TV뉴스보다 새로운 정보가 더 빨리 모이는 인터넷 소통공간 SNS. 지금 한국의 SNS에서 화제가 되고 있는 소식은 과연 무엇일까요? 한국인들이 관심 갖고 있는 남북한의 뉴스를 분석해 보는 <화제성 갑>. 안녕하세요, 저는 이예진이고요.
김금혁: 안녕하세요? 저는 시사평론 유튜버 김금혁입니다.
이예진: 지난 11일, 윤석열 대통령은 북한의 핵무기가 한국 국민의 안전보장을 심각하게 위협하는 상황이 되면 자체 핵무장도 할 수 있다는 입장을 밝혔습니다. 이후로 전 세계 이목이 집중되면서 파장이 커지고 있는데요. 오늘의 첫 번째 소식입니다.
김금혁: 네. 그렇습니다. 정말 모두가 깜짝 놀랄 만한 소식인데요. 지난 11일, 윤석열 대통령은 국방부와 외교부의 신년 보고를 받는 자리에서 "이제 더 문제가 심각해져가지고 여기 대한민국에 전술핵 배치를 한다든지 우리 자신이 자체 핵을 보유할 수 있습니다" 라고 깜짝 발언을 했습니다. 정말 한국을 포함한 전 세계가 놀랄 만한 발언이 아닐 수 없었는데요. 지금까지 핵무기에 대한 한국 정부의 기조는 미국이 제공하는 핵우산 아래에서 북한의 핵 위협에 대응하고 한반도 비핵화를 달성한다는 것이었습니다. 그러나 이날 윤석열 대통령은 한국 정부가 수십 년 동안 지켜오던 비핵화 기조를 버리고 핵능력 보유의 길로 들어설 수 있음을 시사한 거죠. 더 나아가서 만약 전술 핵무기 재배치가 어려울 경우에는 자체적인 핵무장까지 거론했었기 때문에 미국 정계도 아주 깜짝 놀라는 분위기다라고 볼 수 있습니다. 이런 핵무장에 대한 언급을 한 것은 사실상 박정희 대통령 이후 처음입니다. 다만 현실적으로 봤을 때 한국의 핵 능력 보유는 다양한 장애물들을 넘어야 하는 그런 어려움도 있습니다.
이예진: 윤 대통령의 핵무장 언급이 문제되는 이유는 한국이 핵확산금지조약(NPT) 가입국이기 때문이잖아요?
김금혁: 네. 그렇습니다. 여기서 말하는 NPT, 핵확산금지조약이라고 하는 것은 이 조약에 가입한 국가들은 절대로 핵 능력을 보유해서는 안 된다고 하는 것이 핵심입니다. 또한 이 조약에 가입한 국가들 사이에는 핵 공격 역시 불가능하며 핵무기를 보유한 국가라 할지라도 핵무기를 보유하지 못한 국가를 핵으로 공격하는 것은 불가능합니다. 현재 북한은 NPT 가입국이 아닙니다. 2003년 탈퇴를 했고 그 이후에 본격적인 핵 개발을 진행을 했죠. 만약 한국이 정말 핵 보유를 시도한다면 가장 먼저 맞닥뜨리는 장애물이 바로 이 NPT 조약입니다. 이 조약 안에서는 핵 능력을 가지고 있는 것이 불가능합니다. 즉 탈퇴를 해야만 가능한 것인데 NPT 탈퇴라는 것은 국제사회로부터의 고립을 뜻하는 것이기도 하기 때문입니다. 이 조약은 미국의 주도 하에 유엔이 만든 것이기 때문에 사실상 거의 모든 나라가 다 가입을 한 상태이고 모든 나라가 영향을 받는다고 볼 수 있죠. 특히나 수출에 전적으로 의존하는 한국이 만약 국제사회로부터 배제된다면 입게 될 손해는 막심할 것으로 추측이 됩니다. 스스로 고립을 자처한다고 할 때 선진국 반열에 이제 막 올라선 한국의 위상에도 매우 큰 타격이 있을 것으로 보입니다.
