어색한 문어체 대사가 몰입감을 방해했다.

2021년 상반기 KBS 드라마는 일일극, 주말극이 강세

먼저, KBS 1TV와 2TV의 일일드라마는 시청률 10% 후반 시청률을 기록하며 시청자들의 꾸준한 관심을 모았다. KBS 1TV '속아도 꿈결'은 다른 문화의 두 집안이 부모의 황혼 재혼으로 만나 하나의 가족이 되어가는 이야기. 다투고, 화해하고, 사랑하는 과정 끝에 훈훈한 결말을 예고하는 전형적인 KBS의 감동 가족극이다.

이와 달리 KBS 2TV '미스 몬테크리스토'는 복수, 치정 등 일명 '막장' 코드로 시청자들의 꾸준한 관심을 받고 있다. 극 중 이소연의 앙칼진 연기와 악인 연기에 열을 올리고 있는 최여진, 경숙의 활약에 지난 5월 20일 방송분이 17.6%(닐슨코리아 전국 기준. 이하 동일기준)를 기록했다.

'오! 삼광빌라!' 후속작인 KBS 주말극 '오케이 광자매'는 문영남 작가의 주말극 컴백으로 방송 전 화제를 모았다. 극 초반 코로나19 시대를 반영, 주인공들의 각양각색 인생사는 안방극장 시청자들에게 재미를 선사하며 인기를 이어가고 있다.

지난 2월 종영한 '암행어사: 조선비밀수사단'은 마지막회(16회)가 14.0%로 마무리 됐다. 이어 방송된 '달이 뜨는 강'은 4회 방송분이 시청률 10%를 기록하면서 KBS 월화극 부활 신호탄을 쏘아올렸다. 그러나 '달이 뜨는 강'은 주연 배우 교체 사태를 겪어야 했다.

tvN '슬기로운 의사생활'도 좋은 반응

지난해 상반기 tvN 최고 인기작이었던 '슬기로운 의사생활'은 시즌2에서도 첫 방송부터 최종회까지 10%대 시청률을 유지하며 높은 화제성을 보였다.

기존 의학 드라마와 달리 의사, 간호사, 환자 등 병원을 구성하는 사람들 삶을 조명한 '슬기로운 의사생활 2' 는 등장인물들의 우정, 부모 자식 사이의 사랑, 생과 사가 주는 묵직한 울림 등으로 감동을 선사했다.

여기에 시즌1에서는 이루지 못했던 각 커플의 연애 서사가 완성되며 꽉 찬 해피엔딩으로 시즌2를 마무리했다.

의사들이 주인공이지만 병원 내 암투나 의학드라마가 아닌 휴머니즘에 초점을 맞춰 신선하다는 평가를 받았다.인생의 축소판이라 불리는 병원에서 평범한 듯하지만 특별하게 하루하루를 살아가는 사람들의 이야기로 매 회 눈물과 감동의 에피소드를 뽑아내며 많은 사람들에게 '인생드라마'로 등극했다.

진행 : 이장균 에디터 : 이진서 웹 에디터 : 김상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