이예진: 그런데 이런 상황에서 놀라운 것은 한국 국민의 여론 조사 결과였죠. 사실 한국에서는 인터넷이나 인터넷 소통공간 SNS를 통해 접한 언론의 보도에 대해 모든 개인이 자유롭게 각자의 의견을 올릴 수 있잖아요. 댓글을 올리면서 서로 반대하는 의견에 논쟁이 일기도 하는데, 이번만은 거의 같은 의견이더라고요.
김금혁: 그렇습니다. 그 이유는 간단합니다. 바로 한국의 핵 보유는 이젠 더 이상 선택의 문제가 아니라 생존의 문제라는 인식이 세대 차이를 넘어서서 매우 광범위하게 퍼지고 있는 것입니다. 즉 북한의 핵 위협에 대해서 정말 많은 사람들이 어찌 보면 거의 모든 사람들이 심각하게 위협으로 받아들이고 있는 거라고 볼 수 있습니다. 현재 한국의 경우 물론 미국의 핵우산이 제공된다고는 하나 이를 100% 신뢰할 수는 없다는 여론이 커지고 있습니다. 특히나 트럼프 대통령 시절, 주한미군 방위비 논란을 겪으면서 '한미동맹이 과연 튼튼할까, 그 신뢰가 정말 100%일까' 라는 의문점이 생기기 시작했습니다. 그뿐만이 아니라 날로 고도화되고 있는 북한의 핵능력도 한국의 매우 큰 걱정거리입니다. 실질적으로 북한은 기회가 있을 때마다 핵으로 한국을 위협하고 있습니다. 그들의 고도화된 소형 핵무기들이 우리를 겨누고 있는 이상 핵 위협은 허상이 아닌 실질적 크기로 다가오고 있는 것이 사실입니다. 그렇기 때문에 국가의 생존을 위해 반드시 핵무기를 가져야 한다는 여론이 젊은 층을 중심으로 퍼져나가고 있는 것입니다.
이예진: 논란이 일어날 정도의 쟁점으로 떠오른 한국의 핵무장론, 왜 지금 한국 정부가 이 문제를 거론했다고 생각하십니까?
김금혁: 크게 두 가지로 볼 수 있습니다. 먼저 미국을 강하게 압박하여 조금 더 확실한 핵우산을 제공받기 위함입니다. 현재 미국은 중국의 반발을 우려해서 한반도에 전술 핵무기를 재배치하는 것에 대해서 비관적인 입장을 가지고 있습니다. 또한 지금 현재 미국이 관심을 가지고 있는 지역은 우크라이나나 대만 문제입니다. 반대로 얘기하면 북핵에 대해서는 어느 정도 반쯤 포기한 상태라고 볼 수 있는 겁니다. 그런 상황에서 한국이 할 수 있는 것은 미국을 최대한 자극해서 얻어낼 수 있는 더 큰 안보를 보장받는 것뿐입니다. 왜냐하면 제가 여러 번 말씀드렸지만 북한의 위협이 시시각각으로 커지고 있고 과거에는 북한이 핵무기를 가지고 미국을 위협하는 수준이었다면 최근에 들어서는 각종 소형화된 전술 핵무기를 들고 와서 한국을 위협하고 있기 때문에 한국 정부 입장에서는 이를 방치한다면 안보를 가장 큰 가치로 내세우고 있는 보수 정권의 정당성도 잃게 됩니다. 그렇기 때문에 나온 전략적인 발언이다고 볼 수 있는 것이죠.
두 번째는 어디까지나 추측입니다만 한국의 핵무장은 어쩌면 현재 집권 여당과 용산의 실질적인 의지라고 볼 수 있습니다. 핵무장에 대한 국내 여론을 먼저 점검한 뒤에 꽤 많은 옹호와 지지가 잇따르자 이제 본격적으로 준비를 하고 있는 것이라고 볼 수도 있는 거죠. 왜냐하면 이 핵무장에 대한 논의가 갑자기 튀어나온 그런 생뚱맞은 논의가 아닙니다. 벌써 6년 전 2017년 대선 때부터 정치권을 통해서 조금씩 조금씩 흘러나왔던 이슈였고 지난 대선에는 가장 큰 주제 중에 하나였습니다 한국의 핵무장 한국의 전술 핵무기 재배치 이런 것은 보수 진영을 중심으로 인해서 매우 폭발적으로 터져 나왔었죠. 이제는 그만큼 핵무장을 위한 여러 가지 조건들이 무르익어 간다고 판단했을 가능성이 크다고 저는 보고 있습니다.
이예진: 네. 한국의 핵무장론 파장 어디까지 더 갈지 조금 더 지켜봐야겠네요. 반동사상문화배격법으로 북한 내 한국의 문화 유입을 철저히 차단하겠다고 나선 북한이 그보다 더한 법을 제정했다고 합니다. 오늘의 두 번째 소식입니다.
김금혁: 북한은 지난 17일부터 18일 사이에 열린 최고인민회의 제14기 8차 회의에서 '평양문화어보호법'을 채택해 남한말을 비롯한 외국식 말투에 대한 단속을 강화하겠다고 주민들에게 공식 경고했습니다. 지난 몇 년 동안 한국식 말투에 대한 단속과 통제를 강화하던 북한이 이제는 더 가혹한 처벌을 정당화하기 위한 그런 법을 만든 것입니다.
이예진: 이런 법을 만들었다는 얘기는 그만큼 남한 말투가 많이 쓰인다는 반증일 텐데요. 저도 탈북 기자님들한테 많이 듣긴 했지만, 북한에서 지금 어느 정도로 남한 말이 쓰이고 있습니까?
김금혁: 가장 최근에 탈북한 청년들이 공통적으로 하는 얘기는 한국 드라마나 문화, 말투 이런 것들이 하도 광범위하게 퍼져 있고, 또 한국 말투는 쓰는 사람들도 이것이 한국 말투인지 아닌지 조차 구분하지 못할 정도로 많이 퍼져 있다고 합니다. 탈북한 친구들 역시 한국 사회에 매우 금방금방 적응하는 모습을 보여주는데, 그 이유가 뭐냐고 물으니까 아무래도 확실한 조기 교육을 받은 것이 아닌가 그런 농담 아닌 농담들을 합니다.
이예진: 지난 주에는 남한 노래를 똑같이 따라한 북한의 노래를 소개해 드렸는데, 이번에는 북한에서 남한 말을 따라하면 강력한 처벌을 내린다는 소식이 전해져 고개를 갸우뚱하게 합니다. 김정은이 최근 관련법을 잇따라 만들 만큼 남한의 문화에 대해서 생각보다 더 경계하고 있는 것 같은데 어떻게 보십니까?
김금혁: 네. 정확한 지적이라고 생각합니다. 이 모든 것은 김정은 위원장이 현재 한국을 그만큼 의식하고 두려워하고 있음을 반증하는 것입니다. 말로는 매일 말폭탄을 쏟아내고 핵으로 위협한다고 하지만, 실질적인 국력의 차이가 매우 크다는 것을 본인도 잘 알고 있을 거고, 그러다 보니 어찌 보면 이 삐뚤어진 질투심을 느낀다고 볼 수도 있습니다. 왜냐하면 최근 한류가 전 세계를 강타하고 있지 않습니까? 이런 현상을 북한도 알고 있을 테고요. 북한의 입장에서는 매우 두렵고 또 한쪽으로는 부러운 일입니다. 김정은 위원장 입장에서는 북한의 젊은 세대에게 애국심을 심어주고 김정은 체제에 대한 충성심을 심어줘야 하는데 무작정 세뇌하기에는 그들이 이미 외부를 통해서 몰래 몰래 접하고 있는 한국에 대한 정보나 지식들이 그 모든 것을 무력화시키고 있다는 것이죠. 그렇기 때문에 이를 막기 위해 매우 필사적으로 달려드는 것입니다. 북한 체제 유지의 핵심은 세뇌입니다. 그런데 이게 안 되니까 오히려 북한 정권의 속이 타들어 간다고 저는 생각합니다.
이예진: 네. 오늘 소식은 여기까지입니다. 지금까지 화제성 갑, 진행에 이예진, 시사평론 유튜버 김금혁이었습니다. 감사합니다.
기자 이예진, 에디터 오중석, 웹팀 김상일